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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어 구독자수 2위 충주시의 유튜브 전략은?…"비결은 솔직함"

채널 개설 두달만에 구독자수 2만 8,000명…부산의 2배

“윗선 결재 없는 것과 솔직한 모습 보여준 것이 성공 요인”

“충주시 정책보다는 충주시 자체를 알리려 한다”

“하수처리장에서 먹방하며 충주시 하수처리장의 청결 알리고 싶어”

충주시청에서 유튜브 홍보를 담당하는 김선태 주무관. /충주시청 유튜브 캡처




인구 21만 명의 소도시가 인구 343만 명의 도시를 이겼습니다. 충주시와 부산시의 유튜브 구독자 수 이야기입니다. 충주시 유튜브는 시작 두 달 만에 구독자 수 2만 8,000명을 넘어섰습니다. 부산시는 약 1만 4,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속초시, 여주시, 광명시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충주시로부터 유튜브 채널 운영 노하우를 배워갔다고 합니다. ‘B급 감성’을 통해 시정 홍보보다는 충주시 자체를 알리고 싶다는 김선태(32) 주무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충주시청 유튜브 채널의 반응이 정말 좋습니다.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하게 됐나요?

▲지난 4월 말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두 달 좀 넘었는데 2만 8,000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서울시 구독자 수가 약 5만 1,000명인데 따라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산이나 경기도보다는 우리 구독자 수가 많습니다. 처음엔 시장님이 시켜서 억지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획단계에서부터 유튜브가 성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지자체 유튜브 채널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김선태 주무관이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올린 충주시 SNS 관리 현황. /충주시 페이스북 캡처


▲다른 지자체 유튜브를 보니 ‘재미없다’는 부분이 하나같이 다 똑같았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돈을 들인 곳은 영상의 퀄리티가 좋았다는 점입니다. 재미가 없다 보니 조회 수가 한자리인 곳도 많았는데요. 그렇게 할 바에는 안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SNS 홍보담당관이기 때문에 유튜브에 앞서 1년 전부터 페이스북 관리를 해왔습니다. 경험에 의해 1인 미디어처럼 아마추어 느낌이 나도록 솔직하게 만들어야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콘셉트와 타깃은?

▲시에서 어떤 정책을 펼친다든지 무슨 건물을 지었다는 시정 홍보는 안 하려고 합니다. 시정홍보보다는 흥미 위주로 만들겠다고 시장님께 말씀드렸는데 그렇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면 각 잡혀있고 뭔가를 감추려고 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각 잡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콘셉트입니다. 영상 시청자들이 충주시 공무원의 진솔한 모습을 보고 충주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엉뚱한(?)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분들은 안 좋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나요?

▲노인분들은 유튜브를 보고 당황스러워하실 수도 있겠다 생각을 저도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안 좋은 반응이 없습니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분들은 문화의 최첨단에 있는 분들이라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매번 반응을 모니터링하는데 ‘왜 이런 콘텐츠를 만들었냐’고 꾸짖는 피드백은 보지 못했습니다.

-영상에 표준어가 아닌 말들도 등장합니다. 윗선에서 결재를 받을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기획단계에서부터 영상을 업로드하기 까지 윗선의 결재를 받지 않고 작업을 합니다. 전적으로 위임을 받았다고 보면 되는데 결과도 제가 책임을 져야 해서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게 성공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받는 수당이 없는지 궁금해하는 분도 있습니다.

▲수당이나 포상은 전혀 없습니다. 혹시 포상 관련해서 저를 추천해 줄 수 있으면 추천이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심지어 섭외하면서는 제 사비를 들이는 일도 종종 발생합니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홍보 콘텐츠는 무엇이 있나요?

▲하수처리장에서 먹방(음식을 먹으면서 방송하는 것)을 찍고 싶습니다. 웃음을 제공함과 동시에 충주시의 하수처리장이 얼마나 청결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과장님과 함께 PC방을 가서 컵라면 배달하고, PC방 이용법을 알려주며 접대문화를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이 벤치마킹해갔다고 들었습니다.

▲속초시, 여주시, 광명시, 완주군, 의성군 등 많은 곳에서 우리 유튜브 채널은 벤치마킹해갔습니다. 앞으로 충주시와 같은 ‘B급 감성’의 지자체 유튜브 콘텐츠가 우후죽순 생길 겁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만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좀 더 범위를 좁혀 홍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충주시청 김선태 주무관이 충주 사과를 맞히는데 실패해 당황하며 재촬영을 요구하고 있다. 이후 모든 사과가 충주사과라는 사실을 알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충주시청 유튜브 캡처


-충주 사과를 알아맞히지 못한 영상이 특히나 유명했습니다. 과수원집 외손자라더니 어떻게 된 건가요?

▲과수원집 외손자지만 과수원은 판 지 오래됐습니다. 그리고 영상 속에서 제가 충주사과를 못 맞히고 당황하는 모습은 모두 연출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런 연출을 해줬다면 제가 더 리얼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제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연기한 것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혼자 연출, 촬영, 편집하려니 정말 토할 것 같습니다. (웃음)

충주시청 김선태 주무관은 지난 18일 팬사인회 영상을 공개했다./ 충주시청 유튜브 캡처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상은 팬 사인회 영상입니다. 사람이 너무 적던데요?

▲ 30분 정도 진행했는데 비공개로 했던 이벤트입니다. 실제로 시민들에게 홍보해서 팬사인회를 개최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비공개로 개최하고 시민들에게 웃음을 주는 정도로만 진행했습니다.

-충주시 유튜브가 유명해지면서 영상에 출연한 김선태 주무관도 유명해졌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마트에 갔는데 40대 어머니와 10대 학생이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이 알아봐 주는 것 같습니다. 충주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시청 내부에서도 잘 보고 있다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쭉 공무원을 할 텐데 이렇게 알려지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으신가요?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웃음) 앞으로도 홍보를 잘하고 싶습니다. 실은 충주시가 작은 지자체이다보니 아무리 보도자료를 내도 전국적으로 회자될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충주시 자체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싶습니다. 시민들도 시정홍보보다는 그걸 더 원하는 것 같습니다. 또 요즘은 적극행정이 대세인 만큼 맡은 최대한 열심히 해서 시민분들에게 더 만족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미경기자 seoul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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