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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선 커버드콜 유리…글로벌 고배당주도 담을만
증권 국내증시 2022.09.08 18:29:05고물가와 긴축, 전쟁과 경기 불안으로 변동장세가 이어지자 정기적인 이자·배당을 지급하는 ‘인컴(income)’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인컴 자산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투자 자산, 운용 방법, 배당 주기 등 상품별로 특성이 크게 갈린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배당이나 이자를 주는 상품의 비중을 높이되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 목적에 맞는 상품을 추가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컴 전략의 기본은 ‘안정성’…우량채·고배당주로 탄탄한 기반 다져야=전문가들은 증시 불황을 버텨낼 인컴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현 투자 상황을 활용한 채권과 글로벌 고배당주를 함께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 가속화로 채권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이자율 역시 매력적인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판단이다. 특히 가격 변동성 위험이 낮은 단기채와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회사채들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 기준에 가장 부합한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인컴 투자 전략에서 가장 키(key)가 되는 것은 채권형 상품”이라며 “국내에서도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와 여전채 등은 환율 위험이 없고 부도 위험도 적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가 뛰면서 AA 등급 이상의 초우량주 회사채들 역시 표면금리가 4%대 이상이다. 표면금리는 채권을 발행할 때 이미 정해놓은 이자율로 채권 보유 시 만기까지 따박따박 고정된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이달 발행된 대표 우량 공사채인 한국전력공사채(AAA) 2년물은 표면이율 4.63%로 발행됐다. 올 하반기 발행된 롯데케미칼(AA+) 2년물(4.66%), 롯데쇼핑(AA-) 2년물(4.75%), POSCO(AA+) 3년물(4.04%) 등 모두 이자율이 4%대에 해당한다. 글로벌 고배당기업 주식 역시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할 인컴 자산으로 꼽혔다. 특히 20년 이상 배당금을 늘려온 미국 ‘배당귀족주’들은 인컴 수익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크지만 꾸준히 양호한 재무 상황을 유지해왔을 가능성이 높아 향후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추가적인 하락장 충격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창민 KB증권 WM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더라도 높은 배당성향을 지닌 기업들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50년간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히 배당을 늘려와 투자 신뢰성이 높은 코카콜라의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7% 폭락한 올해 오히려 주가가 5% 넘게 오르며 튼튼한 방어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금 확보에는 월배당·장기운용에는 TR이 적절=최근 매월 배당을 지급하는 ‘월배당’ 상품에도 수요가 몰리지만 무조건적으로 잦은 배당을 추구하기보다는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인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조언이다. 매월 정기적인 현금 흐름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상품이 적합할 수 있다. 실제로 미 증시에 상장된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 ‘글로벌X 슈퍼디비던드 ETF(SDIV)’ 등은 9~12%대의 배당률을 기록하며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포트폴리오상 메인 투자자산에서 월배당을 통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생활비로도 쓸 수 있어 효용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다만 월배당 ETF의 경우 운용 보수가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월배당을 주지만 시가배당률이 2%에도 못 미치는 상품들이 수두룩해 주가 하락시 감당해야 하는 손실도 따져보고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배당 등 인컴 수익을 자동으로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토털리턴(Total Return·TR) ETF 투자 역시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일단 ETF는 배당금을 받을 때마다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지만 TR ETF는 배당이 다시 투자되기 때문에 매도 전까지 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어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매도 시에는 매매차익과 과세표준 증가분 중 낮은 쪽의 과세를 부담하게 된다. ◇약세장에서는 커버드콜 유리…리츠·인프라 투자는 장기적으로 봐야=최근 박스권 증시에서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고 있는 커버드콜 상품은 상승장에서 성과가 저조해질 수 있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커버드콜은 주식 보유, 콜옵션 매도를 동시에 실시해 하락장에서 성과를 얻는 투자 전략이다. 콜옵션 매도에 따른 수익이 배당 재원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배당수익 역시 높으며 최근 시가배당률 7~11%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상승장에서는 오히려 상대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한편 전문가들은 리츠 및 인프라펀드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은 향후 금리 인하기에 투자 매력도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리츠 상품은 증시에 상장된 만큼 최근 금리 상승으로 가격 조정이 있었지만 길게 보면 경기 우려로 인한 시장금리 안정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 적립식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
美 초긴축發 불확실성 최고조…"자산가격 본격 하락 대비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08 16:29:21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8월 말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을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긴축 통화정책을 재확인한 이때를 기점으로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한미 정책 금리 역전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로 인한 영향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연준으로부터는 아니다”라고 한 발언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과 경기 전망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주가 등 가격 변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경우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연준의 긴축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 폭도 확대되고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은은 과거 세 차례의 한미 정책 금리 역전 기간을 살펴보면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대체로 유입된 만큼 순유출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과거 연준의 세 차례 정책 금리 인상기를 살펴보면 모두 한미 정책 금리가 역전되면서 최대 87.5~150bp(1bp=0.01%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으나 같은 기간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은 169억~403억 달러 순유입됐다. 하지만 과거 사례 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은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 경우, 중국 경기 부진이 심화할 경우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미 러시아는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막고 있고 중국 경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에너지 가격 상승과 위안화 약세로 이어져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도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증권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된 것은 내외 금리 차보다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중국 금융 불안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라며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주목하면서 외국인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폭탄은 신흥국이다. 달러 강세에 채무가 많은 국가들이 부도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서다. 이미 스리랑카·이집트 등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거나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아르헨티나(2891bp), 튀르키예(667bp), 남아프리카공화국(248bp) 등 일부 국가는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기도 했다. 한은은 “최근 일부 대외 건전성 지표가 약화된 만큼 신흥국 금융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7월 상품 수지는 11억 8000만 달러 적자로 10년 3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한은은 8월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우리 수출의 마지막 보루 격인 반도체 업황마저 악화 국면 초입이라 우리 경제의 하강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환율 상승 속도 역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대비 빠른 수준이라는 평가다. 올해 5월 26일부터 8월 24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성은 0.46%로 2021년(0.32%)은 물론이고 2020년(0.42%)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한 만큼 변동성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7일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은 1388원을 넘어서면서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단 두 차례뿐이다. 한은은 앞으로 한미 간 금리 격차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고 물가도 잡기 위해 0.25%포인트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한은이 우려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이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지면서 갈수록 집값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금리 인상의 영향이 가시화하면 저소득층이나 지나치게 많은 빚을 낸 가계를 중심으로 소비가 제약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주택 가격이 하락 전환한 데는 집값 고점 인식이나 가계대출 규제, 경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는 하반기 이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한미 금리 차에 따른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자산 시장 하락→소비 위축→경기 침체의 악순환에 대비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
9월도 '자이언트스텝' 기정사실화…시장 관심은 11월
국제 경제·마켓 2022.09.08 16:28:1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20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0.5%포인트와 0.75%포인트 중 인상 폭을 고심하는 연준 위원들이 목표금리까지 보다 더 빨리 도달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반박하지 않는다는 점,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이 그동안 “경기 침체를 감수하겠다”고 선언한 점 등을 근거로 연준이 9월까지 세 번 연속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도 이날 “트레이더들은 이제 이달 말 3회 연속 0.75%포인트 인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SGH매크로의 최고미국이코노미스트인 팀 다이는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을 계기로 매파 진영에 서게 됐다”며 “그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남기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점에서 0.75%포인트가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도 연내 또는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4%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는 이날 한 언론 행사에 참여해 “내년 초까지 4%를 다소 상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필요 이상의 긴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이날 뉴욕의 한 행사에서 “금리 인상은 어느 시점에 양면적인 리스크를 맞을 것”이라며 “수요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동시에 과도한 긴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준금리가 아직 연준의 목표금리에 도달하기 전인 데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이날 연설의 핵심 메시지가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때까지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던 만큼 불필요한 긴축을 우려할 때는 아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월가에서는 9월 FOMC 인상 폭이 이미 0.75%포인트로 결정됐다는 인식 하에 벌써부터 11월 FOMC에 대한 논의가 흘러나온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홀렌호르스트는 이날 고객 메모에서 “시장은 9월 인상 폭보다 다음 회의(11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할 것”이라며 "11월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0.5%포인트 인상"이라고 말했다. -
유가 연일 오르락 내리락…방향성 못잡는 원유시장
국제 국제일반 2022.09.08 14:52:23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감산 결정으로 급등했던 원유 가격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급전직하했다. 공급 감소에 대한 공포가 유가를 밀어 올리는 반면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위축 전망이 유가를 다시 끌어내리며 유가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5.7% 하락한 8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1월물은 88.24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2월 8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밑돌았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8월 원유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하면서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청두 등 중국의 대도시 봉쇄로 에너지 수요가 위태로진 데다 각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진 것도 유가 하락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유가가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불과 이틀 전 OPEC+가 10월 산유량을 하루 10만 배럴씩 줄이기로 결정하자 유가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급등했었다. 공급 감소와 수요 하락 전망이 연일 맞붙는 가운데 원유 시장이 그날 그날의 이벤트와 발표에 흔들리면서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유 시장을 둘러싼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유가를 더욱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요 7개국(G7)이 12월 5일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G7이 여타 국가들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참여국들에 원유를 수출하지 않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게다가 정작 러시아산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인도와 중국이 동참하지 않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타결 여부도 유가를 좌우한다. 이란이 원유 시장에 복귀할 경우 내년 하반기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각국 정부의 행보도 주목된다. 로이터는 리즈 트러스 영국 정부가 에너지 자급을 늘리기 위해 북해 석유 및 가스 탐사 면허를 최대 130건 허가할 방침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내 에너지 공급을 늘려 치솟는 에너지 요금을 억제하려는 조치지만 초기 탐사가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는 데 5~10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유가에 미칠 영향은 불명확하다. -
산유국 감산에도 유가 급락… ‘킹달러’도 영향
국제 경제·마켓 2022.09.08 11:01:366일(현지 시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가 10월 원유 생산량을 9월보다 줄이기로 했음에도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국제 유가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4.83달러(5.2%) 하락한 배럴 당 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가 배럴 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올 2월2일(89.47달러)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이날 4.94달러(5.69%) 내린 배럴 당 81.94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기 침체 우려로 유가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OPEC+가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10만 배럴 감산하기로 지난 5일 합의하며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가 위축돼 원유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연료비 급등으로 에너지 위기를 넘어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과, 중국 청두 지역이 코로나 19 확산세에 봉쇄 기간을 연장한 것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원유 중개업체 PVM의 스티븐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이를 완화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수요 감소가 요인이 되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OPEC+의 감산 결정도 수요 감소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 가치가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킹달러’ 현상도 원유 수요를 끌어내리는 원인이다. 원유 결제 수단인 달러가 비싸진 만큼 원유를 수입해 쓰는 국가들의 부담은 커지기 때문이다. FT는 “달러 강세는 상품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
"미도파 백화점서 미원 샀어"…옛 인기 선물은
산업 생활 2022.09.08 08:00:00선물세트가 쏟아져나오는 명절은 식품업계 최대 특수로 꼽힌다. 대세인 캔 햄과 캔 참치 전 과거에는 조미료인 미원과 설탕부터 라면, 고추장도 명절 선물세트로 인기를 끌었다. 명절에 선물세트를 주고 받는 문화는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명절 선물세트에 본격적으로 먹거리가 등장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전쟁이 끝나고 먹을 것이 부족했던 당시 조미료와 라면이 대표 명절 선물세트로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국내 최초 발효 조미료인 대상의 '미원' 선물세트는 미도파 등 백화점에서 불티나게 팔리며 최고의 인기 명절 선물로 꼽혔다. 미원 외에도 단맛을 내는 설탕도 1960년대 많이 선물하던 품목이었다. 산업화 시대인 1970~80년대에는 커피와 과자종합세트를 비롯해 비누·칫솔·치약 등 공산품이 선물로 각광을 받았다. 특히 경제가 성장하며 소비력이 생기자 갈비세트와 굴비세트 등 고급 선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식품 외에도 지갑·넥타이·벨트 등 고가 잡화 선물이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추세는 1990년대 들어서도 이어지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변화를 맞았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사치품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와 실용적인 생활용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로 소비자 선호가 바뀐 것이다. 실용적인 선물을 찾으면서 고추장과 된장 선물세트도 나왔다. 웰빙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에는 올리브유와 와인, 홍삼 등이 선물세트로 각광을 받았다. 2010년 이후로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를 겨냥한 선물세트가 나오기 시작했다. 청정원은 연휴 기간 집에 머무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정간편식으로 구성한 '집콕 명절세트'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선물세트도 대표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 이후에는 손소독제와 마스크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친환경이 선물세트 키워드로 떠올랐다. 각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과대 포장 문제 해결에도 팔 걷고 나섰다. 2008년 친환경 선물세트를 도입한 대상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에 플라스틱을 일절 쓰지 않은 종이 쇼핑백을 도입하고, 콩기름으로 만든 잉크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대상은 올해 약 473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쇼핑백을 없애기 위해 선물세트 케이스에 손잡이를 적용했다. CJ제일제당과 사조대림은 선물세트에 들어간 모든 캔햄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는 노력을 기울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음식 문화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기술은 시대에 따라 발전하기 때문에 연중 행사로 특별하게 기획·제작하는 선물세트에는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사가 담겨있다"며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의 효율성도 높이는 등 선물세트 포장에 적용되는 필(必)환경 트렌드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뉴욕증시 반등 나스닥 2.14%↑[데일리국제금융시장]
증권 해외증시 2022.09.08 06:20:36뉴욕증시가 연이은 하락세를 끊고 반등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감소와 채권 수익률 하락, 헤지펀드들의 일부 매도 포지션 정리에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지수는 435.98포인트(+1.40%) 오른 3만181.28에 마감했다. S&P500은 71.68포인트(+1.83%)상승한 3979를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6.99(+2.14%) 상승한 1만1791.90으로 마무리했다. 이날은 시장에는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소식과 반대로 유가 하락 등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뉴스가 동시에 쏟아졌다. 우선 유가가 국제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에 대한 수요 부진 우려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7%(4.94달러) 떨어진 8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여 전인 지난 1월11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다. 시장은 과도한 긴축에 대해 신경 쓰는 내용을 담은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인터뷰에도 주목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때까지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 사이클의 어떤 지점에서는 양면적인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긴축의 속도와 글로벌 환경, 금융시장을 조으는 추세에 대한 불확실성은 총 수요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동시에 과도한 긴축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크를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추진에 확고하게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파월의장이 필요한 수준 이상의 금리 인상 위험을 인정했던 발언보다 더욱 리스크를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CNBC는 “이 소식에 시장이 랠리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기술적 요인도 상승폭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시장의 펀더멘탈이 달라진 것은 없다”며 “매도 포지셔닝이 막대하게 쌓여있는 상황에서 이날과 같이 하락 흐름이 상승 반전하는 경우 숏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WSJ는 9월 0.7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 연준이 굳이 반박하지 않는 분위기나 제롬 파월 의장의 최근 연설과 연준 위원들의 발언 등을 고려하면 0.7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연구기관 SGH매크로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팀 다이먼은 “0.75%포인트 인상이 최근의 제롬 파월의 발언에 적합하다”며 “아직까지는 연준이 필요 이상의 금리 인상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델라웨어주 법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재판연기 신청을 기각했다는 소식에 6.6% 상승했다. 다만 법원은 머스크가 트위터 내부 고발자의 주장을 재판 과정에 추가하는 것은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비용 관리, 부동산, 고용 등 전반에 걸쳐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을 발표하면서 4.84% 올랐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3.01% 오를 1만9456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1만9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더는 4.43% 오른 1646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
원·달러 환율, 일주일새 50원 이상 급등…"진정시킬 재료 없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07 18:24:32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의 겹악재로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1400원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가파른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정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원 50전 오른 1384원 20전에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1일(1392원)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이후 일주일 만에 50원 넘게 급등한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통화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에 원화와 연동하는 중국 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추가 환율 상승을 기대한 국내 수출 업체들이 달러 매도를 유보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당국의 강력한 미세 조정과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방어 추가 조치 도입 외에는 원화 약세를 진정시킬 재료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환율 상승 베팅 열기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조만간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997년 자율변동환율제 도입 이래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단 두 차례뿐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논란과 한국 경제의 수출 타격 우려, 미 연준의 긴축 등 환율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며 “향후 1400원까지 오를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1500원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9~10월로 예상된 물가 정점을 지연시키며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환율이 1400원대를 위협하자 외환 당국은 긴급 시장 점검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원화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르게 약세를 나타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의 쏠림 현상에 관해서는 당국이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과기 5대 강국' 만든다더니…예산·조직·자율성 모두 지지부진
산업 IT 2022.09.07 17:50:06기술 패권 시대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당초 공언했던 주요 5개국(G5) 과학기술 강국의 꿈을 만들기 위한 청사진과 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과학기술계에서 나온다. 우선 2일 국회에 제출된 내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안이 30조 6574억 원으로 올해(29조 7770억 원)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장하는 R&D 예산은 9조 7500억 원으로 3.6% 늘었다. 과기정통부는 R&D 역점 방향과 관련해 반도체·이차전지·차세대원전 등 초격차 전략기술(1조 1000억 원)과 우주항공·양자·첨단바이오·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선도 기술(2조 4000억 원)에 투자하기로 했다. 디지털 기술 개발과 산업·공공 분야 접목 등 디지털 전환(2조 5000억 원), 청정에너지, 저탄소 생태계, 자원 순환 등 탄소 중립(2조 3000억 원)에도 무게를 두기로 했다. 국가전략기술과 탄소 중립 등 인력 양성(5800억 원)에도 신경 쓰기로 했다. 하지만 내년 총예산(639조 원) 증가율이 올해 본예산(607조 7000억 원)보다 5.2% 늘어나는 것에 비해 R&D 예산 증가율은 턱없이 낮다. 문재인 정부에서 R&D 예산이 2019년 4.4%, 2020년 18%, 지난해 13.1%, 올해 8.8% 증가한 것과도 대비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수출 비중이 20%나 되는 반도체를 대체할 신성장 동력을 빨리 확보해야 하지만 아직 대비를 못하고 있다”며 “과학기술계가 다른 나라가 하지 않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정부의 연구 자금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D 예산이 홀대받은 데는 과학기술부총리 등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기부총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했었다.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실에서 과학기술보좌관이 폐지되고 과학교육특보가 신설됐으나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한양대 교수)이 잠깐 특보를 하다가 현재는 공석인 상태다. 경제수석실에 과학기술비서관이 있으나 과학기술계를 아우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사령탑 구축도 늦어져 정권 출범 110일쯤 지나서야 부의장(의장은 대통령)에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이 내정됐다. 무엇보다 과학기술계에서는 현 정부가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유롭고 유기적인 R&D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R&D를 통해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간 기초연구부터 응용·개발 연구·사업화까지 유기적인 협력 문화를 구축하는 데 미흡하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R&D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코리아 R&D 패러독스’에서 벗어나려면 R&D 예산을 효과적으로 쓰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대학에서는 여전히 정부 등의 연구비를 받아 논문 쓰고 마는 문화가 지배적이며 우수 인력도 제대로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국내 대학은 아직도 선진국을 벤치마킹하고 따라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그것이 한계에 직면했지만 이를 뛰어넘을 정도의 새로운 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의 변화가 너무 느리다”고 했다. 출연연도 정부 등의 연구 과제를 경쟁을 통해 수주해 인건비로 쓰는 PBS(Project Based System) 비중이 절반가량이나 돼 국가 임무형,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에 집중하기 힘든 구조다. 당장 정부의 공공기관 관리 체계 개편 방안에 맞춰 하반기에 경상비와 운영비 예산을 10% 이상 삭감하고 내년부터 인력을 감축해야 할 처지다. 출연연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25개 출연연과 각 부처 직할 출연연이 있는데 정부 R&D 예산의 40%가량을 쓴다. 나머지는 대학과 기업이 지원받는다. 한 출연연 원장은 “가뜩이나 출연연에 대한 촘촘한 관리 체계로 인해 연구 우선순위 선정과 인력 채용·운용에서 재량권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처럼 연구원에 R&D 투자의 자율성을 줘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출연연 원장도 “출연연 등 공공 연구원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면 지금보다 절반 이상 임팩트 있는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출연연의 우수 인력이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에서 ‘블라인드 채용’ 같은 현장에 맞지 않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출연연 박사는 “전 정부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조하다가 현 정부는 인력 감축을 요구한다”며 “연구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는데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과 석학교수는 “지금처럼 정부가 R&D 연구비를 나눠주는 구조에서는 그 돈이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이라며 “기초연구부터 상업화까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학과 출연연이 기업과 협력하는 플랫폼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딜 가뭄' 속 대어 된 KT클라우드…KKR-신한 적극 '베팅' [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2.09.07 14:31:49글로벌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가운데 KT(030200)클라우드의 투자유치에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와 신한금융그룹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결과가 주목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KR은 지난 2일 KT클라우드의 투자 유치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실시한 예비입찰에 참여해 KT클라우드 기업가치로 약 4조원 중반을 제시했다. IMM 등 입찰에 참여한 국내 사모펀드 대부분이 3조원 중후반대 기업가치를 KT클라우드에 매긴 것에 비하면 KT 입장에선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KT클라우드는 4조원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지분 10~20%에 해당하는 5000억~8000억 원의 외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입찰에는 KKR와 함께 브룩필드자산운용·맥쿼리자산운용 등 해외투자자와 IMM크레딧솔루션·VIG얼터너티브크레딧·미래에셋자산운용·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지난 4월 분사한 KT클라우드는 투자 유치를 검토하던 초기 최대 5조원 기업가치에 1조~1조 5000억 원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KT그룹은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프라 혁신을 위해 외부 투자유치를 포함 1조 7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시중 금리의 급격한 상승 등에 투자 유치 눈높이를 낮췄지만 국내·외 기관들은 KT가 자회사 기업가치를 좀 더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는 이번 투자유치로 클라우드와 IDC 사업을 국내외에서 확장하려는 계획”이라며 “국내는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갖고 있지만 해외에서, 특히 클라우드 사업의 확장성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KT클라우드는 수도권 5개 IDC(강남, 용산, 목동1, 목동2, 분당)를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지만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해외 업체들이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KKR은 인프라펀드를 통해 응찰하면서 크레딧펀드 위주의 국내 투자자보다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펀드는 일반 에쿼티(지분투자) 펀드와 채권 투자에 가까운 크레딧 펀드의 중간 성격” 이라면서 “크레딧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향하는 만큼 좀 더 위험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클라우드는 보통주 방식으로 투자를 받고, 최소 수익 보장 장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펀드와 운용사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러나 KT클라우드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검토 중이어서 협업 경험이 많은 KKR과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이 공동으로 지분을 확보하거나 KKR의 인수금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과 KKR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데 최근 KKR 컨소시엄이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양사는 2019년 50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한 바 있으며 한국계인 조지프 배 KKR 회장이 5월 방한해 신한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KT 역시 신한금융에 단독 투자를 제안할 정도로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홍콩과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찾고 있다" 면서 “이를 간파한 해외 투자자들이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지위를 보유한 KT의 데이터센터 투자에 적극적인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
8월 중국 수출 7.1% 증가…4개월 만에 상승세 꺾여
국제 경제·마켓 2022.09.07 14:13:01인플레이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 둔화 여파로 중국의 수출 상승세가 꺾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와 폭염, 가뭄에 따른 전력난 등으로 내수 부진의 여파가 이어지며 수입 증가율 역시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출은 314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8월 수출 증가율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2.8%와 전달 증가율 18.0%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가장 심했던 4월 3.9%로 급락했다가 5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달 추세가 꺾였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칠 정도로 수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인플레이션이 확대되며 급격히 소비가 위축되고 중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외부 수요 약화로 수출 성장이 둔화됐다"며 “중국은 세계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출보다 내수에 더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내수 상황도 악화되는 흐름이다. 8월 중국의 수입은 2355억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국의 월간 수입 증가율은 상하이 등의 봉쇄 여파로 지난 4월 0%까지 떨어졌다가 5월 4.1%로 반등했으나 내수 부진 여파로 6월(1.0%), 7월(2.3%) 등 부진한 모습을 이어왔다. 지난달 수치는 예상치(1.1%)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청두, 선전, 스좌장, 톈진, 다롄 등 최근 중국 주요 대도시의 부분 또는 전체 봉쇄가 확대됨에 따라 이달에도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8월 중국의 무역수지는 793억9000만 달러 흑자로 전달(112억7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
[이번주 코인 스케줄] 연준 인사 연설·유럽 금리결정…오는 8일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2.09.07 13:37:36① 연준 인사 발언 줄줄이…주요국 금리 결정 이번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대거 있을 예정돼있다. 먼저 7일에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오는 8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에 나서고, 9일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은 총재 연설도 예정됐다. 이중 투자자들의 가장 주목도가 높은 건 단연 파월 의장의 연설이다. 오는 20일 FOMC 회의가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파월 의장이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줄지 이목을 끌고 있다. 관건은 0.75%p 금리 인상 징후다. 앞서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는데, 이날 비트코인 가격도 즉각 5% 이상 급락했다. 이 때문에 그가 이번 연설에서도 강력한 긴축 의지를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는 7일에는 연준의 베이지북도 공개된다. 베이지북은 물가, 노동시장 상황 등이 두루 담긴 경제 동향 종합 보고서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참고하는 기초 자료다. 특히 FOMC를 3주 앞두고 공개되는 만큼 연준이 경기 침체 수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번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도 예정됐다. AM 매니지먼트는 "해당 국가들의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 상승세를 어느 정도는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참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 분석 Check! 오는 8일이 가상자산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M 매니지먼트는 "ECB 통화정책과 파월 의장 연설, 그리고 베이지북까지 공개되기 때문에 지난 잭슨홀 미팅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이 위아래로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반납했던 상승분을 재빠르게 회복할 수도 있고, 하락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위아래 주요 지지와 주요 저항을 두고 횡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탈 방향에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재 AM 애널리스트 "지난주와 같이 1만 9000달러를 이탈하지 않는다면 현 구간을 다지고 반등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흐름"이라며 “다만 1만 9000달러 이하로 하락할 경우 1만8000달러 유지 여부가 확실시되기 전까진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달러 가치 오르고 고용·소비 견고…美로 '머니무브'
국제 국제일반 2022.09.07 10:52:52미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금이 미국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시장의 앞날도 장밋빛은 아니지만 유럽·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 업체 레피니티브리퍼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이전 6주 가운데 4주 동안 미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글로벌 뮤추얼펀드와 ETF에서는 20주 연속 돈이 빠져나가 2019년 10월 이후 최장 기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8월에 유럽연합(EU) 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했다는 응답이 34%에 달한 반면 10%는 미국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답했다. 올 초에는 EU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는 응답이 35%, 미국 비중을 높였다는 답변이 5%였다. 실제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월 16일 이후 현재까지 6.6% 오른 반면 범유럽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2.9%, 일본의 닛케이225는 4.5% 상승하는 데 그쳤고 독일 DAX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1.3%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베어링스의 크리스토퍼 스마트 대표는 “세계 모든 투자처의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견고한 고용 시장으로 비교적 느린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기미를 보이는 데다 민간 소비도 회복 탄력성을 보여줘 경기 침체에 빠지더라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달러화 강세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다. 외국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할 경우 환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먼 회장은 “미국 국채, 달러 현금, 방어적인 미국 주식 등에 투자하며 안정감을 추구하고 있다”며 “단시일 내에 중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주식 투자를 늘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외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며 여전히 이들 주식의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고 WSJ는 덧붙였다. -
[특징주] HMM 등 52주 신저가…해상운임 급락 여파에 해운주 약세
증권 국내증시 2022.09.07 09:57:59해상운임이 1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여파로 국내 해운주들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HMM(011200)은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7일 오전 9시 55분 기준 HMM은 전 거래일보다 3.19% 하락한 1만 9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는 1만 9650원으로 전날에 이어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흥아해운(003280)(-1.56%) 역시 155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했다. 팬오션(028670)(-1.01%), 대한해운(005880)(-2.08%) 등 역시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항만 적체 영향으로 큰 폭 올랐던 해상운임이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하자 해운주들의 주가에 영항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847.6선을 기록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주간 하락세로는 2009년 이후 최대폭이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지난달 말 965선을 기록하며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
러시아 몽니에 OPEC+ 감산까지…악재만 쌓이는 에너지 시장
국제 국제일반 2022.09.06 18:06:55“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 전까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겠다.” 러시아가 결국 정치적인 이유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했다고 밝히며 노골적인 '에너지무기화' 본색을 드러냈다.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경기 침체 우려를 이유로 원유 감산을 발표하며 비교적 안정됐던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란산 원유 공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도 막바지 암초에 걸린 모양새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로 물가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에너지 시장에 쌓여가는 악재들이 다시 에너지 가격을 자극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펌핑에 문제를 일으킬 다른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완전히 재개하는 것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 해제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기술 결함이 아닌 정치적 이유에서 나온 조치임을 대놓고 인정한 발언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지난달 31일 유지 보수를 이유로 사흘간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 중단을 발표했지만 이달 2일 가스터빈에서 발견된 기름 유출을 이유로 무기한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터빈 제조사인 지멘스에너지가 가스 공급 중단 없이 수리가 가능하다고 반박하면서 공급 중단 배경에 다른 이유가 있음을 짐작게 했다. 가디언은 "페스코프의 발언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 재개의 대가로 유럽연합(EU)의 제재 해제를 강제할 의사가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노골적인 보복으로 이날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10월물은 장중 전 거래일 대비 35%나 치솟았다가 약 17% 오른 244.5유로에 마감했다.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도 0.7% 내린 0.988달러까지 하락하며 20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러시아가 가스 시장을 뒤흔들었다면 국제 원유 시장은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요동쳤다. 이날 OPEC+가 10월 일일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10만 배럴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2.92% 오른 배럴당 95.74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6월에 배럴당 116달러까지 상승했다가 하락 전환해 최근 안정세를 보였으나 OPEC+발 공급 위축으로 다시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OPEC+는 경기 침체에 따른 초과 공급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고유가를 유지하려는 산유국들의 의도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약 4400만 배럴에 달하는 상황에서 10만 배럴은 공급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굳이 감산에 나선 것은 유가 방어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는 것이다. 시장 조사 기관 엔베러스의 빌 패런프라이스 석유·가스팀장은 "이번 발표는 OPEC 국가들이 유가 100달러에 익숙해졌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OPEC+에 중요한 것은 수익 유지"라고 진단했다. 지지부진한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도 에너지 시장에는 악재다. 이날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협상 과정에서의 자신감이 28시간 전보다 떨어졌다"며 협상 타결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보렐 대표가 미국과 이란에 최종 협상안을 보낸 뒤 나온 가장 비관적인 발언"이라고 전했다. 협상 타결 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증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진 셈이다. 에너지 수급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럽 각국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한 급한 불 끄기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겨울 유럽 정부들이 적어도 총 3750억 유로의 지원금을 가계에 풀 것으로 분석했다. 독일은 올해 말 가동이 중단되는 원자로 3기 중 2기를 내년 4월 중순까지 예비전력원으로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로베르드 하베크 독일 경제장관은 "독일은 탈원전 계획을 고수한다"면서도 "우리는 최악의 경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 이후 원전을 가동하지는 않되 겨울철 전력난에 대비해 예비전력원으로 남겨두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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