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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도 K-바이오 채용 열기 후끈…"백신 개발 현장에 몸 담을래요"
산업 기업 2022.10.11 15:02:19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K바이오 채용 박람회 열기는 뜨거웠다. 취업준비생들은 기업에 대해 궁금한 정보를 직접 대면과 상담을 통해 보다 생생히 접할 수 있었고,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aT 센터에서 3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 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은 개막 시간인 오전 10시30분 보다 1시간30분 이른 9시부터 길게 줄을 늘어섰다. 개막식 축사에 나선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 2차관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R&D)을 통해 연간 3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의 선전 속에서도 제약·바이오 강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주최로 열린 이날 채용 박람회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SK바사)·유한양행(000100) 등 93곳의 제약·바이오 기업과 10개 기관·특성화대학원이 참가했다. 서류 합격자에 한해 현장 면접도 이뤄졌다. JW중외제약(001060) 면접을 치른 편윤창(28) 씨는 “일대일로 채용 면접을 진행하다 보니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 나의 연구 분야를 상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바사 부스를 찾은 진현도(25) 씨는 “백신 개발 현장에 몸을 담아 백신 주권 확보에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기업들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채용 박람회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딱딱한 면접장 분위기가 아닌 밝은 분위기라 지원자들이 편히 면접에 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면서도 기업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
[오후 시황] 코스닥, 4% 급락…연저점과 1% 포인트 차이
증권 증권일반 2022.10.11 14:47:27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증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은 4% 넘게 하락해 연저점과 차이가 불과 1% 포인트에 불과하다. 11일 오후 1시43분 기준 코스닥은 전일 대비 30.69포인트(4.39%) 내린 667.80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13.19포인트(1.89%) 내린 685.30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667.78까지 떨어졌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닥은 연저점에 근접했다. 올해 연저점은 지난 9월 30일 기록했던 661.65로 이날 저점과의 차이는 6.13포인트에 불과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연휴 중 누적된 대외 악재를 소화하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종목의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개선돼 실업률이 3.5%로 낮아지면서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망이 강화됐다”며 “크림대교 폭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격화했고 러시아의 키이우 공격에 전쟁 리스크가 확산했다”고 덧붙였다. 미중 갈등도 한국 반도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김 연구원은 “미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락한 점도 한국에 부정적이다”며 “현지시간 12일 한국 금통위와 13일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호재가 없는 만큼 방어 전략에 집중한다”며 “고밸류 매도, 실적 개선주는 매수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2080포인트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수 하락을 견인하는 업종은 통신장비(-7.18%)다. 오락문화(-5.90%)와 종이목재(-5.86%), 컴퓨터서비스(-5.65%) 등도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규모별로는 코스피 중형주(-4.81%)와 소형주(-4.68%)가 코스닥100(-3.60%)보다 높은 낙폭을 보이는 중이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220억 원, 기관이 611억 원어치 순매도하는 중이다. 개인은 187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시간 코스피는 51.93포인트(-2.33%) 내린 2180.91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243억 원, 446억 원 어치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2633억 원 어치 순매도했다. -
'식권대장' 벤디스, 3분기 누적거래액 700억원 달성
산업 중기·벤처 2022.10.11 14:02:23B2E 서비스를 운영하는 벤디스가 올해 3분기 누적 7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벤디스는 기업의 대표적인 복지 영역인 식대 지원을 모바일 서비스로 구현한 식권대장으로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 임직원의 생산성이나 복지 향상을 위한 솔루션들을 식권대장 앱에 탑재하며 기업 복지 예산 전반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고 현재 대표적인 B2E(Business to Employee, 임직원의 생산성이나 복지 향상을 위해 기업에서 도입하는 서비스들) 분야 사업자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권대장 외에도 △복지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 가능하게 한 개방형 복지몰 ‘복지대장’ △배달비, 가입비, 기다림 없는 오피스 거점 배달 서비스 ‘배달대장’ △법인 후불 결제가 가능한 퀵서비스 ‘퀵대장’ △직장인 특화 큐레이션 커머스 ‘복지몰대장’을 비롯해 기업과 임직원을 동시에 겨냥한 B2E 서비스를 다수 운영하고 있다. 벤디스가 올해 3분기까지 식권대장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로 기업과 거래한 총 금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액과 같은 수준이다. 이번 분기에만 275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70% 증가했다. 또한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월 거래액이 100억원 수준까지 올라 올해 연 거래액은 1000억원에 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객사 수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달 기준 총 고객사 수는 2500개를 넘어서며 지난해까지의 누적 고객사 수(1049개)의 1.5배를 3분기 만에 신규로 유치했다. 벤디스 관계자는 “기업이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벤디스의 복지 솔루션이 1500개의 기업에 이렇게 빠르게 확산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성과”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고객사 수 3000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SDS, 삼성카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애경산업, 현대오일뱅크, 한미약품, 한솔제지를 비롯한 대기업부터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인천국제공항공사, 서초구청을 포함한 금융, 공공기관이 벤디스와 계약 체결 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기업이 임직원들의 식사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식권대장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벤디스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구내식당 운영 사업자와 함께 대기업 사옥 단위 복지 시스템 구축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IT 외주화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도 벤디스의 실적 향상 원인으로 분석된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최근 빠른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기업을 둘러싼 B2E 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가운데 벤디스는 모바일 식권, 개방형 복지몰을 비롯한 특유의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장인의 타임라인을 책임지는 선두 사업자로서 기업의 복지 만족도,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UBS "고물가에 자동차 수요 파괴될 것…포드 팔아라" [서학개미 리포트]
증권 해외증시 2022.10.11 10:21:03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내년 자동차 업황 둔화를 예고하며 포드(F)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췄다. 포드에 대해서는 ‘매도’ 의견까지 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UBS는 포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내렸다. GM에 대해서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낮추며 목표주가를 기존 3분의 1 수준인 38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UBS는 고물가 속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며 자동차 업계의 업황이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UBS의 분석가인 패트릭 험멜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이 자동차와 같은 지출이 큰 소비를 멀리하고 있다”며 “공급이 개선되는 시기에 수요는 파괴될 것이며, 업계는 앞으로 3~6개월 안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과도한 공급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이 공급 부족에서 과잉 공급으로 전환될 것이며 결국 업계의 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UBS는 이런 맥락에서 포드의 EPS(주당이익추정치)를 61% 가까이 깎았고 GM에 대해서도 목표가를 크게 낮췄다. 패트릭 험멜은 GM에 대해 “올 들어 40% 이상 하락한 주가에도 불구하고 이익 하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GM의 강력한 전기차 스토리로도 12개월 선행 주가를 더 높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다만 모든 자동차 브랜드와 모델이 똑같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소득 소비자가 인플레이션에 유리한 경향이 있기에 고가 자동차일수록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UBS의 리포트가 나온 이날 포드는 전거래일 대비 6.89% 급락한 11.3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GM 역시 3.96% 하락한 32.29달러로 마감됐다. -
[특징주] 현대차·기아 약세…UBS "차 업계 타격 불가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1 09:44:34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포드와 제네럴모터스(GM) 등 완성차 기업에 대한 비관적 예측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UBS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공개했다. 11일 오전 9시 38분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4.27% 하락한 16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도 전 거래일보다 5.21% 하락한 6만 7300원에 거래 중이다. 지엠과 포드 등 완성차 기업에 대한 비관적 예측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0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UBS는 포드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GM에 대해서는 목표주가를 기존치의 3분의 1 수준인 38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GM(-3.96%)과 포드(-6.89%)는 급락했다. -
4C 덫에 걸린 K반도체…“국가대항전서 낙오될 수도”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10.11 07:30:00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 등의 여파로 위기에 봉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최근 이들 기업의 실적이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Consumption) 둔화, 중국(China) 리스크, 글로벌 경쟁(Competition) 심화, 국회(Congress) 법안 통과 지연 등과 같은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주도해왔던 K반도체의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D램 시장 위축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한국 기업들이 그로기 상태에 내몰릴 수도 있다”며 “경쟁국과의 국가 대항전에서 낙오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둔화=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11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에 쓰이는 범용 낸드플래시 고정 거래 가격은 9월 4.30달러로 전달(4.42달러)보다 2.55% 내렸다. 6월부터 4개월 연속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D램 가격도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PC용 범용 DDR4 D램의 경우 5월 칩당 3.35달러였던 가격이 9월 말 2.85달러로 곤두박질 쳤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시장 규모가 올해 전망치인 903억 달러(약 129조 원)보다 16%나 줄어든 759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시장이 꺾이는 가장 큰 이유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급감이 꼽힌다. 올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새로운 전자 기기의 구매를 꺼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날 기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 28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메모리 하향 사이클을 틈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가 올 3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창업 35년 만에 세계 반도체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메모리 하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이 투자액 조율을 하는 사이 파운드리 회사들의 약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 리스크=이달 7일 미국 산업안보국(BIS)은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강도 높은 대(對)중국 제재를 21일부터 발효하기로 했다. 반도체 칩의 경우 1초에 300조 번 연산 처리하는 300테라플롭스(TFlops) 인공지능 칩 등이 해당된다. 반도체 장비도 수출을 제한한다. △핀펫 구조나 16·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공정으로 만드는 로직 칩 △18나노 이하 D램 △128단 낸드플래시 제조 장비는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중국으로 들일 수 없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 제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장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중국 시안과 우시에 각각 낸드플래시·D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은 각사 낸드·D램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공장의 전 공정 장비 대부분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KLA 등 미국 업체들의 장비로 구성돼 있어 제재의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동 중인 삼성의 시안 공장,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 등은 중국 기업과 달리 사안별 검토 대상으로 분류돼 장비 공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 제재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경쟁 심화=미국은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중국을 누르는 사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내놓으며 반도체 리더십 탈환을 꿈꾸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 뉴욕주 북부에 1000억 달러(약 143조 원)를 투입해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산업육성법을 적용받아 520억 달러(약 74조 2000억 원)의 보조금,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표적인 IT 기업 IBM도 6일(현지 시간) 뉴욕주에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들여 반도체 인프라를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도 ‘반도체 굴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의 낸드플래시 회사 양쯔메모리(YMTC)는 내년에 올해 2배 규모인 70억 달러를 들여 신규 설비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TSMC·마이크론 등 유력 반도체 회사들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며 한국 반도체 업체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6월 TSMC의 구마모토 반도체 공장 계획을 승인하면서 최대 4760억 엔(약 4조 6600억 원)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은 “주요 국가들이 정부 주도로 자국의 첨단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첨단 기술 무한 경쟁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
노벨상 버냉키 "유럽 재정 위기와 신흥국 자본 유출 주시해야"
국제 정치·사회 2022.10.11 07:06:17금융위기에 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재정적 압박과 환율 변동에 따른 신흥국 시장의 불안정성을 정책 결정자들이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책 결정자들이 그의 금융위기 연구를 통해 주목해야 할 사안이 무엇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다른 지역에서 전쟁 및 환율 리스크 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분명히 러시아로부터의 천연가스 단절로 인해 오는 많은 재정적 압박이 있을 것이며, 또한 신흥 시장은 강달러로 인한 자본 유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금융상황 자체가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상황이 악화되면 문제는 심화될수 있기 때문에 면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 문제와 관련해서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매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념해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 목표가 중기 목표라는 것"이라며 "그것은 6개월 이내에 충족 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연준으로 진로를 튼 2002년까지 프린스턴대 경제학과장 등을 지낸 통화정책 전문가다. 대공황을 집중 연구한 공황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노벨위원회는 앞서 “1930년대 대공황을 분석한 버냉키의 연구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 붕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전날 밤 휴대전화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시카고에 거주하는 딸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려줬다면서 "상을 받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다이먼 “美 6~9개월 내 침체…심각한 역풍 맞을 수도” 경고
증권 해외증시 2022.10.11 06:42:31이번 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어닝 시즌 시작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10일(현지 시간) 나스닥이 1.04%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75%, 0.32% 떨어졌는데요. 나스닥은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죠. 채권시장은 이날 콜럼버스 데이라 휴장했는데요. 종목별로는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와 수요 하락 우려가 겹친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AMD(-1.08%)와 마이크론(-2.89%), 엔비디아(-3.36%),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4.13%) 등이 대표적인데요. 월가에서는 경기침체를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 나옵니다. 침체 우려가 한 단계 더 높아진 거죠. 어닝 시즌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오늘은 침체와 연준의 정책, 어닝 시즌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버냉키 “금융여건 나빠지면 문제 심각해질 수 있어”…튜더 존스 “미, 경기 침체 대응책 준비해야” 우선 9월 고용보고서 이후 급격히 커지고 있는 침체 우려부터 알아보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미국은 사실상 여전히 좋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 소비자들이 더 나은 상태에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언급 없이 경제를 얘기할 수는 없다. 이것은 매우 심각하다”고 말을 시작했는데요. 그러면서 “매우 매우 심각한 역풍이 뒤섞이면 앞으로 6~9개월 뒤에 미국을 경기침체에 빠뜨릴 것 같다.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다이먼 CEO가 말한 심각한 역풍이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과 예상보다 높은 금리인상, 알려지지 않은 양적완화(QE)의 효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입니다. 이 같은 경제 허리케인은 앞서 언급한 바 있는데 이번에 눈에 띄는 건 시기입니다. 6~9개월 뒤, 즉 내년 중반까지 미국이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했기 때문인데요. 실제 미국 가계는 아직 좋습니다. 8월에도 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0.4%,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0.1% 증가했죠. 은행도 이 때문에 아직 건전한데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웰스 파고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 국민의 초과저축이 지난해 8월 정점(2조500억 달러)을 찍었는데요. 최근 1년 간 7500억 달러가량이 사라졌습니다. 비율로만 -37%인데요. 웰스 파고는 “미국 소비자들이 저축을 덜하는 반면 소비 습관은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쌓아 놓은 저축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2020~2021년에 쌓은 초과저축이 내년 3분기 정도까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저축률 3.5%로 감소 △신용카드 대출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 △초과저축 감소 등의 3가지 요인을 보면 미국 경제가 가계 부문만으로는 지속적으로 굴러가기 힘든 상태라는 게 웰스 파고의 판단입니다. 다이먼 CEO도 비슷한 그림을 봤을 수 있는데요.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미국의 11~12월 온라인 매출이 2.5% 증가한 209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 증가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창업자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우리는 침체 대응책(playbook)을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나는 침체가 지금인지 아니면 두 달 전에 시작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우리가 침체라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어 “인플레이션은 치약과 약간 비슷한데 튜브에서 꺼내면 다시 넣기가 어렵다”며 “만약 우리가 경기침체로 가면 모든 것(자산)에 부정적일 것이다. (침체가 오더라도 인플레를 잡는 게) 단기적으로는 고통이 있겠지만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 좋다”고 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시장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5%가 내년까지 가장 큰 하방요인으로 ‘연준의 과도한 긴축’을 꼽았는데요. 2위인 유럽의 에너지 위기(15%)와 차이가 컸습니다. 과잉 긴축은 침체 위험과 연관되는데요. 그래서인지 연준의 기준금리 피크는 내년 1분기(중앙값 4.250%)였고 그 뒤로는 떨어지는 거로 나옵니다. 같은 맥락에서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내년 1분기(3.59%)를 끝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나왔는데요. 내년에 미국이 침체에 들어갈 확률이 51% 이상이라는 답변은 41% 정도였지만 침체에 빠진다면 그 시점은 내년 1분기(62%)와 2분기(18%)가 압도적으로 많았죠. 올해 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0%, 내년에도 3.8%라고 점치기도 했습니다.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지요. 이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그는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은행들이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신흥국들은 강달러에 자본유출에 직면해 있다”며 “금융시장의 문제가 어떤 사건을 만들지 않더라도 그것이 금융시장 상황을 나쁘게 하면 문제를 더 키우고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가 정말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금리 한동안 제약적이겠지만 주의할 필요도”…퍼거슨 “시장 부서지지 않아 변동성이 클 뿐” 이는 아직은 2008년 금융위기 때의 상황은 아니지만 하나 둘,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부분이 생기면 이것이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금융시장 전체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뜻일 겁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버냉키가 달러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관심을 촉구했다”고 해석했는데요. 버냉키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더글라스 다이어몬드 시카고대 교수 역시 중앙은행들의 경쟁적 금리인상이 금융불안을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습니다. 이번 주 연차총회 주간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도 같은 생각이지요.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미국의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지만 차입비용이 경제를 물기 시작하고 있다"고 했고,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내년에 세계경제가 위축할 진정한 위험(real danger)이 있다”고 경고했죠. IMF는 중진국과 후진국이 90억 달러 상당의 외화자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는데요. 궁금한 건 연준입니다. 연준의 생각이 달라졌을까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연준은 피벗(Pivot)을 하지 못한다.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라며 “경기침체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근원 인플레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기도 하죠. 이날 나온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큰 틀에서 그런데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통제돼야 한다는 게 최우선”이라며 “연준이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연준이 금리를 4.5%를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올린 뒤 한동안 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는데요.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한 것도 문제입니다. 에반스 총재는 “더 많은 노동자가 노동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게 됐다”며 “연준이 더 높은 금리로 수요를 줄이지 않으면서 임금압박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고까지 했지요. 연준 2인자인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기본적으로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드러냈죠. 그는 이날 NABE 연설에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확실 시 될 때까지 한동안(for some time)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는데요. 다만, 이날 두 사람은 여지를 남겼습니다. 에반스 총재는 “오버슈팅 역시 비용이 많이 들고 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제한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는데요.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금융안정을 강조했던 최근 연설처럼 상황을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요. 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겠지만 그에 맞춰 경제도 더 빨리 둔화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경기에 대한 걱정인데요.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불확실성이 높으며 나는 글로벌 리스크뿐만 아니라 경제전망이 바뀌는 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통화긴축으로 인한 수요 완화가 부분적으로 진행돼 왔다. 소비자 저축에 관한 최근 데이터는 가계가 이전보다 완충 능력이 적어졌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가 줄어들 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레이너드는 또 △미국 금융 빠르게 긴축(자산가격 하락 및 차입비용 상승)했으며 △기업의 실적이 낮아지면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둔화할 수 있고 △전 세계 중앙은행 긴축에 따른 수요감소가 미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 등을 거론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명의 연준 관계자가 금리인상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그의 발언 뒤 주가가 살짝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핵심은 ‘한동안 제약적 금리’입니다. 금융안정과 빠른 경기둔화를 주의깊게 봐야하지만 지금은 긴축에 방점이 찍혀 있는 건데요. 애나 웡 블롬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먼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죠.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내 전망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 안이 테이블 위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며 11월에는 0.75%p가 가장 유력하다”며 “시장에 유동성이 꽤 부족한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시장에서 유동성이 충분하다. 시장이 부서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지만 큰 변동성은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국채와 모기지 같은 핵심 시장의 유동성이 약간 깨지기 쉬운 상태라고 했지만 채권(부채) 때문에 인플레와의 싸움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말에는 선을 그었죠. 이날 브레이너드의 발언 이후 11월 0.75%p 인상확률이 78.4%로 어제(81.1%)보다 약간 떨어졌지만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게다가 12월은 0.5%p 확률이 63.1%에서 57.9%로 줄어든 반면 0.75%p 가능성이 23.4%에서 되레 28.3%로 더 올랐죠. 월가, “증시 10~20% 추가 하락 가능”…어닝 시즌 "초기 분위기 안 좋아. 애플·JP모건·아마존 등이 핵심” 마지막으로 증시를 보겠습니다. 이번 주 대형 은행의 실적 발표가 시장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예상이 있는데요. 은행의 성적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미국 가계와 중소기업 같은 경제 전반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숀 크루즈 TD 아메리트레이트 트레이딩 전략가는 “은행으로부터 시작되는 어닝 시즌을 맞게 된다”며 “시장에 많은 변동성이 올 수 있다”고 했는데요. 전 바클레이스 CEO였던 밥 다이아몬드 아틀라스 머천트 캐피털 CEO는 “나는 대형은행 어닝이 약할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습니다. 블룸버그의 MLIV 펄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24명 가운데 60% 이상이 이번 어닝시즌이 S&P 500 지수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하는데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수요 둔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을 고려하면 어닝 시즌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터 간리 삭소 은행 주식 전략 헤드는 “3분기 어닝은 4분기 예상치의 명확한 하방위험과 함께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것”이라며 “3분기의 핵심 위협은 소비자들의 생계비용 급증과 상승한 임금이 기업의 실적을 갉아 먹은 것”이라고 내다봤지요. 최근 실적을 공개한 일부 기업을 보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20개사 중 65%가 전망치 이상의 실적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이는 직전 4개 분기 평균 78.1%보다 크게 낮은데요. 레피니티브는 3분기 어닝 전망치가 전 부문으로 따지면 4.1% 증가지만 에너지를 빼면 -2.6%라는 점도 봐야 한다고 합니다. 고유가에 이익을 보는 에너지를 빼면 전체적으로는 안 좋을 수 있다는 건데요. 4분기도 주요 업종의 약세가 예상됩니다. 전망치가 통신서비스(-9.5%), 금융(-2.9%), 소비자 관련(-2.3%), 소재(-2.1%), 기술(+0.2%) 등이라는데요. 어닝 스카우트의 닉 라이치는 “내년 1분기는 잘해야 보합이고 내년 2분기는 전반적으로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시기는 전체적으로 경기침체와도 맞물리죠. 그래서 월가에서는 27일에 나올 애플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최대 기업이면서 수요와 공급망 문제, 강달러, 고금리의 영향을 전반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JP모건과 월마트도 미국의 내수와 가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데요. 증시 전망은 계속 좋지 않습니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FO)는 “경제와 기업 이익이 의미있게 둔화하거나 연준이 금리를 더 높이 올리고 이를 오래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의 방향은 내려가는 쪽일 것”이라며 “우리는 경기침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는 게 신중한 자세라고 믿는다”고 전했는데요. 앞서 설명드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추가 20%, 폴 튜더 존스는 10%의 하락을 전망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영란은행(BOE)이 예정대로 14일에 시장개입을 중단하겠지만 그 전에 국채매입 규모를 키우고 연기금의 마진콜 압력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겠다고 하자 장기 국채금리가 또 올랐습니다. 3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의 경우 한때 연 4.5%를 돌파했는데요. BOE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셈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 머니마켓펀드(MMF)에 들어온 돈이 890억 달러로 코로나19 락다운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았다고 했는데요. 스콧 루브너 매니징 디렉터는 “소매 투자자들의 항복이 가까워졌다”고 했습니다. 항복 신호는 곧잘 증시의 바닥 신호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아직 리스크가 많은 듯한데요. 카말 바티아 프린시플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시장이 내년 1분기 어디 쯤에 바닥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그마저도 아직 시간이 꽤 남았다는 얘깁니다. 물론 그 전에 경기침체가 올지 안 올지, 온다면 언제, 얼마나 큰 규모로 오느냐가 핵심이겠지요. 다이먼 CEO의 말대로 허리케인이 온다면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생각하는 급격한 경기둔화와 금융안정 문제가 현실화하더라도 그것이 시장에 좋은 일이냐는 건 다른 얘기인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에 따른 확전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변동성지수(VIX)가 30을 넘어 32.45까지 올랐는데요. 시장, 계속 꼼꼼히 봐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유튜브 채널 ‘어썸머니’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주 추천주] 약세장 본격화…실적 모멘텀 신한지주·삼성엔지 뜬다
증권 국내증시 2022.10.11 06:30:00계속되는 고강도 긴축으로 약세장이 본격화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실적 모멘텀을 받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또한 경기 침체 우려로 그간 소외됐던 경기민감주와 소비주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했다. 10일 하나증권은 이번 주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신한지주(055550)와 삼성엔지니어링(028050)·LG전자(066570)를 추천했다. 신한지주는 3분기 순이자마진(NIM) 개선 폭이 5~6bp(1bp=0.01%포인트)로 시중은행 중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3분기 주당 400원 배당 및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 성장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판단이다. 아랍에미리트 하일앤드가샤는 온쇼어 부문(60억 달러) 입찰에 테크닙에너지스와 삼성엔지니어링·테크니몽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사실상 경쟁이 사라졌다는 판단이다. 카타르 라스라판, 국내 대규모 프로젝트인 에쓰오일 샤힌도 수주 대기하고 있다. LG전자는 외형 성장이 가시화되는 전장(VS)사업부가 흑자 전환하며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 수요 침체에도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가전 부문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포스코케미칼(003670)과 금호석유(011780)·현대차(005380)를 꼽았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중국산 소재 등을 활용한 2차전지를 장착한 차량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미(아르헨티나)·호주 등 미국 연방국가에서 니켈·리튬 등 주요 원료를 공급받는 포스코케미칼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호석유는 전반적인 시황 둔화에 장기 주가가 부진했던 점에서 저가 매수 매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경기 부양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제니시스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고 미국 전기차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00593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더블유게임즈를 눈여겨볼 종목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주가의 결정적 변수가 메모리 업황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4분기 재고 자산이 피크아웃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반도체 사이클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현 주가(9월 30일 종가 5만 3100원)는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서는 고환율 수혜가 부각되고 있는 점, 가동률 개선이 기대되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더블유게임즈는 게임 흥행 및 신작 출시 여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낮고 30%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점이 변동 장세에서 매력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올 하반기 영국에서부터 온라인 카지노인 ‘아이게이밍(i-Gaming)’을 론칭해 미국으로 확장하는 사업 계획이 구체화된 점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SK증권은 우리금융지주(316140)와 비에이치(090460)를 추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금리 상승에 따른 NIM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비에이치에 대해서는 “수요 우려를 불식시킬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 하락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
[사설] ‘반도체 겨울’ 닥쳤는데 국회는 뭐 하나
오피니언 사설 2022.10.11 00:00:00삼성전자가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대만 파운드리 회사인 TSMC에 빼앗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TSMC는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48% 급증한 6130억 대만달러(약 27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DS) 부문 매출은 24조~25조 원대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이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10조 8000억 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31.73%나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정보기술(IT) 시장의 수요 위축과 재고 급증으로 ‘반도체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시장 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낸드플래시 평균 판매 가격이 올해보다 2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첨단 반도체 칩 및 반도체 생산 장비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발동했다. 매출의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국내 업체들로서는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주요국들은 반도체 패권을 놓고 사활을 건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TSMC가 반도체 왕좌에 오른 것도 법인세 부담률을 한국의 절반 수준인 14.1%로 낮추는 등 범국가 차원의 지원책 덕택이다. 미국 의회는 8월 520억 달러의 보조금 지원 등을 담은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켰고 IBM은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해 2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도 5월 참의원 본회의에서 첨단 기술에 대한 민관 협력을 담은 ‘경제안보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우리 국회는 첨단 분야의 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 정원 확대 등을 담은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이 8월 초 발의됐는데도 소위 심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여야는 정쟁의 늪에서 벗어나 K칩스법과 법인세 인하 법안 등을 하루빨리 통과시키는 등 초당적인 입법 지원에 나서야 한다. 지금은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모래주머니’와 족쇄를 제거해줘야 할 때다. -
"값비싼 구제금융 피할 역량 높여"…현 경제위기 대응책 시사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0 20:44:53“노벨상이 이례적인(unusual) 스텝을 밟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10일(현지 시간)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2022년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하자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선택”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노벨상 위원회가 순수 학자가 아닌 미국의 준(準)관료에게 상을 수여한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동안 기후변화나 기술 혁신, 빈곤 등과 같은 비(非)경제 이슈를 경제학에 접목한 학자들이 주목받았던 사례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실물경제를 다룬 학자들에게 노벨상이 돌아간 것도 이례적인 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노벨상이 제2 금융위기를 맞아 현실에 한 발짝 더 다가온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손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전 한은 경제연구원장)는 “아무래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위기가 왔으니 주목도 측면 등이 시상 배경으로 고려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현 경제 상황을 심각한 위기에 근접한 상태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버냉키 전 의장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연준으로 진로를 튼 2002년까지 프린스턴대 경제학과장 등을 지낸 통화정책 전문가다. 대공황을 집중 연구한 공황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노벨위원회는 “1930년대 대공황을 분석한 버냉키의 연구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 붕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토레 엘링센 노벨 경제학상 위원장은 “수상자들의 통찰력이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구제금융을 예방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년 2월부터 8년 동안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군림한 버냉키 전 의장은 경제위기의 ‘소방수’로 통한다. 위기 발생 후 즉각 구원투수로 나서 은행들에 사실상 무제한의 유동성을 퍼부어 금융 시스템을 마비 상태에서 건져냈다. 2007년 5%에 이르던 정책금리를 2008년 말에는 제로금리 수준으로 끌어내렸으며 더 이상 금리 정책을 쓸 수 없게 되자 그가 직접 고안해낸 양적완화(중앙은행의 발권력으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가 시장에 뿌린 돈만 약 3조 달러에 이른다. 크렘린 같았던 연준의 비밀주의를 깨고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와 같은 새로운 통화정책 기법을 선보인 것도 버냉키 전 의장의 성과로 꼽힌다. 버냉키 전 의장은 최근 그의 후임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직격탄을 날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5월 자신의 저서인 ‘21세기 통화정책’ 출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 등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준도 인플레이션에 뒤늦게 대응한 게 실수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준이 돈줄을 조일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 위기를 키웠다는 것이다. 2013년 당시 버냉키 의장이 긴축을 시사한 뒤 전 세계 시장에서 ‘긴축 발작’이 발생해 신흥국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커다란 혼란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에는 선제 대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한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앞으로 1~2년간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은 약간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은 고공 행진하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버냉키식 해법이 현 위기 상황에서도 최선의 해답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우진 KDI 연구위원은 “지금은 공급발 위기가 바주카처럼 쏟아부은 유동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것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수요 부문의 패닉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세부적 사정을 보면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 상당수 전문가들은 “버냉키가 미국 주택 시장의 과열을 과소평가해 위기를 키운 측면이 있고 그의 금융위기 해법이 금융 시스템에 더 큰 내재적 불안을 키운 과오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편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와 필립 딥비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는 1983년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을 통해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이 발생하는 이유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두 교수는 당시 논문에서 은행이 건전한 상태일지라도 금융위기가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의 불안이 뱅크런을 일으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또 뱅크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예금보험을 보장하고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등 직접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날 수상 발표 후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는 사람들이 금융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며 “은행은 실제로도 건전하고 사람들에게도 건전하다고 인식될 수 있도록, 또 통화정책에 투명하고도 최적화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D램 위축에 삼성·SK '그로기' 우려…"국가대항전서 낙오될 수도"
산업 기업 2022.10.10 18:13:5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 등의 여파로 위기에 봉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최근 이들 기업의 실적이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Consumption) 둔화, 중국(China) 리스크, 글로벌 경쟁(Competition) 심화, 국회(Congress) 법안 통과 지연 등과 같은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주도해왔던 K반도체의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D램 시장 위축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한국 기업들이 그로기 상태에 내몰릴 수도 있다”며 “경쟁국과의 국가 대항전에서 낙오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둔화=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10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에 쓰이는 범용 낸드플래시 고정 거래 가격은 9월 4.30달러로 전달(4.42달러)보다 2.55% 내렸다. 6월부터 4개월 연속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D램 가격도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PC용 범용 DDR4 D램의 경우 5월 칩당 3.35달러였던 가격이 9월 말 2.85달러로 곤두박질 쳤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시장 규모가 올해 전망치인 903억 달러(약 129조 원)보다 16%나 줄어든 759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시장이 꺾이는 가장 큰 이유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급감이 꼽힌다. 올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새로운 전자 기기의 구매를 꺼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날 기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 28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메모리 하향 사이클을 틈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가 올 3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창업 35년 만에 세계 반도체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메모리 하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이 투자액 조율을 하는 사이 파운드리 회사들의 약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 리스크=이달 7일 미국 산업안보국(BIS)은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강도 높은 대(對)중국 제재를 21일부터 발효하기로 했다. 반도체 칩의 경우 1초에 300조 번 연산 처리하는 300테라플롭스(TFlops) 인공지능 칩 등이 해당된다. 반도체 장비도 수출을 제한한다. △핀펫 구조나 16·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공정으로 만드는 로직 칩 △18나노 이하 D램 △128단 낸드플래시 제조 장비는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중국으로 들일 수 없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 제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장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중국 시안과 우시에 각각 낸드플래시·D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은 각사 낸드·D램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공장의 전 공정 장비 대부분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KLA 등 미국 업체들의 장비로 구성돼 있어 제재의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동 중인 삼성의 시안 공장,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 등은 중국 기업과 달리 사안별 검토 대상으로 분류돼 장비 공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 제재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경쟁 심화=미국은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중국을 누르는 사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내놓으며 반도체 리더십 탈환을 꿈꾸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 뉴욕주 북부에 1000억 달러(약 143조 원)를 투입해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산업육성법을 적용받아 520억 달러(약 74조 2000억 원)의 보조금,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표적인 IT 기업 IBM도 6일(현지 시간) 뉴욕주에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들여 반도체 인프라를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도 ‘반도체 굴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의 낸드플래시 회사 양쯔메모리(YMTC)는 내년에 올해 2배 규모인 70억 달러를 들여 신규 설비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TSMC·마이크론 등 유력 반도체 회사들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며 한국 반도체 업체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6월 TSMC의 구마모토 반도체 공장 계획을 승인하면서 최대 4760억 엔(약 4조 6600억 원)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은 “주요 국가들이 정부 주도로 자국의 첨단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첨단 기술 무한 경쟁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
오스템임플란트, 탄탄한 해외 수요에 '고환율 수혜'
산업 중기·벤처 2022.10.10 18:06:19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이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치과용 임플란트 1위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불안 요인이 여전하지만 탄탄한 해외 수요와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 덕분에 호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503억~552억 원에 달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대비 41.69~55.49% 증가한 것이다. 매출 전망치도 2654억 원~27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면 회사가 목표로 내걸었던 연간 매출 1조 원 달성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낙관론의 근거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해외 매출처에 수요가 견조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초 코로나 락다운으로 떨어져던 중국 수요가 이번 분기부터 본격화하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까닭이다. 다울투자증권이 관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3분기 치과용 임플란트의 수출 실적은 1억 7573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5.2% 증가했다. 중ㄱ국은 32.6% 늘었고 러시아도 2.4% 증가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북경, 광동 등 중국 지역의 매출이 목표 대비 100%를 넘어섰다”면서 “러시아의 경우 8월 일부 수출이 부진했지만 프리미엄보다 밸류 섹터(저가 상품)기 선호되는 지역으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환율도 호실적에 일조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원화 약세는 상대적으로 매출에는 도움이 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해외 매출이 전체에서 약 60%를 차지한다. 회사가 내놓은 상반기 사업보고서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 기준)은 191억 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민구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은 밸류 섹터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오스템임플란트는 그 중 시장점유율 1위 업체”라며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오센 판매 비중도 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 지역 등 해외 매출액 증가가 계속되는 덕분에 3분기부터는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 -
[여명] 누가 반도체를 ‘붉은 여왕의 트랩’에 가두는가
산업 기업 2022.10.10 17:59:21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가 위험하다. 과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한국 경제의 밑동 역할을 하며 굳건하게 지탱했던 대들보가 흔들리고 있다.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가 무너지면 무역수지·경상수지마저 위태롭게 되고 도끼눈으로 한국 경제를 눈여겨보는 외국인들의 태도도 돌변할 수 있다. 우선 경쟁국 기업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대만 TSMC는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아성’을 모래성 허물듯이 무너뜨렸다. TSMC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한 27조 5000억 원을 달성하며 삼성전자를 보란 듯이 추월했다. TSMC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글로벌 1위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31% 급감하며 어닝쇼크를 보인 것을 더 이상 예외적인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TSMC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는 매년 5.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는 연간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갈수록 메모리 강자인 한국 반도체의 위상과 지위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경쟁국 정부들이 ‘코리아 타도’를 외치며 의회와 기업과 삼각 편대를 꾸려 반도체 패권 장악에 국운(國運)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분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슈퍼컴퓨터용 칩 수출을 통제하고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제조 장비와 기술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애써 큰소리치고 있지만 미중 갈등이 증폭되면 우리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로 중국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면 매출의 4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 쪼그라질 수 있다. 이에 더해 경쟁국 기업들의 ‘반도체 칼날’은 더욱 예리해지고 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지방자치단체의 몽니와 어깃장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기업들은 ‘반도체 근육’을 더욱 단단하게 키우고 있다.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는 올해 총 43억 달러를 설비투자에 투입할 예정인데 이는 지난해 투자금액(20억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낸드플래시 회사 양쯔메모리(YMTC)도 내년에 70억 달러를 들여 신규 설비 구축에 나서는데 이는 올해 시설 투자금액(35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정보기술(IT) 기업 IBM은 뉴욕에 10년간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뉴욕주 북부에 1000억 달러(약 143조 원)를 들여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법이 적용돼 520억 달러(약 74조 2000억 원)의 보조금과 25%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인센티브가 크게 작용했다. 글로벌 시장은 그야말로 반도체 전시(戰時) 상태인데 한국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여야 정쟁의 희생양이 된 채 반도체특별법은 국회에서 심의조차 못 하고 있다. ‘대기업 지원=특혜’라는 낡은 도그마에 사로잡혀 기업 투자 방안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은 헛구호가 되고 있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붉은 여왕에게 묻는다. “힘껏 달리는데 왜 제자리인가요?” 붉은 여왕이 답한다.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간신히 앞으로 나갈 수 있어. 가만히 있으면 뒤로 밀리게 되지” 한국 반도체는 지금 ‘붉은 여왕의 트랩’에 걸려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 -
1년새 성장률 5분의 1토막…카카오 '문어발 확장' 毒 됐다
산업 IT 2022.10.10 17:53:46글로벌 긴축에 따른 플랫폼 산업의 거품 붕괴가 카카오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유동성 확장 국면에서의 적극적인 계열사 상장과 신사업 진출 등 ‘문어발식 확장’이 이제 오히려 리스크가 되면서 1년 새 성장률이 5분의 1 토막이 나는 등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카오의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 9488억 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의 매출 성장률(3분기 기준)은 2019년 31%, 2020년 41%, 지난해 58%로 꾸준히 높아졌지만 올해는 크게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카오의 분기 매출 연간 성장률(YoY)이 10%대로 떨어진 것은 2018년 3분기(16%)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1985억 원, 연간 성장률은 2020년(103%)과 지난해(40%)보다 크게 둔화한 18%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7일 카카오 주가는 5만 900원으로 지난해 말(11만 2500원) 대비 54.8%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50조 1500억 원에서 22조 666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카카오와 매출 규모가 비슷한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는 올해 3분기 2조 90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2020년(24%), 지난해(27%)와 비슷한 20%대 성장률(21%)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긴축,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인터넷 업계가 전반적으로 디지털 광고와 서비스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중 카카오의 실적 부진이 유독 심하다는 의미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는 그동안 ‘쪼개기 상장’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전략을 취했는데 그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 등 계열사 리스크가 생겼다”며 “이제는 글로벌 긴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그룹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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