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만 4000달러 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비트코인에 럭셔리 여행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일부 프라이빗 제트기와 초호화 크루즈 운영사들은 암호화폐 결제까지 도입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3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플렉스젯이 소유한 FX에어는 최근 예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편의를 위해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했다. FX에어는 개인 및 기업 고객에게 프라이빗 전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런던 인근의 판버러 공항에서 뉴욕까지 약 8만 달러(약 1억 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간 비트코인으로 돈을 번 젊은 기업가들의 예약이 크게 늘었다. 켄 리치 플렉스젯 회장은 "그들은 더 멀리 날고, 더 큰 비행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시간을 절약해주고, 시간은 가장 소중한 사치품"이라고 덧붙였다. 럭셔리 여행 컨설팅사 PC에이전시의 폴 찰스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 가치가 급격히 오른 이후 투자자들이 프라이빗 제트기, 고급 호텔, 럭셔리 크루즈에 돈을 쓰고 있다"며 "일상적인 것에 묶이고 싶어 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력이 막강한 젊은 기업가들이 글로벌 럭셔리 여행 붐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30~40세 인구는 2023년 럭셔리 여행에 280억 달러를 지불했으며 2028년에는 54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행업계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결제 수단을 도입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크루즈 여행사 버진 보야지스는 연간 12만 달러짜리 크루즈 패스를 암호화폐로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했다. 슈퍼 럭셔리 요트 두 척을 운영하는 시드림 요트 클럽도 올들어 비트코인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미국 기반 케슬러 컬렉션, 홍콩 기반 파빌리온 호텔&리조트 등 부티크 호텔 그룹들도 도지코인과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양한 가상자산 결제 지원에 나섰다.
미국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닉 파치올리 상업 항공·항공우주 부문장은 "젊은 세대는 더이상 샴페인을 홀짝이고 캐비어를 먹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비트코인과 테크 기업가들은 무한한 자원, 무한한 돈, 무한한 야망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시간"이라며 “프라이빗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루에 세 도시를 여행하고도 밤에 가족을 만나러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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