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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빚 증가 속도 관리할 재정준칙 연내 법제화…예타 면제 요건 강화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13 08:45:53정부가 나라 빚 증가 속도를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을 발표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고 국가 채무가 60%를 넘어서면 그 기준을 2% 이내로 엄격히 관리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이 같은 재정준칙 운용으로 임기 내 국가 채무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중반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은 우리 경제의 최후의 보루이자 안전판”이라며 “건전재정 기조를 확고히 하기 위해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묶고, 국가채무(D1,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채무) 비율이 60%를 넘어서면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한층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보통 사회보장성기금 수지가 포함된 통합재정수지는 관리재정수지보다 양호한 경향이 있다. 즉 통합재정수지를 보면 일종의 ‘재정 착시’가 발생할 수 있어 관리재정수지를 기준으로 삼아 재정 운용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구속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시행령이 아닌 법(국가재정법) 개정으로 재정준칙 운용의 근거를 마련한다. 재정준칙은 법 개정 후 처음 편성되는 예산안부터 즉시 적용될 예정이다. 세계잉여금을 통한 국가 채무 축소 노력도 강화한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세계잉여금(집행되지 않고 남은 세입)이 발생하면 지방교부세를 먼저 정산하고, 잔액의 30% 이상을 공적자금상환기금에 보탠다. 그리고 그 잔액의 30% 이상을 채무 상환에 썼는데, 이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다만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경기 침체 등 예외 상황시 준칙을 일시 면제하기로 했다. 국가 위기 상황 시 재정을 충분히 이용해 극복에 나서기 위해서다. 다만 예외 사유가 소멸한 후 편성하는 본예산안부터는 준칙을 즉시 적용하고, 재정 운용을 다시 엄격하게 하기 위한 재정건전화대책을 반드시 수립하기로 했다. 정부는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기 위해 이달 중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정기국회 논의를 거쳐 연내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안도 발표됐다. 먼저 예타 제도의 면제 요건을 구체화하고 최대한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예타 면제를 남발해 재정이 남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또 대규모 복지 사업의 경우 먼저 시범 사업을 실시한 후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본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를 신설한다. 사업 효과를 판단한 뒤 재정을 운용하기 위해서다. 다만 경제 및 재정 규모의 확대에 발맞춰 사회간접자본(SOC) 및 연구개발(R&D) 사업의 예타 대상 기준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또 신속 예타 절차를 도입해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의 경우 예타 대상 선정 및 조사 기간을 11개월에서 7개월로 단축한다. 추 부총리는 “(이와 같은 조치로) 예타 제도가 재정의 문지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는 한편 예타의 신속·유연·투명성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
[이번주 증시 전망] 코스피 2400선 회복하나…美 물가지수 관건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3 07:00:00전세계적 긴축 흐름과 경기 침체, 달러 강세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지난 주 국내 증시에서도 관망세가 나타났다. 다만 미국 뉴욕증시가 3주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한 가운데 추석 휴장을 끝내고 12일 문을 여는 국내 증시도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예고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50~2450으로 제시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5.13포인트(1.04%) 하락한 2384.28에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약 2달 만에 5만 56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9월(5만 56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8.07포인트(1.02%) 하락한 777.8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에 따라 미국 등 주요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돌파하는 등 부담 요인이 커지며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0원을 넘긴 후 이달 2일 1360원, 5일과 7일 1380원을 차례로 뚫으며 고점을 높여왔다. 다만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멈추며 전날 종가 대비 3원 40전 내린 달러당 1380원 8전에 거래를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자신감이 확대되면서 금리와 달러가 소폭 하락했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추석 휴장을 앞둔 7일부터 글로벌 증시에는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긴축 공포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7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며 달러 강세를 한풀 꺾인 것도 미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간만에 문을 여는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3일 발표되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확인될 경우 긴축 공포가 완화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연말 금리 인상의 강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피크아웃 신호가 다시 확인된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부와 무관하게 두번째 베어마켓 랠리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드러나면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감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금리와 외환시장이 동반 안정되면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 업계는 증시가 좀 더 높은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킹달러’가 좀 더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했던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인다면 추석연휴 이후 코스피도 단기 반등할 전망이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채권금리 하락으로 단기 낙폭이 컸던 IT, 성장주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강달러 영향으로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기대되는 자동차주를 추천 종목으로 선정했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이에 해당한다. 또 2차전지·태양광 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가 명확한 친환경 섹터도 추천주다. 경기 방어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을 덜어내서 경기방어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
[이번주 추천주] 실적개선 현대모비스·신한지주 등 주목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3 06:30:00글로벌 긴축과 경기 침체, 강달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현대모비스(012330)와 콘텐트리중앙(036420) 등 하반기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이 이번 주 추천주로 제시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우호적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SK(034730)도 주목을 받았다. 12일 하나증권은 현대모비스와 신한지주(055550)·콘텐트리중앙을 추천했다. 현대모비스는 하반기 고객사들의 생산 증가와 납품 단가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2분기 실적이 완성차 생산 차질 및 비용 증가 등으로 부진했지만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지주는 3분기 순이자마진(NIM) 상승 폭이 시중은행 중 가장 크고 기초체력(펀더멘털)도 가장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땡겨요’ 등 비금융 생활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콘텐트리중앙은 넷플릭스의 ‘수리남’과 디즈니+의 ‘카지노’, 영화 ‘헌트’ 등 제작 콘텐츠를 앞세워 3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또 영화 ‘범죄도시3’의 제작이 확정되고 ‘지옥 시즌2’의 제작이 기대된다는 점도 시선을 끌고 있다. SK증권(001510)은 유가증권시장에서 SK와 JB금융지주(175330)를 추천했다. SK의 우호적 주주 환원 정책이 조명받아서다. SK는 지난달 29일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 뒤 내년 3월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전년 대비 주주 환원 금액은 18.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JB금융지주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이어진 양호한 실적과 인수합병(M&A), 주주 환원 등으로 은행주 중에서도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증권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스티팜(237690)을 추천했다. 최근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핵산 시장 업계 1위를 차지한 점에 주목했다. 또 리보핵산(RNA) 치료제의 성장에 따라 올리고 핵산의 매출 증가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유안타증권(003470)은 눈여겨봐야 할 종목으로 SK이노베이션(096770)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를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향 배터리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 제조사 포드의 픽업트럭 F150용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자회사 SK온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진행이 가속화되고 있어 외부 자금 조달로 배터리 투자금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가 2019년 이후 3년 만에 글로벌 투어에 나선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빅뱅의 월드 투어 수익 대비 약 30~40% 이상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016360)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를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공장 증설을 통한 2차전지의 매출 성장과 인플레이션감축법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원재료 및 운송비의 하향 안정화로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판가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
재계 수장·사모펀드 제왕 '한마음'…"위기에 투자" [시그널]
증권 IB&Deal 2022.09.13 06:30:00최근 금리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로 기업과 투자가들 모두 투자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과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선 '벌써 겨울이 왔다’는 말이 돌고 있고,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계 빅샷과 투자업계 거물들은 최근 위기 상황을 오히려 ‘투자 기회’로 보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어 주목된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꼽히는 MBK파트너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달 서울경제 창간 62주년 특별 인터뷰에서 “연초보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했지만 투자의 ‘황금창(골든윈도)’은 더 활짝 열렸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사모펀드는 경제가 지금같은 ‘다운턴(경기 하강기)’에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훨씬 더 많은 자금을 집행하고 ‘업사이클(호황기)’에는 매각에 주로 나서 자금을 회수한다. 그래서 경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처럼 경기가 완연한 하락세를 띠고 있는 국면이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김 회장은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경기 사이클을 별로 타지 않고 △고객 로열티가 ‘끈적한(Sticky)’ 곳 △현금흐름이 꾸준히 들어오는 곳을 ‘좋은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내년에는 신규 펀드 조성에 나설 것”이라며 올 하반기와 내년 중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스타트업들의 투자에 돈줄이 말라가는 VC업계 일각에서도 최근의 경제 상황을 역으로 투자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 상반기 263억 원의 급여를 신고해 ‘VC 업계 연봉왕’으로 이름을 올린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부사장이 이 같은 행보에서 대표 주자로 꼽힌다. 그는 에이티넘인베가 2014년 결성해 1조 원 넘는 이익을 거둔 ‘에이티넘 고성장 기업 펀드’의 투자를 이끈 주역이다. 김 부사장 역시 최근의 경제 상황이 VC 업계에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벤처업계에 닥친 위기가 이전에 겪은 수차례 위기보다 훨씬 심각하다” 면서 “유동성 부족이나 투자 회수 시장의 침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벤처투자가들의 투자 본능마저 크게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부사장은 “없는 자금이라도 최대한 끌어와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단지 스타트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고 ‘좋은 스타트업’을 비교적 낮은 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VC 간 경쟁도 줄었고 스타트업들이 몸값을 높여 자금을 확보하기도 어려워 돈이 있는 투자가라면 유리한 위치에서 베팅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덧붙였다. ‘불경기에 투자한다’는 명제는 대한상의 회장으로 재계 수장인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지난 6일 SK하이닉스(000660)는 15조 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M15X) 투자 계획을 밝혔다. 15조 원의 천문학적 투자 자금 조차 1차 투자 계획일 만큼 최 회장의 투자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SK측은 2025년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활황을 보인다면, 이때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불황일 때일수록 더 투자해야 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이 이번 투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면서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SK그룹은 올 해부터 5년간 반도체·바이오 등에 247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를 집행한다’는 최 회장의 기조가 반도체 뿐 아니라 에너지와 바이오, 미디어 부문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
[고광본 선임기자의 관점] “복합위기 속 골든타임…리더십 세우고 비전 제시·국력 결집해야”
산업 IT 2022.09.12 18:02:188일 96세를 일기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통합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영국과 영국의 옛 식민지 등 영연방 56개국의 상징이었다. 1952년 25세 때 왕위를 계승한 여왕은 판단력이 뛰어나고 유머 감각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돋보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개회식 영상에 ‘본드걸’로 출연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19세였던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중위로 참전해 트럭을 정비, 운전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실천했다. 이런 여왕이 있었기에 영국 왕실은 일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왕실 무용론’을 극복할 수 있었다. 물론 ‘입헌군주제’하에서 여왕이 정치적 책임을 질 일은 거의 없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윈저 이야기: 영국 왕실의 비밀’을 보면 여왕은 왕실의 인기가 너무 낮아 왕실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나 역으로 왕실의 인기가 너무 높아 과도하게 기대치가 커지는 것 모두를 경계했다. ◇위기관리 능력 절실한 퍼펙트스톰에도 ‘미숙한 리더십’ 여왕의 통합 리더십은 글로벌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 몰아치는 요즘 참고할 만하다. 윤석열 대통령 등 당정청의 위기관리 능력과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리더십이 미흡하고 미숙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과 공급망 붕괴,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위기에는 국가의 생존과 미래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국력을 결집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정을 책임져야 할 최고 지도자는 준비와 경험 부족 등으로 집권 초반부터 리더십 위기에 처했다. 30% 전후로 떨어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하지 않고 여당은 당권 싸움으로 허송세월하고 있으며 야당은 국정 발목 잡기를 한다. 여야가 진흙탕 정쟁으로 치달으며 국정은 혼돈 상태에 빠졌다. 민간 주도 시장 경제, 한미 동맹 격상, 탈원전 폐기, 재정 건전화 추구 등 국정 기조는 나름 방향을 잘 잡았으나 미래를 위한 노동·교육·공공·연금 등의 구조 개혁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역대 정권처럼 ‘규제 철폐’도 외치고 있으나 아직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지방 소멸 우려 대책이나 노사정 대타협 등 어려운 숙제에는 제대로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 5대 강국을 만들겠다면서도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내년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3% 증가에 그쳐 총예산 증가율보다 2.2%포인트 낮고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 기관 등 연구 현장에 대한 자율성 부여에도 인색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가장 중요한 첫해의 골든타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가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추진력과 포용성도 크게 부족하다. 물론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도 저마다의 고질병을 안고 있고 미래 개척을 위한 국가 리더십 구축에도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경제·안보와 과학기술을 한몸으로 묶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한눈을 팔면 글로벌 정글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우리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철강·화학 등 제조업뿐 아니라 한류의 원동력인 K콘텐츠의 힘도 강하다. 그만큼 저력이 있다. 따라서 미래 지향적 국정 어젠다를 제시하고 국가 리더십을 세워 국력을 결집하면 시너지를 내면서 주요 5개국(G5) 진입의 토대를 놓을 수 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복합적인 국내외 도전과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아우르는 초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국가 리더십 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렇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도 위태로워질 수 있는 비상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서양의 국가 흥성(興盛) 이끈 리더십 주목해야 우선 오일쇼크 이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상황에서 1981년 초 집권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Let’s 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비전을 내놓았다. ‘위대한 소통가’로 불리며 고비마다 국민을 설득했다. 우선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물가를 잡았고 재정 긴축과 감세, 시장·금융 규제 완화, 불법 파업 무관용이라는 ‘레이거노믹스’를 통해 경쟁력을 되살렸다. 기업가정신도 고취했다. 국방력을 강화해 소련과의 강 대 강 대치 끝에 냉전 종식의 계기를 마련했다. ‘철(鐵)의 여인’으로 불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1979~1991년 집권)는 재정 긴축, 공공 분야 민영화, 노조 불법 행위 강경 대처 등으로 당시 지나친 복지와 경제 간섭의 폐해 등 이른바 ‘영국병’을 치유했다. 물론 레이건과 대처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열며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받는다. 미국에서 남북전쟁의 와중에도 정적까지 포용하며 국가 통합을 이뤄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1861~1865년 재임)의 리더십은 단연 돋보인다. 그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내걸었고 노예 해방을 선언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1933~1945년 집권)도 1929년 말 시작된 대공황으로 양극화가 심해지자 부유세 강화, 노사 관계 제도화, 사회보장법 도입, 인프라 투자 확대 등 ‘뉴딜 정책’을 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집권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1993~2001년 재임)은 재정 적자 축소와 부유층 증세를 추진해 보수·진보 모두의 반발을 샀으나 결국 재정 흑자, 물가 안정, 높은 경제성장을 이끌어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009~2017년 집권)은 4500만 명 이상에게 의료보험이 없었던 현실에서 공화당과 고소득자는 물론 블루칼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설득해 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2005~2021년 재임)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조업과 물류에 접목하는 ‘인더스트리 4.0’을 표방하며 제조업 강국의 명예를 회복하고 난민 수용, 기후변화 대처 등에 앞장섰다. 그는 ‘무티(엄마) 리더십’으로 유럽의 리더가 됐다. 다만 급격한 탈원전 및 러시아 가스 의존 정책은 옥에 티로 지적된다. ◇우리에게도 남명과 정조의 ‘실사구시’ 리더십 있어 서양에 기사도 정신이 있고 유태인에게 후츠파 정신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남명 조식 선생 등의 선비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임진왜란이나 구한말·일제강점기 등 나라가 누란지위에 처했을 때 의병이 들불처럼 일어난 것은 우리의 저력을 보여준다. IMF 경제 위기 때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을 벌였다. 최근 서울경제가 산학연 관계자 등 100여 명과 함께한 ‘2022 과학기술 K-기업가정신 캠프’의 화두 중 하나도 남명 사상이었다. 남명은 지행합일과 실천을 강조하며 민생 구제와 튼튼한 국방에 주력했다. 세상을 혁신하기 위해 도전하는 ‘기업가정신(起業家精神)’의 원류 중 하나다. 정인홍·곽재우 등 남명의 제자 50명 이상은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지자 각각 의병장으로 맹활약하며 나라를 구했다. 이후 정조 때(1776~1800년 재위) 정약용·홍대용·박제가 등 실학자들이 나라를 바꾸려고 노력한 것도 남명의 실사구시 사상과 궤를 같이한다. 시대를 건너뛰어 1920~1930년대 이병철(삼성)·구인회(LG)·허만정(GS) 같은 1세대 기업인들이 무더기로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국가적으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며 “기업가정신은 경제나 과학기술뿐 아니라 정치와 행정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이우일 과총 회장 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퍼펙트스톰 상황에서 위기 극복과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정치권도 여야를 초월해 협치하며 국가 리더십을 하루빨리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 “구동존이의 정치적 리더십 절실” “세계 주요국들이 리더십 부재로 고전하고 있으나 한국은 리더십 위기의 속도와 깊이·진통이 더 큽니다. 구동존이(求同存異·다른 점을 인정하며 공동 이익 추구)의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은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정치에 뛰어들었고 취임식에서 ‘자유’를 수없이 외쳤다”며 “하지만 공정과 상식을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거나 설령 있다 해도 국민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학 교수인 신 소장은 리더십 불안정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은 물론 새로운 총리(리즈 트러스)를 선출한 영국, 앙겔라 메르켈의 공백이 아쉬운 독일, 힘겹게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의 프랑스 모두 마찬가지이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한국의 리더십 위기는 더 심하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이 구조 개혁을 차분히 실행해가더라도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냉엄한 성찰은 시급하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신 소장은 “다양한 인재를 등용하고 구동존이의 자세로 국민과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ECB 자이언트스텝에 주춤했지만…"달러 강세 흐름 이어진다"
국제 국제일반 2022.09.12 17:54:12월가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폭이 9월을 정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역사적인 강세를 보이는 달러 가치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4주 만에 처음 하락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여러 경제 여건상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8.84로 6일 110.21까지 올랐던 것에 비해 후퇴했다. 9일 현재 주간 기준으로는 0.48% 하락해 4주 만에 첫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달러·유로 환율은 6일 0.9909달러까지 하락(달러 강세, 유로 약세)하고 장중 0.98달러대까지 내렸지만 12일 1.0078달러로 1달러대를 회복했다. 엔·달러 환율도 7일 144.30엔까지 올라(엔화 약세)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9일 142엔까지 하락한 후 12일에는 143엔대에서 거래됐다. 역외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7일 6.9711위안까지 올랐지만(위안화 약세)12일 6.9455위안대로 진정됐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8일 1.1482달러까지 내려 37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후 12일 1.1609달러로 소폭 반등했다. 가장 큰 이유는 ECB의 긴축이다. ECB는 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예금금리를 0%에서 0.75%로 올리며 2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2%로 낮추기에는 여전히 낮다”며 향후 두세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로이터는 복수의 ECB 소식통을 인용해 “ECB 정책 입안자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2% 혹은 그 이상으로 올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유로화 가치가 반등하며 달러 약세로 연결됐다. 그동안의 달러 가치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도 달러인덱스를 끌어내렸다. 그레그 앤더슨 BMO캐피털 외환 부문 대표는 “시장은 역사적인 수준까지 올라간 달러화 가치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겨울철 유럽에 전력난이 발생하고 이는 유럽의 경기 침체 및 유로화 약세로 연결될 수 있다. 조너선 피터슨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높은 실질금리 등으로 달러 강세에 우호적인 환경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존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가 안 좋은 가운데 미국만 선방을 해 달러를 사려는 수요는 여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양적 긴축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가치의 극적인 반전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계경제 키워드 S·T·O·R·M…경기 하방국면 진입”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2 11:00:00세계경제가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확장 국면이 마무리되면서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진적 통화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경제 침체 등 각종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되면서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발표한 ‘글로벌 5대 리스크 요인의 향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5개 키워드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딴 ‘STORM’을 올 하반기 세계경제를 관통하는 단어로 소개했다. ‘세계경제의 침체(Stagnation)’ ‘미중 교역 전쟁(Trade war)’ ‘오일 쇼크(Oil shock)’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Russia)’ ‘미 연준의 급진적 통화정책(Monetary policy)’ 등의 첫 글자를 땄다. 먼저 연구원은 세계경제가 경기 사이클상 위기 직후 상승 국면이 종결되고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발적 리스크 요인이 경기 하강 폭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제기된다. 내년 세계경제는 올해보다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과 교역 단절로 대중 수출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원인으로 작용했던 고유가는 글로벌 성장 부진에 에너지 수요가 위축되면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 에너지 성수기 때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양국 간 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이 유로존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급격히 정책 금리를 올리고 있는 점도 세계경제의 교란 요인이 되는 상황이다. 연구원은 대부분 국가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경제 건전성이 약화돼 작은 충격에도 경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갈수록 리스크 요인의 영향력이 완만히 감소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경착륙 등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퍼펙트스톰’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 17조 사들인 개미 눈물…네카오 등 순매수 종목도 줄줄이 파란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2 10:28:51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 기업의 이익 둔화 우려가 겹치며 코스피가 2300대로 주저앉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8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조 9000억 원(유가증권시장 22조 6000억 원, 코스닥시장 8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삼성전자(005930)가 차지한다. 개인 투자자는 연초 이후 삼성전자 보통주를 17조3660억 원, 우선주를 1조 690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사들인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손실 구간에 놓인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개인 평균 매수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 5937원이다. 8일 종가 5만 5600원 기준으로 16%가량 손실권이다. 긴축 기조 여파에 개인투자자들의 성장주 투자성적표도 부진하다. 개인들은 올해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를 각각 2조 3395억 원, 1조 8400억 원 순매수했다.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를 평균 30만 3494원, 9만 715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주가는 각각 23만 1500원, 6만 8000원으로 떨어졌다. 네이버는 24%, 카카오는 25% 손실권이다. 그 밖에 SK하이닉스(000660)(1조 3807억 원), 카카오뱅크(323410)(1조 440억 원), 삼성전기(009150)(1조 360억 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9601억 원), LG전자(066570)(8213억 원) 등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하지만 카카오뱅크(-33%), LG전자(-15%), 삼성전기(-13%), 두산에너빌리티(-10%), 삼성전자우(005935)(-7%), SK하이닉스(-5%) 등 개인 순매수 상위 9개 종목이 모두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 이익 전망이 꺾이고 있는 만큼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연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은 "선진국, 신흥국 모두 올해 대비 내년도 이익 전망치 하락세가 가파르다"며 "통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이익 증가율에 민감해 현재 글로벌 국가들의 낮은 PER에도 불구하고 저가 매수 기회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 전반적으로 이익 전망치가 꺾이는 상황에서 내년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내년 성장률이 높은 종목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
코로나 끝났더니 킹달러에 발묶인 항공주
증권 국내증시 2022.09.11 18:46:28항공주들이 잇딴 호재에도 좀처럼 목표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입국 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여객 수요 증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지만, 고환율이라는 복병을 맞이해 발이 묶인 것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이달 8일 2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 전보다 1.4% 가량 떨어진 수준으로, 대한항공은 이 기간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며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한달전보다 7% 하락했으며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등 저가항공사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항공주는 이달 들어 정부가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하면서 몸값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행 빗장이 풀리면서 관광 수요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때마침 국제유가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급락세에 접어들며 유류 할증료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호재에도 항공주가 날아오르지 못한 것이 환율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이전부터 항공사들의 고질적인 문제는 높은 환율 민감도였다"며 "항공기 리스부채의 대부분이 외화부채이며, 연료유류비의 지급이 외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단, 영업외단 모두에 있어 환율 상승은 악재"라고 말했다. 달러 환율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최근 1384.4원에 이르렀다. 2분기말 원·달러 환율은 1298.9원이었는데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의 각각 별도 기준 외화 관련 손익은 -1,940억원, -198억원, -158억원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올 연말 원·달러 환율은 1325원으로 전망되는 만큼 항공사들의 외화관련 손실폭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객 수요가 회복세에 올라선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노선별로는 미주 노선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송량의 71% 수준까지, 동남아 및 일본 노선이 각각 39%, 11% 수준까지 올라왔다. 박 연구원은 "앞으로는 환율과 무관하게 상용 수요 비중이 높은 미주 노선 및 점차 규제가 완화 중인 일본 노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킹 달러 너무 좋다"…치솟는 환율 반기는 개미들[코주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11 15:15:59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1380원을 넘었고, 이제 1400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장중 고가 기준 1392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에디터를 포함한 개미투자자에겐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는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환율 예상은 신의 영역이긴 하지만, 이유를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왜 오르는지, 킹달러 시대 투자법 등을 <코주부>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환율 왜 오르는거니…파월 때문이라고?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습니다. (복잡해 그냥 핵심만 말해봐. 이런 생각 하실 것 같아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적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 일변도였던 달러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후 초강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금은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가 아니다”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9월 개최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죠. 파월 발언과 환율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준의 최대 과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려 있는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포석입니다.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러면 경기도 안 좋은데 굳이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국제 금융자본은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해외 투자가 줄어들면 국내에 있는 달러가 줄어들게 될 테고, 이는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한미 금리 역전과 격차 확대 가능성도 환율 고공행진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연 2.25~2.50%)과 한국(2.50%)의 정책금리 상단이 같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9월에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미국(3.00~3.25%)의 정책금리 상단이 우리나라보다 0.75%포인트나 높아집니다. 기준금리는 시차를 두고 시중은행 등의 금리에 반영됩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미국보다 이자를 덜 주는 한국은 투자처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 긴축 외에 유로존과 중국 경제의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도 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현재로선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이유를 찾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투자 기회는 많아 ▲은행별 환전수수료(사고팔때 합산) KDB산업은행 3% 신한은행 3.5% 우리은행 3.5% KB국민은행 3.5% 하나은행 3.5% SH수협은행 3.8% 다행히 킹달러 시대 투자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나씩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직관적인 투자 방법이 떠오르시죠? 맞습니다. 은행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집 안 장롱에 고이 모셔두면 됩니다. 이때 환전 수수료는 생각하셔야 합니다. 은행 환전 수수료는 보통 3~4% 정도입니다. 돈을 벌려면 수수료보다 달러 가치가 더 올라야 하겠죠? 외화예금도 있습니다. 에디터가 직접 은행에 물어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화예금 이자율이 0%대였지만,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하나은행의 경우 한 달만 맡겨도 2.35%, 6개월이면 3.29% 1년이면 3.61%의 이자를 준다고 합니다.(은행마다 이자가 다르니 비교는 필수) 은행 가기 귀찮은데, 다른 방법은 없니? 이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달러가 있다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달러 RP는 증권사가 보유한 달러 표시 채권을 투자자에게 판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약정 가격으로 증권사가 다시 사들이는 상품입니다. 증권사에 따라 다르지만 수익률은 세전 기준 2.7%에서 3%초반까지 다양합니다. 예금자 보호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 방법을 생각하신다면 달러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ETF는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달러가 오른 만큼 수익도 늘어납니다. 대표 상품 중 하나인 KODEX미국달러선물ETF의 수익률은 8월 기준 20%에 육박합니다. 환전 수수료는 없습니다. 다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연 0.2~0.4%대 운용 수수료와 매매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합니다. 해외 주식투자의 비중을 늘리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기술주 조정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위험 부담이 크겠죠? 이밖에 보험료 납입과 지급이 달러로 이뤄지는 ‘달러 보험’ 투자도 있습니다. 보험사의 환전특약서비스 등으로 원화로 가입해도 달러로 보험료 납입이 이뤄지는 만큼 직접 환전하지 않고 원화로 ‘환테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이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고, 초기에 수수료를 많이 떼기 때문에 중도 해지 시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고환율 정점? 대비책도 마련해야겠죠 최소 올해 말까지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반면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며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들도 있습니다. 유럽이 에너지 대란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주택시장 침체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앞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면 미국 달러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으로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면 됩니다. 실제 일부 개미들은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모양새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8월 들어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를 순매수한 금액은 7월 순매수액 대비 2배, 지난해 8월에 비해서는 3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택은 투자자들의 몫이죠. 그러나 지금처럼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귀를 열어둘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코주부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 기사는 서울경제의 재테크 뉴스레터 ‘코주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코인, 주식, 부동산까지 요즘 가장 핫한 재테크 소식을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코주부 레터. 아래 링크에서 구독신청하시면 이메일로 매주 월, 목요일 아침 8시에 보내드립니다.(무료!) 구독 링크와 아카이브 →https://url.kr/kojubu -
[뒷북비즈] 떠오르는 '게이머 시장' 잡아라…삼성·LG 신제품 맞대결
산업 기업 2022.09.10 11:00:00코로나 특수 종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시장 포화 상태에 다다른 가전업계가 새로운 활로로 ‘게이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국내 주요 가전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시장인 게이밍용 모니터·TV를 적극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은 1800만 대로 2020년 1366만 대보다 31.7%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19년 772만 대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IDC는 게이밍 모니터 수요가 연평균 10.5% 성장해 2025년에는 235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TV·모니터 수요 감소에 고전하고 있는 주요 가전업체들은 이 같은 시장을 중요하게 살피고 있다. 게이밍용 모니터의 경우 고성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이 많아 가격이 비교적 높다. 게임 산업 성장과 함께 게이머들의 고성능 주변기기에 대한 수요도 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각각 화면이 휘어진 커브드(curved) 기술 외에 새로운 고객 경험까지 더할 수 있는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게이머들의 마음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삼성이 출시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아크’는 34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전 판매 6시간 만에 초기 물량 100대가 모두 팔렸다. 이 제품은 55인치 크기에 1000R(R은 모니터가 휘는 정도의 단위)의 곡률을 갖췄고 1ms(0.001초)의 빠른 응답속도와 165㎐의 고주사율을 갖췄다. 특히 세로형 ‘콕핏 모드’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비율로 화면을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을 갖췄다. 특히 이 제품과 네오 QLED 8K를 비롯한 스마트 TV·모니터 등에서는 콘솔 게임기가 없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삼성 게이밍 허브’ 서비스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모니터 외에도 게이밍에 최적화된 고성능 SSD ‘990 PRO’를 출시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게이밍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퀀텀닷(QD)-OLED를 소개하는 등 다방면의 연관 제품을 개발·출시하는 중이다. LG전자도 게이밍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LG전자는 6일(현지시간) 폐막한 유럽 최대 규모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자유롭게 구부렸다 펼 수 있는 가변형 TV ‘플렉스’(FLEX)를 선보였다. 총 20단계로 최대 900R 곡률로 화면이 휘어지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을 갖췄다. TV 등 일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때는 평평한 화면으로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몰입감이 중요한 게이밍 환경에서는 원하는 만큼 곡률을 조절해 커브드 화면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게이밍 환경에 특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 과정에서 실제 유명 게이머들의 의견을 들으며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게임 장르에 따라 설정을 손쉽게 바꿀 수 있고 내장 마이크를 탑재해 헤드셋 없이도 함께 플레이하는 게이머와 대화할 수 있다. LG전자는 IFA 2022에서 플렉스와 48형 올레드 TV를 통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렉스 아케이드’를 조성했다. 이곳은 행사 기간 내내 입장하려는 대기 줄이 길게 이어져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전체 시장에서 게이밍 모니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TV 시장이 당분간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홀로 큰 폭의 성장을 보이는 만큼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며 “새로운 게임 환경을 제시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제품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
아이폰14 공개 당일…외국인이 109억 원 사들인 주식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09 18:00:00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파크에서 한국 시간 8일 오전 2시(현지 시간 7일 오전 10시)에 공개한 가운데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011070)과 비에이치(090460)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비 둔화 추세 속에서도 아이폰14는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에 4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되면서 LG이노텍의 수익성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확장현실(XR) 기기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이노텍은 전 거래일보다 5500원(1.66%) 오른 33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일 외국인투자가들과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109억 원, 74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애플에 디스플레이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는 8일 1.44% 상승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전날 59억 원 사들였다. 특히 기관은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애플이 아이폰14을 공개하며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아이폰14 판매량은 호조를 보여 공급 부품의 출하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실적 개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반응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4 공개 이후 점유율 확대에 따른 하반기 실적 가시성 확대로 부품주의 주가 상승이 기대돼 과거와 다른 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4와 경쟁할 적수가 없어 아이폰의 독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부품 업체에 사전 주문한 아이폰14 초도 물량의 경우 전작(8200만 대) 대비 15% 증가한 9300만 대로 추정된다”며 “중국 유통 업체들의 아이폰14 사전 주문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미국 소비자들의 아이폰14 교체 수요가 전작 대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아이폰과 경쟁할만한 프리미엄 폰의 출시가 미미한 상황이며 아이폰 출하량 계획은 견조하다"며 "수요 불확실성으로 주요 애플 체인 LG이노텍, 비에이치의 출하량(Q) 변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공급 단가의 상승으로 충분히 기초체력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이폰14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이 한층 개선되고 미니 시리즈가 사라지는 ‘제품 믹스 개선 효과’도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단가가 높은 부품의 출하량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애플은 화소 수를 1200만 화소에서 4800만 화소로 4배 늘린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5.4인치 화면의 ‘미니’가 사라지고 6.1인치 기본형부터 6.7인치 프로맥스까지 네 가지 모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신작의 전면 카메라도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에이치는 경쟁사였던 삼성전기가 경연성회로기판(RF-PCB) 사업을 정리해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상위 모델의 과감한 사양 변화에도 가격 동결로 상위 모델의 판매 집중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며 "프로급 상위 모델의 판매 량이 많아질수록 LG이노텍, 비에이치 수혜 강도는 높아지는 점에 주목하며 최선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한 유통 체인의 설문 조사 결과 아이폰14 시리즈에 대한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전작 대비 더 많아졌고 이들은 기본 모델보다 프로 모델 구매 가능성이 더 높다”며 “LG이노텍은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모듈 공급이 늘어날 것이다. 비에이치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내 점유율이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애플의 XR 기기 출시 소식도 LG이노텍에 호재다. LG이노텍은 애플 XR 기기에 탑재되는 3차원(3D) 센싱 모듈을 공급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객 충성도가 높은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수익원 다변화로 이어진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애플은 이르면 내년 1분기에 X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메타(옛 페이스북)에 가상현실(VR) 헤드셋 부품도 납품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 기기의 출현은 미래의 수요 모멘텀 관점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둔화가 아이폰 판매의 발목을 잡을 우려는 여전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14 공개 이후에 초기 반등 여부가 중요하다”며 “애플향 공급 업체의 2022년 하반기 실적은 양호하지만 아이폰 14의 예상 판매량이 감소하면 2023년 실적이 동시에 하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작과 동일한 판가 책정 특징적이다"며 "경기 침체가 우려 커지고 있는 유럽에서 판매량과 이종통화 약세로 인한 현지 판가 상승이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
부동산 규제완화 카드만 만지작…'샤워실 바보' 될까 두려운 尹정부[뒷북경제]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09 14:00:00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이 한국부동산원 기준 0.15% 내리며 2013년 8월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도 -0.21%로 지난주(-0.20%)보다 하락 폭을 확대하며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습니다. ‘증여다’, ‘특수거래다’ 등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크기는 하지만 일부 지역들에서는 고점 대비 30~40% 가까이 하락한 실거래가가 등록되고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집값이 완연한 하향세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사실 집값이라는 것이 급등해도 좋을 것이 없지만 급락해도 문제입니다. 급격히 오르면 집을 소유하지 못한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가계부채도 커집니다. 반면 급락하는 경우 전셋값보다 집값이 낮아지는 ‘깡통 전세’ 문제와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집값이 물가 상승률 안팎의 적당한 수준으로 오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봅니다. 다만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값이 쉬지 않고 올랐던 만큼 이제는 어느 정도 집값이 내려줘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집값 하락세 속 얼어붙은 거래량도 문제입니다. 집계가 완료된 지난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39건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이 4679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3.7%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입니다.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거래 관련 세수가 감소할 뿐 아니라 부동산 중개인, 이사업체, 가구업체 등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감도 뚝 끊겨 경기 악화에 영향을 줍니다.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최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워낙 급등했기 때문에 조금 하향 안정화시키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주택시장은 갑자기 많이 올라도 문제지만 급락해도 그 자체가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경제 당국은 이제 ‘집값 폭락’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시기입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침체까지 우리 경제가 서서히 냉각하는 상황 속 집값을 안정화시켜 거래를 보다 활성화하고 경제에 활기를 돌게 해야 할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죠. 하지만 이게 사실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학 격언 중 ‘샤워실의 바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샤워실에 들어간 바보가 물이 차가워서 레버를 뜨거운 쪽으로 확 돌리면 이번엔 살이 델 듯한 물이 나오죠. 그렇다고 차가운 쪽으로 확 돌리면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이 쏟아집니다. 천천히 레버를 돌려야 원하는 온도를 맞춰야 합니다. 즉 경기과열 또는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시장개입이 과도하거나 변덕스러울 경우 발생하는 역효과를 경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유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5년 동안 부동산이라는 샤워실 레버를 차가운 쪽으로 확 틀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임대차 3법,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온갖 방안을 꺼내 시장을 냉각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샤워기에서 나오는 것은 팔팔 끓는 뜨거운 물이었죠. 지금은 정책의 효과라기보다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상환 부담 증가 및 경기 악화로 인해 물이 차가워지는 형국입니다. 윤 정부는 이제 문 정부 시절 부동산 시장에 박았던 규제라는 대못들을 뽑아 레버를 따뜻한 쪽으로 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규제 대못을 뽑을 경우 얼마나 물이 뜨거워지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섣불리 샤워기 레버를 온수 쪽으로 돌렸다가 다시금 끓는 물이 나올까 두려운 것입니다. 추 부총리는 “일부에서는 하향 안정화하니 거래가 주춤하고 시장이 얼어붙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하향 안정화 추세로 고착됐는지는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며 “잘못된, 비정상적인 제도라도 하루아침에 바로 돌리면 시장교란이 일어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간 위헌적인 수준의 규제로 실수요자 등 주택시장의 플레이어들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배경 중 하나는 그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규제 철폐 공약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사그라지는 불에 기름을 부어 다시 활활 태우는 일을 피해야겠지만 애써 찾아온 하락 모멘텀이 깨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시장을 얼어붙는 것을 그대로 두는 일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
매파의지 재확인한 파월 "인플레이션 지금 안잡으면 더 어려워진다"
국제 경제·마켓 2022.09.09 01:09:30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8일(이하 현지 시간) 일반 미국인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일상이라고 받아들이기 전에 금리를 높여 물가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의 싱크탱크 카토연구소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역사는 설익은 채로 긴축 정책을 풀어선 안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며 "나와 동료들은 물가를 낮추는 프로젝트에 강력한 열성을 갖고 있으며 일이 끝날때까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이달 20~21일로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 파월의 마지막 공개 발언이다. 회의 직전까지 경기 침체 등 다른 고려사항없이 인플레이션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지금 단도직입적으로 강력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력한 정책적 대응에 실패해 대중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이 점점 더 곪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던 1970년 대 식 결론을 피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 생각하고 그게 일상이 될 것이라고 받아들인다면, 그때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가 정말 어려워진다"며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목표 수준을 웃돌수록 대중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비용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탄탄한 고용 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특히 파월 의장은 이 과정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여파와 관련한 목표 지점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달성하기를 바라는 것은 추세 이하의 성장이 유지되는 기간"이라며 "이를 통해 고용 시장의 (인력 수급) 균형이 좀 더 나아지고, 임금이 다시 2% 인플레이션 기간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안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발언의 이같은 발언 이후 시장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0.75%포인트를 올릴 확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오를 확률은 86%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76%에서 10%포인트 올랐다. 0.5%포인트 오를 확률은 14%다. -
ECB 기준금리 0.75%p 인상…"23년만의 자이언트 스텝"
국제 정치·사회 2022.09.08 21:25:40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0.50%에서 1.25%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ECB는 7월 11년 만에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며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이날 ECB는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장기간 목표치(물가 수준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물가상승률을 시기적절하게 적절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노드스트림 1 가스관의 운영 재개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천연가스 가격 폭등에 대응해 치솟는 물가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전문가들은 50bp(1bp=0.01%포인트) 인상을 전망했으나 지난달 유럽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1% 증가해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자 점차 75bp 인상론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ECB가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은 유로가 탄생한 1999년 이래 23년 만이다. 이미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지난달 연준의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수개월 안에 최소 10%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점보'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필요한 한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면서 물가수준이 목표치인 2%까지 안정될 때 까지 금융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처럼 정책 입안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시장은 75bp 인상 확률을 80% 이상으로 관측해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ECB는 경제 활력을 되살릴 목적으로 지난 2014년 이래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자원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폭등하자 인플레이션 안정에 나서고 있다. 최근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2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강달러 기조 역시 이번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스위스쿼트 뱅크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75bp 인상이 유로 가치 하락을 늦출 수는 있지만 가스 위기는 여전히 유럽에 큰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상관 없이 이번 겨울에 유럽인들은 경기 침체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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