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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작가들의 또다른 작품을 보는 재미

◆경기도미술관 韓근현대미술 특별전

'위대한 수집가' 이건희 컬렉션 변주

작품 자체의 가치에 전시기획 초점

한 작가의 다른 작품 함께 걸어 비교

나혜석·김정숙 등 여류 화가도 주목

위대한 수집가의 컬렉션이 경기도에 도착했다. ‘이건희 컬렉션’ 이야기다. 그간 ‘이건희 컬렉션’은 이건희라는 수집가에 집중하며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반세기를 회고할 수 있을 정도의 방대한 수집의 여정을 그렸다. 전시는 전국을 돌며 각 지역의 수많은 대중을 미술관 앞으로 끌어모으며 다소 침체된 미술 시장에서 ‘오픈런’ 현상을 일으켰다. 이제 9개월 여의 시간이 지나 전시는 ‘작품’에 집중하며 변주하고 있다.

한 작가의 전혀 다른 두 작품…'사계'와 어우러진 상상의 시간


이인성, 석고상이 있는 풍경




이인성, 주전자가 있는 정물


경기도미술관에서 8일부터 막을 올린 이건희 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사계’는 작품 자체가 가진 가치와 힘을 강조한다. 전시를 기획한 방초아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전 이건희 컬렉션 전시가 수집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경기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거나 다른 기관에서 대여한 작품을 함께 전시해 이건희 컬렉션 속 하나의 작가가 그린 작품을 깊이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획자는 이건희 컬렉션 속 주요 작품을 제작한 작가의 다른 대표작이나 전혀 다른 예술적 시도를 구현한 작품을 함께 전시해 전시의 살을 덧댔다.

나란히 걸린 이인성의 두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인성의 ‘석고상이 있는 풍경’은 1934년도에 제작해 마늘, 감, 옥수수 등 한국적 소재를 캔버스에 서양화 방식으로 담아 시대상을 반영했다. 반면 바로 옆에 걸린 ‘주전자가 있는 정물’은 같은 기법으로 동시대에 그렸는데도 주전자가 서구적이다. 작가의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을 그린 ‘여인의 초상’은 작가가 정물 뿐 아니라 인물의 제작에도 관심을 가졌음을 짐작케 한다. 문학진의 ‘가을’(1966) 역시 화풍이 전혀 다른 ‘여류 음악가’(1969)와 함께 걸려 비교해보는 재미를 더한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 서서 작가의 제작 당시의 심정을 상상하며 전시관을 거닐 수 있다.



나혜석·박래현 등 시대에 밀린 여류 작가 작품도 한 자리에…주제 드러나지 않아 아쉬워


나혜석, 자화상


김정숙, 키스.


다만 미술관이 주제로 내세운 ‘사계’의 특성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미술관은 작가들이 시대적·예술적 경지에 오른 시간을 음미하기 위해 이같은 주제를 정했지만 오히려 한 작가의 여러 동시대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차별화 한 부분이 더 기억에 남는다.

또한 세상의 편견을 이긴 ‘여성 작가’들에 주목한 점도 이전의 다른 이건희 컬렉션과 다른 점이다. 미술관은 나혜석, 김정숙, 박래현 등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여상 작가의 작품 분 아니라 컬렉션이 포함되지 않은 이들 작가의 작품들을 따로 수집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이들 작가들은 남성 중심의 미술계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해당 공간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가장 먼저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정숙’의 1956년 작품 ‘키스’와 1985년 작품 ‘비상’을 볼 수 있다. 유명하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나혜석의 1920년대 작품 ‘자화상’도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1920년대부터 2010년까지 근현대 주요 예술가 41명의 대표작 90점을 내건 이번 전시는 8일 시작해 8월 20일까지 이어진다. 관람은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예약 가능하다. 다만 마지막 회차(오후 5시)는 현장에서 입장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8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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