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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 개미와 한배 탄 이재명…'5000피' 시동
정치 청와대 2025.10.28 06:55:00“새로운 산업경제체제를 만들어내 성장성을 확보하고 주가 조작같은 불공정행위를 엄단해 시장신뢰를 높이면서 코스피 4000시대 넘어 5000포인트 시대 향해 갈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길 기대합니다.” 2022년 1월 3일 새해 증시 개장과 함께 서울경제신문 증시 대동제에 참석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축사입니다. 그는 방명록에도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포인트를 향해 나갑시다’라고 적었습니다. 그 각오와 약속이 2025년 10월 28일 이루어졌습니다. 정확히 3년 만입니다. 서울경제 증시 대동제 참석 이후 3년 만에 코스피 4000 대통령 취임 전날 종가 2698.97 기준으로 보면 집권 4개월 여 만에 49.79%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지난 6월 20일에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7월 14일 3200선 돌파에 이어 3500선까지 거침없이 질주하며 결국 4000선에 올라섰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경쟁 후보가 집권한 3년 동안 세액공제와 금투세 폐지 등을 내걸며 개미들의 ‘국장’투자를 권유해왔지만 3000선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코스피 지수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4개월 여 만에 수직 상승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기대감과 미중갈등 해소 등의 기대감이 반영된 배경도 있지만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신뢰가 투자자들을 코스피로 불러들인 셈입니다. 이 대통령의 주가 부양의지는 새삼스레 말할 게 없습니다. 20대 대선 당시 경제지 가운데 유일하게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공정을 회복하면 코스피 지수는 5000을 간다”고 자신했습니다. 주식개미 이재명 "공정회복하면 코스피 5000 간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이유로 시장의 불투명성을 우선 꼽았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으로 수천·수만 명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범죄자들이) 멀쩡하니 (일반인들은) 그냥 투자를 안 하게 된다”면서 “주가조작이나 펀드 사기 등 시장 불투명성을 초래하는 부정행위만 철저하게 단속해도 주가지수가 5000까지는 순식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략) 이 후보는 자본시장에서도 ‘공정’의 가치가 구현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공약에서도 “대주주의 기업 분할로 인한 경영권 프리미엄 독점, 자사주를 통한 의사 결정 왜곡으로 투자자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기업 인수합병, 물적 분할 과정 등에서 대주주의 탈법과 소액주주에 대한 차별을 시정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주주 탈법을 막기 위한 조치로는 금융감독원의 단속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자본시장 불공정 문제가 해결되면 개인의 자산 형성 기회가 늘어나 성장 회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서울경제신문 2021년 12월 10일자 1·4·5면) 이 같은 의지와 논리는 21대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선 직전이었던 5월28일 이 대통령은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를 주제로 진행된 유튜브 ‘이재명TV’라이브 방송에서 아예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1억 원을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제가 (대통령직에서)은퇴할 때 쯤이면 꽤나 돈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코스피 5000 공약이 말 잔치가 아니라 실제 자신이 투자를 통해 입증해 보겠다는 각오를 다진 셈입니다. 지난 5월 28일부터 27일 종가 기준 이 대통령이 투자한 ‘KODEX 200’은 60.84%, ‘KODEX 코스닥 150’은 31.02% 상승했습니다. 해당 ETF를 이 대통령은 2000만 원씩, 총 4000만 원 규모로 거치식 매수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코스피200 ETF에는 매월 100만 원씩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거치식으로 매수한 ETF를 추가 매수 없이 그대로 보유했다는 가정하에 단순 계산하면, KODEX 200은 약 3210만 원, KODEX 코스닥 150은 약 2620만 원 규모로 각각 불어났습니다. 거치식으로 매수한 ETF로만 1830만 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뒷받침 해주듯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달 “9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이 대통령의 ETF 평가이익은 1160만 원으로, 2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진심’이 정책 신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장치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코스피200·코스닥 150 ETF 투자공개…‘이재명 풋’ 탄생 당시 방송을 진행했던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투자한 만큼의 발전과 개선이 기대된다”며 “코스피200·코스닥150 ETF에 투자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투자자가 됐다고 해도 무방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의원은 ‘트럼프 풋’을 언급한 뒤 당시 이 대통령 투자를 “‘이재명 풋’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도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재명 풋은 주식시장에서 하방(하락)방어수단으로 풋옵션에서 의미를 따온 것으로 정치적 하방 보장선 또는 심리적 안전판이라는 얘기입니다. 주가 부양 의지는 올해 상반기에 출간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도 언급됐습니다. 관련 부분을 일부 옮기면 <나도 한때 개미였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소형 ‘잡주’에 몰빵했다가 깡통을 차기도 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IMF이후에는 우량주 장기 투자로 본전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중략) 대한민국 주식투자자 상당수가 해외 주식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국장’은 수익이 잘 나지 않을 뿐더러 불공정·불합리한 방법으로 소수가 이익을 독차지한다는 의심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경제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지배경영권 남용, 안보위기 탓이 크다. 대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제도 개선에 나선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에 적극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결국 국민이 합니다p252>> 취임 첫 외부일정 KRX방문…증시 친화정책 일사천리 법제화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었던 만큼이나 이 대통령은 집권 후 바로 행동했습니다. 취임 일주일 만에 외부 일정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아 불공정거래 엄단을 지시하는 한편 증시 친화 정책도 일사천리로 법제화했습니다. 정부·여당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고 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한 1차 상법개정에 이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골자로 한 2차 상법개정안을 차례로 통과시켰습니다. 지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영계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큰 틀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하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정책들이 중심이다 보니 개미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충분한 조치들이었습니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 초동 대응과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도 출범했습니다. 불법이익 의심계좌 우선 동결조치,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부과, 금융투자상품 거래·임원선임 제한, 신상공개 등 불공정거래를 엄단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대책 발표 두 달 만인 지난달 불공정거래 사건에 부당이득의 2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했고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세력을 조기에 적발해 재산을 동결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대신 주식…李 “생산적 금융 전환”주문 당장 ‘부동산에서 증시로 머니 무브’를 촉진하겠다는 정책 방향도 유지될 전망입니다. 대출까지 막힌 고액의 현금 투자인 부동산 보다는 증시가 문턱이 낮은 것도 사실입니다. ‘부동산 대신 주식’이 기본 정책 방향인 셈입니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0월 21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와 같은) 비생산적인 분야에 집중됐던 과거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주식 투자와 같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주문했습니다. 여기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세법개정안에서 35%로 책정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최초 안인 35%가 아니라 (시장 기대치인) 25%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시장의 온기는 더욱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순환매 장세로 주도주에 이어 중형주까지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수는 더욱 폭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 펀더멘탈 뒷받침 필요…산업대전환 본격화 코스피 4000은 이처럼 정책의 힘으로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가는 본질적으로 현재에서 바라본 기업의 미래 수익 흐름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선 직전까지도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하회하다가 4000을 넘어섰다고 갑자기 한국 기업의 미래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정책으로 끌어올린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유지하고 5000에 도달하기 위해선 기업의 펀더멘탈(재무상태·실적 등 기초체력)과 산업 경쟁력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비상계엄 이후 고꾸라진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면 내년부터는 기업의 근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제반 환경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산업 대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기업의 펀더멘탈까지 개선될 경우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코리아프리미엄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때마침 국내 주요 산업 사이클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확산되며 반도체주 중심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앞서 전한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선 법을 어겨서 돈을 버는 반칙은 불가능하다.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비정상으로 인해 저평가 된 (주식들이) 다시 올라올 것이고 한국 산업 정책 방향을 확실히 말씀드려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그럼 주식시장은 좋아질 것”이라며 “저도 손해볼 것 같으면 투자 안한다 .더 좋아지기 전에 빨리 참여하자”고 했습니다. 코스피 5000은 이미 시동이 걸렸습니다. 역대 정권 코스피 상승률 (1) 노무현 대통령 (2003.2.25.~2008.2.24.) 592.25→1686.45 (185% 상승) (2) 이명박 대통령 (2008.2.25.~2013.2.24.) 1709.13 →2018.89 (18% 상승) (3) 박근혜 대통령 (2013.2.25.~2017.3.10.) 2009.52→2097.35 (4% 상승) (4) 문재인 대통령 (2017.5.10.~2022.5.9.) 2270.12→2610.81 (15% 상승) (5) 윤석열 대통령 (2022.5.10.~2025.4.4.) 2596.56→2465.42 (-5% 하락) -
[사설] ‘코스피 4000 시대’…구조 개혁 뒤따라야 지속 가능하다
오피니언 사설 2025.10.28 00:05:00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리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미중 관세전쟁이 1년간 휴전에 들어간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27일 코스피는 2.57% 오른 4042.83으로 마감했다. 호재가 악재를 덮는 전형적인 강세장이다.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고 내수 부진과 환율 불안이 겹쳐 있지만 외국인투자가는 하반기에만 17조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보유 총액이 1100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번 상승장이 구조적 추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외 불확실성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주식시장이 밸류업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3300조 원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은 선진국 증시보다 낮다. 구조적 저평가의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반도체 의존도 심각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전체 시가총액의 30%를 넘는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반도체주를 담지 못한 투자자들 사이에 ‘포모(FOMO·기회 상실 우려)’ 심리가 확산되며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23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4년 만에 최고치인 24조 4199억 원으로 한 달 새 1조 원이나 늘었다. 과열된 유동성이 자극한 빚투 현상을 정상적이라고 여겨서는 곤란하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자 여당은 곧바로 자화자찬이다. 내란 종식 노력이 불확실성을 해소했고 상법 개정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불확실성과 저평가가 여전한 상황에서 프리미엄을 운운하는 것은 성급하다. 코스피가 진정한 디스카운트를 벗어나려면 구조적 도약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자사주 매각 의무화 같은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장기 투자를 유도할 기업가치 제고와 정책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3차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보완이 시급하다. 기업의 안정적 경영 환경이 외국인 장기 자금 유입의 전제 조건이다. 코스피 4000은 구조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시장의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모처럼 유입된 자금은 단기 차익만 남기고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갈 수 있다. -
[청론직설] “경제 개혁 미루다 ‘잃어버린 20년’…‘정치과잉 시대’ 끝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27 17:59:46한국 경제와 정치가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 있는 ‘일모도원(日暮途遠)’ 형국에 빠졌다. 기업들은 미중 통상 전쟁의 거친 파고를 헤쳐나가기도 버거운데 집권 여당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까지 곧 도입할 태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면서도 한국 경제는 0.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는 국민들에게 비전과 희망 대신 절망과 한숨을 안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력에 취해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지나고 있다”며 “단기 성장에 취해 개혁 작업을 미룬 것이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이자 본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 세력에 아부하는 ‘정치 과잉’ 시대를 끝내고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과 정책’ 시대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부 때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이사장은 “굳건한 경제 동맹이었던 미국이 되레 한국을 압박하고 추격자로 여겼던 중국은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면서 “구조 개혁을 서둘러 미중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자강(自强)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나.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겪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지나고 있다고 본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한국 경제는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 경제로 진입했다. 그러나 환란 이후 과감하게 진행된 개혁 기조가 2000년대 들어 중단되며 ‘선진도상국(先進途上國)’ 경제로 다시 내려 앉았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세계 GDP의 2%라는 두개의 벽에 오랫동안 갇히고 말았다. 노동과 연금·교육·의료 등 4대 부문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장기 전략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이념 논리에 빠진 역대 대통령들이 개혁을 미뤘다. 지난 20년에 걸쳐 대통령 집권 5년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단기 성장에 취해 개혁 작업을 미룬 것이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이자 본질이다. -여당이 주 4.5일제 근무와 정년 연장도 입법화하려 하는데. △강성 노조 지원에 힘입어 집권한 여당이 노동 편향 입법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상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 데 이어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도 추진하려 한다. 생산성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시간만 줄이는 것은 우리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자충수에 다름 아니다. 제조업 강국이었던 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과도하게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복지 혜택을 늘렸기 때문 아닌가. 한국 경제가 유럽 전철을 따라가려 한다. 생산성이 정체된 상태에서 임금은 외려 올라가는 구조에서 어떤 기업이 생존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주 4.5일제는 우리 경제와 기업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기업을 해외로 몰아내는 악법이다. 기업 옥죄기 정책과 법안이 양산되면 기업들의 해외 이탈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고 우리 경제는 제조업 공동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정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 정치는 정쟁을 교묘하게 이용해 사익을 챙기려는 ‘악화(惡貨) 정치꾼’이 선량한 ‘양화(良貨) 정치인’을 구축하는 왜곡된 생태계에 빠져들고 있다. 의원들이 전문 지식과 통찰력을 갖고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강성 지지 세력을 바라보며 상식 이하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볼썽사나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양보하거나 타협에 나서면 ‘배신자’ 낙인이 찍힌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셤의 경제법칙이 우리 국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한심하고 안타깝다. 정치가 나라를 진화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는 기술로 전락할 때 우리 사회는 집단 허무에 빠진다.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자는 결국 대통령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치는 양쪽 극단을 버리고 균형을 찾아가는 예술이다. 그러나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강성 지지층의 힘으로 당선됐고 이재명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극단의 강성 지지층은 탄탄한 권력 기반이 되는 동시에 국정 운영의 족쇄도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상대 진영의 비판 목소리를 포용하지 못하고 내부 결속에 매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통령이 균형 감각을 잃고 진영 논리에 빠지면 독단과 독선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시계추’ 국정운영을 해서는 안 되고 중간에서 균형 감각을 갖고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 중심이 흔들리면 경제정책 균형도 함께 무너진다. -정부의 돈 풀기 확장 재정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 재정은 이미 위험 수위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었고 지금 기조를 이어간다면 이재명 정부에서는 6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재정 확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일시적 수단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상시적 포퓰리즘 도구로 변질됐다. 복지 확대와 현금 지원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지금의 재정정책은 지속 가능성보다 단기적 정치 이익을 우선한다. 돈 풀기보다 구조 개혁이 우선이고 복지보다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질 수 있다. -원전과 에너지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환경과 에너지를 한 부처에 묶은 것은 아주 잘못된 선택이다. 정책과 규제가 본질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산업의 뼈대이자 생산성의 기반인데 환경 논리로만 접근하면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원전은 AI·반도체·데이터 산업의 필수 인프라다. 안정적 전력 공급이 안 되면 첨단산업 전체가 흔들린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산업 정책 차원이 아니라 정치 논리에 맞춰져 있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명분은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원전은 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탄소 중립 수단인데 이를 배제하면 국가 경쟁력의 근본이 흔들린다. 에너지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생산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탈원전과 친환경이라는 허울 좋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 지속성을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 트럼피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국가자본주의’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중국 모델을 닮은 것으로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 시장경제와 충돌하고 있다. 미국의 국부가 한국 등 동맹국과 해외로 유출됐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통상 압박과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으로 동맹국의 부를 이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의 글로벌 신뢰 자산을 크게 훼손할 것이다. 한국은 트럼프식 국가자본주의와 신뢰 파괴의 후폭풍을 체감하고 있다. 이제부터 한국은 미국에 대한 맹목적 의존 관계에서 벗어나 자강 비중을 높이면서 전략적 대외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한 동맹 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신뢰와 이익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협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추격과 추월이 무섭다. △중국은 더 이상 우리 경제의 보완적 존재가 아니라 최대 경쟁자다. 과거에는 한국이 핵심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면 중국이 이를 조립·가공해 수출하는 분업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력과 산업 역량을 급속히 끌어올려 한국의 주력 산업을 턱밑까지 추격했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독일·미국까지 추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디스플레이·전기차 등에서 정부 보조금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국을 추월하거나 대체하고 있다. 미국 통상 압박에 맞서 중국이 일대일로 국가들을 중심으로 ‘레드 공급망’을 완성하면 한국의 수출 기반은 더욱 약화될 것이다.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이 같은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지금 세계 질서는 ‘복합 전환기’에 있다. 자강(自强)만이 살 길이다. 자강이란 외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스스로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키워 스스로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자강은 이념론자들이 주장하는 자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이 과거와 같은 도덕적 리더십을 상실하고 신뢰를 훼손함에 따라 한국은 더 이상 맹목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전략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경제적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He is… 194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서울 배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 경제협력국장, 국제금융국장, 재정경제원 제2차관보 등을 거쳤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협상 수석 대표로 활동하며 위기 극복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김대중 정부 때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제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냈다. 서울대 국제금융연구 소장과 중국 베이징대와 런민대에서 초빙 교수를 지냈다. 2007년 의원직을 사퇴한 뒤 재단법인 니어재단을 창립해 굴지의 싱크탱크로 발전시켰다. 주요 저서로는 ‘거대 중국과의 대화’ ‘외환위기 징비록’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기로에 선 북중관계’ 등이 있다. -
자사주 EB 발행 2조 넘자…상장협 “소송 증가 대비해야”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17:44:10최근 자사주 교환사채(EB) 발행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소액주주의 소송 제기를 대비해 이사회 의사록 등을 충실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원이 태광산업의 자사주 EB 발행을 막아달라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으나 전체 주주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조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회원사에 배포한 이슈 페이퍼를 통해 “향후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할 때 주주 손해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주 이익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앞두고 EB 발행이 급증하면서 태광산업·광동제약 등 주주 이익 침해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발행된 EB 3조 1129억 원 가운데 자사주를 기반으로 한 EB만 2조 1610억 원으로 전체 70%를 차지했다.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안이 본격 추진된 9월 한 달 만에 7381억 원이 발행되는 등 자사주 활용 움직임이 빨라지는 추세다. 상장협은 올해 7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도입되면서 자사주 EB 발행이나 제3자 처분에 대한 소송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전에는 주주 간 이해상충이 있더라도 가처분 소송 제기가 어려웠으나 주주 충실 의무 도입 이후 ‘회사 손해’가 아니라 ‘주주 이익 침해’를 근거로 소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광산업은 6월 27일 3186억 원 규모의 자사주 27만 1769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의결했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지분 5.95%를 보유한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사의 위법행위로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고(1차 가처분),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하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고(2차 가처분) 주장했다. 다만 법원은 1차와 2차 가처분을 모두 기각했다. EB 발행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판단한 것이다. 특히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곧바로 개별 주주의 금지청구권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태광산업이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자사주를 처분하기로 한 것이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장협은 해당 사례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첫 사례인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 상황이나 우호적인 제3자에 대한 처분 등 특정 사례에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무적으로 이사회 의사록에 ‘자금 조달의 구체적 필요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 중 자사주 EB 발행을 선택한 합리적 이유’ ‘거래 조건의 적정성’ 등에 대한 논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김도현 상장협 연구원은 “처분 가격이나 교환 조건 등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방법이 있다”며 “최근 자사주 EB 공시가 강화된 만큼 성실하게 공시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
코스피 4000돌파에 與 "연내 자사주·세제 개편 집중"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0.27 15:24:29더불어민주당은 27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자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며 후속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와 당은 일관된 정책 의지로 자본시장 활성화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자사주 제도와 세제 개편 등의 논의에 집중하고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 점검과 공시제도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기조가 흔들리지 않고 또한 후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기형 특위 위원장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11월 조세소위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그 시점에 돼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자사주 관련 문제는 특위 중심 논의, 당정 협의도 하고 있다"며 "자사주는 원칙적 소각 전제로 제도 보완 중"이라고도 전했다. ‘버블 논란’에 관해선 김남근 의원이 "한국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것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면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라 버블 문제하고는 다른 측면"이라고 언급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의 우량한 기업들의 주가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며 “국내증시가 1500만 개인투자자, 청년과 서민의 자산 형성 사다리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1차, 2차 상법 개정과 함께 '비생산적 투기 억제-생산적 금융 전환'이라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것"이라며 "배당소득분리과세를 통한 배당 활성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의무공개매수제 및 스튜어드십 제도 도입, 주가누르기 방지법 등 자본시장법과 같은 관련 법 개정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
[사설] 비쟁점 민생법안 늑장 처리…‘경제살리기 입법’은 서둘러야
오피니언 사설 2025.10.27 00:00:00국회가 국정감사 기간이자 휴일인 26일 매우 이례적으로 본회의를 열어 70여 건에 달하는 비쟁점 민생 법안을 처리했다. 일명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인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비롯해 인구감소지역의 어린이집 운영 지원 확대를 위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등 여야 합의가 이뤄진 법안들이 무더기로 통과됐다. 국감 기간에 휴일 본회의가 열린 것은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방치됐던 민생 법안 처리를 더는 미루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양당 지도부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이들 법안은 일찌감치 상임위원회에서 의결돼 본회의 통과만 남겨놓고 있었는데도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4개 쟁점 법안을 둘러싼 ‘필리버스터’ 대치 정국에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 국회가 뒤늦게나마 힘을 합쳐 비쟁점 법안들을 처리한 것은 다행스럽지만 민심은 이미 싸늘하게 식은 상태다. 여야가 민생을 내팽개친 채 정쟁을 벌이는 사이 수많은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지 못해 길에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도서 벽지의 아이들은 돌봄 기회에서 소외돼왔다. 입법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등한시한 양당 모두가 통렬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라도 여야가 ‘경제 살리기’ 입법을 서둘러야 싸늘해진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 아직도 국회에는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긴요한데도 발목이 잡혀 있는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철강 산업을 살릴 ‘K스틸법’은 여야 의원 106명이 공동 발의한 지 3개월이 다 되도록 진전이 없고 반도체 육성을 위해 발의된 총 9개의 반도체 지원 법안들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경제계가 요구하는 30개 입법 과제를 국회에 건의하면서 “여야 모두 발의한 14개 법안은 내용상 이견이 없는데도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며 신속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대로 ‘경제는 타이밍’이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관세전쟁과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고 경제가 저성장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체 없는 경제 살리기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야는 주52시간 근무제 특례를 적용하는 반도체특별법과 K스틸법 등 주력 산업 지원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는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의 보완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국민들은 소모적 정쟁으로 국익과 민생을 해치는 ‘직무유기’ 국회를 더는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
불장에도 목표가 상향 잇따라…HD현대일렉 등 '황제주' 주목
증권 국내증시 2025.10.26 17:42:19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국내 증시 활황으로 시중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반도체·증권 등 일부 업종의 깜짝 실적 기대감이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목표주가 상향 의견이 나온 보고서는 총 439건으로 하향 보고서(173건) 보다 2.54배 가량 많다. 올 3분기(1857건·4.31배) 보다는 적지만 1·2분기 상향·하향 보고서 개수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달 들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들이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배경은 국내 증시 호황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잡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사천피'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올 4월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228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6개월여 만에 무려 73%나 폭등했다. 올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의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자금 유동성 확대, 7년 만에 찾아온 반도체 산업 대호황 등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가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국내 증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외에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증권사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효성중공업(298040)’의 목표 주가를 상장사 중 최고 수준인 200만원으로 올렸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북미·유럽에서 대형 변압기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보증권은 효성중공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52.2% 늘어난 1696억 원으로 추정하며 시장 예상치(1546억 원)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효성중공업 주가는 이달 24일 장중 한때 196만 원까지 올라 목표가 달성에 근접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 역시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이 조만간 ‘황제주(주가 100만 원)’ 대열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상호 관세라는 역풍을 뚫고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산(000150)도 차기 황제주 후보 중 하나다. 유진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은 최근 두산의 목표 주가를 나란히 100만 원으로 상향했다.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034020)·두산로보틱스(454910)의 주가 강세와 반도체 산업 호황이 맞물리며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양식품(003230) 등 대형주의 목표 주가도 줄줄이 상향됐다. 반면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홀딩스)·크래프톤(259960)·휴젤(145020) 등은 실적 부진 우려에 목표 주가가 하향 조정돼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 업종을 중심으로 한 실적 랠리가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지만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상승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 수급과 실적 모멘텀만으로는 외국인 투자자 등을 끌어모으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3차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율 인하 등 증시 활성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세제 합리화가 병행되면,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져 사천피 돌파 이후 오천피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여당의 '한강버스' 배임혐의 고발…사실 외면한 정치공세"
사회 사회일반 2025.10.26 17:27:56서울시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한강버스 관련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법과 사실을 외면한 정치공세”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한강버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서울도시주택공사(SH)에 재정적 부담을 끼쳤다는 이유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시민의 새로운 발이 되어야 할 한강버스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태는 시정 발목잡기의 전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부시장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876억 원 대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법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결정한 사안”이라며 “지방공기업법에는 대여 금지 규정이 없으며 상법 제393조와 SH 회계규정 44조에 따라 이사회 보고·의결 및 법률 자문을 거친 정당한 경영 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SH가 민간 회사에 담보도 확보하지 않은 채 876억원을 대여해준 것은 명백한 배임 행위이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자금 876억원을 대여하면서 담보를 단 1원도 확보하지 않은 것은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서울시를 비판했다. 김 부시장은 이에 대해 “담보 설정은 법적 의무가 아닌 경영상 재량 사항이며 한강버스 사업 인프라와 사업체계 전반은 지분구조상 SH가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다”며 “이를 두고 ‘배임’이라 몰아가는 것은 법리 무시이자 경영 자율성에 대한 왜곡이며 대법원 판례는 ‘손해의 위험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하며, 단지 가능성만으로는 배임이 성립되지 않는다’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주장하는 보완서류 발행 역시 신생 법인인 ㈜한강버스의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을 보완한 합법적 조치로 지방공기업법상 금지된 채무상환보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외부 법률 자문을 충실히 거쳤다”며 “또한 ㈜이크루즈 지분 49% 참여는 공모 절차를 거쳐 선정된 민간 사업자의 참여이며 오히려 SH가 51% 지분을 확보해 공공성을 강화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익 배분은 서울시와 한강버스가 50대 50으로 나누고 수익금은 채무 상환에 우선 쓰이도록 협약서에 명시돼 있어 특혜 가능성이 애초에 없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김 부시장은 “SH는 이미 투입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환 방안과 금융 구조 개선책을 철저히 마련했다”며 “이는 특정 기업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시민의 발을 책임지는 공공 교통체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강버스는 교통 사각지대 해소와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의 도입을 통해 시민의 편익과 서울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공익 사업이며 이를 근거 없이 ‘배임’으로 낙인찍는 것은 시민의 발목을 잡는 정치 쇼”라며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민의 여가와 교통을 정쟁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정치적 발목잡기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민연금이 보유한 종목 봤더니"…10% 넘게 들고 있는 종목만 37개 '깜짝'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0.25 21:33:43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가 37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8곳은 지분율이 13%를 넘어서며 일부 종목은 사실상 대주주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체 운용자산 중 국내 주식 비중은 여전히 15%를 밑돌아 해외 투자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분율 10% 이상 상장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민연금이 10% 이상을 보유한 종목은 총 37개였다. 이 가운데 △이수페타시스(13.86%)가 가장 높았고 △한솔케미칼(13.64%)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13.58%) △삼성증권(13.50%) △한국콜마(13.48%) △대상(13.44%) △코스맥스(13.36%) △키움증권(13.14%)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24년 말 기준으로는 13% 이상 보유 종목이 3개(코스맥스, 삼성증권, 키움증권)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8개로 늘어나며 국민연금의 지분 집중도가 뚜렷하게 높아진 모습이다. 남 의원은 "국민연금의 주식운용 자산은 2020년 369조 4000억 원(국내 176조 7000억 원)에서 올해 6월 635조 6000억 원(국내 189조 1000억 원)으로 커졌지만 국내 주식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운용자산은 불어났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확대는 미진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2020년 21.2%에서 지난해 11.5%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6월 기준 14.9%로 소폭 반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35.2%로 국내 비중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남 의원은 "국민연금이 수익률 향상을 이유로 해외 투자에 치중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풀고 '코스피 5000시대'를 열기 위해선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지난 6월 '코스피 5000시대'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상법 개정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웠다. 독립이사 비율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강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 기업의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편도 추진 중이다. -
비상장주식의 균등 상속·증여가 남긴 가족의 파국 [최승환 변호사의 경영권 분쟁 해결사]
사회 사회일반 2025.10.25 09:00:00하나의 회사에 담긴 가족의 꿈 최근 창업자들이 후대에게 경제적 유산을 안정적으로 물려주기 위해 ‘비상장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창업자는 “사업과 재산을 따로 나누면 가족이 흩어진다”는 생각으로, 현금흐름이 뛰어난 사업과 고가의 부동산, 상장사 주식을 모두 한 회사에 담는다. 그리고 이 회사를 자녀들에게 균등하게 상속하거나 증여한다. 그 의도는 선량하지만, 결과는 종종 비극이다. 자녀들이 모두 경영에 뜻을 같이하지 않는 한, 주식회사는 가족이 아닌 법에 의해 움직인다. 상법이 정한 다수결 구조 속에서 자녀 간의 이해충돌이 불가피하게 드러난다. 균등한 주식이 곧 공평한 행복을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비극의 서막은 상속·증여받은 형제·자매 중 일부가 연합하여 대주주를 구성하고 소외된 나머지 형제·자매가 소수주주로 전락하면서 펼쳐진다. “같이 물려받았는데, 왜 나는 배당도 못 받나요?” 상속된 비상장회사가 분쟁의 불씨가 되는 가장 대표적 이유는 이익배당의 불공정성이다. 창업자는 흔히 “자녀들이 배당금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상법상 이익배당은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주주는 결산기에 자동으로 배당을 받을 권리가 없고, 오로지 다수결로 통과된 결의에 따라야 한다. 결국 배당 여부는 대주주가 좌우한다. 대주주는 등기임원 또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보수를 받거나 회사와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소수주주는 배당이 유일한 수익 수단이다. 그럼에도 다수결의 원칙 아래 장기간 무배당 결의를 반복하면, 이는 다수결의 남용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현행법은 이를 직접 구제할 제도를 두지 않는다. 소수주주의 강제배당청구권은 입법적 논의가 될 뿐이며 현행법의 해석으로는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 이전에는 배당을 청구할 구체적 권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실제 자문 현장에서 “형제·자매가 공동 상속한 회사인데, 몇 년째 단 한 푼도 배당이 없다”며 찾아오는 사건을 자주 본다. 경영권에서 소외된 자녀는 매년 회사의 막대한 이익을 보고받더라도 그 과실을 누리기 어렵다. 상속받은 재산이 그저 ‘잠긴 자산’이 되는 셈이다. 비상장주식의 유동성 함정 상장주식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더라도 시장에서 매도하여 현금화할 수 있다. 그러나 비상장회사는 주식의 처분이 쉽지 않다. 대주주가 지배하는 구조에서는 지분 매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수주주인 가족 구성원은 명목상으로는 수십억 원의 주식을 보유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현금화할 수 없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다. 이는 상속·증여세 부담과 맞물릴 때 더욱 심각해진다. 예를 들어, 비상장주식의 평가액이 높게 산정되어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실제 배당이나 처분이 불가능하면 그 세금은 결국 다른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마련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족 간의 원망과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된다. 2세에서 3세로 이어지는 재산의 ‘독(毒)’ 창업자의 2세가 비상장주식을 물려받아 보유하다가, 그 자녀인 3세에게 다시 상속이 이뤄질 때 문제가 폭발한다. 이 시점에는 형제·자매 간 유대가 약화되고, 친족 간 신뢰도 거의 남지 않는다. 상속의 선택지는 단 두 가지뿐이다 - 전부 수락하거나 전부 포기하는 것. 평가가 높게 책정된 비상장주식이 전체 상속재산에 포함되면, 3세는 원치 않는 주식과 함께 막대한 상속세를 떠안는다. 배당도, 처분도 불가능한 주식이 가족 관계를 ‘재정적으로 파산’시키는 사례가 속출한다. 2세가 별도로 축적한 재산마저 창업자로부터 물려받은 비상장주식으로 인해서 처분되어야 할 지경이다. 상속이 가업 승계가 아니라, 가문의 분열로 이어지는 것이다. 창업자의 오판과 가족법·회사법의 교차점 이러한 비극은 대부분 “가족 간에는 싸우지 않는다”는 창업자의 낙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주식회사는 가족애로 운영되지 않는다. 법인격은 가족 구성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그 지배는 오로지 주주총회·이사회 등 회사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다. 창업자가 회사를 단순히 재산의 그릇으로 생각한 결과, 상속 이후 가족들은 ‘재산권 분쟁의 법적 당사자’가 된다. 형제·자매 간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등 각종 경영권 분쟁 소송이 제기되고, 서로 상대를 배임·횡령죄로 형사고소하는 지경까지 발전하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회계사이자 변호사로서, 이 같은 사건을 수십 건 이상 다뤄왔다. 소수주주인 가족의 상담에서는 절망이 느껴지고, 반대로 대주주 측을 대리할 때는 사건의 전망이 지나치게 유리하게 보인다. 결국, 비상장회사의 균등 상속은 균등하지 않은 권력 구조를 낳는다. “가장 나쁜 시나리오”부터 설계하라 창업자는 자녀의 행복을 바란다면 ‘좋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가장 나쁜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상속·증여를 설계해야 한다. 상속 전에 최소한 다음 2가지는 검토해보아야 한다. 각 자녀에게 공평한 재산 분배를 하되, 주식과 사업 경영권은 경영에 능력과 의욕이 있는 자녀에게만 개별 주식회사를 단위로 상속·증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다른 자녀들에게는 개별적으로 처분이 가능한 현금·부동산 등의 자산을 상속·증여한다. 사업을 그대로 물려주고 싶다면 가족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미리 잘 설계된 주주간계약을 체결하거나, 신탁을 통해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주주간계약, 유언, 신탁 등 법적 장치를 조합하여 패밀리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결론 - 가족을 지키는 법적 설계 한국은 이제 “창업보다 승계가 더 어려운 시대”에 들어섰다. 창업자 세대가 가업을 일구었다면, 2세·3세 세대는 그 가업을 법과 제도 안에서 유지해야 한다. 비상장주식의 균등 상속은 이상적으로 들리지만, 실상은 가족 관계를 해체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상속을 재산의 이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책임의 이전으로도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창업자들은 자녀의 우애를 믿기보다, 법의 구조를 신뢰해야 한다. ‘좋은 회사’보다 ‘분쟁이 없는 회사’를 남기는 것이 진정한 유산이다. -
‘사천피’ 앞 둔 코스피…"개미 표심 잡아라" 정치권도 입법 경쟁[법안 돋보기]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0.25 06:00:00사람 둘만 모이면 주식 얘기부터 나누는 요즘입니다. 코스피가 오랜 박스권 장세를 뚫고 24일 3940선을 돌파하면서 역사적인 ‘사천피(코스피 4000)’ 도달을 목전에 뒀습니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던 개미들의 자조도 옛말이 됐죠. 미국·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코스피는 올해에만 6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계 주요국 가운데 선두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증시가 명실상부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자리 잡자 정치권도 ‘물 들어올 때 노 젓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여야가 앞다퉈 자본시장 관련 입법안을 내놓으며 ‘입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면에는 ‘찔끔' 배당 “주식은 기대감을 먹고 자란다.” 높은 실적과 신기술, 인수합병(M&A),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주가를 밀어올리는 대표적 재료이지만, 배당금 역시 투자자 의사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죠. 하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10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26%로, 미국(42%)·일본(36%)·인도(39%) 등 주요국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의 맞수인 TSMC의 배당성향은 52%에 달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25%에 그치고 있어요.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양사 간 시가총액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진 배경에는 이 같은 배당 규모의 차이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아요. 이재명 정부가 내건 ‘코스피 5000 시대’의 핵심 과제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입니다. 앞서 정부는 고배당 기업 투자 시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아닌 분리과세로 전환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종합과세가 대주주들의 배당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 만큼, 분리과세 전환을 통해 기업의 배당성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죠. 다만 최고세율(3억 원 초과 35%) 인하 폭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도 터져 나옵니다. ‘배당소득세 인하’ 경쟁 나선 여야 야당은 정부안을 “시장 기대에 턱 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한발 더 나갔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서 “연 2000만 원 이하 배당소득의 세율을 14%에서 9%로 인하하고, 종합과세 대상자 최고세율도 45%에서 25%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당 최은석 의원도 이를 뒷받침 하고자 최고세율을 25%로 인하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뒤질세라 개인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 맞불을 놨어요. 이소영 의원은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기업 배당소득에 한해 별도 세율(14~25%)을 적용하는 법안을 냈고, 김현정 의원은 배당소득 3억 원 초과 구간의 세율을 정부안(35%)보다 낮춘 25%로 조정하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여야는 다음 달 열리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최고세율 인하 폭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vs “상속·법인세 인하부터” 민주당은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전략의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제3차 상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그동안 자사주가 주가 부양이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돼 왔던 만큼,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주주환원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측 입장이에요. 이를 뒷받침할 기반도 마련해뒀습니다. 오기형 의원은 자사주 거래를 현행 ‘자산 거래’에서 ‘자본 거래’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즉시 기업의 자본이 줄어드는 구조로 정의하면, 그 주식은 자연히 소각돼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지는 셈이죠. 반면 국민의힘은 정반대의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규제보다 상속세·법인세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상훈 의원은 “고율의 법인세와 상속세, 시장 불안정성이 외국인 투자 이탈의 주된 원인”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장기투자 대신 단기매매에 몰리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로 방법론은 다르지만, 여야 모두 국내 증시 활성화라는 공통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사천피’를 눈앞에 둔 지금이야말로, 표심을 겨냥한 단기 처방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입법 논의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
구윤철 "부동산 공급애로 신속 추진…외환시장 필요시 적기 대응"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24 09:29:00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중 무역갈등, 프랑스·일본 등의 재정·정치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 등 대외 여건을 24시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적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2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여 수요관리와 함께 공급애로 해소를 신속히 추진하는 등 주택공급 확대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추가경정예산 효과,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내수가 회복세로 반전하고 수출도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등 경기가 개선 흐름”이라며 “상법 개정,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정책효과와 반도체 업황개선 기대 등으로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며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여담(餘談)] 부동산 공화국과 ‘머니 무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23 21:30:00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가을 서울 성동구의 역세권 9년 차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구입한 J 씨. 당시 5억 7000만 원의 전세를 끼고 7억 원에 이 아파트를 구입한 그는 요즘 걸핏하면 해외여행을 다닐 정도로 여유 있는 삶을 누린다. 어느새 이 아파트의 시세가 16억 원 이상, 전세가는 약 8억 원으로 올라 사실상 돈 한 푼 안 들이고 집주인이 됐기 때문이다. 그가 이보다 한참 앞서 투자했던 인근 지역의 노후 주택은 올해 새 아파트로 바뀌며 전용 84㎡ 호가가 무려 28억~29억 원에 달한다. 당시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빚 내서 집 사라”는 식의 경기 부양책을 펼친 데 이어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폭등기였던 ‘노무현 정부의 시즌 2’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수없이 갭투자에 나섰고 지금도 투자 기회를 엿본다. 사실 주변에서는 아파트 갭투자와 재개발·재건축 투자에 성공해 ‘일확천금’을 거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 한 지인은 지난 30여년간 강남을 위주로 부동산에만 올인해 수백억 원대의 자산을 일구며 자녀들을 조기 유학 보내기도 했다.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만큼 성실하게 근로소득을 올리면서 전월세를 사는 서민들이나 지방 거주자들의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또 10·15 대책으로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서울 등 수도권의 소외 지역 주민들의 볼멘소리도 크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물가 앙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 수요와 1인 가구 증가, 공급 부족,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고환율, 교통망·공원 확충으로 ‘부동산 불패 신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한강 변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도권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본다. 물론 저성장 기조 고착화에다가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인구 감소의 충격이 가세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는 분위기이다. 이러다가는 자칫 현 정부도 ‘문재인 정부 시즌 2’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우려마저 나온다. 다만 그때와 달라진 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정부의 보유세 인상 시사에 대해 정치적 득실을 따져 선 긋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수십년간 물가 인상률의 몇 배에 달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뤄져서는 청년층과 무주택 서민뿐 아니라 나라에 희망이 없다. 이제는 부동산 정책에서 정권 따라 냉·온탕식이 아닌 긴 호흡으로 일관성을 갖고 정공법으로 대처해야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시 외곽의 신도시 건설 같은 기존 접근법에서 벗어나 과감히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추진하되 서민층을 고려해 임대주택 비중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요즘 신규 아파트를 보면 임대주택보다 공원이나 주차장으로 기부채납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게 현실이다. 외국인에 대해서도 내국인과의 형평성과 국가 간 상호주의에 입각해 일부 규제할 필요가 있다. 똘똘한 한 채를 우대하고 다주택자를 죄악시하는 태도도 지양해야 한다. 또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세금 문제도 보유세를 급격히 높일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가한다는 점에서 점진적 인상을 모색하되 거래세는 그만큼 낮춰야 매물을 끌어낼 수 있다. 물가통계를 계산할 때도 미국·영국·일본 등 해외처럼 주택 매매가를 반영해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생산적인 자본시장으로 돈의 흐름을 바꿔놓는 ‘머니 무브(money move)’를 꾀하는 게 중요하다. 현 정부 들어 단계적 상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 등을 유도하며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산 시장에서 부동산 편중 현상의 해소는 요원하다. 더욱이 머니 무브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점화할 벤처·스타트업들의 돈 가뭄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이지만 윤석열 정부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관리와 머니 무브의 성공을 통해 나라의 활로를 열 수 있을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
역베팅 개미 어쩌나…코스피 3900인데, 곱버스는 동전주 추락
증권 국내증시 2025.10.23 17:38:19코스피가 최고치 경신 랠리를 이어가는 사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지수를 역추종하는 2배 인버스 상품)’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동전주로 급락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개미들 사이 곱버스 상품의 거래가 활발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낮은 단가로 인해 거래 효율성과 투자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곱버스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82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ETF다. 해당 상품은 이달 2일 980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00원 밑으로 내려왔고 최근 800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이는 1년 전(2210원)보다 약 63% 하락한 수준이며 팬데믹 초기 고점이던 2020년 3월 19일(1만 2365원)과 비교했을 때 낙폭은 93%에 달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일주일 새 가파르게 올라 이날 장중 3902.21을 기록, 연일 신기록을 쓰며 4000 선에 다가갔지만 개미들은 가격이 동전주 수준으로 추락한 곱버스 상품을 지속적으로 매집하는 모습이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198억 원 사들였고 전체 ETF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ETF 단가 하락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거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주당 거래 가격이 급격히 낮아질수록 매수·매도 호가 간격인 스프레드가 상대적으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장가 주문을 넣을 때 기대했던 가격이 아니라 더욱 불리한 가격에서 체결되는 ‘슬리피지’ 위험도 커진다. 사실상 동일한 거래를 하더라도 체결 비용이 올라가 실제 투자 비용이 증가하는 셈이다. 실제로 곱버스 상품의 가격이 처음으로 2000원 아래로 떨어졌던 2021년 당시 호가당 비율이 급격히 커지면서 기초지수의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최근 당국도 곱버스가 동전주로 추락한 데 대한 우려를 운용사에 전달했으나 뾰족한 해법은 없는 상태다. 해외에서는 ETF 단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식처럼 병합을 통해 단가를 재조정하는 반면 국내는 상법과 자본시장법 하위 규정상 근거가 없어 ETF의 분할·병합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 2020년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가격 폭락 사태 당시 금융위원회가 ‘ETF·ETN 시장 건전화 방안’을 통해 병합 제도를 처음 언급했고 2022년에는 금융감독원이 ETF 액면분할 제도 도입 검토 계획을 내놓았으나 번번이 상법상 근거 부재를 이유로 제도화가 무산됐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개선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올 2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장지수상품(ETP)의 분할과 병합을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ETP의 단가 조정 절차를 거래소 규정으로 위임하는 조항을 담고 있으며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시장에서는 병합을 통한 단가 조정이 허용될 경우 저가화에 따른 거래 비효율과 가격 왜곡을 줄이고 개인투자자의 트레이딩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운용은 틱 사이즈(호가가격단위)나 주가 수준과 무관해 지수 괴리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곱버스 상품 역시 운용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
한국투자증권, 기업 대상 ‘한투퇴직마스터 아카데미’ 개최
증권 증권일반 2025.10.23 11:13:16한국투자증권이 기업 인사·재무 담당자 등 퇴직연금 실무자 150여명을 대상으로 ‘한투 퇴직마스터 아카데미’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기업 담당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등 제도 변화 이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법무법인 화우의 안상현 변호사와 법무법인 세종의 김동욱 변호사가 각각 상법 개정에 따른 이사회 프로세스 변화, 노란봉투법 주요 내용과 변화되는 노사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와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마케팅부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동향, 연금계좌 ETF 투자 트렌드 등 최근 금융시장 흐름과 퇴직연금 운용 전략을 소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제도 변화와 운용 전략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정례화해 운영하고 있다. 참가 기업들로부터 실질적이고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은 “기업을 둘러싼 법적·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퇴직연금 제도와 운용 전략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세미나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한투퇴직마스터’를 중심으로 기업 고객에게 차별화된 컨설팅과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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