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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마저…'1년에 한 번만 인상' 불문율 결국 다 깼다

롯데리아·맘스터치·버거킹 이어

맥도날드도 25일부터 '2차 인상'

빅맥 4500→4600→4900원

밀가루 이어 양상추 등도 오른 탓

또 다른 서민 음식 라면도 오를 듯

우유, 커피도 연쇄 인상 가능성





취업을 준비 중인 김 모(28) 씨는 요즘 점심시간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직 제대로 된 수입이 없는 탓에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데 도서관 근처 단골 식당의 주요 메뉴 가격이 전부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칼국수나 국밥 한 그릇을 먹으려고 해도 만 원은 기본”이라며 “중고등학교 시절 흔히 먹던 햄버거마저도 점점 사 먹기 부담스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외식 물가가 줄줄이 뛰면서 서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물가 인상 고통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식품 업계가 ‘2차 가격 인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햄버거 업체들이 먼저 ‘1년에 한 번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는 업계 불문율을 깼다. 채소와 밀가루·고기 등 각종 재료값이 오른 데다 인건비와 물류비마저 뛰면서 하반기 들어 마진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게 관련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햄버거 다음으로는 또 다른 서민 음식인 라면과 우유가 대기표를 들고 인상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맥도날드 빅맥


양상추·토마토값 비상에 "2차 인상"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25일부터 68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4.8% 인상한다. ‘더블 불고기 버거’ 단품은 4400원에서 4500원으로, ‘빅맥’ 단품은 4600원에서 49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맥도날드가 올해 들어 가격을 인상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올 2월에는 30개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인상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등 국내외 제반 비용이 급등해 이번에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맥도날드에 앞서 버거킹·KFC·맘스터치도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을 두 번 단행했다. 버거킹은 1월 33개 제품 가격을 평균 2.9% 올렸는데 지난달에 46개 제품 가격을 평균 4.5% 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6100원이었던 ‘와퍼’ 단품 가격은 지난달 6900원으로 6개월 만에 13%나 올랐다. 롯데리아와 노브랜드버거는 지난해 12월 가격을 2~4% 올린 데 이어 이달 5%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한 외식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1년에 한 번 가격을 인상하는 게 암묵적인 ‘룰’이었다”며 “올해는 모든 경영 예측이 빗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주로 쓰는 채소 가격은 실제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 양상추(상) 8㎏ 도매가는 평균 2만 4923원으로 1년 전보다 10%가량 올랐다. 토마토 1㎏ 도매가도 6068원으로 평년보다 47% 이상 뛰었다. 토마토는 지난달부터 일조량 부족과 고온 다습한 날씨로 인해 착과량이 감소한 여파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올 초부터 대량으로 수입해오는 튀김용 감자의 수급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예고" 라면값도 들썩


외식 업계는 올해 들어 잦은 가격 인상에 대해 “지금까지는 예고편”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곡물값 인상으로 올 상반기 실적이 나빠진 식품 기업들이 하반기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우유값 인상도 예고됐다.

대표적인 식품은 라면이다. 치솟은 밀가루와 기름값에 발목을 잡힌 국내 라면 1위 농심은 올 2분기 국내에서 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농심이 적자를 낸 건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경쟁사인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그나마 간편식과 수출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국내에서 라면 사업으로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앞서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해 8월 ‘신라면’과 ‘진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7~12%가량 인상했다. 농심은 약 5년 만에, 오뚜기는 13년 만에 가격을 올린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 3분기 곡물 수입 가격이 2분기보다 16%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라면값을 올린 지 1년이 지난 만큼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우유값 오르면 커피도 줄줄이 오를 듯


우유값도 비상이다.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이달부터 목장으로부터 사오는 원유 가격을 기존 ℓ당 1100원에서 1158원으로 올려주면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부담이 커진 서울우유가 우유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다.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들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빈의 경우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우유 가격이 오르면 올해 한 차례 가격을 올린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할리스도 ‘2차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영세한 개인 카페부터 동시다발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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