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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부동산 하락 관망"…250명 가득 찬 경매법정, 응찰자는 '10분의 1'

58건 가운데 단 8건만 주인 찾아

부동산 7건에 응찰자 22명 불과

참관객 "내년 상·하반기 돼야 입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응찰자 0'에

시세 밑돈 청담 아파트도 유찰 굴욕

"강남아파트 2회 유찰 흔해질 것"





“내년 상반기가 부동산 시장 바닥일 것 같아서 그때 경매에 입찰하려고 하는데 그 전에 분위기가 어떤지 보러 왔습니다. 재작년부터 경매 공부를 했는데 그때보다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져 경매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4별관 2층 입찰법정 211호 앞에서 만난 30대 후반 여성은 이같이 말했다. 법정은 개정 시간인 10시 전부터 빽빽하게 들어찼고 입찰 마감 시간인 11시 10분이 되자 개찰 결과를 보려는 사람들이 통로까지 가득 차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어림잡아 250명가량이 모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낙찰 건수는 전체 58건 가운데 8건에 불과했다. 자동차 1건을 제외한 부동산 물건 7건의 응찰자는 22명에 불과했다. 경매법정에 모인 인원의 90% 이상은 부동산 시장 관망자였던 셈이다. 이들은 대부분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가 시장의 바닥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관심 대상은 주로 아파트였다.

윤 모(38·서울 송파구) 씨는 “지금 두 차례 유찰된 건들의 최저 가격이 시세와 비슷해졌기 때문에 더 내려가면 내 집 마련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경매 절차가 어려운 것 같지 않아 내년 상반기에 입찰을 진행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 매물 가운데 매각기일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강남권 아파트들은 ‘유찰 굴욕’을 겪었다. 2016년 8월 입주 이후 첫 단독 명의로 경매 물건이 나온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98㎡는 단 한 명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됐다. 현재 해당 평형의 최저 호가가 38억 원 선인 데 비해 최저 가격이 42억 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유찰돼 최저 가격이 이전의 80%인 33억 6000만 원으로 낮아져야 입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차례 유찰된 강남구 청담동 현대3차 85㎡의 경우 최저가가 이전 최저가(28억 1000만 원)에서 22억 4800만 원으로 내려가면서 현재 호가 28억~30억 원보다 낮아졌지만 외면을 받았다. 이날 매각 예정이었던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45.05㎡(1회 유찰)는 매각기일이 내년 1월 31일로 변경됐다. 해를 넘겨 매각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100억 원대 강남권 꼬마빌딩은 새 주인을 찾았다.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해당 근린시설(건물면적 2059.44㎡)은 최저가 103억 9103만 5900원보다 30억 원 가까이 높은 133억 3333만 3333원에 낙찰됐다.

이날 강남구 역삼동의 도로용지를 낙찰 받은 60대 남성은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매매 심리가 위축돼 주거용 매물에 응찰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적어졌다”며 “앞으로 경매 낙찰가율은 더 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32.8%로 2009년 3월(28.1%)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통상 10명 중 7명은 응찰자, 나머지 3명은 관전자로 보는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며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본격적인 경매 물건 출현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소장은 “그때가 되면 강남아파트가 2회씩 유찰되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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