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의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인 아버지의 몸에서 ‘주저흔’이 발견되면서 사인이 극단적인 선택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저흔이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한 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해하며 생긴 흔적을 말한다.
21일 이 사건을 수사중인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부검이 끝나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힘들지만 시신 수습 과정에서 사망한 아버지 A씨의 몸에 주저흔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B씨의 시신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딸 C양의 손 부위에는 가해자의 공격을 방어하다 생긴 상처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들의 손에도 상처나 범행과 관련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에 있다. 아파트 1층 출입구와 엘리베이터의 CCTV 녹화영상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외부 침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은 20일 오전 11시30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A씨와 어머니 B씨(48), 딸 C양(18)이 나란히 누워 숨져 있는 것을 아들 D군(15)이 발견해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D군은 새벽까지 학교 과제를 하다 늦게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 사고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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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가족은 최근 억대 부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사건 전날 부부와 딸은 함께 모여 아파트 처분 문제를 두고 상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D군은 “평소 가족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대화를 자주 했고, 새벽에 잠들기 전까지 가족들이 살아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의 향후 나오는 약독물 검사와 흉기 감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직접적인 사망 원인과 범행 과정 등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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