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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요대 實취업 '처참한 민낯'] 서울대 40%·고대 54%·성대 59%…실제 취업률과 20%P 差

졸업생들 취업난 가중에

대학원 도피처로 활용 심화

기업들 상반기 채용 7% 줄여

대기업 준비 상위권大 타격 커

정부, 공공기관 채용 확대에

공시생 늘며 취준생 급증도





“아무리 취업난이 해마다 최악이라고 말해도 졸업생들 보면 취업 자체가 어려웠던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대기업, 외국계 기업, 금융권 등 상대적으로 자신의 선호와 성향에 어울리는 기업에 취직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사례가 많았는데 이제는 정말 대기업에 2년 넘게 지원해도 안 돼서 중견기업에 가려고 상담하는 졸업생이 제법 늘었습니다.”

서울에서도 상위권 대학인 A대학의 취업지원센터장은 올 들어 더욱 심각해진 취업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취업준비생이 마주친 현실과 대학이나 교육부가 발표하는 공식 취업률이 괴리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대학원 진학을 취업으로 보느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 학생들일수록 공기업이나 로스쿨, 각종 고시 등을 준비하기 위해 대학원을 도피처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서울대의 경우 지난 2016년 공식 취업률은 70.6%였지만 실제 취업률은 41.5%에 그쳤다. 졸업생 가운데 진학자가 1,000명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고려대도 2016년 기준 공식 취업률은 73.8%였지만 약 900명에 달하는 진학자를 제외한 실제 취업률은 54.6%에 머물러 2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역시 2016년 공식 취업률은 70%를 훌쩍 넘었지만 실제 취업률은 각각 59.7%와 55.8%에 그쳐 16%포인트가량 차이를 드러냈다.

결국 서울의 주요 대학마저 취업절벽에 내몰리게 된 배경에는 이들 대학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주요 대기업의 채용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82개사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적은 곳은 17곳(9.3%)이었고 5곳(2.7%)은 아예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채용을 줄이거나 안 한다는 기업(22곳, 12.0%)이 채용을 늘린다는 기업(16곳·8.8%)보다 많았다.

이처럼 채용 규모가 해마다 줄어드는 현상은 이미 취업준비생에게는 피부로 느껴지는 현실이다.



지난 4월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2,2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 상반기 취업시장 체감현황’ 설문조사에서 ‘취업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어렵다’고 답한 구직자는 31.9%를 나타냈다. 더 나아가 ‘취업이 지난해보다 휠씬 더 어렵다’고 느낀 구직자도 29.1%에 달했다. 구직자 10명 중 6명꼴로 올해 구직난이 지난해보다 더 심하다고 느낀 셈이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채용 계획을 작년과 올해 연이어 실시한 결과 채용 규모가 7% 가량 줄어든 점이 확인됐다”며 “대기업을 위주로 준비하는 상위권 대학 학생들의 타격이 그만큼 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등 일반 기업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대학생 사이에서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도 취업률을 끌어내린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 블라인드 채용이 전면 적용되고 공무원 및 공공기관 채용 확대를 장려하면서 졸업 후 1~2년을 투자해서라도 공기업에 가겠다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는 “예전에는 채용설명회를 가면 상위권 대학 학생들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입사 관련 질문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공기업 전문 채용설명회 개최 요구가 부쩍 늘었다”며 “주변 선배들이 대기업에 입사하고도 그만두는 사례를 많이 봐서인지 로스쿨·공무원 등을 졸업 후 준비하는 취준생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8학년도 로스쿨 입학 경쟁률은 전체 25개 대학 평균으로 5.19대1을 기록하며 지난해 경쟁률 4.84대1을 넘어섰다. 응시자 수도 9,400명으로 지난해 8,105명보다 1,295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변리사 1차 시험 지원자 수를 봐도 2015년 3,180명에서 2016년 3,569명, 지난해 3,816명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월급을 대폭 줄여서라도 안정적이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점도 주요 대학 취업률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배모(28)군은 “요즘은 7급 공무원만 돼도 학교 동기들끼리 잘됐다며 박수를 쳐주는 분위기”라며 “블라인드 채용 등이 확대되면서 멀쩡하게 잘 다니던 대기업을 관두고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준비하는 선후배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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