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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 전망 3%대로 굳어지는데…연준 매 발톱에 딜레마 커지는 中
국제 경제·마켓 2022.08.28 18:20:42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미팅에서 공격적인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경제 성장률 둔화에 시달리는 중국의 딜레마가 커지게 됐다. 미국이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부쩍 높아짐에 따라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진 중국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중국은 식어가는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인프라 투자 등을 확대해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쓰촨성 일대의 폭염에 가뭄의 여파까지 더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2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자 및 고문들이 잭슨홀미팅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미국과의 ‘금융 전쟁’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 검토에 나섰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주 중국개발연구재단이 베이징에서 주최한 비공개 회의에서 잭슨홀미팅 때 도출될 결과의 장기적 파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회의 발언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잠재적인 세계 경제 침체, 금융 충격, 악화하는 미중 관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중국의 우려대로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진행된 잭슨홀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 둔화를 예상하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중국 측에서는 미국과의 잠재적 금융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응할 중국의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달 22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와 5년 만기 LPR을 각각 각각 0.05%포인트, 0.15%포인트씩 인하했다. 물가 상승 우려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며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자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5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 대비 위안화는 6.8536위안까지 올라 2020년 8월 3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면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추가 재정·금융정책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은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봉쇄로 꺾인 경기 흐름을 바꿔놓지는 못하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월 공업 기업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4조 9000억 위안(약 950조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월까지 1.0% 늘어났지만 7월 한 달 동안 전년 동월 대비 12%가량 급감했다. 8월 휴가철을 맞아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와 계속되는 부동산 침체, 여기에 쓰촨성 가뭄으로 인한 전력난까지 감안하면 8월에도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정부가 내세웠던 성장률 목표치 '5.5% 내외'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은 물론 최근까지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4%대도 쉽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노무라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 2.8%로 각각 낮춘 데 이어 28일 경제 분석 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3.6%로 0.4%포인트 내렸다. 쓰촨성과 충칭 등 중국 서부 지역의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EIU는 지난해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으로 경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은 점을 지적하며 올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저물가 시대의 종언과 정치 리스크 [김흥록 특파원의 뉴욕포커스]
국제 경제·마켓 2022.08.28 18:16:00요즘 뉴저지 일대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5ℓ)당 3달러 후반이다. 최근 다소 떨어진 것이지만 주민들은 ‘한참 멀었다’는 반응이다. 1~2년 전에는 2달러대였으니 조금 나아진 것일 뿐 여전히 비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유 값이 ℓ당 2000원을 넘었다가 1808원이 됐다 한들 싸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 동네 마트의 삼겹살 값은 현재 파운드당 7.99달러(100g당 2360원) 수준이지만 1년 전에는 4.99달러(100g당 1477원)였다. 저물가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세계경제가 세계화의 후퇴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는 새로운 인플레이션의 시대로 치닫는 중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기록적인 저물가를 누려왔다. 1999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상품 가격의 연평균 상승률은 불과 0.4%였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연평균 1.7%에 그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2%)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1990년대 중국이 경제 문호를 개방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덕이 컸다. 자유로운 무역을 바탕으로 원자재 가격은 안정됐고 기업들은 해외 곳곳에서 적시 생산(Just-in-Time)한 상품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었다.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이 세계 각지에 퍼져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치면서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값싼 일자리에 달려드는 인력을 찾기 어렵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값싼 노동력이 무한히 공급되는 시대가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지난해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할 무렵 연준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오판했다. 어쩌면 그 이전에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전략 자체가 오판이었을 수 있다. 과거 2000년대에 겪었던 경제 불안은 대부분 수요의 위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에 중앙은행들은 팬데믹이 발생하자 수요 감소를 막기 위해 숨 가쁜 속도로 금리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정작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것은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었다. 수요를 지탱한 정책은 공급 쇼크를 맞으면서 오히려 독이 됐다. 일본을 제외하면 현재 세계 주요국 중 역사적 고물가에 시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물론 중앙은행에만 책임을 묻기에는 가혹한 측면이 있다. 오히려 세계화의 붕괴는 정치적 판단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미국이 세계의 돼지 저금통이 되지 않겠다”며 중국 등 해외에 관세를 부과하고 노동력 유입을 막았다. 세계는 이를 ‘미국 우선주의’라고 표현했지만 그 결과 미국인들이 저렴한 물가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연 당시의 판단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했는지는 의문이다. 고물가를 부추기는 정치 리스크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1인당 최대 2만 달러(약 2700만 원)의 학자금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입 재정이 연간 최대 240억 달러 수준인 이 정책을 두고 도덕적 해이 논란보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는 비판이 뼈 아픈 대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 상반기 인플레이션을 국내 정책의 최우선 의제로 삼겠다고 발표했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내놓은 이 정책은 그 궤도에서 확실히 벗어나 있다. 권력의 쟁취를 최종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정치는 포퓰리즘의 유혹 앞에 흔들리기 쉽다. 현재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은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대 수준이니 세계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상당수는 돈벌이를 시작한 후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을 처음 겪을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마저 “우리는 한동안 인플레이션 문제가 없는 세상에서 살았다”며 “(현시점에서) 알게 된 것은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라는 의미다. 중앙은행과 행정부가 각각 수요 감축, 공급망 재건이라는 각자의 역할에 전념해야 할 때다.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대 전환기에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는 점도 같다. 적어도 지금은 정치가 경제의 리스크가 돼서는 안 된다. -
"韓 성장률 2% 초반 추락 우려"…달러 유출 가능성도 커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8.28 18:11:21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 불안 요소를 잔뜩 안고 있던 우리 경제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결정타를 날렸다. 세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고한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달러화 강세에 기름을 끼얹는 등 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물가 대응에 실패한 연준이 뒤늦게 긴축 속도를 높이면서 우리나라는 고환율·고물가에 수출 둔화는 물론이고 과거에는 없던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미 금융시장은 바짝 얼어붙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27일 원·달러 환율은 1341원 22전으로 전월 대비 10원 42전 급등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연준의 통화 긴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화 가치가 치솟은 영향이 반영됐다. 파월 의장의 연설이 있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26일 1331원 30전으로 이틀 만에 10원 80전 하락했지만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의 현지화 등으로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대외 의존적인 우리 경제의 취약한 펀더멘털을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 문제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연준의 통화 긴축 경로에 대한 매파적 재평가가 추가 반영되면서 당분간 자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 기조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미국발 쇼크가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에서 5.2%로 높이고 내년 물가도 2.9%에서 3.7%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4~5%가 넘는 고물가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환율 수준 자체보다 원화 가치 절하로 생길 수 있는 물가 상승 압력과 국가 경쟁력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했다. 당분간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연쇄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에서는 통화 당국이 10월과 11월까지 6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취약 계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물가 압박에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 1000원 늘어난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올랐는데 올해 말 3.0%까지 인상이 불가피해 같은 기간 이자 부담은 약 160만 원 증가하게 된다. 문제는 위기 때마다 돌파구가 됐던 수출마저 위태롭다는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 전 세계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수출은 올 하반기 0%대 성장에 그친 뒤 내년 상반기에는 감소 전환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62억 7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했다. 무역수지 적자도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50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대폭 줄였다. 이미 시장에서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2%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특히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가스 공급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경우 물가 상승은 물론이고 국내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과 이에 따른 EU 경제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는 EU에 대한 수출 둔화, 에너지 수급 불안, 산업 생산 차질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마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고 하지만 연준의 긴축 속도가 과거보다 빠른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연준의 긴축 속도는 약 40년 만에 가장 빠른 수준으로 그동안 한미 금리 역전 시기와 양상이 다르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지는 동시에 장기화한다면 과거와 달리 외국인 자금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총재도 한미 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포인트를 중심으로 왔다 갔다 했다”며 “격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
짙어지는 '검은 월요일' 그림자…긴축 경계감에 단기 충격 불가피
증권 국내증시 2022.08.28 18:09:40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미팅 발언 충격에 미국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맞으면서 국내 증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나타난 미국 물가 지표 진정세로 연준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증시가 지난달부터 반등세를 이어왔지만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 파월 의장의 연설에 긴축 공포가 재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이 올해 말까지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권가에서는 향후 경제지표 향방에 따라 코스피 하방 지지선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며 최근 이어진 코스피 반등에 커졌던 낙관 심리를 경계할 것을 조언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잭슨홀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드러낸 매파적 발언에 직격탄을 맞으며 3대 지수가 모두 3% 이상 폭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08.38포인트(3.03%) 하락한 3만 2283.4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1.46포인트(3.37%) 내린 4057.66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특히 큰 충격을 받으며 496.56포인트(3.94%) 급락한 1만 2141.71을 기록했다. 재차 심화된 긴축 공포가 미국 증시에 타격을 가하면서 그간 반등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에도 ‘검은 월요일’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커진 물가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에 한미 증시는 올 들어 처음으로 두 달 가까이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극에 달했던 7월 초 2290선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개선된 물가 지표에 힘입어 10% 넘게 상승하며 8월에는 2500선을 되찾았다. S&P500지수 역시 4300선을 돌파하며 같은 기간 12%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확인한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3% 넘게 폭락하면서 짙어진 관망 심리에도 2480선을 유지하던 코스피 역시 급락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반등을 이끌던 힘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동안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연준이 정책 결정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재공언하면서 연초부터 증시를 위축시켰던 긴축 경계감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며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미팅에서 새로운 내용의 언급은 없었다는 점에서 기존 연말 코스피 하방 지지선(2400선 수준)을 유지하지만 7~8월 상승 추세에 커졌던 낙관론을 경계하고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에 주목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발 긴축 충격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향후 물가가 잡혔다고 인정하기 전까지 투자자들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꺾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 기준 코스피가 2100선까지 내려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들어 강달러 기조에도 꾸준히 유입되던 외국인 투자 자금 역시 순매도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긴축 경계감이 완화된 7~8월 동안 코스피를 5조 원 넘게 사들였다. 그간의 순매수가 물가 고점을 지났다는 인식 아래 낙폭이 과대해진 코스피와 원화에 대한 선제적 베팅이었다면 긴축 경계감이 다시 불거진 상황에선 순매수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연말까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경우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더욱 커질 가능성 역시 우려되는 점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3.5% 내외로 설명됐던 연준의 연말 기준금리는 더 높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과의 금리 차, 원·달러 환율 등이 당분간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잭슨홀 간 이창용 "美보다 먼저 금리인상 종료 어렵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8.28 18:05:22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연준이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양국 간 금리 격차가 곧바로 최대 0.75%포인트까지 벌어지는 탓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일단 남은 두 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준의 움직임 등에 따라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대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27일(현지 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은은 정부로부터 독립했지만 연준으로부터 독립하지는 않았다”며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2.50%)와 미국(2.25~2.50%)의 기준금리 상단이 같지만 다음 달 연준이 0.75%포인트를 올리면 3.00~3.25%가 되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가 된다. 이 때문에 한은이 10월과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모두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다. 만약 연준이 11월과 12월에 빅스텝을 밟을 경우 양국 간 금리 차는 1.25%포인트로 커진다. 역대 최고 금리 차였던 2000년 5월(1.5%포인트)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 폭을 두고 고민을 거듭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는 금리 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
파월 쇼크…韓경제 '다중트랩'에 갇히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8.28 18:01:41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쉬어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6월과 7월에 이어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예고한 발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2개국(G2) 경제 둔화 등으로 고물가·고환율·무역적자 등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가 ‘파월 쇼크’로 또다시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에서 “단 한 번의 개선으로 물가 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며 초긴축에 방점을 찍었다. 그의 언급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 대비 0.6%포인트 빠진 8.5%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실제로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3.03%나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3.37%, 3.94% 급락했다. 우리 경제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한미 간 금리 격차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되면서 한국은행은 10월과 11월에 6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자 부담으로 소비 회복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올 8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인 무역수지도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 잡기에 매달리면서 돌파구 모색이 더 어려워졌다. 기업들은 시중 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반적인 경기 부진 속에 물가는 올라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2%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1345원 50전까지 치솟아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원·달러 환율의 불안감도 커졌다.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를 올려 3분기로 예상되는 한국의 물가 정점 시기를 더 늦출 수 있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 유로화 약세까지 겹쳐 강달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자 유출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불안한' 서학개미 탈출 러쉬?…이달만 9000억 팔았다
증권 증권일반 2022.08.28 17:52:53서학개미들이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지난달부터 반등장이 시작됐지만 미국의 긴축 및 경기 침체 우려로 베어마켓 랠리의 끝이 보이는데다 미국 달러 가치의 구조적 강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다. 미국 주식을 더 사자니 역사적 고점에 다다른 환율이 신경 쓰이고, 팔기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이 눈에 밟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서학개미로서는 진퇴양난에 처한 셈이다. 서학개미들은 이미 지난달 약 3년간의 순매수 행진을 멈추고 소폭 팔자로 돌아선 이후 이번달에는 약 7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물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강달러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일부 차익 실현을 통해 달러 현금을 확보할 필요는 있지만 서둘러 환전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2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올 7월 미국 주식을 순매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8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첫 순매도 전환이다. 순매도 규모는 7월 367만 달러(약 48억 9000만 원)에서 8월 6억 7405만 달러(약 9052억 원)로 급격히 늘어났다. ‘믿을 건 미국 뿐’이라며 연일 매수 행렬에 나섰던 서학개미가 고환율에 추가 매수를 망설이는 데다가,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을 쏟아지며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서학개미들은 환차익으로만 11.7%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원달러 환율은 1월 3일 1191원80전에서 8월 26일 1331원30전으로 11.7% 올랐다. 미국의 빅테크 주식들은 연초 대비 하락률이 환율 상승분보다 작아 지금 팔아도 수익권이다. 애플의 경우 연초 대비 지난 26일까지 하락률이 7.86%이었다. 빅테크 주식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매도세가 몰린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애플로 2억1958만 달러 어치를 팔았다. 2위는 테슬라로 1억4886만 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3위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TQQQ)로 순매도 금액은 1억1015만 달러였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6708만 달러), 알파벳 (5468만 달러) 등 빅테크 위주로 순매도가 많았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만약 지금 해외 달러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 환율 레벨에서 차익 실현을 하고 지켜 보는 것이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 전문가들은 일부 차익실현을 통해 달러화를 손에 쥐고 변동성 장세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달러의 구조적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달러를 환전을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 본부장은 “지금의 달러 강세는 구조적인 면이 강하기에 원화가 예전처럼 달러당 1000원대로 돌아가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기에 그 부분을 감안해 매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진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현 국면에서 달러 인덱스는 미국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사이클과 연동되는 경향이 크다”며 “달러 인덱스의 변곡점을 살피려면 미국 통화 정책의 변화를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리란 분석도 나왔다. 박형민 NH-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솔루션본부 부장은 “일부 해외 자산을 매도해 최근 가격이 급락한 국내 주식으로 전환할 만한 시기”라면서도 “적어도 내년까지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전망인데, 달러도 강세를 띌 전망이다”고 말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변동성 대비 차원에서 일부 차익 실현을 고려할 만하다”며 “환율과 주식 모두 변동성이 커졌기에 시점과 금액을 분할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운용본부장들은 하나같이 환율을 보고 해외 주식 매매 타이밍을 잡는 대신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장기적 관점에서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육 본부장은 “미국에는 장기 상승하는 퀄리티 주식이 다수 존재한다”며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종목은 500~1000% 상승하지만 환율 변동은 ±30%에 그치는 만큼 퀄리티 주식을 장기, 분할 매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이 본부장은 “환율 예측은 자산 가격 추정 가운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며 “자신만의 특별한 관점이나 불가피한 상황이 있지 않은 한 환율의 등락을 예측해 투자하기 보다는 장기간 분할 매수하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에도 매수할 만한 종목으로는 성장·기술주를 꼽았다. 박 부장은 환율의 레벨에 따라 섹터 매력도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사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금리가 안정 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반기 부진했던 성장주 및 기술주들의 매력도가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도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익을 장기적으로 상쇄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좋은 우량 성장 주식들은 여전히 투자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종갑·정혜진 기자 -
"인플레 절반은 정부가 부추겨"…잭슨홀서 불거진 '정부 책임론'
국제 경제·마켓 2022.08.28 16:50:18미국 와이오밍주에서 27일(현지 시간) 막을 내린 잭슨홀미팅에서 세계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한 막대한 ‘돈풀기’로 고물가를 부추겨놓고 이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를 걱정하며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란체스코 비앙키 미 존스홉킨스대 경제학 교수와 미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의 리어나도 멜로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의 절반은 정부 재정정책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진에 빠진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앞다퉈 ‘확장 재정’ 정책을 내놓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미국 정부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2조 7700억 달러(약 3700조 원)라는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났다. 팬데믹 기간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예산 지원에 나선 결과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그대로 고물가로 이어졌지만 미국은 이달 들어 또다시 총 4300억 달러 규모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을 내놓으며 막대한 재정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 보고서는 “각국이 확장 재정 기조를 거둬들이지 않고 (금리 인상으로) ‘돈줄 조이기’에 나선다면 물가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그 결과 인플레이션율은 더욱 상승하는 동시에 (통화가치 하락으로) 정부 부채는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통화 긴축이 물가 완화로 이어지려면 재정정책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결론이다. 이들은 “금리 인상만으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고 결국 ‘재정발(發)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국민들에게 증세와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보고서는 연준이 보다 일찍 금리 인상에 나섰더라도 인플레이션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곁들였다. 저자들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인플레이션율 1%포인트를 낮추는 데 드는 국가 생산 감소 비율은 3.4%포인트에 달한다”며 “어찌 됐든 물가를 잡는 데 경제가 큰 희생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
“불확실성 인정하는 정책 소통 필요” 이창용 총재, 잭슨홀서 강조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8.28 03:00:00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현지시간) 잭슨홀에서 대외 불확실성에 노출된 신흥국일수록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환경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면 중앙은행이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신호를 미리 줘야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시 저물가·저성장 위험에 직면하면 정책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이 총재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팬데믹 이후 정책 전망(The Outlook for Policy Post-Pandemic)’ 세션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신흥국은 대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급격한 경제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더글러스 렉스턴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작성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신흥국 및 소규모 개방 경제에 대한 교훈’ 논문을 바탕으로 발표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방향에 대한 신호를 주기 위한 소통 방식을 말한다. 일본 등 선진국이 제로금리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낮춘 이후로도 정책적 효과를 위해 도입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 중 하나다. 예를 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2013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제로(0%)로 유지하겠다”라고 하거나 “실업률이 6.5% 이상으로 유지되는 한”과 같은 표현을 말한다. 이 총재는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가 장기금리를 낮추고 경기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이 ‘과도하게 단순화’되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과도한 단순화로 시장이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하게 되면 중앙은행은 출구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워진다”며 “2013년 ‘긴축발작(taper tantrum)’ 당시 연준의 긴축 정도가 크지 않고 정책 전환 기조가 조심스럽게 언급됐음에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금융시장 혼란이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중단한 것은 이러한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의 단점 때문이라는 지적했다. 특히 신흥국은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가 이상적 방법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앞으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흥국이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지면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가 출구전략 유연성을 제약한다는 논리다. 이 총재는 “한국은 물론 중국, 태국과 같은 아시아 신흥국의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하면 이들 국가가 장래에 저물가·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라며 “출구전략의 유연성을 크게 제약하는 비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가 신흥국의 이상적인 정책수단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
[다음주 증시 전망] '파월' 충격에 美증시 폭락…"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 권고"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8.27 12:57:26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에서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며 한때 2430대까지 밀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설에서 매파적 발언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파월 의장이 실제로 매파적 태도를 드러낸만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방어적 성격을 지닌 종목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다음 주 코스피 밴드를 2420~2520포인트로 제시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6일 전 거래일 대비 3.77포인트(0.15%) 오른 2481.0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 2492.69 대비 11.66포인트(0.47%) 하락했다. 이번 주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는 기관과 개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는 2890억 원, 개인이 1680억 원 팔았다. 반면 외국인은 4413억 원 사들였다. 코스닥은 지난주 종가(814.17)보다 11.72포인트(1.44%) 내린 802.45에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도 기관이 하방 압력을 가했다. 기관은 2094억 원 순매도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641억 원, 666억 원 사들였다. 미국에서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며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심포지엄이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연설에서 예상보다 매파적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관망심리가 확산하며 국내 증시 상단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26일(현지 시간) 파월 의장이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드러낸 매파적 태도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중앙은행은 낮고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을 지킬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물가 안정 복원의 실패는 훨씬 더 큰 고통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 한 번의 (물가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며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의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제한적인 수준으로 정책기조를 옮기고 있다”며 “당분간 제한적인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타격을 입었다. 간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3.0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3.3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3.94%)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급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연준 정책 불확실성을 시장이 계속 끌어안고 가야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다음주 발표되는 미국 8월 고용지표도 주목하고 있다.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발표될 예정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임금 상승세가 잘 꺾이지 않는 상황은 9월 75bp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어적 성격을 지닌 종목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물가는 천천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확신을 갖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주식시장에는 역 실적 장세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밴드를 2420~2520포인트로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 국면은 역 금융 장세와 역 실적 장세의 중간 영역으로 판단한다"며 "금리인상의 실물경제 충격이 나타나 주식시장에 역 실적 장세가 도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 정책 수혜주, 경기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를 권고한다"며 "미국 바이든 정부는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법 두 법안을 발표했다. IT와 그린 두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 수혜를 받을 주식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피봇(Pivot) 없다" 파월 연설에 뉴욕증시 검은 금요일 [김영필의 3분 월
증권 해외증시 2022.08.27 06:01:00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 홀 연설에 폭락했습니다. 나스닥이 3.94%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3.37%, 3.03% 내렸는데요. 다우는 1000포인트 넘게 하락했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죠. 시장의 기대와 달리 파월 의장은 상당히 매파적이었습니다. 다른 해석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애썼는데요. 단호했습니다. 발언만 놓고 보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전체적인 맥락을 읽지 못한 거죠. 오늘은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을 집중 분석하고 시장의 반응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가계와 기업 고통(pain) 불가피해…당분간 제한적인 기조 유지” 이날 파월 의장의 핵심 발언은 아래 8가지입니다. ① “지금이 장기 중립금리여도 타이트한 고용시장 생각하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 아냐”→해석: 금리인하 기대 불러온 중립금리 발언 관련 금리인상 지속의지 강하게 밝혀 ② “오늘 제 발언은 짧으며 주제가 좁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해석: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나 오해 생길 수 없도록 원천차단 ③ “높은 금리와 둔화한 노동시장 인플레 감소에 도움. 반면 가계와 기업 일정 부분 고통줄 것. 다만 물가안정 없이는 더 큰 고통”→해석: 경제피해 있어도 금리인상 하겠다는 뜻 ④ “7월 인플레 둔화 환영. 하지만 인플레가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에 한참 부족(falls far short)”→해석: 물가 피크 확신 못 해. 한 달로는 턱없이 부족 ⑤ “앞으로 어느 정도 노동시장 완화할 것”→해석: 실업률이 올라갈 것이며 그 정도까지 긴축을 밀어부치겠다는 의미 ⑥ “우리의 통화정책은 1970년, 1980년대서 배운 것을 기반. 고인플레 지속할수록 인플레 기대 높아질 가능성. 인플레 잡기 끝날 때까지 지속”→해석: 과거 ‘스탭 앤 고(stop and go)’ 정책의 위험성 충분히 인지. 금리인상 조기 중단 없으며 2%로의 확실한 방향 보일 때까지 고금리 지속 ⑦ “9월에 이례적으로 큰 금리인상 가능하다고 한 적 있어. 9월 금리인상 폭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달려”→해석: 0.75%p 인상 배제 않으면서 인상폭은 데이터에 달렸음을 재확인 ⑧ “통화기조가 더 긴축되면서 어느 시점엔가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석: 거의 유일한 비둘기파 발언. 향후 속도조절 가능성은 열어놔 우선 왜 파월의 발언이 상당히 매파적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날 파월은 “제 발언은 짧으며 주제가 좁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이라고 말을 시작했습니다. 뒤집어 보면 “다르게 해석하지 마라”는 뜻이죠. 당국자들이 특정 아이디어를 시장에 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짧게 말하면서 직접적인 표현을 씁니다. 연설 시간도 8분 여에 그쳤는데요. 말을 길게 하면 여러 해석이 끼어들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데요. 로베르토 페를리 파이퍼 샌들러 글로벌 정책 리서치 헤드는 “파월의 연설은 1301 단어로 최소 2010년 이후 연설에서 가장 짧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여준 파월은 이날 거의 인플레이션 얘기만 했지요. 경기를 걱정하는 내용이 없고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에 관한 말도 없었죠. 이것이 전체적인 톤을 매파적으로 만든 원동력입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내용은 과거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했지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꼴입니다. 파월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제, 금리인상 의지 측면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내용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포장이 완전히 다릅니다. 중립금리 관련해서도 갈 길이 멀다는 식으로 얘기해 논란을 해결하려고 했는데요. 이날 증시가 폭락한 이유죠. 조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시장에 피봇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에 0.75%포인트를 포함해 연말까지 4%에 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우리는 모두 코로나19 이전의 인플레이션 수준이나 금리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파월,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작동 안 해. 경제의 기반”…더들리 “아직 타이트한 통화정책 아냐. 인플레 4% 내려와도 연준 일 안 끝나” 실제 이날 파월은 세부적으로도 인플레와의 싸움, 이를 위한 금리인상 의지를 다지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연설을 시작한 직후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를 2%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한 거나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는 누구를 위해서도 작동하지 않는다”, “물가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한 것 등이 그렇습니다. 특히 파월은 “지금이 장기중립금리여도 타이트한 고용시장 생각하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가 아니(not a place to pause or stop)”라며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동안(for some time) 제한적인 정책이 요구될 것 같다”고 설명했지요. 한동안 계속해서 금리를 올린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죠. 또 하나 볼 것은 파월이 폴 볼커 전 의장 관련 얘기에 상당 부분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입니다. 폴 볼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면서 1970년대의 고물가를 잡은 인물인데요. 그러면서 1970년대로부터 배운 3가지 교훈을 들기도 했죠. 즉, ▲중앙은행은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를 유지할 책임이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중요하고 ▲인플레와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파월은 “1980년대 초반 볼커의 성공은 그 이전의 15년 간 여러 실패 이후에 나왔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임금과 물가에 고착화하면 이를 해결하는데 매우 긴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까지 했습니다. 이는 1970년대의 ‘스탑 앤 고(Stop and go)’ 정책의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뜻이죠. 이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는 건데요. 잘해야 ‘스탭 앤 홀드(Stop and hold)’가 되겠죠. 웰스 파고의 마이클 슈마허는 “최극단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파적이었다”고 했고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디렉터는 “파월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이날 파월의 발언이 기쁘다. 인플레가 압도적인 최우선순위라는 점을 명확히했고 혼란을 줬던 중립금리도 명확히 했다”고 했죠.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는 “인플레이션이 4%로 내려온다고 해서 연준의 임무가 끝난 게 아니다. 연준이 4%에서 그만두면 인플레 기대가 높아질 수 있고 우리는 이 경험을 1970년대에 했다”며 “인플레를 3%로 뒀다가는 임금과 물가가 경쟁을 벌이면서 다시 1970년대로 갈 수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이어 “아직은 타이트한 통화정책이 아니”라며 “현재 연준은 1년 전보다 더 어렵다. 노동시장이 너무 타이트하다. 연준은 실업률이 4~5% 정도로 충분히 오를 정도로 경기를 둔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죠. 실업률 상승 얘기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계속해서 하는 말입니다. 이날 파월 의장이 직접적으로 이를 시인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시장 둔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죠. 다만, 9월 금리인상폭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날 파월도 “데이터에 따라 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는데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가 중요하겠습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토마스 피터피는 “연준이 9월에 0.75%p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시장도 비슷하게 보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현재 0.75%p 가능성이 60.5%, 0.5%p가 39.5%인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좀 더 볼 부분이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어제 만찬에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총재가 주변에서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을 빗대 “등산로에서의 사람들의 하이킹(hiking) 속도를 잘 보세요. 어떤 사람은 빠르게 하고 어떤 사람은 느리게 한다”고 했다는데요. 뼈가 담긴 농담입니다. 큰 그림을 볼 때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데요.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9월에 0.5%p 쪽으로 기운다”고 했습니다. “시장의 교훈, 연준과 싸우지 마라”…“매파적 발언도 일시적? 10년 물 국채시장도 파월 안 믿는다” 사실 이날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 슈왑 수석 투자 전략가는 “파월이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연설을 했다”며 “시장의 시도에도 파월은 우리가 하는 일과 싸우는 건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짚었는데요. 시장의 격언 가운데 하나가 “연준과 싸우지 마라”입니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피봇(Pivot)을 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갈 의지가 없다”고 했고, 리트홀츠의 조시 브라운은 “연준 피봇을 기대하는 것은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까지 했는데요. 월가에서는 7월 FOMC 이후 파월이 다소 애매한 의사소통을 한 것과 시장이 이를 과도하게 가격에 반영한 것이 이날 낙폭이 더 커졌던 이유라고 보기도 합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CPI와 고용보고서가 남아 있어서 이번엔 비둘기파적이거나 중립적일줄 기대했는데 파월의 발언은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며 “돌이켜보면 6월 FOMC로 돌아가긴 하는 건데 투자자들은 한 달 지표로만은 갖고 인플레를 판단할 수 없다는 발언에 겁을 내는 것 같다”고 전헀는데요. 만약 8월 CPI가 좀 더 좋아져도 뭐가 바로 이뤄지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좌절하되 포기는 아직 않은 시장입니다. CNBC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파월 연설 이후에도 내년 하반기 약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측하고 있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강력한 발언은 ‘일시적(transitory)’일 수 있다”며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지기 전에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경제는 둔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단 이날 나온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더한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6.3%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는데요.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PCE의 경우 전년 대비 4.6%, 전월 대비 0.1%로 시장 예상치 4.7%와 0.3%를 밑돌았습니다. 소비도 둔화했는데요. 소비 증가율이 0.1%에 그쳤습니다. 전달(1.0%)은 물론 시장 전망치(0.6%)보다 크게 낮았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약간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날 3.1% 수준을 보였던 10년 물 국채금리가 이날은 3.03% 정도까지 내려왔는데요. 연준의 정책금리를 가장 잘 반영하는 2년 물이 이날 한때 3.46% 치솟은 것과 대조됩니다. 랜디 크로스츠터 시카고대 교수는 10년 물 금리를 언급하면서 “시장은 여전히 연준의 생각을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닌 듯하다”고 했지요. 다만, 10년 물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해외투자자를 포함한 수급 문제가 큰 변수라는 점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증시는 앞으로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월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 주 이후에도 시장이 좀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습니다. 파스칼 블랑크 아문디 연구소 회장은 좀 더 근본적으로 “서방국가들은 수년 간 인플레이션이 4~5%를 유지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자산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고 봤는데요. 이날 낙폭이 커서 기술적 반등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 고용보고서와 CPI 때까지 변동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죠. 이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획기적인 공급증가가 없는 한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했는데요. 국제기구는 상대적으로 신중합니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경제의 흐름도 같이 봐야 하겠습니다. 프랑스의 전기값, 영국의 에너지 비용이 치솟고 있기도 하죠. 그만큼 신중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한국시간 27일에는 잭슨 홀 미팅에 대한 집중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생방송을 놓친 분들은 이후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첨부되는 영상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매파 파월 “금리인상 멈출 곳 없다”…시장의 기대 틀렸다
증권 해외증시 2022.08.26 23:15:21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 홀 미팅 연설에서 매파적 모습을 강하게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열린 잭슨 홀 미팅 개막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일부 고통을 줄 수 있다”며 “(금리인상은) 중단하거나 멈출 곳이 없다(no place to stop or pause)”라고 밝혔다. 완화적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완전히 엇나간 것이다. 그는 “높은 금리와 성장 둔화, 약해진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겠지만 이는 또한 가계와 기업에 어느 정도의 고통을 줄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불행한 비용들이다. 하지만 물가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을 의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또 “우리는 의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제한적인 수준으로 정책기조를 옮기고 있다”며 “당분간 제한적인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2%라는 정책목표를 수차례 꼭짚어 말하면서 매파적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파월 의장은 연설 내내 폴 볼커 전 의장과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을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들을 인용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그는 “40년 전의 인플레이션이 현 연준에 세 가지 교훈을 준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책임이 있으며 인플레 기대는 매우 중요하며 우리는 그 일이 끝날 때까지 우리의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물가안정은 연준의 책임이며 경제의 기반”이라며 “물가안정없이는 경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한국시간 27일에는 잭슨 홀 미팅에 대한 집중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파월 잭슨 홀 연설 앞두고 나스닥 소폭 하락 출발 [데일리 국제금융시장]
증권 해외증시 2022.08.26 22:37:1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 홀 미팅 연설을 앞두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 출발했다. 26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3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58.12포인트(0.17%) 오른 3만3349.90에 거래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53포인트(0.013%) 상승한 4199.65인 반면 나스닥은 6.47포인트(-0.05%) 내린 1만2632.80를 기록 중이다. 월가는 동부시간 오전10시(한국시간 오후11시)부터 있을 파월 의장의 연설에 이목이 쏠려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향후 증시와 국채금리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나온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예상보다 좋았다. 전년 대비 6.3%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PCE의 경우 전년 대비 4.6%, 전월 대비 0.1%로 시장 예상치 4.7%와 0.3%를 밑돌았다. 근원 PCE는 좀 더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룬다는 점에서 연준이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 단, 소비도 둔화했다. 소비 증가율이 0.1%에 그쳤다. 전달(1.0%)은 물론 시장 전망치(0.6%)보다 크게 낮았다.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7월 PCE가 나온 뒤 CNBC와의 인터뷰에서 “9월에 0.5%포인트 인상에 기운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한국시간 27일에는 잭슨 홀 미팅에 대한 집중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美 7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세 둔화…연준 참고 물가지표 둔화
국제 경제·마켓 2022.08.26 22:22:16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도 급등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미국이 거의 봉쇄됐던 지난 2020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올랐으나, 6월(6.8%)보다는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PCE 지수의 오름세가 약간 꺾인 것은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내려간 덕분이다. 7월 식료품 가격은 1.3% 상승한 반면, 에너지 가격은 4.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년 동월보다는 식료품(11.9%)과 에너지(34.4%)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상승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의 상승폭도 6월(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4.8%)보다는 완화됐다. 근원 PCE 지수는 지난 5월 5.3% 올라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두 달 내리 상승폭을 줄였다. 이러한 결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월과 비교해 PCE 지수는 변동이 없고, 근원 PCE 지수는 0.1% 오를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월 9.1%에서 7월 8.5%로 줄어든 데 이어 물가 오름폭이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결과가 잇따르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시장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 예상이 우세한 가운데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다음달 0.5%포인트 금리인상 쪽으로 "살짝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의 3배를 넘고 있고, 8월 경제 지표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해 아직은 금리 인상폭을 전망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
‘연준 관심 물가 지표’ 하락세…"美 물가 압력 완화"
국제 국제일반 2022.08.26 21:50:02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주요 지표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PCE디플레이터가 7월 들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26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7월 PCE디플레이터 상승률(전년 대비)이 6.3%로 6월의 6.8%에서 둔화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6.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AP통신은 하락한 에너지 가격이 전체 지표의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0일 나온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도 8.5%로 6월의 9.1%에서 둔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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