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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판도 바꾸는 데이터혁명] "데이터가 곧 기름"...자율주행시대 車는 데이터 먹고 달린다

<3> 스마트카는 데이터 허브

차량 부착된 카메라·센서통해 끊임없이 주변 정보 공유

하루 생성 데이터 양 4,000GB로 스마트폰의 6,000배

엔디비아·인텔 등 플랫폼 경쟁 가속..."5년내 시장 급변"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 메르세데스벤츠 부스 앞에 몰려 있던 관람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등장하자마자 이리저리 무대를 누비는 작고 예쁘장하게 생긴 차량의 내부에는 조향장치도, 가속페달도, 브레이크도 없었다.

비슷한 광경은 여기저기서 연출됐다. 폭스바겐이 소개한 미래형 자율주행차 ‘세드릭’은 바퀴마저 눈에 띄지 않게 디자인됐다. 운전석 없이 서로 마주 보는 좌석만 있는 차량 내부에서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과 회사 관계자들은 차 한잔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르노가 선보인 자율주행차 ‘심비오즈’는 한술 더 떴다. 무대에 설치된 모델하우스로 들어가더니 떡 하니 거실 한 쪽에 자리 잡고 집의 일부로 변신한다.

10년 내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경이라는 게 이들 완성차 업체의 설명이다. 불과 8개월 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만 해도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불안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은 1년이 채 안 된 기간에 차의 개념 자체를 바꿔버렸다. 핵심은 연결성. 네트워크에 연결된 차량 자체가 주변의 모든 사물들과 정보를 주고받고 이를 토대로 최적의 경로로 목적지로 이동한다. 사람이 개입할 틈 자체가 없는 셈이다.

◇데이터로 달리고, 달리면서 데이터 축적하는 자동차=미래형 자율주행차의 동력원은 전기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으로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일 뿐 차는 데이터를 먹고 달린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열린 미국 LA 오토쇼에서 “미래의 자동차 시장에서는 데이터가 곧 기름이 될 것”이라면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인텔은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데이터 처리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자율주행차량 한 대가 생산해내는 데이터의 양은 막대하다.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더·라이다 등 각종 센서들은 운행 도중 끊임없이 주변의 사물들과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 차량 한 대가 하루에 생성해내는 데이터 양은 4,000GB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이 하루 평균 만들어내는 데이터 양인 650MB의 6,000배나 된다. 차는 이 같은 정보들을 토대로 주변 차량을 인식해 차선을 바꾸고 돌발상황에 대처한다.

◇치열해지는 플랫폼 경쟁=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표준이다. 누적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자율주행의 안정성은 더욱 높아진다. 데이터를 생산하는 주체인 차량 자체가 플랫폼이 되는 셈으로 결국 채택되는 빈도가 곧 경쟁력이 된다. 완성차 업계는 물론 전장 및 부품 업계들이 합종연횡하며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까지 시장은 두 세력으로 갈려 있다. 각 세력의 중심축은 데이터 처리 기술 업체인 엔비디아와 반도체 시장의 강자 인텔이다. 독보적인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보유한 엔디비아가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5년으로 불과 3년이 채 안 됐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드·볼보 등 기존 완성차 업체는 물론 테슬라 역시 엔디비아와 손을 잡았다. 엔디비아는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스템 ‘드라이브 PX페가수스’를 공개했다. 초당 320조회의 연산이 가능한 제품으로 완전 자율주행인 레벨5 수준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자율주행차 시장의 패권을 잡으려는 인텔의 움직임도 매섭다. 사물인터넷(IoT)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이탈리아의 요기테크와 머신러닝 기술을 보유한 미국 너바나시스템스를 인수한 데 이어 올 3월 153억달러(약 17조원)를 들여 이스라엘 센서 부품 제조사 모빌아이를 품에 안았다. 올해 초에는 첨단 고정밀지도 업체인 히어의 지분도 15% 사들이며 자율주행에 필요한 위치기반 서비스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BMW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의 완성차 업체가 인텔과 함께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모빌아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절대 강자 구글도 자율주행차 비즈니스에 성큼 다가서 있다.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는 지난달 포르투갈에서 열린 웹 서밋 콘퍼런스에서 조만간 미국 피닉스의 교외인 챈들러 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4월부터 진행된 시범운영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놓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결국은 기술 표준과 네트워크 등 플랫폼을 선점하는 업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향후 5년 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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