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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성장·금융 보면서 결정”…금리 동결하고도 신중한 금통위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14 16:25:462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대부분이 향후 물가·성장·금융 등 국내외 경제여건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을 검토하자는 신중한 의견을 냈다. 적극적으로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위원이나 금리 인상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위원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23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대다수는 향후 물가, 성장,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월 금통위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자신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최종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한 금통위원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통화정책의 긴축기조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 공공요금 인상의 2차 파급효과, 국제유가와 환율의 재차 상승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예상보다 확대되면 원화 절하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다른 금통위원 역시 “향후 물가상승률의 하향 안정세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주요국 추가적 긴축에 따른 내외금리차 확대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물가와 성장 추이,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물가를 꼽은 금통위원도 등장했다. 해당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 변수임에도 당분간 근원인플레이션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근원인플레이션이 낮아져야만 중기 물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한 금통위원은 “지난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bp 인상했으므로 현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편익은 매우 작거나 불확실하며 그보다는 경제회복력을 과도하게 위축하거나 금융안정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2월 금통위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낸 조윤제 위원은 “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경기에 다소 위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으나 대외여건이 호전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한은으로서 최우선시해야 할 물가안정의 진행 경로에 부수돼 있는 현재의 불확실성에 대해 적극 대처해 궁극적으로 인플레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낮추고 추후 정책대응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예측불가’ 연준에 밤잠 설치던 한은…SVB 덕에 금리 인상 부담 덜까 [조지원의 BOK리포트]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14 13:07:03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통화정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올해 초 미국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월 초 ‘디스인플레이션’을 처음 언급했을 때까지만 해도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가 쏟아졌다. 그런데 이후 고용·물가 지표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긴축 우려가 다시 커졌고 시장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이후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3월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게 확대됐다. 예측할 수 없는 연준의 행보에 한국은행도 복잡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금융통화위원들은 2월 금통위서 기준금리를 1년 만에 동결하면서도 최종금리는 3.75%까지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도 “파월 의장 발언이나 미국 지표가 공개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면서도 “셈범은 복잡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14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CPI)를 포함해 미국 경제 지표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귀를 곤두세우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SVB발 금융시장 불안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빅스텝 가능성을 없애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의 개입 조치로 시스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줄자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에 반영된 정책금리 기대를 보면 50bp 인상은 0%대로 축소되고 25bp 인상은 95% 수준으로 확대됐다. 노무라와 JP모건은 SVB 사태를 감안하면 3월 FOMC에서 50bp보다는 25bp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예 3월 동결을 전망했다. 13일 SVB 파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불안이 예상됐던 금융시장은 연준 속도 조절 가능성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전일 대비 0.7%, 0.0% 상승했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3.44%로 26bp(1bp는 0.01%포인트) 급락했다. 미 금융당국의 예금 보호조치와 함께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가속화 기대가 약화된 영향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1301.8원으로 하루 만에 22.4원 급락했다. 다만 하루가 지난 14일 오전 시장 경계감이 되살아나면서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도 상승 전환한 상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됐다고 하면서도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아직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불안요인까지 겹치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SVB가 연준의 금리 인상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이번 사태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있음이 드러난 사례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해 2월 0.00~0.25%에서 올해 2월 4.50~4.75%까지 1년 만에 450bp(1bp는 0.01%포인트) 올렸다. 시장에서는 가파른 금리 상승의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사태가 터져 나온 것이다. SVB는 주된 거래처인 벤처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예금인출을 늘리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18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채권매각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이 발생한 직접적인 이유는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3실장은 “이번 SVB 사태는 가파른 금리 상승의 부작용이 금융시장에 스트레스 정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연준 입장에서 향후 정책금리 인상 폭과 속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SVB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도 향후 행보가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SVB 사태 발생 3일 전 의회에 출석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던 만큼 이번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SVB 사태로 미국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역시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줄이는 요인이다. 미국 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대규모 해고에 나선다면 미국 경제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1984년 미국 내 자산 기준으로 7위였던 콘티넨탈 일리노이 은행의 파산 사태도 거론되고 있다. 당시 연준은 콘티넨탈 일리노이 은행이 파산하자 긴축을 중단하고 이후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금리 추가 인상에 부담을 느껴온 한은 입장에서 연준의 속도 조절은 바라던 바다. 2월 금통위 이후 이창용 총재 간담회 등을 보면 기준금리를 3.75%까지 반드시 올려야 한다는 것보다 현 수준인 3.50%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내 물가와 성장만 보더라도 통화정책 판단이 어려운데 미국 긴축 등 대외 변수 영향이 줄어드는 것은 호재다.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안팎으로 내려온 점도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150bp 이상으로 벌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격차를 줄일 여지도 생겼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발표 예정인 미국 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해야 연준이 긴축 강도를 높이지 않을 명분이 된다. 2월 CPI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6.0%로 형성돼 있다. 결과적으로 이달 FOMC에서 연준의 금리 결정과 점도표를 확인해야 한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Bank of Korea)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금융 전반의 소식을 전합니다. -
고민 깊어진 파월…한은도 셈법 복잡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12 18:02:1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행보에 심각한 변수가 등장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전문가의 상당수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두고 이같이 진단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급속한 금리 인상이 지목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 폭과 속도를 두고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한국은행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연준이 21일부터 이틀간 FOMC를 개최하는 가운데 SVB 파산 사태가 통화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금리 인상이 또 다른 은행의 도산과 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고용 지표 영향으로 지난달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았던 연준이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보폭을 다시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연준의 급속한 금리 인상이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입증되면서 연준의 행보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영향이 결코 크지 않다는 반론 또한 제기된다. 아닐 카시압 시카고대 부스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전체적인 은행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며 SVB 도산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3월 FOMC 결과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한은은 3월 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나 점도표 등을 토대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영향까지 살펴본 후 최종 금리 수준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연준이 금융 안정을 고려해 베이비스텝에 그친다면 한은도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빅스텝을 한다면 최종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고민해야 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이번 SVB 파산 사태가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 등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한은 “美 긴축기조 장기화 기대 확산…물가 등 고려해 추가 인상 판단”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09 12:00:002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최종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종금리를 3.75%까지 올릴지를 두고 물가·성장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9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약 1년 만에 7연속 금리 인상 행보를 멈춘 상태다. 다만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최종금리를 3.75%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한은은 향후 금리 추가 인상 판단 과정에서 주요 고려사항으로 물가, 성장, 주요국 금리, 부동산 시장 등을 꼽았다. 먼저 물가는 공공요금 인상이나 유류세 조정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나 물가 목표로 수렴하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리오프닝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 연준의 통화정책 등도 국내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여전하다. 반면 국내 경제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면서도 글로벌 경기 부진 심화, 금리 상승 영향 확대 등 경기 하방 위험 요인이 잠재된 상태다. 특히 미국은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예상보다 길게 유지되면서 경기 하락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상승 영향이 나타나는 가운데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나 주택시장 부진 등으로 경기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큰 변수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가 경제 지표 영향을 크게 받아 바뀔 때마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연준의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 물가 오름세 둔화 여부 등에 대한 판단에 따라 변동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월 초까지는 경기 침체 우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 등으로 긴축 기조 조기 전환 기대가 우세했다”며 “다만 이후 견조한 고용 증가세 지속, 근원물가의 높은 오름세 등으로 당분간 디스인플레이션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은은 경제 지표 변화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한 지표 흐름이 시장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경우 국제금융시장과 이에 영향받은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주택시장 부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성을 높이고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위험 가구를 늘리는 등 금융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고민이다. 한은은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잠재하는 만큼 주택시장 부진으로 인한 시장 불안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금융불균형 위험을 완화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
환율 하루새 22원 급등…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08 17:52:54미국의 최종금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2원 오르며 크게 반응했다. 가뜩이나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펀더멘털이 약해진 원화가 대표적인 위험 통화로 인식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 연준의 최종금리 상향 조정 가능성에 환율 불안 양상이 심해지면서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추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0원 오른 1321.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6일(23.4원)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이날 환율은 17.8원 오른 1317.2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1323.9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연고점인 지난달 28일(1326.6원)에 근접하면서 5거래일 만에 132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에 국내 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44포인트(1.28%) 내린 2431.9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1.81포인트(0.22%) 내린 813.95에 마감했다. 두 시장 모두에서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55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532억 원을 팔았다. 문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시장 기대가 바뀔 때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미국의 고용·물가 등 각종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환율 출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파월 의장 발언이 신흥국 통화이자 위험 통화인 원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환율 불안을 바라보는 한은 금통위의 속내도 복잡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4.5%를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는 4.5% 이하로 예측되는 등 안정화되는 추세인데 환율은 널뛰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00bp(1bp는 0.0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다면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부작용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일단 지난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최종금리를 3.75% 이상으로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힌 만큼 4월에는 동결과 인상 가능성 모두 남아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확인이 필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남았지만 한국의 추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만큼 미국 금리 정점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며 “우리의 최종금리 전망을 3.75%로 수정한다”고 했다. -
한은 “기준금리보다 국고채금리 낮아진 건 美 영향…새삼스럽지 않다”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06 16:38:2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국고채금리가 이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역전 현상이 한동안 발생했다. 당시 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의 긴축 기조 상황에서 국고채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통화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국고채금리 하락은 절반 이상이 해외 요인일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던 만큼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6일 한은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은 블로그를 통해 ‘최근 국고채금리와 기준금리 역전 바로 이해하기’를 게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1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와 국고채금리의 역전 상태가 21영업일 동안 이어지면서 최대 39bp(1bp는 0.01%포인트)까지 확대됐다가 2월 중순부터 해소됐는데 이에 대한 설명자료를 낸 것이다. 이론적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향후 성장·물가 전망과 함께 중장기 시계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반영하고 있다. 모형을 통해 추정한 결과 역전 폭이 가장 컸던 지난달 3일 국고채 3년물 금리에는 기준금리가 연말에 3.00%까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한은은 이를 통화정책 효과와 연결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먼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반영된 기대가 실제 기대보다 크게 나타났을 가능성이다. 당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가 올 연말 3.50% 안팎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2월 17일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의 역전 상태가 해소된 이후로는 기대 수준이 다시 비슷해진 것을 비춰봤을 때 당시엔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됐었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배경은 글로벌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통화긴축 완화(pivot) 기대가 확산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는데 글로벌 금리 동조화 경향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금리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국채 국채선물을 대규모 순매수한 것도 금리 하락 압력을 일시적으로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월 이후 성장·물가 전망이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큰 변화 없이도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고 국내 장단기금리 역전이 해소된 것은 이를 방증하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한은 실증 분석 결과에서도 장단기금리차(국고채-기준금리)가 빠르게 축소됐던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변동요인을 모형을 통해 분석하면 미국 통화정책 기대 변화(기여율 27%), 미국 국채 기간 프리미엄 축소(19%) 등 해외 요인이 거의 절반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긴 시계에서 보면 2021년 8월 이후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300bp 올리는 동안 주요 금리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한 만큼 통화정책 효과가 제약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월 금통위서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1년 반 동안 300bp 올리지 않았나. 다른 CD금리, 회사채 금리, 기타 금리들을 보면 300bp 가까이 다 올랐다”라며 “기업도 그렇고 가계도 그렇고 높아진 금리를 피부로 많이 느끼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박성진 한은 채권시장팀장은 “결론적으로 국고채금리가 금융시장의 통화정책 기대를 선반영하여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국고채금리가 기준금리를 일시적으로 밑돌았다고 해서 이를 가지고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는 데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1년 만에 멈춘 금통위…안갯속 고속주행 결말은?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2.25 10:00:00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4월부터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어 올해 1월까지 숨 가빴던 7연속 금리 인상을 멈췄습니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지난해 2월(1.25%) 이후 1년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이창용 총재는 임기 중 첫 금리 동결을 한 셈입니다. 당일 금리 동결 자체보다 주목을 받은 것은 이 총재의 비유였습니다. 이 총재는 금리 결정 후 기자 간담회에서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갈지 말지 봐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현 상황을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 최종금리,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국내 부동산 경기와 경제 상황, 국제유가 흐름과 이로 인한 소비자물가 움직임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해 멈췄다는 겁니다. 사실 지난해도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한 요인이 가득했던 만큼 그동안 안갯길에서 고속주행을 해왔던 셈입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금리 동결이 인상 기조의 끝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이 총재는 “지난해는 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해 매번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지만 이전엔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해 오던 것이 일반적이었다”라며 “이번은 과거로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종합하면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잠시 멈췄고, 앞으로는 안개가 걷히는 상황을 보면서 주행을 이어갈지 말지를 판단하겠다는 겁니다. 이같은 생각엔 대다수 금통위원은 동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이번엔 금리 동결을 의견을 내면서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 총재와 조금 다른 생각인 금통위원은 두 명입니다. 한 명은 이번에 금리를 동결 의견을 냈지만 다음에도 금리를 동결하고 3.50%로 쭉 가자는 의견입니다. 이는 1월 금통위 당시 동결 소수의견을 낸 신성환·주상영 금통위원 중 한 명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한 명은 조윤제 금통위원입니다. 조 위원은 이달부터 금리를 3.75%로 올렸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습니다. 안갯길 주행에 대한 시장 반응은 다소 엇갈렸습니다. 어떻게 보면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들도 뭐가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 셈인데 시장이 명확한 방향을 알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입니다. 대다수는 기준금리 3.50%가 최종금리로 이대로 연말까지 갈 것이란 전망입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 행보가 재조정되는 시기에 한은이 앞서 제시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준수하며 동결 결정한 자체가 사실상 긴축 사이클 마무리를 시사한 것”이라며 “추가 인상 없이 연말까지 3.50%를 유지할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립금리를 넘어선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도 엄연한 긴축의 일환”이라며 “지켜볼 시간이 확보됐다는 한은의 의견이 유지된 점 등을 봤을 때 연내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인상과 인하 전망도 동시에 나왔습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방 리스크가 남았기 때문에 2분기 중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가 피봇(정책 전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며 “8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2%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총재 발언에서 힌트를 찾자면 앞으로 주목할 것은 당연히 물가와 미 연준의 최종금리입니다. 한은 예상대로 물가 상승률이 3월 이후 4%대로 떨어진 이후 연말 3% 초반까지 가는 경로(path)를 확인할 수 있을지가 우선 중요합니다. 미 연준이 최종금리를 상단 기준 5.50%까지 올릴지도 중요합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00bp(1bp는 0.01%포인트)까지 벌어졌을 때 환율이 튀면서 다시 물가를 자극할지를 봐야 합니다. 안개가 걷히고 나면 어디쯤일까요. 이번 여정에서 기준금리 3.50%가 잠시 쉬어가는 졸음쉼터여서 다시 속도를 높여 가던 길(긴축)로 가게 될지, 아니면 목적지(최종금리)에 도달해 톨게이트 출구로 나가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혹은 안갯길 추돌사고가 날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불시착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은 모두 안전벨트를 꽉 매고 전방주시를 잘 하길 바랍니다. -
BOJ 총재 발언에 엔화 출렁…환율 하루 만에 1300원 재돌파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2.24 16:18:56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도 소폭 떨어졌던 환율이 하루 만에 반등해 1300원을 돌파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후보자가 청문회서 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오른 1304.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297.5원으로 출발해 장중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우에다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4.92엔까지 오르는 등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 데다 엔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원화도 함께 약세 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와 함께 위안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00bp(1bp는 0.01%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 데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44억 달러 적자를 낼 것이란 한은 전망이 나오면서 외환시장 불안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물가보다 경기 급했다…금리인상 1년만에 '스톱'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02.23 17:44:49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에서 동결했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수출과 내수 소비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다음 달부터 물가 상승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달까지 7연속 이어진 금리 인상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대다수 금통위원이 “당분간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의 불씨를 남겨뒀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금통위원 6명 중 인상 의견을 낸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이로써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도 이제 종료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을 ‘안개가 가득한 상황’에 비유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는 안개가 걷힐 때까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과 소비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으로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기보다 일단 금리를 동결한 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영향 등 여러 변수를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한은은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모두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6%로 석 달 만에 다시 눈높이를 낮췄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3.6%에서 3.5%로 하향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당분간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를 남겼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한미 금리 격차 확대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4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
李 "안개 짙을땐 기다려야"…6명 중 5명은 최종금리 3.75% 열어뒀다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2.23 17:43:00“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갈지 말지 봐야 하지 않습니까.” 지난해 4월부터 한 번도 쉬지 않고 금리를 올렸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금리 동결(3.50%) 직후 이 같은 비유를 통해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도 금리 동결과 함께 최종금리를 3.75%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일종의 ‘인상 같은 동결’이 나온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금리 동결이 그만큼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는 의미다. 올 1분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금리 인상 기조도 2분기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게 됐다. 기준금리 3.50%가 졸음쉼터인지 톨게이트 출구인지는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함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4월 금통위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금리 동결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상 최초로 7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가 갑자기 멈춰선 만큼 정책 방향이 전환됐다는 해석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인상하면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오히려 7회 연속 금리 인상이 이례적 결정이었음을 재차 언급했다. 이 역시 동결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를 막겠다는 취지다. 금통위원들도 이번 결정이 완화적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힘을 보탰다. 이날 금리 동결은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의 의결로 이뤄졌는데 조윤제 금통위원만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면서 취임 후 첫 소수 의견을 냈다. 그런데 최종금리에 대해서는 정반대로 금리를 3.50%로 유지해야 한다는 위원은 단 1명뿐이고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 5명으로 뒤바뀌었다. 금통위의 공식적인 정책 의견이 담기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도 마찬가지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작성됐다. 특히 ‘긴축 기조를 이어갈 필요’에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과거 ‘상당 기간’은 6개월 정도로 이해됐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며 “물가 경로가 예상에 부합해 정책 목표인 2% 수준으로 가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연내 물가가 2%대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가장 큰 변수로는 물가를 꼽았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에서 3.5%로 소폭 낮췄다. 지난해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기저 효과로 올 3월부터 물가가 4%대로 낮아지면서 연말에는 3%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나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물가 불확실성에 가장 큰 것이 국제유가”라며 “공공요금과 이로 인한 2차 파급 효과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도 리스크 요인이다. 최근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로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5.25~5.50%까지 높아지면 한미 금리 역전 폭은 역대 최대인 2.0%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 총재는 “변동환율제도에서는 한미 금리 격차의 적정 수준은 없다”면서도 “미국 통화정책과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지면 어떻게 될지 시장에 주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도 전망보다 더욱 좋지 않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로 0.1%포인트 낮췄다. 미국·유럽 경제 연착륙에 성장률이 0.2%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어도 반도체 경기 부진이 성장률을 0.3%포인트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물가가 연말 3%까지 내려가는 경로에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며 “예상하는 물가 경로가 바뀌면 거기에 맞춰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마감 시황] 코스피, 기준금리 동결에 0.89% 오른 2439.09 마감
증권 국내증시 2023.02.23 15:53:26코스피지수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만 2450선 회복을 앞두고 추가 상승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1.41포인트(0.89%) 오른 2439.09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3포인트(0.51%) 오른 2430.01에 출발했다. 투자가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8억 원, 2890억 원을 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327억 원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가 전일 대비 1.47% 오른 6만 2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 대비 4.04% 오른 9만 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13%), 현대차(005380)(1.15%) 등에서도 빨간 불이 켜졌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의 일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결정 발표 직전까지 상승폭을 반납하는 불안한 등락이 있었으나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반도체 중심으로 상승폭 재차 확대됐다”고 말했다. 다만 2450선 회복을 앞두고 추가 상승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이 연구원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인상 기조가 끝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금통위 내부에서 최종금리에 대해 5명이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언급한 점이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4.77포인트(0.61%) 오른 783.2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7포인트(0.47%) 오른 782.18에 출발한 바 있다. 투자가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7억 원, 112억 원을 내다팔았다. 반면 개인은 홀로 377억 원을 사들이며 저점매수에 나선 모습이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들은 대체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2.87%), 엘앤에프(066970)(-3.83%) 등 2차전지주들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한 반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3.06%)), 펄어비스(263750)(1.10%) 등은 상승 마감했다. 공개매수 종료를 하루 앞두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전 거래일 대비 3.44% 내린 18만 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속보] 이창용 "금통위원 5명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의견"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02.23 11:33:21 -
기준금리 3.50% 동결…금통위 "긴축 기조 ‘상당 기간’ 지속할 필요"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2.23 10:47:1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이어진 7차례 연속 금리 인상 행보를 일단 멈췄다. 다만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를 내려는 의도를 보였다. 23일 한은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3.50%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금리 결정 이후 통방문을 통해 “물가 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번 통방문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국내 경제와 물가에 대해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한 부분이다.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라는 표현도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로 ‘상당 기간’이 추가됐다.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피하려고 문구를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도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로 한 달 만에 다시 바뀌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정책 판단의 최우선 순위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의 순서가 바뀌었다. 이달 통방문은 ①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②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③그간의금리인상 파급효과 ④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순으로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지난달 통방문에서는 ①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②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③인플레이션둔화 속도 ④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순이었다. -
기준금리 3.50% 동결…심각한 침체에 1년만에 멈춰선 금통위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2.23 10:02:16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이어진 7차례 연속 금리 인상 행보를 멈췄다. 5%대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잠시 숨을 돌리고 금리 인상 파급 효과를 점검하기로 했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진단하긴 이른 상황이다. 한은 금통위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초 7회 연속 금리 인상 행보도 여기서 멈췄다. 다만 기준금리 자체는 2008년 12월(4.00%)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유지됐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로는 단기적 경기 부진 심화가 꼽힌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로 역성장으로 전환한 가운데 연초부터 수출 부진이 심상치 않다.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335억 4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이대로면 5개월 연속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심리나 기업 체감 심리 등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0.1%포인트 내려 잡았다. 하반기 경기 개선을 예상하면서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은 것은 그만큼 단기적 경기 부진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3.6%에서 3.5%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경기는 어렵고 물가는 잡힌다고 보면서 금리 동결 결정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물가는 2.5%에서 2.6%로 올리면서 물가 안정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는 지난달부터 금리 동결 신호를 내왔다. 먼저 통방문에서 ‘금리 인상 기조 유지’ 표현이 사라지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로 문구가 바뀌었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가 아닌 ‘추가 인상 필요성’을 결정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3.50% 3명, 3.75% 이상 3명 등으로 나뉘었다고 했지만 추가 인상을 주장하는 위원들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자는 수준으로 동결에 힘이 실렸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5.00~5.25%에서 5.25~5.50%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급부상하면서 변수가 늘었지만 결국엔 동결을 선택했다. 금리 인상으로 급선회하기엔 시간이 촉박했을 뿐만 아니라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실제로 높아질 수 있는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 동결에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선언하긴 이른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5.25~5.50%까지 높아진다면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00bp(1bp는 0.0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 역전 폭 150bp를 훌쩍 넘는 200bp는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 또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로 전월(5.0%)보다 소폭 높아진 가운데 이달 기대인플레이션도 3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선 상태다.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도 전기요금과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미 연준의 긴축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300원대로 진입한 것도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공공요금 인상이 상품·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리 동결에도 인상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1~2명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1월 금통위 당시에도 추가 인상을 주장해왔다. 이와 함께 이창용 총재도 오전 11시 10분부터 시작되는 기자단감회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
[속보] 한은, 기준금리 3.50%로 동결…“이젠 물가보단 경기”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02.23 09:50:10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이로써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7회 연속 이어져 온 금리 인상 시계도 일단 멈추게 됐다. 금통위는 이날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수출 감소에 따른 무역적자 확대와 내수 부진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통위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금통위 결정으로 미국(4.50∼4.75%)과의 금리 격차는 일단 1.25%포인트로 유지된다. 다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여전히 5%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오는 4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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