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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패배에 "변화 부족"…채상병 특검엔 "수사 미진땐 먼저 요구"

[尹 취임 2년 기자회견]

◆ 특검법·협치 관련 입장

"젊은 해병 순직은 가슴 아픈 일"

채상병 특검 조건부 수용 가능성

"정쟁 멈추고 민생 위해 일해야"

여야 협치에 강한 의지 표명도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비판을 의식한 듯 법리적 설명보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고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는 “가슴 아프다”며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족했다고 수차례 인정하면서도 “국정 기조의 일관성은 유지하고 고쳐야 할 것은 세심하게 가려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100분 가까운 기자회견에서 4·10 총선에서 여당 참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은 정부에 대한 국정 운영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직접적인 ‘사과’ 표현도 나왔다. ‘야당을 중심으로 김 여사에 대한 특검 요구 목소리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과드린다”는 표현은 참모들과 사전 논의 없이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의정 갈등 장기화 등 현안에 대해 “송구” “죄송” 등의 표현으로 유감을 표시해왔지만 ‘사과’라는 단어를 언급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쇄신의 진정성을 표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이 요구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김여사특검법’에 대해서는 “모순” “정치 공세”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특검은 검경·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저를 타깃으로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 수용이 현행 수사와 사법 절차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채상병특검법’도 수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공수처는 채 상병 사망 사고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7일 정부에 이송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조만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수사 결과에 미진함이 있다면 “제가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며 ‘조건부 수용’ 방침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해병이 지원 작전 중 순직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 안타깝고 참 가슴 아픈 일”이라며 순직 소식을 듣고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해 인명 사고를 나게 하느냐”고 질책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취했지만 국정 기조의 대전환을 예고한 것은 아니다. 경제·외교·사회 등 각 분야 정책 기조는 지난 대선을 통해 모인 유권자들의 총의인 만큼 이를 바꾸는 건 ‘약속 불이행’이 될 수 있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다. 윤 대통령은 “시장경제와 민간 주도의 시스템으로 경제 기조를 잡는 건 헌법 원칙에 충실한 것”이라며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고쳐야 할 것은 세심하게 가려 고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국민보고’를 통해서도 윤 대통령은 반성과 쇄신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송구” “부족했다” “국민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등 발언으로 낮은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요즘 많이 힘드시죠” “봄은 깊어가는데” 등 딱딱하지 않은 표현으로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낸 대목도 눈에 띄었다.

윤 대통령은 남은 3년 임기 동안 ‘국민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계층 이동 활성화, 성장 동력 확보 등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높이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겠다”며 국회를 향해서도 보조를 맞춰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위해 정부와 여야가 함께 일하라는 게 민심”이라며 “신뢰·대화·성의 등을 먹고사는 게 협치다. 절대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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