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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너의 시간 속으로' 강훈,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순간

'너의 시간 속으로' 강훈 /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강훈이 '너의 시간 속으로'를 통해 처음으로 OTT에 도전했다. 새로운 플랫폼은 낯설지만 즐거운 것이었다. 꿈꿔왔던 걸 하나씩 이루고 있는 강훈이다.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극본 최효비/연출 김진원)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과 친구 인규(강훈)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인규는 1998년의 시헌과 절친이다. 시헌은 인규가 민주(전여빈)를 좋아하는 걸 알고, 그와 친해질 수 있게 나선다.

"오디션으로 '너의 시간 속으로'에 합류하게 됐어요. 두 세번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이 '강훈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해주셨죠. 하게 돼서 정말 행복했고, 공개되고 나서 보니 열심히 하길 잘했다 싶어요."

'너의 시간 속으로'의 원작인 '상견니'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큰 팬덤을 자랑한다. 인기를 끈 원작의 리메이크작에 출연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기로 마음먹었다. 조금이라도 원작을 보면, 원작 캐릭터의 연기를 따라갈까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타임슬립, 평행세계관이 얽혀 있는 작품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너무 어려울 때는 '원작을 봐야 될까'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자신 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온전히 대본을 따라가면서 이해하려고 했다.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는 전체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다른 타임슬립물은 과거나 현재, 현재나 미래인데 '너의 시간 속으로'는 평행세계관과 합쳐져 어렵게 느껴졌거든요. 대본을 계속 읽어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인규는 1998년에만 있는 인물이잖아요. 세계관을 깊이 이해하면, 인규의 정서가 흔들릴 거라고 생각했죠."

'너의 시간 속으로' 스틸 / 사진=넷플릭스


강훈이 본 인규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강훈은 인규가 갖고 있는 감정 자체가 크지 않다고 해석했다. 인규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만큼, 상대방의 말과 감정을 기다리는게 몸에 벤 인물이다. 강훈은 그런 인규에게 '기다림'이라는 키워드를 줬고,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저도 친해지지 않으면 소심하고 말수가 없는 편이에요.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 그 사람의 감정을 기다리는 스타일이죠. 이런 부분은 인규와 비슷했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인규처럼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상대방이 저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면, 저도 표현하는 편이거든요. 그럴수록 인규의 마음을 더욱 공부했습니다."



"외적으로는 중고등학교 때 저의 모습이나 친구들의 모습을 생각했어요. 지금은 운동이 유행이고, PT샵이 활성화 돼서 몸이 좋은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90년대 후반만 해도 그런 게 없었죠. 그래서 말라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살을 많이 뺐는데, 제가 평소 74~75kg을 유지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66~67kg까지 감량했습니다. 교복을 벗은 지가 오래돼서 어색하기도 했는데, 교실이 생기고 책가방이 생기니 당시 기억이 많이 떠올랐어요. 그 기억을 갖고 인규에 묻을 수 있었어요."

'너의 시간 속으로' 강훈 / 사진=넷플릭스


강훈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꽃선비 열애사' 등에서 짝사랑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진한 짝사랑을 연기한 그는 그간 연기한 짝사랑과 결이 달랐다고 회상했다. 강훈은 "디테일이 달랐다. 인규는 기다리는 게 큰 만큼, '내가 좋아하고 아껴준다면, 목소리가 닿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차이로 두고 연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사랑받고 싶은데, 누군가 나를 짝사랑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게 공개된 작품을 본 강훈은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촬영한 지 오래되기도 했고, 공개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만큼 감회가 남다른 것이다. 처음으로 OTT를 경험해 새로운 감정을 느끼기까지 했다. 그는 주변 지인들의 연락을 받으면서 비로소 작품이 공개된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작품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거의 다음 날부터 평가가 들어오잖아요. 신기했죠. 원래 드라마는 일주일에 두 번씩 방송되고, 촬영이 병행되면서 피드백을 듣고 수정할 수 있는데, 이건 다 끝마친 상태에서 공개되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그때는 맞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지금은 틀리게 보이는 것도 있어서 아쉽기도 해요."

작품이 공개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강훈은 꿈꿔왔던 순간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 후 끊임없이 두드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순간들이 스치면서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고. 무명 생활을 끝내게 해 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부터 '너의 시간 속으로'에 이르기까지 강훈에게는 꿈같은 순간이다.

"누군가 봤을 때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저한테는 크게 느껴져요. 힘들었던 시간을 너무 힘들게만 받아들이고 저 자신을 미워하면, 인생이 나쁜 쪽으로 흘러갈 것 같았어요. 인규처럼 저 자신을 좋아해주고 아껴줘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무언가 바뀔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 요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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