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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울려퍼진 클래식…새소리·바람이 기품 더했다

SSF 트레이드마크 '고택 음악회'

윤혜리·조영창·김재영 등 총출동

갤러리서도 미술 콘서트 선보여

지난 달 27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SSF 고택 음악회에서 윤혜리 플루티스트가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SSF




지난 달 2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윤보선 고택 뜰. 처마 너머로 보이는 키 큰 나무들이 병풍처럼 서 있는 가운데 300명이 넘는 관객들이 하얀 플라스틱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평소에는 일반에 개방되지 않는 공간에서 음악회를 즐기게 된 관람객들은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SSF 고택 음악회에서 조영창 첼리스트가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SSF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고택 음악회’가 올해는 윤보선 고택의 뜰에서 열렸다. SSF의 올해 주제는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 이날 공연의 첫 주자인 윤혜리 플루티스트는 오페라 ‘신데렐라’에 삽입된 로시니의 ‘더 이상 슬프지 않아 E장조’를 연주했다. 이어 첼리스트 조영창 연세대 교수가 연주한 포레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엘리지’가 관객들을 우수의 세계로 이끌었다. 버드나무를 흔드는 작은 바람은 현의 울림에 새로운 효과를 냈다. 조 교수는 곡 소개에 앞서 “포레의 곡이 이렇게 멋진 야외 공간에서 연주된 적이 있었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없었던 것 같다”며 SSF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경험을 강조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SSF 고택 음악회에서 노부스 콰르텟이 스메타나의 ‘나의 생애에서’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SSF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노부스 콰르텟이 연주한 스메타나의 현악 4중주곡 ‘나의 생애에서’다. 김재영 바이올리니스트는 “스무살 때 처음 스메타나의 이 곡을 연주했는데 20년이 지나고 다시 연주하게 되니 새로운 감정이 다가온다”며 “스메타나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노래로 여러분들의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4악장에서 스메타나가 청력을 잃는 대목에 이르자 미간을 좁힌 관객들이 눈을 감고 선율에 집중했다. 매년 SSF에 참여한다는 중년의 부부 관객은 “공연장에서 리사이틀을 관람할 때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환기되는 경험을 한다”며 “매년 고택 나들이를 봄의 의식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린 SSF 갤러리 콘서트에서 강동석(왼쪽) 바이올리니스트와 강승민 첼스트, 김영호 피아니스트가 샤미나드의 ‘피아노 3중주 제2번 A단조’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SSF


올해 SSF는 갤러리 공간을 공연장으로 활용한 무대도 선보였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스페이스3 지하 2층에서 ‘선구자’를 테마로 열린 콘서트는 큰 울림을 줬다. 박수근 미술상을 수상한 박미화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가운데 클라라 슈만, 세실 샤미나드 등 여성 작곡가들의 곡을 선보여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SSF 총감독을 맞고 있는 강동석 바이올리니스트와 강승민 첼리스트, 김영호 피아니스트가 함께한 샤미나드의 ‘피아노 3중주 제2번 A단조’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강 감독은 “SSF의 의무 중 하나는 좋은 곡이지만 관객들이 들어볼 기회가 없는 곡,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을 들려주는 것”이라며 “평소에 접하기 힘든 곡을 뜻밖의 공간에서 경험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SSF는 주형기 피아니스트가 연출을 맡게 된 ‘가족음악회(5월 4일)’에 이어 5일 ‘비극의 피날레’를 폐막 공연으로 14회에 달하는 공연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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