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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中 쇼크에 극약처방…"반도체 등도 남 일 아냐"

중국발 LCD 공급과잉에 수익 뚝 "이달부터 팔수록 손해"

광저우공장 승인 지연 등 성장동력 OLED도 걸림돌 산적

"반도체 버블상태 中 굴기에 올 하반기 호황세 꺾일수도"





“이제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수준이 높아져서 한국 인력들에 대한 수요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희망퇴직을 하고 나와도 S급 인재가 아니고서야 당장 중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국내 전자업계 관계자)

“불과 1년 전만 해도 중국발 LCD 공급과잉에 따른 영향이 이 정도일지 몰랐습니다. 6월부터 LCD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정부가 현재 15% 수준인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며 공격적 투자와 견제를 단행하고 있습니다.”(글로벌 투자은행 애널리스트)

LG디스플레이(034220)가 강도 높은 인력 조정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LCD 물량공세로 올 한 해 영업적자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의 승인을 어렵게 통과한 중국 광저우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은 중국 정부의 몽니로 수개월째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우리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에서도 중국 굴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완공될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생산량만으로도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시설투자가 완료될 2025년에는 중국의 반도체 점유율이 18%대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물량 공세에 코너로 몰린 LG(003550)D=중국의 물량 공세는 시장을 왜곡시킬 정도까지 왔다. 적자가 나도 계속해서 LCD 물량을 늘리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이 뒷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BOE의 경우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의 LCD 출하량을 앞지르며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1조4,000억원가량의 보조금을 받았다. 그 결과 2011년부터 매년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 자금도 90%가량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가 10세대 LCD 공장 건설 비용 7조8,000억원 중 5,000억원가량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충당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반해 LG디스플레이는 신규 투자금 대부분을 기업 역량으로 마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불리한 싸움인 셈이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출 것 같지 않다”면서 “중화권 업체들의 신규 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내부 분위기도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 달성을 위해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모양새다. 이미 출장·회식 등 각종 비용 통제가 심해졌다는 전언이다. LG디스플레이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젊은 층의 동요가 커 인사 등 다방면에서 입단속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장동력인 OLED도 장애물 산재=LG디스플레이는 LCD 레드오션을 예상하고 신성장동력으로 OLED 투자에 주력해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해 매출의 10%에 불과했던 OLED 비중을 2020년 40%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OLED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기존 LCD 사업은 흔들리고 OLED로의 사업 전환도 진척이 더디면서 스텝이 꼬이는 모습이다.

당장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건설이 지연되면서 대형 OLED 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늘어나는 OLED 수요를 광저우 물량으로 대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미 어그러졌다. 광저우 공장 건설이 계속 늦어지는 상황에서 만에 하나 최종 철수할 경우도 각오해야 한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이 경우 OLED TV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은 2021년부터 가동이 가능하다.

아이폰 X의 판매 부진으로 중소형 OLED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위험 요소다. 여전히 중소형 OLED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치고 신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호황은 거품…비메모리 반도체 강화해야”=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거품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메모리 반도체보다 비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용호 한양대 교수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국내 팹리스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해 영세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57.4% 증가했지만 실수요를 반영한 수량 기준 D램 수출은 1.4% 감소했고 메모리 용량 기준 비트그로스(비트단위 환산 성장률)도 호황기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중국 정부의 시설투자가 완료될 2025년에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이 18%대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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