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72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으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창업 10년 만에 신(新) 유통 공룡으로 거듭난 쿠팡이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5조 원가량의 자금으로 국내 유통 시장을 더욱 세차게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를 비롯한 경쟁사들은 발 빠르게 손잡으며 반(反)쿠팡 연대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아마존 같은 확고한 시장 지배자가 없는 만큼 이번 쿠팡 상장을 계기로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 간 '쩐의 전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11일(현지 시간) 주당 공모가 35달러(약 3만 9,756원)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이는 쿠팡이 전날 제시했던 공모 희망가 32~34달러보다 높은 가격이다. 쿠팡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000만 주 많은 1억 3,000만 주를 공모한다. 이에 따라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45억 5,000만 달러(약 5조 1,700억 원)를 조달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모가 기준으로 쿠팡의 기업가치가 630억 달러(약 71조 5,61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롯데쇼핑·신세계·이마트·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유통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고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의 시총(약 62조 원)도 훌쩍 뛰어넘는다.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 등 쿠팡 경영진은 상장 이후 현지에서 향후 투자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쿠팡은 앞서 상장으로 확보한 실탄을 물류·신사업·콘텐츠 등 쿠팡 생태계 확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유통 업계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합종연횡으로 분주해지고 있다. 거래액 기준 e커머스 업계 1위인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이마트 등 유통 강자들과 지분 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으며 경쟁력 확보에 나섰고 신흥 강자인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큰 관심을 보이며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엄청난 성장 속도로 유통 시장의 판을 흔들자 기존 유통 대기업들도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며 "e커머스 시장의 주도권 쟁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김보리 sedcok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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