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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BW 발행…조원태vs주주연합 분쟁 2라운드

한진칼 "유상증자보다 신속한 자금 마련 가능"

주주연합, 우호지분 매입 시 자본시장법 위반

높은 이자율에 경쟁률 치솟을 듯…주주연합 지분 희석





한진칼(180640)이 3,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앞두고 주주연합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003490) 유상증자를 위해 신속한 자금 마련을 목표로 BW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주연합은 발행조건이 기존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유로 공개적인 반박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오는 22일 3,000억원 규모의 BW 청약을 접수 받는다. 이번 BW 발행은 사모방식으로 진행되며, 채무상환자금 2,100억원, 운영자금 900억원의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표면 이자율은 2.28%로, 만기 이자율은 4.98%다.

한진칼이 BW 발행을 결정한 것은 다음달 진행될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발생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1조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돼 한진칼이 현재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당초 한진칼은 자산 매각이나 주식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안을 고심했다. 주주연합은 한진칼에게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할 경우 참여 의사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두 차례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칼은 신속하게 대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BW 발행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주주연합은 “보유 자산 매각 등의 자금조달이 어렵다면 대한항공처럼 주주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라고 권유했다”며 “주주연합도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BW 발행을 결정하며 신속한 자금 조달을 위해 만기이자율을 4.98%로 책정했다. 아울러 발행방식은 주주뿐 아니라 누구나 청약할 수 있는 일반공모로 결정했다. 또한 워런트만 따로 떼어 매도할 수 있는 분리형 방식을 선택했다.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8월 3일부터 2023년 6월 3일까지로, 3개월 마다 채권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당장 8월부터 신주 발행을 요청한다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한진칼은 확정된 행사가액을 기준으로 주가 하락 시 최대 70%까지 행사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리픽싱 조항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주연합은 1,000억원 규모의 BW 발행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수 조원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은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주연합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지분 등이 BW 물량을 배정받아 세력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주연합은 “현 경영진이 신주인수권을 이용해 그들의 우호세력을 늘리려는 의도로 BW 발행을 결정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이는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을 늘리려는 3자 배정 유상증자와 같은 효과로 주주의 권리가 침해돼 적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된 가운데 BW의 워런트 가치가 치솟아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BW에 투자할 경우 2%의 표면이자, 5% 만기이자 외 신주인수권 분리 매각에 따른 상당한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15일 일반청약을 마감한 현대로템 전환사채(CB)에서는 1,655억원 모집에 7조8,986억원이 몰려 47.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로템 CB보다 한진칼 BW의 수익률이 더욱 높은 상황이라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주주연합은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어 상당 부분 지분율이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연합은 BW 발행에 참여할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BW를 배정받을 경우 최소 2년 동안 돈을 묶어 놔야 해 곤란한 상황”이라며 “주주연합은 내달 허위공시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반도건설의 제약이 해제됨과 동시에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며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는 터라 BW 발행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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