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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원도심·차없는거리 가보니]"목포 경기요? 저녁 7~8시만 돼도 가게 문닫아요"

번화가 서너집 건너 '임대''매매'

"상가 월세 떨어져도 장사 안돼"

1년새 빈집도 100채 가까이 늘어

"문화재거리 특성 활용을" 주문도

“목포 경기요? 말도 꺼내지 마세요. 저녁7시가 넘으면 지나가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어요. 이러니 뭔 장사가 되겠습니까. 마지못해 버티고 있는 상황이에요.”

24일 오후2시 목포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목포의 ‘차없는거리’. 한때 이곳은 높은 상가 월세에다 1억원 안팎의 권리금까지 줘야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목포 최대의 상업중심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차없는거리에서 30년째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강모(56)씨는 “10년 전 20평도 안 되는 상가 월세가 500만원에서 지금은 250만원으로 내렸지만 이마저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최근에는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예 없어 저녁9시면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는다”며 “심지어 인근 가게들은 오후7시면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목포역 건너편 원도심에 있는 차없는거리. 한때 광주 충장로에 버금갔던 곳이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목포=김선덕기자




실제 이곳에 20분 가까이 서 있었지만 쇼핑가방을 든 이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저 지나쳐가는 사람들뿐이었다. 번화가 중심을 비롯한 곳곳에 ‘임대’나 ‘매매’를 붙여놓은 상가들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이목이 집중되면서 목포 원도심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신도심지역으로 유동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이곳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7년 목포시가 파악한 목포 빈집현황에 따르면 시 전체(1,625채) 가운데 원도심의 빈집이 626채에 달했다. 2016년(시 전체 1,411채·원도심 536채)에 비해 1년 사이 시내 전체적으로는 200채, 원도심은 100채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원도심의 경우 가뜩이나 장기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몇 해 전부터 인접지역에 자리 잡은 조선소(현대삼호중공업)의 불황까지 닥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목포시 관계자는 “대부분 노후화된 집으로 경제적으로 어렵고 살기 힘들어 원도심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창성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8)씨는 “이 동네는 워낙 낙후된 지역이라 젊은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번 일로 목포가 더 많이 알려져 발전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마침 이날 창성장 앞에서는 전날 손 의원의 방송을 보고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동호인들이 ‘목포를 살리자! 힘내라! 손혜원!’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40명이 관광버스를 타고 왔다는 박모(58)씨는 “직접 내려와서 보니 투기를 할 만큼 큰 규모는 아닌 것 같다”며 “목포가 가진 특성을 살려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 내 창성장을 보기 위해 서울에서 관광버스를 빌려 타고 내려온 동호인들. /목포=김선덕기자


현재 목포시는 지난해 5월 대불국가산단이 있는 영암을 비롯해 해남군과 함께 고용·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고용산업위기지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출근은 영암으로 하고 실제 목포에서 생활하는 배후지역임을 감안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목포시는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정 등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관광 산업, 도시재생사업, 수산식품 산업 육성을 통해 산업구조의 다변화를 꾀할 방침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과 서산·온금지구 개발은 거주 주민과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사업이 돼야 한다”며 “중요한 사업인 만큼 문화재 보존과 주민 삶의 질 개선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상생 모델을 찾겠다”고 말했다. /목포=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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