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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앞두고 환율 1400원 초읽기…'빅스텝' 고민 커지는 한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4 18:01:3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나로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둘러싼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연준이 정책 기조 변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형성됐다가 이내 실망하면 국채금리·주가·환율 등이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가장 허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한은이 발표한 ‘국제 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5.9%(8월 1일~9월 8일)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화보다 약세를 보인 통화는 일본 엔화(-6.7%)가 유일했다. 영국 파운드화(-4.1%), 중국 위안화(-2.7%), 유로화(-1.0%) 등도 달러 대비 가치가 빠졌지만 원화 절하 폭보다는 작았다. 충격적인 것은 비정상적인 통화정책 운용으로 물가 상승률이 80%를 오가는 튀르키예 리라화(-1.7%)보다도 낙폭이 더 크다는 점이다. 원화와 연동되는 경향이 강한 중국 위안화 약세,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등 악재가 켜켜이 쌓이고 있는 탓이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0일(1391원 50전)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에 최고인 달러당 1390원을 뚫었다. 장중 최고가는 1395원 50전에 달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환율 상단으로 1500원까지 열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140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이 깨지면 추가적인 오버슈팅(일시적 급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 연준이 9월 최소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보면 연말까지 강달러를 막을 방도가 사실상 없다”며 “1차 저항선은 1420원이며 연내 145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봤다. 한미 간 금리 차이에 따른 유동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8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초긴축 기조가 점점 강해지는 반면 우리 통화 당국은 0.25%포인트씩 점진적 인상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이대로는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혹여 미국이 9월 울트라스텝(1%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게 되면 외환시장이 급격히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피봇(pivot·방향 전환)을 기대하기보다 연준이 높은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higher for longer)을 염두에 둘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중 일부는 한국은행이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빅스텝을 배제하면서 우리 외환시장이 환 투기 세력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자금 동향에도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도 대거 유입됐던 외국인 채권 자금이 지난달 13억 1000만 달러 유출된 것이다. 채권 자금의 순유출은 2020년 1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신한은행의 한 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때마다 한국은 대내외 금융 불안에 노출됐다”며 “강달러, 경상수지 악화 등이 장기화될 경우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거주자 해외 투자 확대, 단기 외채 증가 등으로 외환 부문의 취약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결국 우리 경제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는 이미 미국의 초긴축 영향권에 들어갔다. 대외 무역 의존이 큰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은 조사국은 이날 ‘미국·유럽의 경기 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물가 대응 과정에서 연준의 정책 대응이 과도하거나 미흡할 경우 경기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경기 침체로 대외 수요가 위축되면 국내 성장·물가 오름세가 동시에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금리를 올린다고 환율이 안정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경우 외환위기를 피하려다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에는 한미 통화 스와프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론직설] “지금은 금리로 환율·물가 잡을 때…자본 유출 안전지대 아니다”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2.09.14 16:34:41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임박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1일 제3차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아 우리 기준금리(2.5%)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더 빨라 양국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연준을 쫓아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하는가. 경기가 버텨준다면 물가와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선택할 수 있겠지만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로서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쫓아갈지 여부를 놓고 고심해야 하는 정책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금통위원(2016~2020년)을 지낸 이일형 벨기에 자유대 선임연구위원과 만나 글로벌 통화 긴축 전개와 정책 대응 방향 등을 들어봤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국제금융통으로 금통위원 시절 태생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인 한은 출신 금통위원보다 더 매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금통위원 재직 시절 수차례 매파 성향의 소수 의견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통화정책이 경제 상황에 비해 ‘완화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선진국처럼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보다 낮게 평가된다. 정책적으로 통제하는 공공요금 같은 경직성 물가 비중도 높다. 또 다른 측면은 2019~2020년 글로벌 금융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금융자산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정 비율을 초과할 때 글로벌 차원의 재조정, 다시 말해 ‘위기’가 발생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 기초 체력에 비해 금융·실물 자산의 가치가 높은 ‘금융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를 어느 정도 억제할 필요가 있었다. 해외발(發) 충격이 시작되면 소규모 개방 국가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와 같은 글로벌 금융 위기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보는가. △해외발 리스크는 여전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이 자산 버블을 더 키웠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으로 위험도가 다소 완화됐지만 언제 터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한은이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보는가. △한은의 ‘포워드가이던스(선제 안내)’를 고려한 시장의 기준금리 예상은 연말까지 2.75~3% 수준이다. 관건은 이후인데 현 시점에서 추가 예측은 큰 의미가 없다. 포워드가이던스도 ‘정량(기준금리 수준)’보다는 확실한 방향성만 제시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으로 본다. 해외 단기 금융시장 발작 가능성은 상수 -연준이 이달 하순 예상대로 3차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발생한다면 자본 유출 우려가 큰데. △기준금리 차이만으로 자본 유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금리 격차보다는 채권 수익률 곡선의 상대적 기울기, 다시 말해 성장과 물가 전망, 대외 신인도, 국내 금융 불안 요인 등 펀더멘털이 더 중요하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는 단기 외채 돌려막기를 계속하는 가운데 외환 보유액도 적은 데다 고정환율에 가까운 환율 정책을 펼쳐 미증유의 충격을 받았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외환 위기와 그에 준하는 위기가 닥치는 결정적 요소는 글로벌 단기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이다. 이런 상황이면 갑작스레 위험 회피 현상이 발생해 일제히 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때 자금 회수는 돈 빼기 쉬운 곳,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곳부터 이뤄진다.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은 절대 안전지대가 아니다. -우리 내부 요인으로 위기가 발생할 여지는 없는가. △해외 쪽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내부 사정으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취약한 측면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가계 부채 문제가 있지만 금융권이 담보를 잡은 데다 건전성 규제도 엄격하다. -해외발 신용 경색 충격에 대비하려면. △단기적으로 적정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정공법 외에는 다른 방책이 없다. 물가를 잡는다면 해외 시장은 한국이 정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간주할 것이다. ‘소버린리스크(sovereign risk·국가의 채무 상환 불이행 위험)’가 떨어져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리스크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세밀하게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권에 대한 거시 건전성 관리가 매우 강화됐다. 비은행권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지만 미래의 선제적 위험까지 대비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 -환율 상승이 너무 가파르다. 당국의 구두 개입이 잘 먹혀들지 않는다. △무질서하고 급격한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제어(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를 해야 한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물가안정목표제(2%)를 운영하는 경우 환율은 시장이 결정하게 돼 있다. 지금의 환율은 앞으로 발생할 한미 금리 격차를 미리 반영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가령 각각 1억 원을 한국과 미국 금융회사에 맡겼다고 치자. 이동하지 않으려면 금리 차이가 환율의 변화와 같아야 한다. 그런데 금리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환율을 정책적으로 결정해 묶어둔다면 환율 차이를 이용한 투기 세력이 달라붙는다. 자칫하면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 환율 충격이 커질 수 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한국 나홀로 어려울 듯 -한미 통화 스와프 종료가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다시 체결된다면 좋겠지만 미국의 입장도 있다. 코로나19 초기에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9개국과 통와 스와프를 체결했다. 10대 교역 상대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했다. 이때는 세계적 ‘달러 가뭄’ 현상으로 단기 금융시장에서 신용 경색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은 통화 스와프를 맺을 때 이런 관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우리보다 긴축 속도가 빠르다. 그렇다면 미국을 쫓아 금리를 올려야 하는가. △한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깊이 편입돼 있고 연준이 이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는 세계적으로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금리 수준과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물가 압력이 흡사한데도 상대적으로 저금리로 대응한다면 물가는 더디게 잡히고 환율 불안이 더 확대돼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총선 국면에 돌입하면 긴축에 대한 저항감과 금리 인하 압력도 커질 텐데. △인플레이션을 잡기 전에 섣부른 경기 부양은 경계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중기적 관점뿐 아니라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을 확대해 단기적으로 성장에도 큰 타격을 준다. 기업은 생산량과 임금·가격 결정에 애로를 겪을 것이고 가계 역시 소비에 제약을 받는다.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 아닌가. 인플레이션은 가계 부채 증가를 비롯한 금융 불균형과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금융 불균형은 중기적 관점에서 경제를 파괴하지만 인플레이션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인플레이션부터 잡아야 하지만 경제가 너무 주저앉을 우려도 있다. △단기적 경기 둔화도 고려해야겠지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축소하기 위해 기대 인플레이션부터 잡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우리 경제는 오랜 저금리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사중손실(deadweight loss·비효율성에 의한 손실)’에 발목이 잡혀 있기도 하다. 급증한 가계 부채와 자산 버블, 기업의 이자보상배율 악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0년 동안 가계 부채가 가처분소득 대비 50% 올랐다. 이는 가계가 지금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려면 계속 부채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비효율성으로 초래된 손실을 계속 안고 가려면 낮은 금리를 유지해야 하고 그럴 경우 손실을 더 키우게 된다. 이는 잠재성장률 추락으로 이어진다. 물가 못 잡으면 단기 성장 타격·‘소버린 리스크’ 확대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는가. △경기 침체가 온다고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경기 희생은 불가피하다. 물가를 잡는다 해도 통상적인 경기 둔화기에 비해 저성장 기간이 길 것이다. 고통스럽겠지만 체질 개선에 따른 비용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는 과도한 긴축은 피해야 한다. 경기 연착륙을 유도해 우리 경제의 뇌관인 과도한 가계 부채와 자산 버블 등을 중기적으로 차츰차츰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시경제 정책 역량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이다. -위기 국면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가. △장기 저금리로 우리 경제의 ‘허약 체질’이 덮여 있다가 이제 인플레이션으로 누적된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통화 긴축은 우리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쓴 약’으로 삼아야 한다. 통화정책으로 우선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지만 중기적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며 ‘사중손실’을 해소해야 한다. 구조 개혁을 통한 생산성 제고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중립 또는 소폭 확장적인 재정 정책이 요구된다. 다만 다소간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동원한다면 긴축으로 타격을 받은 가계와 기업에 한해 선별적 처방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권구찬 선임기자 chans@@sedaily.com ◆He is…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국제통화기금(IMF)에 들어가 20여 년간 근무한 국제금융통이다. IMF에서 전략정책기획국 선임이코노미스트와 베트남 주재 수석대표, 아태국 자문관, 중국 주재 수석대표 등을 지냈다. 이어 주요 20개국(G20) 국제협력대사를 거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한은 금융통화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벨기에 자유대에서 국제금융과 통화정책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
휘발유 빼고 다 올랐다…美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이제 시작
국제 경제·마켓 2022.09.14 16:25:00휘발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졌지만 그뿐이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에너지를 제외한 식품·외식비·전기료·가스비·주거비 등 다른 대다수 품목의 물가가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격이 떨어진 주요 품목은 에너지를 제외하면 전월 대비 0.1% 내린 중고차 정도다. 8월 전체 CPI는 전년 동월에 비해 8.3% 올라 시장 전망치(8.1%)보다는 올랐지만 전월(8.5%)보다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다. 그럼에도 13일(이하 현지 시간) 나스닥지수가 5.16%나 급락하는 등 전 세계 시장이 놀란 것은 단지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은 아니다. 스티븐 스탠리 애머스트피어폰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치 자체보다 구성이 훨씬 더 큰 문제”라며 “휘발유 가격 하락 외에 인플레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이는 연준이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가격을 관리한다고 해서 잡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의미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6.3% 상승해 전월 5.9%보다 상승폭이 0.4%포인트 커졌다. 시장 전망치(6.1%)도 넘어섰다. 특히 가격이 상승한 품목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물가가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항목이 주거비다. 7월에 0.5% 올랐던 임대료 등 주거비는 8월 들어 상승률이 0.7%로 더 커졌다. 지난해 동월 대비로는 6.3% 뛰어 1986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주거비는 전체 CPI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한 번 움직이면 좀처럼 추세가 변하지 않는(sticky) 항목으로 꼽힌다. 교통비 역시 7월에 0.5% 하락했지만 8월 들어서는 오히려 0.5% 상승으로 돌아섰다. 연간 증가율은 11.3%에 이른다. 이 밖에 7월 0.1% 하락했던 통신 및 교육비가 0.2%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의료비도 0.8%로 상승 폭이 커졌다. 외식비는 0.7% 올랐다. 이들 모두 주거비와 마찬가지로 가격 경직성이 큰 항목이다. 실제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발표한 8월 경직성물가지수(Sticky-CPI)는 전년 대비 6.1%올라 1982년 8월 7.1%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CPI의 상승 속도는 둔화하고 있지만 경직성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휘발유 가격에 좌우되던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모두가 휘발유 가격 하락이 다른 품목의 물가까지 끌어내릴 것이라고 믿었지만 8월의 근원 CPI는 놀라울 정도로 강했다”며 “이는 이제 임금이 인플레이션의 중심이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고용 시장은 여전히 인력 수급의 불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월 고용보고서 등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7월 구인 건수는 1120만 명인 반면 실업자 수는 570만 명으로 여전히 구직자보다 일자리 수가 2배 더 많다. 근로자들이 조건 좋은 일자리를 골라갈 수 있는 여건 속에서 7월 이직자들의 임금은 평균 6.7% 상승했다. 임금 상승은 기업의 생산 비용을 높여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임금과 주거 비용이 미래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크게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임대료의 경우 치솟는 모기지 이자율이 부담이다. 미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이달 9일까지 집계된 지난주 미국 30년 모기지 평균 이자는 6.01%로 직전 주(5.94%)보다 상승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이자 부담이 늘면 주택 구매 대신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곧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만큼 모기지 금리는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세라 하우스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가 하락 추세로 전환하는 데는 적어도 수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한편 14일 발표된 8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8.7% 올라 시장의 예상치(8.8%)는 물론 7월 수치(9.8%)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PPI는 7.3%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를 0.3%포인트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마감 시황] '검은 수요일'…코스피·코스닥 1%대 하락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4 15:55:34코스피와 코스닥이 1%대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2%대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2400선을 회복했다. 지수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충격 때문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003540)은 코스피 락 바텀(Rock Bottom·진바닥)으로 2050선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직전 코스피 저점이 깨질지 주목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12포인트(1.56%) 내린 2411.42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59.07포인트(2.41%) 내린 2390.47로 개장했지만 낙폭을 줄였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며 하방압력을 가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394억 원, 1641억 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3890억 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2.24%)과 SK하이닉스(000660)(-1.90%) 등 반도체주와 네이버(NAVER(035420))(-3.56%)과 카카오(035720)(-2.71%) 등 플랫폼주, 현대차(005380)(-1.00%)와 기아(000270)(-1.23%) 등 자동차주 모두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55%)와 LG화학(051910)(-0.30%) 등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0.30%)과 삼성SDI(006400)(1.99%)는 상승마감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충격에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서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8.3%로 시장 전망치 8.0%를 상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포함해 더욱 강경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은 커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3.9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4.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5.16%) 등 주요 지수는 일제히 폭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 경기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주식시장의 하락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직전 코스피 저점이 깨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 팀장은 "증시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이전 저점 지지력 확보 여부다"며 "미국 증시는 전일 급락 반전으로 전저점 수준에 근접했다. 오늘 코스피도 직전 저점 수준에서 낙폭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이 추정한 코스피 락 바텀은 2050선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6포인트(1.74%) 내린 782.93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86포인트(2.62%) 내린 775.93에 개장했다. 코스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758억 원, 54억 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968억 원 순매수했다. -
[시그널] 오픈엣지 수요예측 참패…성장주 'IPO 부진' 지속
증권 IB&Deal 2022.09.14 15:43:51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하며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보다 33% 낮은 수준에 책정했다. 오픈엣지의 수요예측 부진은 최근 금리 급등 속에 성장주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픈엣지는 지난 7~8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1만 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기존에 희망했던 공모가(1만 5000~1만 8000원)보다 33.3~44.4% 낮은 수준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도 3126억~3751억 원에서 2087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오픈엣지는 수요예측에서 44.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총 322개 기관이 응찰했는데, 이 중 희망가 하단(1만 5000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써낸 곳이 262곳으로 전체의 81.3%에 달했다. 오픈엣지는 확정 공모가 1만 원을 바탕으로 오는 15~16일 일반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오픈엣지는 토종 반도체 IP 설계 회사로 주목을 받았다. IP는 반도체 칩 설계에 ‘뼈대’ 역할을 하는 도구다. 대부분의 반도체 IP 설계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30~40%에 달할 정도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005930)의 유력 M&A 후보 기업으로 거론되는 영국의 암(ARM)이 대표적인 반도체 IP 설계 업체다. 오픈엣지는 신경망처리장치(NPU) 분야에서 독보적인 IP 설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상장에 앞서 받은 기술성 평가에선 반도체 업체 최초로 A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오픈엣지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지만 기관 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은 이유는 실적 대비 희망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오픈엣지는 올해 상반기 매출로 70억 원을, 당기순손실로 63억 원을 올렸지만 공모가 기준 시총은 3000억 원대에 달했다. 2024·2025년에 각각 141억 원, 265억 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 것이 높은 몸값의 근거가 됐다. 여기에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은 38.5배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을 매긴 후 21~34%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를 정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비록 오픈엣지의 기술력이 좋다고 하지만, 현재의 매출 수준 대비 3000억 원 수준의 기업 가치는 너무 과하다는 분석이 있다”며 “최근처럼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선 오픈엣지같은 종목에 호불호가 갈렸을 법하다”고 해석했다. 오픈엣지의 수요예측 부진은 ‘적자 성장주’가 공모에 잇달아 실패한 것과 관련이 적지 않다. 앞서 지난 달 카셰어링 1위 업체 쏘카(403550)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보다 18% 낮은 2만 8000원에 결정하는 등 IPO 시장에선 성장주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쏘카의 14일 종가는 2만8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0% 가까이 추락했다.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세는 성장주의 가치 평가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0~21일(현지 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추진할 가능성까지 거론돼 성장주는 비용 부담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떠안은 형국이다. 컬리나 케이뱅크처럼 실적 성장성이 부각되는 대어(大魚)들의 향후 IPO가 험난한 여정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연장선에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금리 부담이 큰 성장 기업들이 성급하게 IPO를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세르비아도 IMF에 구제금융 요청
국제 국제일반 2022.09.14 15:12:21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흥국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동유럽의 세르비아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1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최근 IMF에 ‘대기성 차관(standby arrangement)’을 요청했다. 대기성 차관은 마이너스통장 격의 대출로, 회원국이 재정개혁 프로그램 이행 등을 전제로 한도 내에서 IMF로부터 필요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것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신흥국에서 외국계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최근 세르비아를 비롯해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의 국채금리는 급등세를 보여 왔다. 세르비아의 경우 최대 교역 파트너인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전쟁 여파로 8월 물가 상승률이 11년 만에 최고치인 13.2%(전년 대비)로 치솟아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FT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세르비아 정부와 금융사의 외화부채 비율이 높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해 왔다. 나머지 유럽 국가로부터 정치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세르비아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거부했으며 올 4월 재선에 성공한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외교 채널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여파로 지난해 말 1.8%였던 유로화 표시 세르비아 국채금리는 최근 6.3%로 3배 이상 급등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우리가 금융시장에서 차입을 하려면 이전보다 적어도 2~3배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IMF는 “세르비아의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필요한 자금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르비아는 2015년 2월에도 IMF와 3년 만기의 12억달러 규모 대기성차관 협정을 맺었지만 실제 자금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
미국인 실질소득, 2년째 정체…지니계수는 10년 만에 최대 상승
국제 국제일반 2022.09.14 14:42:12지난해 미국인의 실질 중위소득이 2년 연속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미 인구조사국은 13일(현지 시간) 연례 통계자료집인 ‘미국의 소득:2021’을 발간하고 지난해 미국 가구의 실질 중위소득이 7만 784달러(약 9800만 원)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국은 이 액수가 “(물가 변동을 반영한) 2020년 실질 중위소득 추정치 7만 1186달러와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실질 중위소득은 2014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9년 7만 2808달러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다. 이 같은 실질소득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더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인플레이션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팀 퀸랜 웰스파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가계 실질소득은 최근 몇 분기 동안 연준의 금리 인상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흐름이 내년 1분기 지출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0.494로 2020년의 0.488보다 1.2% 올랐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로 이번 상승 폭은 2011년 이후 최대치다. 다만 조사국은 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의 경우 2020년과 2021년에 별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인종별 소득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해 실질 중위소득을 인종별로 보면 아시아계 가구의 중위소득이 10만 1418달러(약 1억 4100만 원)로 가장 높았고 비(非)히스패닉계 백인 가구(7만 7999달러), 히스패닉 가구(5만 7981달러)가 뒤를 이었다. 흑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4만 8297달러로 아시아계 가구의 47.6%에 불과했다. -
[오후 시황] 코스피 2400선 회복…"저점 지지력 확보 중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4 14:17:35코스피 지수가 2%대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개인의 매수세에 낙폭을 줄이며 2400선을 회복했다. 지수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충격 때문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락 바텀(Rock Bottom·진바닥)으로 2050선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직전 코스피 저점이 깨질지 주목하고 있다. 14일 오후 1시 5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13포인트(1.31%) 내린 2417.41을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59.07포인트(2.41%) 내린 2390.47로 개장해 낙폭을 줄이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며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040억 원, 1400억 원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3341억 원 순매수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2.07%)과 SK하이닉스(000660)(-1.79%) 등 반도체주와 네이버(NAVER(035420))(-3.56%)과 카카오(035720)(-2.43%) 등 플랫폼주, 현대차(005380)(-1.00%)와 기아(000270)(-0.74%) 등 자동차주 모두 하락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83%)와 LG화학(051910)(-0.45%) 등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0.40%)과 삼성SDI(006400)(2.66%)는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충격에 지수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서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8.3%로 시장 전망치 8.0%를 상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포함해 더욱 강경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은 커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3.9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4.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5.16%) 등 주요 지수는 일제히 폭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 경기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주식시장의 하락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직전 코스피 저점이 깨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 팀장은 "증시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이전 저점 지지력 확보 여부다"며 "미국 증시는 전일 급락 반전으로 전저점 수준에 근접했다. 오늘 코스피도 직전 저점 수준에서 낙폭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이 추정한 코스피 락 바텀은 2050선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05포인트(1.64%) 내린 783.74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86포인트(2.62%) 내린 775.93에 개장했다. 코스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138억 원, 232억 원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1493억 원 순매수 중이다. -
채권자금마저 20개월 만에 순유출…원화 가치는 튀르키예보다 떨어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4 12:00:00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도 국내로 유입됐던 외국인 채권자금이 20개월 만에 순유출 전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빠른 긴축에 금리가 크게 상승한 데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규모가 다른 때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주식자금은 오히려 유입된 만큼 한미 금리 역전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17억 1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7월(37억 달러)에 이어 순유입이 두 달째 지속됐지만 유입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연간 누적 증권투자자금은 48억 3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증권투자자금 유입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19개월 연속으로 유입됐던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8월 외국인 채권자금은 13억 1000만 달러 유출됐는데 이는 2020년 12월(-1억 7000만 달러)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주식자금은 국제유가 하락, 양호한 미 경제지표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30억 20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한은 관계자는 “공공자금은 연준의 긴축 강화 경계감으로 금리가 크게 상승한 가운데 만기 도래 규모가 평소보다 큰 영향을 받았다”며 “민간자금은 지난달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되면서 상업은행을 중심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미 금리 역전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미 연준이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2.25~2.50%로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지난달 말 한은이 기준금리를 2.50%로 올리기 전까지 약 한 달 정도 한미 금리가 역전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7월부터 금리가 역전됐는데 당시엔 채권자금이 크게 유입됐고 이달 주식자금이 유입된 것도 한미 금리 역전보다는 다른 요인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라며 “(채권자금 순유출 전환이) 한미 금리 역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7일 1384원 20전으로 2009년 3월 30일(1391원 50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 유로 지역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 영향을 받았다. 특히 원화 가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8월 1일부터 9월 12일까지 주요국 통화가치 변화율을 보면 원화 가치는 미 달러화 대비 5.9% 하락했는데 이보다 더 가치가 떨어진 통화는 일본 엔화(-6.7%)뿐이다. 원화 가치는 영국(-4.1%), 중국(-2.7%), 남아프리카공화국(-2.6%), 튀르키예(-1.7%), 유로(-1.0%), 인도(-0.4%), 인도네시아(0.0%) 등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
한은 “1년 안에 경제 침체될 확률 유럽 32%, 미국 15%”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4 12:00:00향후 1년 안에 유럽 경제가 침체될 확률이 32%, 미국 경제는 15%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유럽 경제 침체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낮추고 물가 상승률을 확대시키면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충격으로 내몰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 가속, 에너지 수급 차질 심화 등으로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은 고인플레이션 지속과 이로 인한 급속한 금리 인상이 가장 큰 리스크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정책 대응이 과도하거나 미흡할 경우 모두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장기화가 주요 리스크로 전쟁이나 이상기온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도 위협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 연구진은 분포예측모형을 통해 향후 1년 이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추정한 결과 유럽은 32%, 미국은 15%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5월 추정 당시만 해도 0.4%에 불과했으나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8월 기준 15%까지 확대됐다. 유럽은 5월 추정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익률 곡선 모형을 통한 경기침체 확률 추정 결과서도 단기적으로 유럽의 경기침체 확률이 미국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지난해 9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도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확률을 점차 높게 보고 있다. 미국·유럽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무역 경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경기 침체로 대외 수요가 위축될 경우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물가 오름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럽발 공급 충격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를 때는 국내 성장률이 낮아지는데 물가 상승률은 확대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박경훈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향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그 전개 상황과 경제적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엔화가치 급락…日 "모든 옵션 배제 안해" 구두개입
국제 국제일반 2022.09.14 10:33:52일본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정부가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강도 높은 구두개입에 나섰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외환 움직임이 매우 갑작스러운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긴장감을 갖고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고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현지 시간) 나온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엔화는 가파른 약세를 나타냈다. 14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44.96엔까지 올라 심리적 저항선인 145엔을 목전에 뒀다. 이후 칸다 재무관의 구두개입에 소폭 하락해 144엔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엔달러 환율이 145엔을 돌파하면 1998년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시장개입을 했을 때의 환율인 146.78엔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일본 외환시장 당국자들은 구두개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재무성, 일본은행(BOJ), 금융청(FSA) 관계자가 3자 회담을 하며 24년 래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 가치에 대해 논의했다. NBC파이낸셜의 데이비드 루 디렉터는 "미국 CPI에 의한 광범위한 달러 강세를 고려했을 때 칸다 재무관의 구두개입 효과는 적을 것"이라며 "구두개입만으로 엔달러 환율이 140엔으로 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노린추킨연구소의 미나미 타케시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다음 회의 전까지 투기가 계속되고 변동성도 높을 것"이라며 "BOJ가 계속 경고 신호를 보내겠지만 엔화 약세에 대응해 정책 방향을 돌릴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실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외환보유액이 늘어나 환시 개입을 위한 실탄은 충분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산발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자칫 외환보유액만 축낼 수 있기 때문이다. -
검은 수요일…코스피 2%대 급락 삼전도 3% 뚝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4 10:09:46코스피 지수의 2400선이 붕괴됐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충격에 지수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락 바텀(Rock Bottom·진바닥)으로 2050선을 제시했다. 14일 오전 9시 56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28포인트(2.34%) 내린 2392.26을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59.07포인트(2.41%) 내린 2390.47로 개장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중 지수는 2381.50까지 밀렸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며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011억 원, 1029억 원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2979억 원 순매수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2.93%)과 SK하이닉스(-3.38%) 등 반도체주와 네이버(NAVER)(-4.61%)과 카카오(-4.43%) 등 플랫폼주, 현대차(-1.50%)와 기아(-1.23%) 등 자동차주 모두 하락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0.30%)과 LG화학(-2.26%), 삼성바이오로직스(-3.21%), 삼성SDI(-1.33%) 등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돈 충격에 지수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서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8.3%로 시장 전망치 8.0%를 상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포함해 더욱 강경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은 커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3.94%)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4.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5.16%) 등 주요 지수는 일제히 폭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 경기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며 "올해 4분기까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레벨다운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전략적으로는 주식비중 축소, 현금비중 확대를 유지한다"며 "포트폴리오 투자관점에서는 배당주(통신, 손보 등), 방어주(통신, 음식료 등) 비중을 늘려갈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이 추정한 코스피 락 바텀은 2050선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78포인트(2.48%) 내린 777.01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86포인트(2.62%) 내린 775.93에 개장했다. 코스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83억 원, 121억 원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775억 원 순매수 중이다. -
원달러 환율 1390원 돌파…13년5개월만 처음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14 09:10:4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긴축 공포가 커지자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에서 1390원대로 단숨에 진입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7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50전 오른 1394원 10전으로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19원 40전 오른 1393원으로 출발해 장중 1340원대까지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환율은 3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넘어 장중 가격 기준으로 2009년 3월 31일(1422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물가 충격에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의 8월 CPI 상승률은 8.3%로 7월(8.5%) 대비 낮지만 시장 예상치(8.0%)를 웃돌면서 긴축 강도가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100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DXY)는 110원대를 돌파했다. 달러 초강세에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으로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도 달러화와 등가 교환되는 패리티(parity)가 무너지기도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물가 쇼크로 인한 매파 연준 우려에 위험자산 투매와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며 “전일 3% 가까이 큰 폭 상승했던 코스피가 리스크 오프로 낙폭을 키울 가능성이 큰 점도 원화 약세를 견인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美 CPI 충격에 '네카오' 추락…네이버 52주 신저가[특징주]
증권 국내증시 2022.09.14 09:10:24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국의 긴축이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경계심에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급락 중이다. 14일 오전 9시 10분 네이버는 전날보다 1만 1500원(4.82%) 내린 22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2만 6000원까지 추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 역시 전날보다 3300원(4.71%) 내린 6만 6700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미국 8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성장주가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
美 8월 CPI에 '나스닥 5%대 폭락' 5가지 이유
증권 해외증시 2022.09.14 06:02:05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을 뛰어넘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폭락했습니다. 나스닥이 5.16%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4.32%, 3.94% 내렸는데요. 3대 지수 모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하루 최대폭 하락을 보였습니다. 시장의 충격은 컸는데요.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CPI가 +0.1%를 기록했고 근원 물가는 다시 뜀박질을 시작했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45%까지 치솟았고 달러인덱스도 109.8까지 올랐습니다. 월가도 당황할 정도로 예상이 빗나갔는데요. 종목별로는 S&P500 종목 가운데 장중 490개가 마이너스를 보일 정도로 여파가 컸습니다. 애플(-5.87%)과 알파벳(-5.90%), 아마존(-7.06%), 엔비디아(-9.47%) 등 기술주들의 낙폭이 컸는데요. 8월 CPI로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고 광범위하며 상당히 오래갈 것임이 확인됐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래 지속할 수밖에 없게 됐는데요. 오늘은 8월 CPI를 분석하고 무엇이 핵심 포인트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증시 전망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 4.00%→4.25%”…“8월 중앙값 CPI, 전년 대비 0.4%p 상승” 8월 CPI가 시장을 놀래킨 이유는 아래 5가지입니다. ① 8월 근원 CPI, 전월비 0.6%로 7월(0.3%) 하락 뒤 재상승. 전년 대비 6.3%로 예상치(6.1%)보다 높음→해석: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높아지고 있음. 헤드라인 CPI 전월 대비 예상치가 0.1%인 것도 큰 틀에서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요소가 없음을 확인. 에너지 가격급락에도 물가가 생각보다 안 떨어짐. 다루기 힘듦 ② 렌트비 등 거주비용 0.7% 급등. 신차(0.8%)·식품(0.8%) 등 상승률 지속→해석: 인플레이션 요소가 끈적끈적하며 렌트비는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연준을 괴롭힐 수 있음 ③ 중앙값 CPI 전년 대비 0.4%p·전월 대비 0.2%p 모두 증가→해석: 변동성을 제거한 중앙값 CPI로 보면 전년 대비 물가도 6월(9.1%) 이후 꺾인 게 아니라 지속 상승 흐름 ④ 높은 인플레에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 3.75~4.00%에서 4.00~4.25%로 상승. 확률 낮으나 9월 1.00%p 가능성도 제기→해석: 연준 더 높은 금리로 더 오래 갈 수 있음. 국채금리 오르고 달러 강세 보이면서 증시에 마이너스 요소. ⑤ 연착륙 기대 하락·경기침체 가능성 증대→해석: 통화긴축이 지속할 경우 연준 정책실수 범할 수 있어. 침체 빠질 확률 커져 우선 8월 CPI 세부내역부터 보죠. 월가에서 의미 있다고 봤던 전월 대비 -0.1% 예상이 깨졌습니다. 마이너스는 물가하락을 의미하죠. 전체 수준은 여전히 8%대로 높더라도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봤던 건데 이것부터가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CPI가 괜찮게 나올 것을 기대했던 시장 입장에서는 결과가 반대로 나오니 충격이 2배가 됐죠. 이번 주 인플레 지표의 대장격인 CPI가 무너지면서 나머지 지표들은 예상치대로 나와도 잘해야 본전이 됐는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포함한 헤드라인 수치는 전년 대비 8.3%로 예상치(8.0%)를 웃돌았습니다.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닌데 휘발유값이 급락(-10.6%)했는데도 이것밖에 안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측면이 있었는데요. 특히 ‘3분 월스트리트’에서 잘 봐야 한다고 말씀드렸던 근원 CPI가 재상승했습니다. 전월비 기준으로 보면 3월(0.3%) 이후 4월과 5월에 0.6%, 6월에 0.7%를 거쳐 7월에 0.3%로 낮아졌었는데요. 이게 다시 오른 겁니다. 내려가던 게 다시 올라가는 것만큼 신경쓰이는 게 없는데요. 1970년대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죠. 항목별로도 렌트비 같은 거주비용이 한달 만에 0.7% 급등했는데요. 올 들어서는 한 번도 0.7%를 찍은 적이 없었습니다. 렌트비는 임금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인데요. 물건값이 오르면 임금을 더 달라고 하게 되지만 거주비용이 상승하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급여를 확실히 더 많이 받아야만 하죠. 5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신차가격도 다시 0.8%로 뛰었고 의료비(0.8%)도 급등했는데요.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가 전반적으로 뜨거웠다”며 “신차부터 의료, 서비스, 임대료까지 모든 것이 올랐으며 이것이 가장 당황스러운 측면”이라고 전했습니다. 보조지표인 중앙값 인플레이션을 보면 문제점이 좀 더 드러나는데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중앙값 CPI를 보면 8월 전년 대비 수치가 6.7%로 나옵니다. 중앙값 CPI는 물가상승률을 일렬로 세운 뒤에 가중치를 감안해 가장 중앙에 있는 것을 골라 그것의 변화를 보는 건데요. 변동성이 큰 항목을 빼고 볼 수 있어 더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전년 대비 수치는 6월(6.0%)과 7월(6.3%)에도 계속해서 오르는 것으로 나오죠. 노동부가 내놓은 전년 대비 CPI는 6월(9.1%) 이후 7월(8.5%), 8월(8.3%)로 집계되는데 흐름이 반대입니다. 중앙값 CPI의 경우 7월까지만 해도 한 달만 상승했다고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2달 연속 오른 것이 되는데요. 전월 대비로는 중앙값 CPI가 0.7%로 일반 CPI(0.6%)보다 높습니다. 위아래로 변동성이 큰 항목을 8%씩 뺀 것으로 봐도 전년과 전월 모두 오름세인데요. 평소 인플레 예상 시 중앙값 CPI를 중시하는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중앙값 CPI로 보면 수치가 극도로 나쁘다(extremely ugly)”며 “높은 물가는 극도로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상대적으로 높은 1년 인플레이션 기대 5.7%(뉴욕 연은 기준)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9월, 1%p 인상 확률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11월에도 0.75%p 인상 가능성도”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국채금리가 뛰고 달러도 강세를 보였는데요.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CME 페드워치를 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5%p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이날 오후4시30분 현재 0.75%p가 66%이고 1%p도 34%에 이릅니다. 어제만 해도 0.75%p가 91%였고 1%p는 0%였는데 1%p가 튀어나온 것이죠.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연준)은 이제 1%를 고려해야만 한다”며 “더 이상 연준은 약간의 안도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다만, 9월 인상폭에 관해서는 여전히 0.75%p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연말까지 금리인상 전망폭이 최소 0.25%p는 올라가는데요. 하루 전만 해도 3.75~4.00%가 대세였다면 이제는 4.00~4.25%가 된 것이죠. 어제는 3.75~4.00%를 점치는 이들이 68%로 가장 많았는데 이것이 이날 17.8%로 쪼그라든 대신 4.00~4.25%가 23.4%에서 42.1%(1위)로 높아졌고 4.25~4.50%도 2%에서 32.2%(2위)까지 급격히 커졌습니다. 정리하면 9월에 0.75%p에 그치더라도 11월에 또다시 0.75%p를 할 수 있고 이후로도 더 올린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건데요. 로버트 덴트 노무라 증권의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우려스럽다. 8월 CPI는 9월 금리인상폭이 0.75%p가 확실할 뿐만 아니라 11월에도 0.75%p를 할 위험을 높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닐 두타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미국 경제리서치 헤드도 “11월과 12월에만 1%p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연말 연준의 기준금리는 4%를 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지금까지 시장은 연말에 최대 4.00% 수준까지 반영을 해왔지요. 그러던 것이 최소 0.25%p 이상 0.5%p, 9월 1%p에 11월 0.75%p 얘기까지 흘러나오니 시장이 동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추가 금리인상에 따른 가격반영을 해야 하고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갈 수 있는 리스크 역시 확대됐기 때문이죠. 제프리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르코우스카는 “나는 그것(8월 CPI)이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9월에 0.75%p에 기울어있지만 11월에도 지금의 페이스(0.75%p)가 유지돼야 한다고 보며 아마 12월에 0.5%p로 늦춰질 수 있다. 그것은 이미 최종금리가 4.5%라는 뜻”이라고 봤습니다. 결국 갈 길이 먼 겁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제시했던 전월 대비 0.2%의 상승률 5~6개월은 고사하고 전반적인 전월비 수치가 재상승하고 있지요. 이 기준을 맞추더라도 연준이 얼마나 오래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지 모릅니다.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건스탠리 모델 포트폴리오 컨스트럭션 헤드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려면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준다”며 “희망적인 기대는 시기상조였을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추가 긴축은 연착륙 가능성을 줄이고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우는 측면이 있습니다.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도구 가운데 하나인 3개월과 10년 물 국채금리 격차도 이날 많이 좁혀졌었는데요.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인플레이션이 살아있으며 건재하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고 또 다른 바주카포를 쏠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인플레와의 전쟁 모드에 적응할 필요 있어”…“소매 지표 등 중요. 6월 저점 다시 한번 시험받을 수도” 시장의 공포감은 매우 큰데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이날 14.24% 폭등한 27.27을 기록했습니다. 월가의 분위기도 상당히 안 좋은데요.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디렉터는 이날 “시장이 며칠 내 3900선을 시험할 수 있으며 베어마켓 바닥도 다시 시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S&P500 지수가 3932.69에 마감했으니 3900이 멀지 않은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증시가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 증권 미국 주식 헤드는 “나는 가까운 장래에 기술주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오래걸릴 수 있으며 사람들이 S&P를 사서 보유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단기적으로는 너무 위험하다”고 했죠. 앞서 도이치뱅크의 설문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58%)이 바닥은 내년 이후에 올 것이라고 했는데요. 10년 물 국채금리 5%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맷 포레스터 록우드 어드바이저의 CIO는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은 시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모드에 있는 연준에 맞춰 변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했고, 맷 페론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의 리서치 디렉터는 “연준이 더 오랫동안 금리를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으로 베어마켓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GDP 성장률을 계속 앞지르면서 장기 약세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소비자물가가 GDP 수치보다 더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썸머랠리가 단기 반등일 수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요. 15일에 나올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강한 고용에도 예상보다 높은 물가에 다시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기에 더 그런데요. 이와 관련해 걱정스러운 얘기가 CNBC에 나왔습니다. CNBC는 “인플레이션에 이번 연휴시즌의 쇼핑이 조용할 수 있다”며 “최근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가 올해 연휴시즌의 지출비용 마련이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배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휴시즌 매출이 지난해보다 7.5%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인플레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10년 평균보다 낮은 1~3%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 매출은 소매업자 연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데요. 인플레가 끈적끈적함이 확인됐으니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마트를 포함해 메이시스 같은 백화점의 상황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만, 상황을 다르게 보는 이들이 분명 있는데요.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자산운용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중요한 이야기(big story)는 인플레이션이 실질적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시장이 CPI리포트에 과도하게 반응(overreacting)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마이크 산톨리 CNBC 코멘테이터도 “1%p 금리인상 얘기가 커지면서 경기침체 신호가 무대 중앙으로 나오고 있다”면서도 “(인플레는) 시장의 망상이었다기보다는 역사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것은 주식시장이 오르는 배경 중 하나”라고 봤는데요. 확실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며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고 △내려오더라도 쉽게 안 내려오며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할 수밖에 없고 △그에 맞춰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도한 쏠림은 경계해야 하지만 당분간은 조심하면서 쉽게 끝나지 않을 고인플레, 고금리 시대와의 동거를 본격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인 듯한데요. 일단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말부터 다시 새겨야겠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는 이번 8월이 아닌 7월 CPI 발표 전부터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줄곧 집중적으로 전해드려왔습니다. 어제 기사 앞부분에 인플레 전망치 위주로 전해드린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독자분들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근원 CPI와 유가의 중요성을 함께 언급했고, 세부 내역과 하락폭을 봐야 한다고 했지만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관련 예상치는 상황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였는데 보다 신중하게 전해드리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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