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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계모 친아들 40㎏·의붓아들 23㎏…아동학대 신고에도 아이 돌려보냈다"

의붓어머니 B씨 인스타그램 게시글. /SNS 캡쳐




9살 의붓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가방 속에 감금했다가 숨지게 해 공분을 산 천안의 한 계모 B(43)씨와 관련해 여러 충격적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숨진 의붓아들 A군과 같은 나이였던 B씨 친아들의 몸무게 차이가 17kg가량 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붓어머니 B씨는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친아들 사진을 올리며 “우리 아드님 40kg 먹방 찍자”라는 글을 적었다. 같은 나이인 숨진 A군의 몸무게는 23kg이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8일 오전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살 남아 평균 몸무게가 약 32kg 정도 나가는데, 23kg라면 상당히 많이 마른 것”이라며 “제가 겪었던 학대사망 아동들은 이렇게 한결같이 상당히 많이 말랐다”고 전했다.

이어 ‘제대로 먹을 걸 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제2, 제3의 여행가방 사건은 얼마든지 더 벌어질 수 있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학대의 내용은 너무 잔인무도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 대표는 최근 일어난 여러 아동학대 사건을 열거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소풍 가는 날 갈비뼈 24개 중에서 16개를 부러뜨려 죽인 사건이나, 3개월이 넘게 추운 화장실에 가둬서 때리고 굶기고 락스 원액을 퍼부어서 죽인 원영이 사건, 무더운 날 작은 방에 목에 개목줄을 걸어서 항문이 괴사할 때까지 방치해서 죽인 대구 현준이 사건 등 정말 잔인무도하고 끔찍한 사건이 너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A군 사건이 벌어지기 전 발생한 한 여자아이의 아동학대 사건도 언급하면서 “‘프라이팬에 손을 문질러서 지문이 다 지웠다’ 이렇게 발표가 되고 있는데 이것은 학대를 넘어서, 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다”며 “(그럼에도)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부모와) 분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의붓어머니 B씨와 친부로부터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B씨는 지난해 10월 A군이 학교에서 말썽을 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체벌을 시작했다고 한다. A군은 어린이날이었던 지난달 5일에도 머리가 찢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A군의 몸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으나 결국 분리 조치는 되지 않았다.



A군이 친부와 떨어져 지내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사 당시 A군은 머리 부상에 대한 질문에 “욕실에서 씻다 비누에서 미끄러져서 일어나다 부딪쳤다”고 답했다. 엄마·아빠에게 맞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자 “맞은 적은 있는데 언제인지, 몇 번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 측 조사에 따르면 A군의 몸 곳곳에는 오래된 멍과 상처가 있었고, 허벅지에 담뱃불로 데인 것 같은 상처도 있었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의붓어머니가 3일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이달 1일 A군은 가로 44㎝·세로 60㎝ 크기의 중형 여행가방에 7시간 동안 감금됐다가 의식불명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사흘이 지난 3일 오후 6시 30분경 심정지·다장기부전증으로 사망했다.

공 대표는 “학대당한 아동을 학대한 사람이 보호하라는 ‘원가정보호제도’라는 게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와도 무조건 분리를 하지 않는 것”이라며 “(A군의) 경우는 아동을 분리해서 장기간에 걸쳐 상담을 하며 진실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분리 기준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판단에 맡긴다.

그는 “이번 사건을 보면 반드시 분리 됐어야 했는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렇게 안 하겠다’ 이런 것이 아동학대를 벌인 가해자들이 늘 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또 학대할게 이런 말 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그 말만 듣고 또 아동이 그냥 집에서 살겠다고 얘기했다는 그 아동의 말만 듣고 무조건적으로 그냥 돌려보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들은 그 부모와 분리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한다. 너무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부모한테 어쨌든 간에 잘 보여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 상담원들이 아동의 말이나 부모의 말만 듣고 돌려보냈다는 게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 대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 프로그램을 전면 개선해야 된다”며 “경력 있는 상담원을 배치하고, 또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해서 철저하게 관리 감독이 선행되어야 된다. 그리고 정부는 아동학대 관련해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는다면 이런 비극적인 사건은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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