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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지마' 대신 '같이보자는 엄마... 세대초월 스타크래프트 리그

['KSL' 결승전 가보니]

유료관객으로 1,000여석 빽빽

온가족 나들이 온 3040 곳곳에

케이블TV 중계 중단 악재 딛고

접근성 높은 온라인 플랫폼 안착

新대중문화 화려한 부활 신호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개최한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 결승전이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가운데 1,000명이 넘는 관객이 모여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19일부터 52일 동안 진행된 KSL은 김성현 선수(Last·테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제공=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개최한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 결승전이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가운데 대회 우승을 차지한 김성현(Last·테란) 선수가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날 결승전에는 1,000명이 넘는 유료 관객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전을 펼쳤다. /사진제공=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2살배기 딸 데리고 남편과 게임 경기 보려 왔어요”

30대 직장인 정아람(가명)씨는 지난 8일 모처럼 서울 광진구로 바람을 쐬러 나왔다. 부부 동반으로 자녀까지 품에 안고 정씨가 찾은 곳은 ‘예스24라이브홀’.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프로선수 경기를 관람하러 들른 것이다. 1,000여석에 달하는 경기 관람석은 이미 유료 관객들로 만석이었다. 정씨처럼 가족이나 또래 동반으로 온 3040세대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한때 청소년들의 놀이로 치부되던 e스포츠가 이제는 세대를 초월해 중년층까지 아우르는 대중적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열린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 결승전에선 e스포츠문화가 하나의 문화를 넘어 산업적 토대를 쌓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포인트들이 엿보였다. 우선 경기 관람권이 유료화됐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스타그래프트 리그를 보려 많은 관람객들이 모인 적은 있었다. 특히 2004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렸던 결승전은 10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엔 무료 관람이 대세였던 시절이다. 이번 결승전 경기는 돈을 받고 관람석을 팔았음에도 성황을 이뤘다는 점에서 e스포츠가 하나의 문화상품으로서 유료소비층을 갖추고 있음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 e스포츠를 즐겼던 세대는 이제는 경제활동인구의 중심층로 진입해 구매력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유료서비스 시장이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스타크래프트 개발사인 블리자드는 내년에도 두 차례 더 리그를 벌이기로 했다. 내년의 리그는 각각 총상금 8,000만원씩의 규모로 치러진다. 이후 관람객과 시청자, e스포츠 업계 반응 등을 살펴 추가 개최 여부와 상금 규모 확대 등을 검토할 것이라는 게 블리자드 측 설명이다.





경기중계방송의 기반(플랫폼)이 다변화했다는 점도 e스포츠의 산업화 과정에서 눈여겨볼 점이다. 과거의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주로 케이블TV의 게임전문 방송사를 통해 중계됐다. 반면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이 주춧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KSL을 아마존의 게임동영상 중계서비스인 ‘트위치’로 방송하고 있다. 국내에선 아프리카TV가 올해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개최하면서 유튜브 기반으로 방영하기도 했다. 올해 블리자드와 아프리카TV가 총 4회의 리그를 통해 내건 상금액은 총 3억원에 달한다. 방송중계 플랫폼이 온라인화하면 시청자 기반이 지역, 국가를 넘어 세계화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실 e스포츠산업은 지난 몇 년 간 주춤한 상태였다. 과거의 흥행을 촉발한 것이 스타크래프트 리그였다면 최근 위기 역시 해당 대회에서 비롯됐다. 해당 게임을 중계방송하던 양대 TV매체인 MBC게임과 온게임넷이 지난 2011년부터 해당 리그 자체를 중단한 게 침체기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지난해 열린 ‘지스타’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승부조작 사건까지 터지면서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명줄이 끊기는 듯했고 e스포츠 업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번 행사에서 스타그래프트리그가 성공적으로 부활하면서 e스포츠계에도 제 2의 전성기가 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움트고 있다. 이번 대회의 흥행을 위해 블리자드도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의 스타크래프트의 그래픽 수준과 시스템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리마스터’ 버전을 내놓으며 시장의 눈길을 끌었고, 이후 약 1년 간의 준비 끝에 이번 리그를 부활시켰다. 결승전 당일에는 ‘KSL’이 주요 포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회를 기획한 1세대 프로게이머 출신 국기봉 블리자드 실장은 “스타는 e스포츠를 탄생시키고 이끌었다”면서 “특히 게임 출시 당시 태어난 10~20대와 원래부터 스타를 즐겼던 30~40대를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는 스타일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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