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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신감 찾은 HMM, 美롱비치항 터미널 추가 확보 나선다

TTI 터미널 지분투자 3년만에

美 내륙행 거점 인프라 확대 판단

글로벌 운영사와 합작사 설립 검토





HMM(011200)(옛 현대상선)이 미국 서부 해안 터미널 추가 확보에 나선다. 미국 내륙행의 핵심 관문이자 거점인 롱비치항에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해운업계에서는 호황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터미널 혼잡이 극에 달하면서 터미널을 직접 보유한 선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터미널 추가 확보가 지난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무너졌던 한국 해운업의 ‘서안’ 물류 경쟁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이사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보고하고 구체적인 계획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HMM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롱비치항 전용 터미널이 비즈니스 거점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인수 대상을 비롯해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MM은 2017년 토털터미널인터내셔널(TTI)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20%를 183억원에 인수하며 터미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스위스 해운업체 MSC와 동일한 항만 요율을 적용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분이 낮아 터미널 운영과 관련해 제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해운 호황으로 항만 정체현상이 생기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항 터미널에 화물이 몰리면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기존 1~3일에서 5~8일로 늘었고 컨테이너를 내륙에서 운반할 때 사용되는 섀시(chassis)가 부족해 제때 화물을 운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 제1관문인 롱비치항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터미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MM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터미널 매물을 매입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기존에 롱비치항에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들과 조인트벤처 등으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HMM은 올해 9월 터미널 운영사인 PSA와 각각 42%, 58%의 지분으로 합작사를 세워 환적(운송 중 화물을 다른 운송수단에 옮겨 싣는 것) 세계 1위의 싱가포르항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한 바 있다.

주요 거점 터미널 보유 여부는 선사의 ‘생존’을 가르는 요인이다. 해외 터미널 없이 해운업을 하는 것은 총칼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통상적으로 하역비용은 물류비용의 30%를 차지한다. 직접 운영하는 터미널이면 원가 수준에서 컨테이너 보관비용을 처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HMM이 롱비치항 터미널 거점을 확대하는 데 성공하면 한진해운 파산으로 잃었던 국내 해운업의 경쟁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00년대 초 한진해운은 롱비치항에 총면적 48만평의 터미널을 확보, 한때 롱비치항 내 물동량 처리량 1위를 기록했다. 당시 한진해운의 터미널은 ‘미국 속의 한국’이라고 불리며 우리 무역 경쟁력을 지탱했다. 그러나 2016년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한진해운은 이 같은 전략자산을 허무하게 해외 선사에 내주며 무너졌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운 재건에 수송 인프라의 핵심인 터미널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라면서도 “미국의 경우 법 조항이 까다로워 터미널 확보에 최소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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