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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불' H-1B 비용, 면제 가능… 트럼프 '협상카드'일까
산업 IT 2025.09.22 12:23:0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한 ‘H-1B 비자 수수료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 포고문에 “재량에 따라 특정 회사·산업에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H-1B 비자를 테크·금융계 또는 발급자 80%를 차지하는 인도·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따른다.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공개한 H-1B 비자 관련 포고문의 1조 C항에는 “국토안보부 장관 재량에 따라 해당 외국인 고용이 국익에 부합하고 미국 안보나 복지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시 개별 외국인, 특정 회사 또는 산업의 모든 외국인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 정부가 허가할 시 산업 전체나 개별 기업이 H-1B 비자 신규 발급에 10만 달러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에 트럼프 정권이 H-1B 비자 의존도가 높은 빅테크·금융계 ‘목줄’을 쥐기 위해 파격적인 수수료 인상안을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진다. 실제 미 이민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6월까지 H-1B를 가장 많이 발급 받은 기업은 아마존(1만44건)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5189건), 메타(5123건), 애플(4202건), 구글(4181건) 등 매그니피센트(M)7 빅테크 중 5곳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JP모건체이스(2440건), 딜로이트컨설팅(2353건) 등 금융계 거대 기업도 각각 발급 건수 8위, 10위를 차지했다. 미 산업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H-1B 수수료 면제를 미끼로 기업에 미국 내 투자·저리 대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 발급 추세에서 H-1B 수수료가 10만 달러로 인상된다면 미국 고용주들이 매년 140억 달러(약 19조5000억 원)를 부담하게 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2기 취임 직후 자신에게 비판적인 로펌들을 정부 계약 중단·연방 건물 출입 차단으로 압박해, 미 행정부에 수억 달러 상당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요했었다는 전력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다. 진행 중인 인도·중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H-1B가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1B 발급자 중 인도와 중국인 비중은 각각 70%, 10%를 상회한다. 실제 H-1B 수수료 인상 발표 직후 인도 외교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했다. 인도 내에서는 정부의 소극적 대처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다고 한다. -
"도전과 혁신, 세계로 미래로!" 2025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최
산업 중기·벤처 2025.09.22 12:05:00중소기업중앙회가 23일부터 26일까지 3박 4일 동안 전국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400여 명이 참석하는 ‘2025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2007년 시작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경제민주화와 규제개혁 등 중소기업의 경영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시대적 화두를 이끌어온 국내 최대 경제포럼이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2025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도전과 혁신, 세계로 미래로!’를 주제로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된다. 중소기업인의 도전과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넓히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 하락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소기업이 앞장서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포럼에는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비전과 주요 추진 과제를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관세 문제가 이슈화되는 가운데 포럼 2일차에는 ‘중소기업 미국진출 전략 세미나’가 개최된다. △바니 리 한미은행장 △박기홍 허브인터내셔널 대표 △스콧 리 LBBS 한인그룹 대표변호사 등 미국 현지 전문가들이 함께하며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다양한 시각과 실질적인 해법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한호성 성남시의료원장 △정경 오페라마 예술경영연구소장 △최성애 HD 행복연구소장 △황창연 성필립보 생태마을 신부 △썬킴 역사 스토리텔러 등 다양한 분야의 저명 인사 강연과 모슬포 중앙시장 장보기를 통한 서귀포 지역 복지시설 기부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나눔도 실천할 계획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올해로 18번째를 맞는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급변하는 시대적 현안에 대응하며 해법을 모색해 온 대한민국 대표 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올해 포럼은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다채로운 강연과 프로그램을 준비한 만큼 참석한 CEO들이 아름다운 가을 제주의 추억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통찰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
엔비디아 호재 소식에 '수직 상승'…삼성전자, 순매수 1위
증권 국내증시 2025.09.22 11:44:23미래에셋증권에서 거래하는 고수익 투자자들이 22일 오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알테오젠, SK하이닉스 순으로 집계됐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주식 거래 고객 중 최근 1개월간 투자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하는 ‘주식 초고수’들이 오전 11시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14% 오른 8만 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8만 40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잇달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 역시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꼽으면서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냈으며 목표 주가로는 9만 7000원을 제시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가를 기존 8만 1000원에서 9만 3000원으로 14.81% 상향 조정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관점에서는 이번주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에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쏠릴 것"이라며 “9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상태이기에 이번 마이크론 실적은 코스피와 외국인 수급에 변화를 만들어 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순매수 2위는 알테오젠이다. 같은 시간 알테오젠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94% 오른 51만 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미국의 파트너사인 머크(MSD)가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면역 항암제인 '키트루다SC'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는 보도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제품에는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로 변경하는 알테오젠의 바이오 플랫폼 ‘ALT-B4’가 활용됐다. 3위에는 SK하이닉스가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27% 상승해 35만 7500원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모건스탠리의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 전환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 "HBM에 관한 하방 위험은 이미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진 사안이고 일반 메모리칩 시장은 내년 업사이클을 내다보고 있다"며 투자 의견도 ‘비중 유지’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순매도 상위 종목은 로보티즈, 삼성SDI, 펩트론, 다날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 거래일인 19일 순매수 상위 종목은 네이버(NAVER), 로보티즈, 알테오젠 등이 차지했으며,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티씨케이 순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고객 중에서 지난 1개월간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의 매매 종목을 집계해 실시간·전일·최근 5일 기준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상에서 공개하고 있다. 이 통계 데이터는 미래에셋증권의 의견과 무관한 단순 정보 안내이며 각각의 투자자 개인에게 맞는 투자 또는 수익 달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테마주 관련종목은 이상 급등락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
장동혁 "李 '서명했으면 탄핵' 발언은 협상 실패 인정"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9.22 09:47:18국민의힘이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밀집한 경북 경산을 찾아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는 도대체 뭐 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열린 중소기업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 관세협상을 한 뒤에 정부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적 협상이었다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합의문에 서명했었다면 탄핵 당했을 것이라며 사실상 관세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정부는 도대체 뭐 하고 있나. 지난 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국민이 궁금해 한다”며 “자동차 업계는 벌써 심각한 타격을 입고 관세협상이 타결되길 목 빠져라 기다리는데 부품 업계는 그 불안이 더 심하다. 자동차 관세는 25% 부과되지만 철강으로 분류되는 건 관세가 50%”라고 짚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금 자동차 부품 산업에 전례 없는 위기가 닥쳤다”며 “미국에 수출하는 차에 대미 관세가 일본은 15%로 내려갔는데 우리는 아직도 25% 관세를 문다. 만약 이 상황 장기화한다면 차 부품 업체는 모두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고 이곳 경산을 중심으로 한 경북 일대 자동차 산업은 모두 힘든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된 회담을 했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은 담당자, 책임자를 당장 경질하라”며 “그간 진행되어온 협상을 낱낱이 털어놓고 우리가 처한 상황 어떤 상황인지 솔직하게 고민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어설픈 반미, 반트럼프 선동으로 지지율 관리만 신경 쓰는 건 반드시 삼가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 생계가 달린 대미 관세협상이 이 대통령 지지율 관리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걸 깨닫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
9월 중순 수출 13.5%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09.22 09:16:37올해 9월 중순 수출이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중순 때이른 추석 연휴 영향으로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 관세청이 22일 발표한 ‘2025년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40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9월 1~20일 실적으로는 2018년 9월(365억 달러)을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24억 3000억 달러로 10.6% 감소했다. 지난해 9월 1~20일은 추석 연휴(14~18일)가 끼어 있어 조업일수가 13일에 불과했다. 올해 9월 1~20일은 조업일수가 16.5일로 3.5일 더 많다. 조업일수 차이에 따른 일종의 착시 효과는 품목별·국가별 수출에도 작용했다. 10대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4.5%)을 제외한 나머지 △반도체(27.0%) △승용차(14.9%) △선박(46.1%) △무선통신기기(3.3%) 등의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관세협상에 따라 지난달 7일부터 15% 상호관세가 부과된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6.1%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지난달 12% 감소한 데 이어 이달 초순에도 8.2% 줄다가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지만 올해 조업일수가 더 많아 생긴 착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를 비롯해 △중국(1.6%) △베트남(22.0%) △유럽연합(10.7%) △대만(22.9%) △홍콩(18.0%) △일본(8.9%) △인도(28.3%) △싱가포르(11.9%) △말레이시아(13.0%) 등으로의 수출도 모두 증가했다. 한편 이달 1~20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382억 달러였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웃돌면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
[속보]9월 중순 수출 13.5% 증가…일평균수출액은 10.6% 감소
경제·금융 정책 2025.09.22 09:00:00올해 9월 1~20일 수출은 40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382억 달러로 9.9% 늘었다. 이로써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9월 중순 수출입 현황을 발표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은 24억 3000억 달러로 10.6% 감소했다. 지난해 9월 1~20일은 때이른 추석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13일에 불과했다. 올해 9월 1~20일은 조업일수가 16.5일로 3.5일 더 많다 -
최태원 "한일, EU식 경제공동체 구축해야"...요미우리 인터뷰
국제 국제일반 2025.09.22 08:29:12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첨단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투자 확대 의욕을 나타내며 한국과 일본의 인공지능(AI)·반도체 협력 강화 등 경제 공동체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2일 요미우리신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AI가 확산하며 데이터센터 등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 강점을 지닌 한국과 일본에 큰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미 일본 NTT의 차세대 통신 인프라 ‘IOWN’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협력 사례가 있다. 최 회장은 “일본에 투자할 의지는 분명하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줄어들 필요가 있다”고 말해 투자 결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 공동체' 구축 구상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유럽연합(EU)을 예로 들며 한일 경제공동체 구축 시 경제안보와 국제사회에서의 발언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간 교역량이 과거와 비교해 크게 늘었지만, 앞으로는 무역만으로 함께 성장하기 어렵다는 게 최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경제 공동체 구축으로) 사회적 비용이나 경제 안보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국제사회에서 표준을 주도하는 룰 세터(rule setter)가 되는 등 시너지가 생긴다"며 “미국, EU, 중국에 이어 세계 4위의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국 정부가 가입 검토를 표명한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서는 "그것도 좋지만, 일본과는 느슨한 경제 연대가 아닌, EU 같은 완전한 경제통합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 일본 총리는 지난 8월 23일 정상회담에서 AI 등 '미래산업 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최 회장은 "민간 차원의 협력이 국가 차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일 기업 간 협력 기회 모색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 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최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참가국·지역 경제계 대표들이 모이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연다. 최 회장은 "한일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 개최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중국이 주요국을 상대로 '경제적 위압'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의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에너지와 핵심 물자 공급망을 강화해 한미일 안보협력의 뒷받침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해 역사나 영토 문제를 둘러싼 서로의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 회장은 AI와 관련한 반도체 시장에 대한 개인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최 회장은 “광대역메모리(HBM)만 보면서 AI의 세계를 말할 수는 없다”면서 “AI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메모리 반도체를 총칭해 'AI 반도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화형 AI 서비스가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자율형) 에이전트 단계로 진화하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고, AI 생태계 활동도 늘어날 것”이라며 “HBM뿐 아니라 AI 액셀러레이터 시장도 확대될 것이고, AI 데이터센터 투자도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이자 SK그룹이 투자한 키옥시아와의 협업 의사도 강하게 내비쳤다. 최 회장은 “지금은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을 통해 간접 출자하는 상황이라 직접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키옥시아가 일본 증시 상장도 잘 돼 기업 가치가 오르고 있어 구도가 바뀌면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5일 최 회장이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방문했을 때 진행됐다. -
李대통령, 유엔총회 참석차 오늘부터 3박5일 뉴욕행
정치 대통령실 2025.09.22 07:56:31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다. 현지시간 22일 뉴욕에 도착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와 미국 상·하원 의원단 등을 접견하는 것으로 3박 5일 일정을 시작한다. 23일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한국 정부의 외교 비전을 밝힐 계획이다. 북한을 향한 대화 촉구 메시지도 발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24일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25일에는 미국 월가의 금융계 인사들과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 행사를 진행하고 귀국할 계획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및 프랑스·이탈리아·우즈베키스탄·체코·폴란드 정상 등과 양자회담도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식회담과 같은 짧은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은 점쳐지고 있다. 공전이 지속되고 있는 한미 관세협상 등을 고려해 다음 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약식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초대형 외교 이벤트의 장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기로 합의하면서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개최국으로서 큰 행사를 안정적으로 치러내는 동시에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한반도 안보 및 국익에 미칠 영향을 관리할 수 있는 외교 역량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 뉴욕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
李 대통령 “트럼프-김정은 합의시… 북핵동결 임시긴급조치 수용”
정치 대통령실 2025.09.22 07:44:59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핵프로그램을 동결하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완전한 핵폐기 전에 ‘핵 프로그램 동결’을 잠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미관세 후속협상과 관련해선 “미국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길에 오르는 이 대통령은 영국 BBC방송과 로이터 등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외교안보 및 통상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매년 15~20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하고 있으며, "임시 긴급 조치"로서 동결이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성과 없는 시도를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중 일부를 달성할 것인지다"고 설명했다. 2022년 핵보유국을 선언한 북한과 협상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019년 결렬된 북미 핵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상호 신뢰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 만남이 다시 성사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를 모두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미국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실시한 이민 단속과 관련해 그는 “이번 사건이 한미 동맹을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아니라 현지 사법 당국의 과도한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국은 방위비를 늘릴 계획이라며 안보와 관련해 미국과 큰 이견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임 윤석열 정부와 달리 대북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대통령 취임 후 북한을 자극했던 대북 라디오 방송을 중단했다. 이 조치가 북한 주민이 외부 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막는다는 인권 단체 비판에 이 대통령은 “방송이 갖는 실질적 효과는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며 “정권을 자극하는 비용보다 이익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정부 대북 기조가 매우 적대적이었던 만큼 남북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스톡커] 현대차 '원가절감' 초비상, 美서 日과 경쟁되나
국제 정치·사회 2025.09.22 07:00:00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 자동차 관세는 15%로 낮추고 한국의 관세는 25%로 유지하면서 실적 유지에 비상이 걸린 현대자동차그룹이 매출 늘리기와 비용·원가 절감 전략으로 버티기에 나섰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고 있는 현대차(005380)·LG에너지솔루션(373220) 합작 배터리 공장 준공 일정도 2~3개월 미루고 한미 후속 무역 협상 결과를 기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재고로 견디던 기간도 이제 끝난 만큼 관세에 따른 25%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무역 협상 이견 차이가 큰 상황에서 그 사이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의 점유율이 크게 떨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이를 되돌리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전기차(EV) 보조금 폐지, 비자 불확실성 등도 현대차가 한국 정부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日·유럽 관세 15%인데 홀로 25%…무뇨스 사장 “매출 증대, 비용 절감으로 이익 사수”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열린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증권사 연구원들을 모아 놓고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출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무역 협상 후속 합의에 빨리 도달하기를 바란다”며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기존 3~4%에서 5~6%로 2%포인트 상향하고 연결 영업이익률은 미국 관세 부담을 반영해 7~8%에서 6~7%로 1%포인트 낮췄다. 2030년 영업이익률도 당초 제시한 10%에서 8~9%로 내렸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가 15% 수준으로 완화됐다면 기존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양국 정부가 조속히 합의에 이르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매출을 보다 늘리는 방법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앞서 한국은 지난 7월 30일 상호 관세와 함께 자동차 품목 관세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으나, 세부 사안을 조율하는 후속 협상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달러 현금 투자, 자금 회수 뒤 미국 90% 수익 등 무리한 요구 조건을 내걸고 있는 탓이다. 반면 일본은 지난 16일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춰 적용받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달 28일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관세를 인하받기 위해 서둘러 선결 조건 입법을 마쳤다. EU 집행위원회는 당시 미국산 공산품 관세를 전면 철폐하고 랍스터 관세 면제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자동차 부품 관세를 27.5%에서 15%로 인하해주는 대신 EU가 먼저 이행해야 할 사항으로 양측이 공동성명 1항에 명시한 내용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8월 미국 시장 완성차 판매 순위는 193만 694대(18.1%)를 판 제너럴모터스(GM)를 필두로 일본 토요타(168만 128대·15.7%), 미국 포드(149만 2905대·14%), 현대차·기아(000270)(122만 9960대·11.5%), 일본 혼다(99만 2902대·9.3%) 등의 순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까지만 해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적용을 받아 2.5% 기본 관세를 부과받는 일본, EU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었다가 한순간에 불리한 처지가 됐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상호 관세 첫 부과 이후부터 재고 물량으로 버티다가 하반기부터는 불리한 관세 적용에 따른 타격을 그대로 안고 영업을 뛰 됐다. 무뇨스 사장은 “이번 재무 전망은 미국의 현행 25% 관세를 전제로 작성됐다”며 “낙관적인 기대보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관세 전후로 막론하고 꾸준히 가격을 인상했다”며 “플랫폼 공용화, 생산량 확대, 공장 가동률 제고, 원가 절감으로 비용은 절감하고 매출은 극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이브리드 차량 2배 늘려 대응…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계획 그대로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에 대응해 현대차가 내놓은 세부 방안은 이랬다. 우선 하이브리드차량(HEV)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제품군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현재보다 2배로 늘려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555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애초 계획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현대차는 현 8개인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2030년까지 18개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중형급 차량 중심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과 대형, 고급 차량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당장 내년부터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하이브리드 차량에 차세대 시스템을 탑재해 주행 성능과 연료 효율을 개선할 계획이다.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량(EREV)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내연기관 엔진으로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충전 스트레스를 줄이고, 전기차보다 55% 작은 용량의 배터리로 원가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EREV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2027년 선보일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 등 현지 기업과 손 잡고 2030년 북미 지역 중형 픽업트럭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이와 관련한 전체 투자 금액도 올려잡았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신차 개발과 생산 설비 확충 등에 쏟는 투자금만 기존 70조 3000억 원에서 77조 3000억 원으로 늘렸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2030년 글로벌 판매량 555만 대 달성 목표도 수정하지 않았다. 전기차의 경우도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 등의 위기가 있지만 유럽·중국·인도 등 대체 시장을 겨냥한 현지 전략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유럽에서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를, 중국에서는 준중형 전동화 세단을 출시하기로 했다. 2027년에는 인도를 겨냥한 경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새로 내놓는다. 아울러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로 주주 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1주당 최소배당금(DPS)을 1만 원으로 설정했다. 무뇨스 사장은 GM과의 협력 작업과 관련해 “신뢰를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고 플랫폼, 물량, 시점이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어 조만간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무뇨스 사장은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80% 이상을 현지 생산으로 채우겠다는 계획과 관련해서는 “미국 판매 차량은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고 이것이 글로벌 시장 성공을 위한 장기 전략”이라며 “한국은 여전히 글로벌 생산의 핵심 기지이고 앞으로 북미 외 지역 수요를 담당하는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개월 만에 금리를 내린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금리 인하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근로자 구금 사태를 두고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억류된 것으로 인해 직원들과 가족들이 겪었을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이해한다”며 “그들이 안전하게 한국으로 돌아간 것에 안도하고 있다”며 “한미가 단기 출장, 특히 전문 기술 인력에 대한 상호 유익한 해결책을 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사업에 대해서는 “베이징자동차(BAIC)과 함께 많은 아이디어를 한 단계씩 실행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전기차 아이오닉을 아직 출시하지 않은 것도 분명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조지아주 합작 공장은 2~3개월 지연…가격 유지하고 ‘정주영 도전 정신’ 소환 관세뿐 아니라 현대차는 근로자 비자 문제와 관련해 미국 조지아주 합작 배터리 공장 착공이 2~3개월 지연되는 문제에도 직면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기업의 이곳저곳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달 11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현지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의 100주년 행사에서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그 일에 대해 매우 걱정했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니 함께 더 나은 (비자) 제도를 만들기를 원한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대차그룹에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이라며 “매우 성숙한 고객 기반을 갖고 있으며 더 많은 기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도 같은 행사에서 “이번 일은 우리에게 최소 2~3개월의 (공장 준공) 지연을 일으킬 것”이라며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한국) 복귀를 원한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그 자리들을 어떻게 채울지 모색해야 하고 대부분 (고용할) 사람들이 미국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은 “안타까운 사건이었지만 현대차에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많은 투자를 했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신규 공장 건설 지연에 따라 조지아주 커머스에 있는 SK온 공장 등에서 배터리를 계속 조달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우려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다시 한 번 암시됐다. 무뇨스 사장은 행사 직후 가진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관세 등과 관련한 질문에 거의 비슷한 답변만 되풀이했다. 제도나 정책과 관련한 사안은 정부 간 협의 사안이므로 일개 기업 입장에서 뾰족한 수를 내놓기가 어려운 까닭이었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 대응의 핵심은 최대한 수요를 창출할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지금 가격을 올리면 시장에서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관세 문제가 들이닥치면서 ‘새로운 도전 과제를 기회로 삼자’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관세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해 최적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정 창업회장의 가르침처럼 혁신적인 도전 정신과 직원들의 노력에 바탕을 둔 새 아이디어를 적용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모든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고난을 극복할 것”이라며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은 그러면서도 10%포인트 더 적은 관세를 적용받는 일본 자동차와의 미국 시장 경쟁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무뇨스 사장은 “유일한 해결책은 더 나은 제품, 디자인, 기술, 가격, 품질, 인센티브, 공급망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일본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미 양국 정부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관세는 4월부터 부과됐고 그 사이 재고로 대응했기에 올 한 해 전체에서 실제 관세의 충격을 받는 기간은 6~7개월”이라며 “내년에는 12개월이 전부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비용·원가 절감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또 “올해 우호적이었던 환율이 내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잘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백악관 투자 행사도 ‘쇼비즈니스’로 끝내고 비자까지 압박…“日과 동일 조건 기대” 재계에서는 지금의 현대차 위기를 바라보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 회장은 미국의 관세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3월 24일 직접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찾아가 4년 간 210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하는 현지 투자를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약속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불과 반년도 안 지난 시점에서 이 행사는 결국 ‘쇼 비즈니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돼 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전문직 비자인 ‘H-1B’ 신청 수수료를 1000달러(약 140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로 단번에 100배나 인상했다. 이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비자다. 추첨으로 연간 8만 5000건을 발급한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고 연장 가능하며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한국인은 그간 연평균 약 2000건을 발급받았다. 중국과 인도의 고학력 인력을 싼값에 채용한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이 1차 타격을 입겠지만, 현대차 등 한국 기업도 인재 유치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피하기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최근 조지아주 사태로 가뜩이나 인력 이동에 위축된 상황에서 해당 조치가 더 무거운 족쇄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뇨스 사장은 18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글로벌 생산량을 늘리면 한국 공장의 가동률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관해서는 “울산 공장의 생산 능력도 20만 대로 올릴 것”이라며 “한국의 생산량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모든 지역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이라고 반박했다. 한국 상장사인 현대차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굳이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한 이유를 두고는 “내가 외국인 CEO인 데다 많은 투자자가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회사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목적이고 실제로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받았다”고 답변했다. 현대차가 2019년부터 시작된 CEO 인베스터 데이를 해외에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뇨스 사장은 최근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물음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등 노동쟁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이다. 이 본부장은 “입법 과정에서 기업들과 미국·유럽 상공회의소가 힘들 것이라고 건의했고 투자자들도 우려를 표시했다”며 “법이 시행되면 준수할 것이고 일단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마련한 글로벌 투자자 행사였지만 국내외에서 날아온 질문들은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사면초가 몰린 현실에만 집중된 셈이다. 더욱이 미국의 무리한 요구로 한미 후속 관세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현대차의 하반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는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달 22~26일 제80차 UN 총회 고위급 회기에 미국 뉴욕을 찾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따로 정상회담을 갖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열린송현] 예측가능성 사라진 탄소 규제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09.22 05:00:00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새 정부가 마주하고 있는 경제 상황은 회색빛으로 가득하다. 한미 관세 협상 같은 어려운 대외 과제도 있고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부진도 풀어가야 할 문제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대내외 환경에서 정부가 제시한 ‘실용주의’라는 화두는 무척 반가운 것이었다. 실용주의는 ‘도그마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측면에서 침체된 경제의 활력을 복원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탄소 규제의 방향을 보면 실용주의가 벌써 빛을 잃은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필자는 일관되게 탄소 규제는 산업 경쟁력과 조화롭게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탄소 규제는 예측 가능성이 높아야 하고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시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기업이 규제를 준수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미래 자본을 축적해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하지만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나 제4차 계획 기간 배출권거래제의 방향은 규제의 안정성을 흔들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2035 NDC’는 2035년까지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한번 NDC가 결정되면 향후 기후 및 에너지 정책이 모두 NDC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력 수급 기본 계획과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과 같은 핵심 에너지 정책들이 NDC를 기준으로 수립되고, 이에 따라 발전설비가 도입되거나 국제시장에서 천연가스를 도입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제안한 네 가지 감축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제대로 된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온실가스 감축 수단과 비용 등을 상세히 살폈는지 알 수 없고, 그래서 실용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핵심인 배출권거래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청회를 통해 나타난 제4차 계획 기간 배출권거래제 할당 계획의 골자는 2030년 NDC 달성을 위해 감축 노력을 전반적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4기 할당 정책이 3기까지와 비교해 크게 바뀌어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제4차 계획 기간에 배출 허용 총량에 포함된 시장 안정화 예비분은 3기 할당에 비해 8배 급증했다. 예비분을 대폭 늘린 근거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준칙에 의한 설정과는 거리가 멀다. 또 2030년을 목표로 선형 감축 경로를 설정한 것도 이전과는 달라진 것이다. 대다수 배출권 할당 대상 업체는 4기에도 3기와 유사한 경로를 따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 셈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합리적 감축 목표 설정과 적절한 탄소 규제의 수립은 필요하다. 다만 탄소 규제가 규제 대상의 예측 가능성과 멀어지면, 즉 실용성과 멀어질수록 규제 대상인 기업에 명확하고 적절한 신호를 제공하기보다는 부담으로만 남게 된다. 실용의 사전적 정의는 ‘실제로 쓰거나 쓰임’이다. 이를 탄소 규제에 접목해 본다면 경제주체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감축 수단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게 만드는 것이 실용적 규제가 아닐까. -
[사설] 판 커진 경주 APEC, ‘국익중심 실용외교’ 최대한 살려야
오피니언 사설 2025.09.22 00:05: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3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 후 이 같은 합의 내용을 전하고 “내가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본래 경제·통상 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국제 행사이지만 올해는 트럼프 2기 정권 출범 후 처음이자 6년여 만의 미중 정상 간 만남이 예고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됐다. 한국의 외교 보폭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1년 만에 성사되는 시 주석의 방한을 국빈 방문 형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미·한중·한일 등 양자 정상회담이 한꺼번에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판이 커진 APEC 정상회의는 주최국인 한국에 외교적 기회이자 시험대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 양국 정상 간 만남의 무대가 되는 것만으로도 한국은 물리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가교(bridge)’의 외형을 갖게 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달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하는 데 이어 APEC 무대에서 ‘미중 중재자’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다자외교 리더십까지 발휘함으로써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다만 APEC 정상회의가 ‘미중 진영 갈등의 최전선’이 될 위험도 크다. 중국 관영 매체는 최근 우리나라를 겨냥해 “한중이 APEC에서 보호주의에 반대하자”고 압박했다.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국 외교와 글로벌 정세가 중대한 갈림길에 설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다자외교 리더십과 소통 역량에 따라 글로벌 통상 질서와 한미일 대 북중러 냉전 구도, 북핵 문제 등이 중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착에 빠진 한미 관세 협의와 한미 동맹 현대화, 한중 관계의 향방, 일본 새 리더십과의 협력 여부도 APEC을 계기로 추진되는 한미·한중·한일 양자 정상회담 결과에 달렸다. 치밀한 전략과 완벽한 준비로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제대로 펼쳐 보이기를 바란다. -
“아빠도 은행 다니면 안 돼?”…금융권 평균 월급 ‘800만원’으로 숙박·음식점의 ’3배’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9.21 23:19:36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성과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보험업의 월평균 임금은 805만원으로 숙박·음식점업과 세 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 인상 현황 분석’에 따르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418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전년 동기 인상률 2.2%보다 1.3%포인트 오른 수치로, 성과급 중심의 특별급여 확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619만9000원으로 5.7% 올랐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는 2.7% 오른 373만9000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 간 격차는 지난해 222만6000원에서 246만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300인 이상 사업체의 특별급여 인상률은 12.8%로 월평균 159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특별급여 인상률은 3%에 머물러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경총은 “대기업 성과급이 전체 임금 인상 흐름을 주도했지만 중소기업과의 격차는 여전하다”고 풀이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이 805만10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인상률도 7.2%로 17개 업종 중 1위를 차지했다. 숙박·음식점업은 263만5000원으로 가장 낮아 금융·보험업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기·가스·증기업(-1.8%)과 광업(0.0%)은 오히려 임금총액이 줄어들었다. 금융·보험업의 경우 정액급여는 3.3% 오르는 데 그쳤지만, 특별급여가 16% 급증하면서 전체 인상률을 끌어올렸다. 성과급 구조가 업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임금총액 상위 업종은 금융·보험업에 이어 전기·가스·증기업(731만4000원), 전문·과학·기술업(552만2000원), 정보통신업(543만1000원), 광업(460만8000원) 순이었다. 숙박·음식점업(263만5000원)이 가장 낮았다. 인상률에서는 제조업(4.8%), 정보통신업(3.9%), 보건·사회복지업(3.6%), 협회·기타서비스업(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너스 성장률(-1.8%)을 기록한 업종은 전기·가스·증기업 뿐이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올해 상반기는 높은 대기업 특별급여 인상이 전체 임금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해칠 뿐 아니라 노동시장 내 격차 확대와 사회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K컬러렌즈, 한류 붐 업고 미·일·유럽 광학 산업 공략
산업 생활 2025.09.21 18:16:50“미국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컬러렌즈 문화를 만들어 나가면서 가장 영향력 높은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전 엑스포 2025 웨스트' 현장에서 만난 홍재범 하파크리스틴 대표는 부스 방문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원영 렌즈'로 불리는 '하파크리스틴'은 이미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소비자들로부터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도 많은 관람객이 국적과 성별, 연령을 가리지 않고 많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 부스에 몰려들었다. 몇몇은 현장에서 곧바로 대량 구매를 위한 계정을 개설하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 대표는 중국 컬러렌즈 업체들이 수천억 원대 투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등 규제 여파로 인해 한국산 컬러렌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미국 시장 진출의 적기로 판단했다. 안광학 박람회서도 주목 받은 ‘K뷰티’ 안경사들과 안과 의사들은 자신들의 안경원에서 판매할 새로운 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비전 엑스포 현장을 찾는데, 하파크리스틴의 컬러렌즈는 새로운 판매 아이템으로 삼기에 손색이 없었다. 안경사는 물론 안과 의사들까지 컬러렌즈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과는 다른 미국의 제품 유통 방식 때문이다. 미국은 안과 의사의 검안을 거쳐 처방전을 받아야만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구매가 가능하다. 이에 안과 병원을 하면서 안경원을 함께 운영하는 의사들이 많은 것이다. 특히 행사장 하파크리스틴 부스에는 컬러렌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20대 젊은 여성 안경사 혹은 안과 의사들의 관심이 두드러졌다. 컬러렌즈를 찾는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직접 제품을 확인하려는 안경사와 의사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또 하파크리스틴이 이번 행사에서 큰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K뷰티 제품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 덕분이다. 관람객들은 하파크리스틴 역시 K뷰티 제품 카테고리 중 하나로 본 것이다. 미국 텍사스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안경사인 아지아 페레즈는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에서 컬러렌즈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라면서 "K뷰티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은 만큼 하파크리스틴도 미국 시장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컬러렌즈에 대한 인지도 향상도 하파크리스틴이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다. 하파크리스틴은 2024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마이애미 등에 총 세 곳의 오프라인 컬러렌즈 전문 매장을 여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조만간 미국 뉴욕과 댈러스에도 추가 오프라인 매장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컬러렌즈 브랜드 급성장…해외 진출해 스케일업 필요 국내 컬러렌즈 시장은 오렌즈와 하파크리스틴, 렌즈미 등이 주요 사업자로 포진해 있다.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부동의 1위 기업은 오렌즈로, 지난해 매출액만 1537억 원에 달한다. 이중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 매출은 728억 원으로 전체의 48%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538억 원을 기록해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하파크리스틴은 후발주자로서 발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90억 원에 영업손실 4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 확대에 힘입어 600억 원 이상의 매출액 달성이 기대된다. 향후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과가 본격화된다면 수천억 원 수준의 매출액 달성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국내 컬러렌즈 업체인 렌즈미도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85억 원, 영업이익 9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컬러렌즈 브랜드들은 다수의 디자인과 높은 안정성, 품질 경쟁력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파크리스틴의 경우 컬러렌즈 디자인만 200개가 넘으며,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승인을 획득한 제품만 판매 중이다. 오렌즈 역시 눈동자 크기·색 등에 따라 수백 가지 옵션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다. 또 컬러렌즈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과 상품성, 콘텐츠 등의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의 발 빠른 해외 진출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컬러렌즈 시장 규모는 2025년 42억 4000만 달러(5조 9318억 원)를 기록한 이후 연평균 10.8%로 성장해 2029년에는 64억 1000만 달러(9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컬러렌즈, 안광학 산업 회복 돌파구 기대 국내 안광학 산언은 안경테와 일반 안경렌즈 시장의 주도권을 이미 해외 기업에 내준 데 이어 컬러렌즈마저 중국 등 해외 업체에 빼앗길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완전히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컬러렌즈 브랜드 업체들이 성장할수록 렌즈 제조사 등 관련 생태계가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이에 전문가들은 컬러렌즈 업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공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국내 안경테와 안경렌즈의 수출액은 최근 몇년 사이 매년 가파른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산업 기반이 점차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및 동남아산 제품들의 저가 공세의 여파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탓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안경테와 안경렌즈 수출액은 2018년 1억 8383만 9000달러(2567억 원)를 기록한 이후 2021년 1억 5098만 3000달러(2108억 원), 2024년 1억 1014만 달러(1583억 원)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컬러렌즈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컬러렌즈 업체들이 높은 디자인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예전의 안경테와 안경렌즈를 넘어 컬러렌즈가 안광학 산업의 대표 수출 효자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中관세유예 시한 앞두고 극적 타결 가능성…한미 협상도 속도낼 듯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09.21 17:57:4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북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6년 만의 회동을 갖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 협상도 중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가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한 이견으로 진전이 더딘 한미 관세 협상에도 순풍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미중 전략 경쟁에서 핵심 사안으로 꼽혀왔던 틱톡 문제가 마무리돼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0일(이하 현지 시간)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대해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과 관련한 합의가 다 됐다고 100% 확신한다”며 “며칠 내로 합의서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틱톡 미국 앱의 과반 지분은 미국인들이 가질 것”이라며 “알고리즘 역시 미국의 통제 하에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틱톡의 미국 사업권이 미국에 매각되고 국가 안보 위협의 우려도 차단할 것이라는 의미다. 틱톡 문제가 마무리된다면 양국의 통상 갈등도 한층 완화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에 제시한 관세 유예 시한은 11월 10일이다. 이를 감안하면 10월 31~11월 1일 열릴 APEC 정상회의라는 무대가 미중 갈등의 최종 담판장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에 2기 임기 최초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양국의 협상이 이미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경주 APEC 행사 전에 미중이 관세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APEC 무대를 관세 협상 타결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틱톡이라는 산을 넘어도 미중 간에는 반도체, 우크라이나 전쟁, 펜타닐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반도체의 경우 중국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수출통제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대중 수출을 제한하고 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장비를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제도 변경을 예고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추가 조사에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양국 정상이 한국을 담판의 무대로 선택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일종의 중재자 역할을 얼마만큼 해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불가’를 재확인하면서 한국이 미중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신화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중 정상회담의 장소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가교 역할을 보여준다면 이후 (한미 간) 관세 협상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김동중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낄 자리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친 기대”라면서도 “미중 갈등이 해소되는 만큼 한미 관세 협상에 숨통이 트일 것이고 특히 한국 땅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큰 진전을 이룰 경우 그 자체가 대미 협상에 레버리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방한 방식은 모두 국빈 방문이 유력하다. 우리 정부는 필요에 따라 해외 정상의 잇단 국빈 방문에도 열려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두 정상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19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방한하면 (한중) 양자 회담이 있을 것”이라면서 23일 미국 뉴욕에서 개회하는 유엔 총회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없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근래 회담한 바 있고 10월에도 (경주 APEC을 통해) 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APEC 정상회의 전까지 한미 관세 협상이 한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이 19일 소위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 수수료를 1인당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로 대폭 인상한 점도 향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미 양국은 이달 초 미국 조지아주에서의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비자 관련 워킹그룹을 구성해 H-1B 쿼터 확보 등 폭넓은 협의를 해왔다. 이 와중에 미 행정부가 새로운 비자 장벽을 발표하면서 향후 워킹그룹의 활동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개연성이 있다. 연내 개최가 예상돼 왔던 한일중 정상회담의 경우 올해 주최국이 일본인 만큼 연말 일본에서 별도로 열릴 공산이 크다. 이밖에 APEC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 또는 남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제기됐으나 위 실장은 17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 간담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APEC에 올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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