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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회 논의서 증액조치"...洪 "재정 감당할 수 있어야"

당정 추경 놓고 정면충돌

與, 총선 앞두고 "돈 더 풀어라"

洪 "뜨거운 가슴·차가운 머리 필요"

일각 "與, 관료 위 군림" 지적도





이해찬(위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고 홍남기(아래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이 추가경정예산안 증액을 놓고 충돌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4·15총선을 앞두고 돈을 풀려는 여당의 이해관계와 ‘곳간 지킴이’로서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아야 하는 재정당국의 입장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밤 내놓은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뜨거운 가슴뿐만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감정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기보다 재정투입의 효과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이러한 충돌에 대해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집권여당 대표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여당이 관료 전문가 집단에 군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12일 국회와 기재부 등에 따르면 각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한 예산 증액 사항은 약 6조3,000억~6조7,000억원에 달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 일로에 있는 만큼 최소한 이 정도 규모는 추경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이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로 추경 증액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내세워 돈을 더 풀겠다는 심산이 작용했다. 전대미문의 감염병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 위기에 몰리고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다음달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에 휩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추경) 증액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기재부로서는 나날이 악화하는 국가채무비율과 재정건전성을 감안할 때 무분별한 증액 요구는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국회의 추경 심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추경 규모는 9.1% 늘어난 올해 본예산과 2조원의 목적 예비비, 대상 사업과 재정 뒷받침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회에 제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살리기와 재정 지원의 합리성, 재정건전성과 여력을 모두 치밀하게 들여다 보고 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나가겠다”며 곳간지기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예산 심의·확정의 주체인 국회가 증액을 요구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재정당국으로서는 사업의 적절성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은 “예산 전문가들이 모인 부처의 수장을 정치적인 이유로 압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여당의 주장대로 추경 규모가 최종 확정되면 재정건전성은 한층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추경 11조7,000억원 가운데 10조3,000억원을 적자국채를 찍어 조달할 계획이다. 여기서 다시 예산안이 6조~7조원가량 증액되면 이 가운데 대부분은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해 조달해야 한다. 기재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0년 815조5,000억원(추경 기준)인 국가채무는 여당 요구대로 증액 시 820조원을 넘어서게 되고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당초 예상했던 41.2%에서 41.5%로 0.3%포인트 올라간다. 4.1%로 예상되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4% 중반대까지 악화하게 된다. /세종=나윤석·한재영기자 윤홍우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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