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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 의사가 꿈…병상서도 공부시간 지켰죠"

■ '수능 만점' 서울 광남고 왕정건 학생

컨디션관리 위해 집 가까운 학교 선택

의학 동아리 등 진로연계 활동 참여

한달 입원중에도 책 놓지않고 공부

중동 등서 국제의사로 도움 주고 싶어

후배들엔 '수업시간 집중' 조언하고파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을 받은 왕정건(18) 군이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을 받은 왕정건(18) 군이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박노해 시인의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라 아픈 곳(시 ‘나 거기 서 있다’ 중)’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그 말처럼 가장 중요한 ‘아픈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 영역 만점을 받은 서울 광진구 광남고 왕정건(18) 군은 5일 성적표를 받은 뒤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왕 군의 꿈은 응급의학을 전공해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제 의사가 되는 것이다.

왕 군은 올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5명 가운데 한 명이자 지난해에도 수능 만점자가 나온 광남고 학생이다. 광남고는 일반고 최초로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하며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왕 군은 “컨디션 관리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특목고나 자사고 대신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인 광남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정까지 개방되는 자습실, 체계적으로 짜여진 진로 연계 활동 등 부족함 없는 학습 여건을 마련해줬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왕 군은 이날 수능 만점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영어가 어려워서 만점이 나올 줄 몰랐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원래 정시보다 수시로 대학을 갈 계획이었는데 뜻밖의 점수가 나왔다.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어려웠던 문제로는 낯선 용어와 지문이 등장한 영어 24번과 국어 영역에서 등장한 생소한 판소리 관련 지문을 꼽았다. 왕 군은 8월 건강 악화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병상에서도 꾸준히 공부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군의 1지망 대학은 서울대 의대다. 그는 “국내 최고의 인프라뿐 아니라 교수님들로부터 의료인의 가치관을 배우고 싶은 이유도 있다”며 “의술뿐 아니라 의료 정신까지 함께 익히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의사를 꿈꿔온 왕 군은 고등학교 재학 중에도 의학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의약품 실험, 당뇨병 환자를 위한 식단 설계 등 의료 관련 탐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등 해외 뉴스를 보면서 분쟁 지역 병원에서 일하며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위해 프랑스어와 아랍어도 꾸준히 공부해왔다”고 말했다.

왕 군은 이날 후배들에게 ‘수업 시간 집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도 전했다. 그는 “선생님 수업만 잘 따라가도 수능과 내신 준비가 충분하다”며 “학교 수업 시간에 자지만 않으면 점수는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수능 만점자는 총 5명으로 재학생 4명, 졸업생 1명이다. 이번 시험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만점자는 지난해 11명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광남고·세화고·서울과학고)에서 3명, 전라북도와 광주광역시에서 각각 1명씩 배출됐다.

이들 중 전북 지역 수능 만점자인 이하진(18·전주 한일고) 군은 이날 취재진에 “요즘은 EBS 인터넷 강의도 잘 돼 있고 좋은 수능 문제집도 많이 나와 있다”고 밝혔다. 만점 비결로는 주체적인 공부 방식과 충분한 휴식을 꼽았다. 이 군은 “문제를 풀면서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풀거나 비슷한 문제를 직접 만들어 풀어보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수능 고득점 비결을 설명했다. 현재 이 군은 왕 군과 마찬가지로 의대에 지원한 상태다. 이 군은 “어려서부터 천식과 비염을 앓아 자연스럽게 의사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사람을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내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주 지역에서 10년 만에 나온 수능 만점자 최장우(18·서석고) 군 역시 “학교 수업에 충실했던 점이 좋은 성적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공직자를 꿈꾸는 최 군은 행정고시를 목표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지원하고 현재 수시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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