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분야 대표 중소기업인 삼양컴텍이 튀르키예 신형 전차 ‘알타이’에 탑재될 특수 방탄 장갑 수출에 성공하며 독자적인 해외 진출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방산 대기업의 협력사로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간접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수출에 나서면서 방산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삼양컴텍의 특수 방탄 장갑에 대한 튀르키예 수출을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양컴텍은 2009년부터 17년째 K2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에 방탄 장갑을 독점 공급하는 국내 대표 방산 중소기업이다.
삼양컴텍은 현대로템이 2022년 폴란드에 K2 전차 1000대의 수출 계약을 따내며 해외에 방탄 장갑을 수출한 적이 있지만 해외 국가가 자체 개발하는 전차에 직접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타이 전차는 한국 K2 전차 기술을 활용해 튀르키예가 개발한 전차다.
튀르키에 육군은 올해 말부터 알타이 전차를 본격 양산하고 1차로 250대를 전력화한다. 또 단계적으로 1000대를 확보하는 기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튀르키예 측은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 방탄 세라믹 양산 설비를 보유한 삼양컴텍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양컴텍 연구진이 7년간의 연구 끝에 탄화규소와 각종 화합물 간 완벽한 배합 비율로 생산한 방탄 세라믹의 기술력이 미국 에이브럼스나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종일 삼양컴텍 대표는 “자체 소재 연구소와 기술 연구소를 운영 중이고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 방탄 세라믹 양산 설비와 방탄재 구조물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설계부터 생산, 시험 평가까지 전 공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방탄 솔루션 체계를 구축했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기업에 무기 체계 부품을 공급하는 간접 형태에서 벗어나 완제품을 생산해 직접 수출하는 중소기업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실제 국내 방산 중소 업체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가 이달 7일 이탈리아 방위사업체 ‘레오나르도’에 약 30억 원 규모 레이더용 전력 증폭기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불안정한 글로벌 안보 상황에 따라 국내 방산 중소기업의 매출 성장세도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전 세계 방위비 지출의 1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인 중동 지역에 대한 국내 방산 기업의 수주 기대감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 방산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 94억 달러에서 올해 240억 달러로 껑충 뛸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안보 공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중동 지역 내 강국들의 패권 경쟁 심화로 앞으로도 해당 지역에서 방위비 지출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산 무기는 정치적 부담이 적고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동은 제 2의 폴란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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