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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술단 이어 금강산 공연도 취소한 北의 일방주의

북한이 다음달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19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공연 사전점검단의 방남 계획을 아무 설명 없이 ‘중지’한 지 열흘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번에는 우리 언론의 태도를 트집 잡았다. 진짜 속내야 알 길이 없지만 공식적으로는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북한의 조치들을 모독하고 내부 경축행사에 시비를 걸었기 때문에 행사를 취소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금강산 합동공연은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합의한 내용이다.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보도를 핑계로 이를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린 북의 태도는 오만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북한의 계속된 무례 뒤에는 우리 정부가 강경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송월 방남 취소 때 한마디도 못했던 통일부가 이번에는 당시의 비판을 의식했는지 “매우 유감스럽다. 합의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미지근한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약속 파기에 대한 경고나 사과 요구는 없었다. 그저 “똑같이 맞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우리 정부가 북측에 끌려다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현실이 이러니 앞으로도 남북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이와 관련한 남북교류에 주목하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기 위함이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해빙 분위기를 북미대화로 연결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유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닌다면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오히려 평창올림픽을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고 국제사회에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그들의 술수에 놀아나는 꼴이 된다. 이래서는 북한의 핵 도발을 막을 수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도 없다. 우리 정부의 당당하고 빈틈없는 대응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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