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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압승' 장담했지만 접전…여론조사 '샤이 트럼프' 또 놓쳐

[2020 미국의 선택]

펜실베이니아 등 격전지서 '바이든 큰 폭 우세' 빗나가

가중치 도입 하고도 4년전 실패 답습…신뢰도 곤두박질

"이번 선거 최대 패배자는 여론조사기관·메이저 언론사"

제46대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가 시작된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 선거사무소에서 한 선거관리원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설치된 투명 가림막 위로 손을 뻗어 동료에게 개봉된 선거용지를 건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열린 제46대 미국 대통령선거의 여론조사 신뢰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초박빙 또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소폭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던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면서 또다시 체면을 구기는 모양새다.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하며 큰 수모를 당했던 여론조사가 이번에도 지난 2016년의 실패를 답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전7시(미국 동부시각 기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론조사상 격전지로 분류됐던 플로리다에서 승리를 확정했으며, 펜실베이니아와 아이오와·텍사스에서 바이든 후보를 앞서 나가고 있다. 개표율 96%의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51.2%, 바이든 후보가 47.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됐다. 개표율 75%의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55.1%를 기록하며 바이든 후보(43.6%)를 크게 앞서고 있고, 개표율 92%인 아이오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52.7%로 바이든 후보(45.4%)를 크게 앞서고 있다. 텍사스의 경우 개표 초반 접전 양상을 보였으나 개표율 96% 기준 트럼프 대통령이 52.3%를 차지하며 바이든 후보(46.2%)와 격차를 벌리는 중이다.

이는 앞서 여론조사 기관과 주요 매체들의 예측을 크게 빗나간 모습이다. AP통신과 BBC에 따르면 선거분석 웹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13개 주가 경합주로 보인다며 이 중 9개 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소폭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플로리다의 경우 바이든 후보가 47.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트럼프 대통령(47.0%)을 0.9%포인트 앞설 것으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8.7%, 트럼프 대통령이 47.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1.2%포인트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아이오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47.6%, 바이든 후보가 45.6%를 기록하고,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47.8%, 바이든 후보가 46.5%를 기록하며 접전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4년 전 실패를 경험한 여론조사 기관들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현재까지의 개표 결과를 볼 때 결국 다시 예측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기관들은 응답자들의 교육 수준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확성 높이기에 나섰다. 지난 대선 당시 고학력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응하는 비율이 더 높다는 점을 무시한 채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던 데서 얻은 교훈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학 졸업자들이 여론조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지난 대선 때는 이들의 가중치를 조사하지 않아 트럼프의 지지를 과소평가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대선 당시 유권자 중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이들이 60%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등 5개 주에서 이들의 비율은 62~66%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의 공화당 선호도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지난 대선 때는 트럼프 지지자의 비중이 과소평가된 것이다. 이 때문에 미시간주의 경우 지난 대선 전 시행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3.4%포인트 앞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0.3%포인트 격차로 승리했다. 당시 위스콘신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무려 6.5%포인트 차이로 이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트럼프가 0.7%포인트 차로 승리하며 10명의 선거인단을 챙겼다.



각 기관과 매체는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대선에 앞서 4년 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NYT는 지난달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이들에게 가중치를 적용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상 바이든 후보가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미시간·애리조나·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6%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가중치를 적용해 2%포인트 앞선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여론조사의 수도 크게 늘렸다. WP는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시행된 여론조사는 105건으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RCP를 인용해 전했다. 전화를 통한 여론조사의 수도 같은 기간 24개에서 36개로 늘렸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도 여론조사가 찾아내지 못한 ‘샤이 트럼프’로 인해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가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패배자는 이번만은 절대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여론조사 기관과 미국 메이저 언론사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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