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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쇼크'에 애플은 건재…韓부품주만 '주르륵'
증권 국내증시 2022.09.29 17:27:16‘애플 쇼크’에 관련 부품주들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애플은 1%대 하락에 그치며 선방하는 모습이다. 수요 둔화 파고에도 애플의 이익 방어력이 든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애플 수혜주들의 실적 모멘텀에 흔들림이 없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대표적인 애플 부품주로 꼽히는 LG이노텍(011070)은 전일보다 0.72% 하락한 27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22일 종가인 35만 5000원에서 5거래일 만에 22% 넘게 급락한 것이다. 전일 6% 급락한 비에이치(090460)도 0.92% 떨어진 2만 6900원을 기록했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14 시리즈의 증산 계획을 접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주가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판매량이 굳건하던 애플마저 경기 침체의 늪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감이 번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번 쇼크의 발단이 된 애플은 지난밤 1.27% 하락에 그치며 149.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4%를 넘었던 낙폭은 지수 상승에 따라 줄어들었다. 생산 확대가 취소됐지만 여전히 아이폰14 수요가 탄탄하고 애플이 이를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 덕분이다. 이날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기술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모델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 주가 220달러를 유지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아이폰14 판매 우려가 과도하다”며 부품주들의 최근 조정은 바닥에서 낚을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일 시장의 3일 출하량을 가지고 아이폰14 시리즈의 실패를 논하기 어렵다”면서 “아이폰 고가 라인인 프로 시리즈의 경우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며 이익 개선으로 애플과 부품사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의 경우 점유율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폰14 증산이 이뤄지지 않았어도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며 “오히려 밸류에이션과 아이폰 출하 동향을 볼 때 과매도 구간”이라고 말했다. -
[마감시황] 장 막판 코스피 상승분 ‘와르르’…겨우 2170선 수성
증권 국내증시 2022.09.29 15:49:36영국발 훈풍에 2210선까지 반등에 성공했던 코스피가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겨우 빨간불로 마감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64포인트(0.08%) 오른 2170.9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8.46포인트(1.31%) 오른 2197.75에 출발했다. 이후 외인의 주도 하에 상승폭을 키워나간 코스피는 2210선 탈환까지 성공했지만, 오후 들어 매도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2170선까지 지수가 후퇴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만 나홀로 매수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2194억 원을 순매수했다. 아울러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5394억 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32억 원, 19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오후 들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035720)가 하락 반전했다. 바이오젠 훈풍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6% 급등 마감했다. 반면 네이버(-2.00%), 카카오(-1.76%) 등은 하락 마감했다. 네이버가 20만 원에 못 미치는 수준에 장 마감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가 국채 매입에 나서기로 하면서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지만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이어지는 유로존과 영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감안해 심리적인 안정을 찾지 못했다”며 “월말, 분기말임을 감안해 수급적인 흐름 또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상존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20포인트(0.18%) 오른 675.07에 장마감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코스닥은 1.89% 상승 출발한 뒤 상승폭을 더욱 키워갔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힘없이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거셌다. 이들은 각각 1368억 원, 1074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459억 원을 순매도했다. -
"패닉 셀링 아니라 주식 사서 모을 때…2600 간다" 닥터둠의 조언
증권 국내증시 2022.09.29 14:29:31“지금부터는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사서 모을 때입니다. 내년 1분기까지는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 사이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삼으면서 2분기에는 2500~2600선은 가리라 봅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주가지수와 가장 상관계수가 높은 일평균 수출 금액 외에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광의통화(M2) 유동성 등 모든 지표를 고려할 때 현재 지수는 20% 정도 과소평가된 상황”이라며 “지금은 주식시장을 떠날 때가 아니라 참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01년 9·11 테러 직전의 주가 폭락과 반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 등을 거쳐 현재 대학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시장의 위기와 거품 붕괴 및 회복을 정확히 전망해 ‘한국의 닥터둠(doom·예측을 잘 하는 비관론자)’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해 10월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오갈 때 이미 “평생 못 본 폭락장이 올 것”이라며 거품 붕괴를 예고했고 올해 5월에도 “주가지수가 2200까지는 하락하며 6개월 안에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김 교수는 “지난해 4~5월에는 각종 지표들을 봤을 때 우리 주가가 40% 정도 과대평가돼 있었다”며 “당시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또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지난해 6월에 꺾였고 내년 1분기쯤이면 저점이 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1분기까지는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선행종합지수에서 추세 요인을 제거해 산출한다. 경기의 국면 및 전환점을 단기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코스피지수는 2100을 지킬 것으로 봤다. 그는 “지금도 저평가 구간인 만큼 2100은 충분히 지킬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는 2500~2600선은 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망 업종이나 특정 종목은 추천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리서치센터에 있지 않아 오를 업종이나 종목은 알지 못한다”며 “오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따라 사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경기 침체를 꼽았다. 김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2%로 낮췄지만 아마 마이너스성장할 것”이라며 “아직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 침체는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의 한계로 상당히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2008년과 2020년 위기를 겪으며 막대한 재정 정책을 이미 사용해 부채가 많고 통화정책 역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막상 금리를 내려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으리라고 봤다. 김 교수는 “주가지수가 상당히 오래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주가지수는 경기 침체 등을 선반영한 것”이라며 “현재보다 10~20%는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안 되며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닥터둠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비관론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표와 모형들이 말해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라며 “데이터만 보고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
[서학개미는 지금] 글로벌 증시 불안한데…개미, TQQQ·SOXL 3배 레버리지 싹쓸이
증권 국내증시 2022.09.29 11:18:25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세차례 연속 시행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 여진과 경기 침체 공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우려로 미국 증시가 주춤하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간 큰' 투자를 이어갔다. 개미들은 반도체에 대한 한결 같은 애정도 드러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한 주일간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미국 나스닥 지수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상장지수펀드(ETF)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TQQQ를 1억 1897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다만 미국 긴축 공포로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주춤했고 TQQQ 역시 4% 이상의 손실을 봤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역시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SOXL)’ ETF였다. 개미들은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담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을 1억 1257만 달러 순매수했다.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요 위축의 공포 속에서 한 주간 10.79% 하락했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500 트러스트 ETF(SPY), 뱅가드 SP 500 ETF(VOO),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SP 500 ETF(UPRO) 등도 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개인은 S&P500 종목을 시가총액 비중 순으로 투자하는 ETF인 SPY를 4708만 달러 순매수했다. 또 S&P500지수를 추종하는 VOO와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UPRO를 각각 1198만 달러, 936만 달러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은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인덱스 3X 레버리지 ETN(FNGU)에도 838만 달러 순매수했다. FNGU는 FAANG로 알려진 종목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술주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밖에 국내 투자자들은 루시드(LCID, 830만 달러), 니콜라(NKLA, 825만 달러), 블루버드 바이오(BLUE, 608만 달러), BMO 마이크로섹터 팡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BULZ, 572만 달러) 등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
상장 D-1 포르쉐, 공모가 최상단 설정 '자신감'
국제 정치·사회 2022.09.29 11:05:42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상장을 하루 앞두고 공모가를 최상단인 주당 82.50유로(약 11만4000원)로 책정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설정해 10년 내 유럽증시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달성하겠다는 자신감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 감독위원회와 집행위원회는 이날 포르쉐의 공모가를 당초 제시한 희망 범위(주당 76.50~82.50유로)의 최상단인 82.50유로로 확정했다. 전체 주식 수는 포르쉐의 상징적인 모델인 ‘911’을 기념해 9억1100만 주로 발행된다. 공모가 기준 포르쉐의 시가총액은 752억 유로가 된다. 전체 발행 주식 중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12.5%만 공모주 방식으로 매각한다. 포르쉐는 2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상장한다. 2011년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한 광산업체 글렌코어가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한 이후 유럽 내 최대 규모다. 포르쉐는 이번 상장을 통해 시총 기준 세계 5위 자동차 제조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모기업인 폭스바겐의 시총과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포르쉐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각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내 러시아발(發) 에너지 대란 우려도 겹쳤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필립 후초이스 분석가는 “이렇듯 어려운 시장에서 IPO를 성공시킨다면 그 자체만으로 포르쉐 사업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점은 이번 상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지난해 331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한 포르쉐는 올해 매출이 39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매출수익률은 지난해보다 2%포인트 상승한 18%가 목표다. 포르쉐 지분 75%를 보유 중인 폭스바겐은 이번 상장으로 최대 195억 유로를 조달한다. 수익금의 절반은 주주들에게 특별배당 형태로 환원하고, 나머지는 전기차용 배터리,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개발에 활용한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
휴비스, 2022년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진행
산업 기업 2022.09.29 10:10:51화학섬유소재 전문기업 휴비스(079980)가 30일부터 10월11일까지 2022년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29일 휴비스에 따르면 이번 공개채용은 재무, 구매, 해외영업, 생산 및 설비, 소재개발 부문 등에서 진행된다. 관련 전공의 학사 이상, 소재개발 업무는 석사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채용 절차는 서류심사와 온라인 역량검사에 이어 1,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되며 최종 합격자는 2023년 1월부터 서울 본사 및 전주 사업장, 대전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휴비스는 우수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매년 꾸준히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해왔다. 채용 후에는 개별 연수, 직급별 교육, 워크샵 등의 프로그램과 개인 역량 개발(IDP) 과정, 외국어 학습 지원 등 다양한 교육제도를 운영하며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또 의료비, 경조사, 주택자금 융자, 지방 근무 시 기숙사 제공, 복지포인트 운영 등 다양한 복리 후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휴비스 채용 담당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고용 한파 속에서도 휴비스는 2007년부터 매년 공개채용을 실시해 청년 실업 문제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휴비스는 ESG 경영 강화와 더불어 ‘친환경 고기능 차별화 소재의 글로벌 리더’라는 비전 달성을 위한 인재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비스 2022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관련 자세한 내용은 휴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韓 100대 기업 재고 100조 돌파…'복합위기' 역풍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09.29 07:00:00원자재 값 급등, 경기 위축의 여파로 국내 매출 100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1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한 곳당 1조 원어치 이상의 재고자산을 쌓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고금리 국면에서 1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도 1년 사이 53조 원 이상 늘어 정부의 한 해 예산 규모와 맞먹게 됐다. 올 하반기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소비 위축→재고 증가→생산·투자 감소→이익 축소→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9일 서울경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금융사 제외)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이들의 총재고자산은 98조 14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포스코를 비상장 사업 법인으로 떼어낸 매출 5위 기업 포스코홀딩스(지난해 말 기준 7조 6232억 원)와 최근 물적 분할을 단행한 세아베스틸지주(001430)(올 1분기 기준 5089억 원)의 재고자산이 전체 액수에서 빠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액은 최소 106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 규모는 포스코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의 수치까지 포함했던 지난해 2분기(76조 3868억 원)와 비교해도 최소 21조 7603억 원(28.5%)이 더 많은 규모다. 기업별로 보면 매출 1~4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기아(000270)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2분기 12조 7947억 원, 2조 8283억 원, 4조 9718억 원, 1조 7411억 원에서 올 2분기 21조 3902억 원, 3조 2967억 원, 7조 3108억 원, 2조 1575억 원으로 모두 크게 늘었다. 창고에 재고만 쌓이는 가운데 100대 기업의 부채 총계는 2분기 기준 588조 7055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분기(535조 2824억 원)와 비교하면 1년 새 53조 4231억 원(10.0%)이나 더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예산안(558조 원)보다 많고 올해 예산안(604조 4000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익률은 떨어졌는데 금리와 원자재 가격만 크게 오른 여파다. 지난 1년간 매출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회사들이 그간 코로나19 특수를 대비해 공급을 크게 늘렸다가 역풍을 맞은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값 급등,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복합 위기를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는 얘기다. 또 원자재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원재료를 미리 비축하려는 수요도 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뒤따른다.재고자산의 증가 양상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화학, 철강, 조선 등 대부분의 업종에 전방위적으로 걸쳤다. 기업들이 연초와 정권 교체기에 약속했던 투자까지 연쇄적으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이 소비 위축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상품과 원자재 재고를 동시에 쌓는 형국”이라며 “금융 비용이 증가하면서 제2 금융권을 찾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사설] 외국인 자금 이탈 급증, ‘제2환란’ 딴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오피니언 사설 2022.09.29 00:00:01원화 약세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급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8일 전일 대비 18원 40전이나 급등한 1439원 90전으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은 9월 들어 28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조 5010억 원 , 코스닥 시장에서 617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율은 30.68%로 금융 위기였던 200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아시아 외환 위기 재연 가능성’을 보도했다. 킹달러 현상으로 위안화와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자본의 아시아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제2의 아시아 외환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원화, 필리핀 페소화, 태국 밧화 등을 취약한 통화로 지목했다. 한국은 9월까지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경상수지도 조만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도 문제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대폭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3.25%로 한국의 기준금리 2.5%와 비교해 0.75%포인트 더 높다. 미국이 연내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대폭 올릴 것으로 보여 우리와의 금리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데도 정부는 4364억 달러(8월 말 기준)에 이르는 외환보유액만 믿고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에도 정부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다가 1400원 선을 넘자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 스와프 등 땜질 대책들을 쏟아냈다. 무역수지 적자에도 정부 관계자는 “경상수지가 흑자여서 염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으나 이제 경상수지 적자도 임박한 상황이다. 앞으로 한미 금리 격차 확대, 경상수지 적자 전환, 경기 침체, 기업 실적 부진 등이 이어지며 외국인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제2 환란’을 딴 나라 얘기로만 치부할 상황이 아니다. 경각심을 갖고 비상 플랜을 마련해야 할 때다. -
슈퍼달러에 '긴급조치' 효과 미지수…기업 자금조달 비상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28 20:16:05정부가 채권시장에 총 5조 원(긴급 바이백 2조 원, 국채 매입 3조 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초긴축발(發) 채권시장의 ‘금리 발작’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이 요동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정책 당국으로서는 치솟고 있는 금리를 진정시킬 필요성이 커졌다. 긴급 바이백은 정부가 시장에 예고한 물량 이상으로 국채를 사들여 금리 인상을 억누르는 일종의 비상조치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8일 콘퍼런스콜 형태의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30일 2조 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긴급 바이백을 단행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7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자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바이백과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이날 “최근의 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국고채 단순 매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매입 규모는 3조 원이다. 입찰은 29일 오전 10분간 한국은행 금융망을 통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한은은 2월과 4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 우려로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각 2조 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 바 있다. 이날 발표로 3년물 국채금리는 0.03% 오른 4.34%에 마감했다. 특히 10년물 금리도 0.12% 상승한 4.33%에 마쳐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의 증표로 받아들여진다. 그나마 이날 대책 발표로 금리 상승 폭이 축소된 채 마무리됐지만 4% 중반에 육박하는 고금리라는 점에서 정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중금리의 벤치마크 격인 국채금리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대출자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방 차관은 “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돼 주가가 하락하고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식과 회사채 시장 불안 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 변동 완화 조치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그래도 믿었는데 '네카오'의 몰락…시종 91조 사라졌다
증권 국내증시 2022.09.28 18:30:09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의 주가가 바닥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네이버·카카오의 실적 눈높이는 연신 낮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업황 부진과 재무 악화 우려가 더해지면서 반등할 여력이 없으며 오히려 주가의 하단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각각 47.03%, 49.42% 떨어졌다. 네이버는 이날 장중 19만 80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네이버의 주가가 20만 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 역시 장중 5만 6100원을 찍으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는 16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장중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올해 1월 3일 이후 각각 28조 7906억 원, 25조 7041억 원 증발했다. 지난해 최고가 대비로는 네이버(9월 6일 45만 4000원)와 카카오(6월 23일 18만 9500원)가 각각 41조 6000억 원과 약 50조 원의 시총이 사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2·3위 기업이라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극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지만 네카오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증권가는 반등은커녕 더 하락할 개연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연준이 내년까지 고강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주에 불리한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래 가치를 현재로 환산해 평가가 이뤄지는 성장주는 금리 인상기에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 상승이 쉽지 않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며 “네이버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아졌지만 매크로 환경을 감안하면 소위 성장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실제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1조 3804억 원, 744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발표된 7월 1일 전망치보다 각각 8.3%, 9.1% 하향된 수준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3255억 원인데, 업황이 더욱 악화할 경우 역성장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내년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 6722억 원, 9856억 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 각각 7.6%, 10.6% 하향 조정됐다.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뿐 아니라 이익 성장률이 더딘 상황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네이버의 경우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광고와 커머스의 매출 회복 여부가 중요하지만 아직 뚜렷한 이익 성장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 연구원은 “네이버는 경기 침체 여파로 광고 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확연하게 둔화된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 의미 있는 회복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게임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이미 출시된 게임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우마무스메)’ ‘오딘:발할라 라이징’ 등의 실적 변동이 여전히 크고 올해 말 발표할 예정인 신작 게임들의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며 “카카오는 광고 지면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게임 분야 매출까지 안정화돼야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네이버에 대해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를 기존보다 8.3% 하향된 33만 3000원을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하단에 근접했으며 인건비 등 비용에 대한 부담은 점차 축소되고 있어 매출 성장률만 반등한다면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 반등에 대한 뚜렷한 징조는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매수 기회를 탐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10월 '빅스텝' 수용으로 돌아선 정부… "정책 최우선순위는 물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28 18:21:4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분간 물가안정을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최우선 과제는 물가 안정이고 이후 경기에 대응한 추가 정책으로 넘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28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장마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인데 장마를 오지 않게 할 방법이 우리 힘으로는 없다"면서 "비가 오는 것은 소화를 하되 부실한 곳에서 축대가 무너지고 침수가 되고 하는 부분을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불안과 주가 급락 및 금리 급등과 같은 현상이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우리나라만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정부 경제 정책이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한국은행과 결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 정책은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라며 "환율, 금리 모든 거시 정책과 미시 정책을 그쪽 방향으로 가고 중앙은행과 우리의 스탠스에 일체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한은의 0.5% 포인트 이상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결정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이어 "경기를 살리면서도 물가도 안정시키는 해법은 경제학에는 없는 해법"이라면서 "지금 타이밍은 여러 상황에서 볼 때 우선은 물가를 안정시켜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
코스피 2200 깨지자…이제와 '증안펀드' 꺼낸 정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28 18:03:34잇따라 터져 나오는 대내외 악재에 금융·외환시장이 연일 요동치자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꺼내 들었다. 일단 채권금리의 급등세를 막기 위해 5조 원을 긴급 투입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등 증시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뒷북 대응으로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관련 기사 4·5면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2200선이 무너진 것은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원·달러 환율도 하루 만에 급반등해 전날보다 18원 40전 오른 1439원 9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442원 20전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16일(고가 기준 1488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1440원을 돌파했다. 환율·물가·가계부채 문제에 경기 침체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애플이 수요 부진을 이유로 올해 아이폰 증산 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중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자 위안화 가치도 급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0.54% 올린 7.1107위안으로 고시하며 9거래일 연속 위안화 절하에 나섰다. 역외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달러당 7.24위안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가치 급락은 최근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진 원화 가치도 함께 끌어내렸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 홍콩 항셍지수는 3.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8% 빠졌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당국은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5조 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2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조기 상환)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한은도 3조 원어치의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최근 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과 실무 회의를 갖고 증안펀드 재가동 등 시장 안정 조치 실행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이날 금융감독원과 금융시장 합동 회의를 개최하고 주식시장 등에 대한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7월 발표된 회사채 안정화 방안을 활용해 저신용 기업의 회사채 매입을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추가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 달 14일까지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규모 감세 정책 발표 이후 영국의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화가 폭락하자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것이다. -
[단독] 쌓인 '재고 100조'·늘어난 '빚 53조'…기업 곡소리
산업 기업 2022.09.28 18:02:23원자재 값 급등, 경기 위축의 여파로 국내 매출 100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100조 원을 돌파했다. 기업 한 곳당 1조 원어치 이상의 재고자산을 쌓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고금리 국면에서 1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도 1년 사이 53조 원 이상 늘어 정부의 한 해 예산 규모와 맞먹게 됐다. 하반기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소비 위축→재고 증가→생산·투자 감소→이익 축소→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8일 서울경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금융사 제외)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이들의 총재고자산은 98조 1471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포스코를 비상장 사업 법인으로 떼어낸 매출 5위 기업 포스코홀딩스(지난해 말 기준 7조 6232억 원)와 최근 물적 분할을 단행한 세아베스틸지주(001430)(올 1분기 기준 5089억 원)의 재고자산이 전체 액수에서 빠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액은 최소 106조 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 규모는 포스코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의 수치까지 포함했던 지난해 2분기(76조 3868억 원)와 비교해도 최소 21조 7603억 원(28.5%)이 더 많은 수준이다. 기업별로 보면 매출 1~4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기아(000270)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2분기 12조 7947억 원, 2조 8283억 원, 4조 9718억 원, 1조 7411억 원에서 올 2분기 21조 3902억 원, 3조 2967억 원, 7조 3108억 원, 2조 1575억 원으로 모두 급증했다. 창고에 재고만 쌓이는 가운데 100대 기업의 부채 총계는 2분기 기준 588조 7055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분기(535조 2824억 원)와 비교하면 1년 새 53조 4231억 원(10.0%)이나 더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예산안(558조 원)보다 많고 올해 예산안(604조 4000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익률은 떨어졌는데 금리와 원자재 가격만 크게 오른 여파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이 소비 위축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상품과 원자재 재고를 동시에 쌓는 형국”이라며 “금융 비용이 증가하면서 제2 금융권을 찾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반대매매 비중 20%' 빚투개미 벼랑인데…추가 대응카드마저 "검토만"
증권 국내증시 2022.09.28 17:58:48천장 뚫린 환율에 이번에는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덮치면서 국내 증시가 또다시 급락했다. 2년 2개월여 만에 2200선도 내줬다. 수출 의존형에 기술주 중심이라는 특성에 환율·물가·가계부채라는 ‘트릴레마’까지 더해져 우리 증시는 아시아 증시 중에서도 유독 급락하고 있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32조 원을 사들였으나 끝없이 주가가 추락하면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20%까지 치솟으면서 ‘빚투 개미’들은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이다. 뒤늦게 금융 당국이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장 종목 45% 신저가…韓 증시 유독 더 하락=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1103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체 상장 종목 935개 중 48.2%인 451개 종목이, 코스닥은 1511개 종목 중 43.1%(652개)가 신저가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5만 25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8만 500원까지 떨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 환율뿐 아니라 경기 침체 이슈도 부각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달러 강세, 금리 급등 등 최근 주식시장 하락을 야기한 요인들이 한꺼번에 유입되며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주가가 반등할 요인이 보이지 않는 점도 악재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06억 원, 1782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는데 개인은 3260억 원을 순매수했다.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개인들의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과 비중은 각각 392억 원과 20.1%로 치솟았다. 반대매매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은 올해 1월 21일(22.3%) 이후 처음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신용잔액률이 5% 넘는 종목은 코스피·코스닥 합쳐 237개였다. 신용거래가 많은 종목은 주가 하락시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8조 7767억 원으로 코스닥(8조 7884억 원)이 전체의 47%를 차지한다. 우리 증시의 급락세는 아시아 증시 중에서도 유별났다. 일본(닛케이225지수)과 중국(상하이종합지수)지수는 1.5%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당국, 뒷북 대책도 “검토만”…증안펀드 확 늘려야 지적도=상황이 심각해지자 금융 당국은 증안펀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유관 기관과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해 두 차례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28일 오후에도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안펀드는 지수 급락을 제어하기 위한 기금이다. 지수 대표 상품을 매입해 지수 급락을 막는 방식이다. 코로나 초기인 2020년 3월 말 5대 금융지주 등 금융권에서 10조 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 7600억 원 등 증안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4월 본격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당시에는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실제로 자금이 투입되지는 않았다. 캐피털콜(투자 대상 확정 후 실제 투자 집행시 자금 납입)을 통해 약 1조 2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는데 집행하지 않고 대부분 다시 돌려줬다. 이번에는 증안펀드의 규모가 기존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것이 이유다. 지난달 말 2400이던 코스피지수는 한 달여 만에 20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미국의 초긴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고 여기에 기업들의 실적 악화까지 이어질 경우 추가 주가 하락도 가능하다. 다만 펀드 규모를 기존 10조 7000억 원에서 더 키우려면 출자사들이 각각 이사회를 열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가 코스피지수가 2000대로 내려가면 증안펀드가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펀드를 집행하고 필요하다면 규모를 20조 원 이상으로 더 키워 운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심상치 않은만큼 신속하게 펀드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며 “지수 2000이 붕괴되면 불안 심리는 더 커질 수 있어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증시 안정화와 관련해 공매도 전면 금지 역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함께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기존에 시행 중인 △증권사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 △상장기업 자사주 매수 수량 제한 완화 조치 및 연장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지원 확대 및 연장 등 조치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지만 실질적으로 새롭게 제시된 내용은 확보된 매입 여력을 활용해 저신용 기업 회사채 매입에 나서겠다는 신호 정도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증안펀드 실무회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시장에 신호를 주는 셈이지만 향후 지수가 얼마나 더 내려갈지 알 수 없어 쉽사리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이나 일본과 같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금리 2배 오른 주담대에…미국 집값 10년 만에 하락
산업 기업 2022.09.28 17:56:44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미국 집값이 10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증시 붕괴에 이어 집값까지 꺾이면서 경기 침체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주가와 집값 하락은 ‘역(逆)부의 효과’를 일으켜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7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10개 도시 지수는 전월 대비 0.5%, 20개 도시 지수는 0.4% 각각 떨어졌다. 20개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3.6%), 시애틀(-2.5%), 샌디에이고(-2%)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부 해안 도시들의 하락 폭이 컸다. WSJ는 연준의 긴축 여파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은 것이 집값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연초 3%가량이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최근 6%를 돌파했다. S&P다우존스의 크레이그 라자라 전무는 “주택 시장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거시경제적 환경을 고려하면 이러한 추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코스타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 호가도 전달보다 0.1% 내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한편 CNBC방송은 증시 급락으로 미국인들의 자산이 최소 9조 달러 이상 쪼그라들었다고 전했다. 미국 가계가 보유한 주식·펀드 자산 규모는 연초 42조 달러에서 2분기 말 33조 달러에 그쳤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식 자산 감소로 내년 소비자지출이 540억 달러 줄어들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2%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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