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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허가 세계 최단 240일로 단축’…역대 최대 예산 투입
사회 사회일반 2025.12.04 11:47:42건강한 먹거리와 의약품을 통한 안전관리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책정됐다. 허가·심사 혁신 인력 증원 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나면서 바이오헬스 전 분야의 허가·심사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도 예산이 올해(7502억 원)보다 10.9%(818억 원) 증가한 8320억 원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내년도 예산은 식약처 출범 이래 최대 규모다. 정부안 8122억 원에서 국회의 예산안 심사를 거치며 198억 원이 더해졌다. 식약처는 제약·바이오헬스 안전 및 혁신성장 기반 확충, 규제환경 고려 맞춤형 식의약 안전지원 강화, 먹거리 안전 및 건강한 식생활 환경 조성, 미래 대비 선제적 식의약 안전관리 체계 구축 등 4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새해 예산을 편성했다. 국회에서 증액된 주요 예산을 살펴보면 허가·심사 혁신 인력 증원에 따른 인건비·운영비가 155억 원 증액된 점이 눈에 띈다. 그 밖에 희귀·필수의약품 공적공급 및 수급 이슈 대응 강화(+7억 원), 허가·심사자 첨단기술 직무전문교육 고도화(+3억 원) 등의 예산이 늘었다. 방치된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확대(+2억 원),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운영(+2억 원), CODEX 의장국 활동 수행비(+4억 원), 음식점 위생등급제 확대 운영(+5억 원), 통합급식관리지원센터 확대(+10억 원) 등 관련 예산도 증액됐다. 식약처는 바이오헬스 전 분야의 허가·심사 기간을 세계 최단 기간인 240일로 단축하기 위한 인프라를 확충한다. 허가‧심사 담당자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기술 분야 직무전문교육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희귀·필수의약품의 안정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식품과 의료기기 분야의 인공지능(AI) 활용 유망 제품에 대한 신속한 제품화를 지원한다. 화장품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유럽·중국 등의 안전성 평가 제도, 이슬람권 국가의 할랄 인증 등 비관세장벽을 해소하고 국내 화장품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각종 규제지원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규제 지원 요구에 대해서는 첨단·차세대 바이오의약품 맞춤형 상담 인력을 확보하고 AI 활용 등 신기술·신개념 제품 심사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 이와 함께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는 통합급식관리지원센터를 전국에 확대 설치하고, 스마트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적용을 희망하는 소규모 영세업체에 대해 스마트센서 구축 비용 등 재정 지원을 추진한다.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 식의약 안전관리에도 주력한다. 식약처는 의약품 허가 및 심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15종의 식품 분야 정보시스템을 통폐합한다. 마약류 수사 기반이 확대됨에 따라 의료용 마약류 수사를 전담하는 디지털포렌식 인력과 장비도 확보한다. 식약처는 "확보된 예산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 및 역점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현대차, 국내판매·제네시스본부 사령탑 교체…김승찬·이시혁 승진
산업 산업일반 2025.12.04 11:46:58현대자동차가 4일 국내사업본부와 제네시스사업본부, 인도권역본부의 수장을 교체하는 일부 임원 인사를 조기 단행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김승찬 국내판매사업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국내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김 신임 본부장은 오랜 기간 국내 영업 일선에서 일하며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영업통'이다. 국내 신차 투입을 위한 판매 거점 라인의 고도화와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차량 판매 확대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이끄는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자리에는 이시혁 북미권역상품실장(상무)을 전무로 승진시켜 앉혔다. 이 신임 본부장은 제네시스 상품실장, 글로벌상품전동화추진실장, 북미법인(GMNA) 기획 및 상품실장 등을 거쳤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관여해왔고,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 기획과 운영을 총괄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아울러 현대차는 기존 인도·아중동 권역(인도·중동·북아프리카) 조직을 폐지하고 인도를 별도 권역으로 분리하며 위상을 높였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시장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권역본부장에는 타룬 갈크 인도권역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선임됐다. 공석이 된 인도권역 COO에는 박동휘 아중동권역본부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해 이동했다. 아울러 도날드 르마노 HMCA(호주판매법인) 법인장(사장)이 아태권역본부장으로, 아중동 사업기획·전략 총괄인 타렉 모사드 사장이 아중동권역본부장으로 각각 선임됐다. 한편 기아(000270)는 정덕화 기아 중국법인 중국판매본부장(상무)을 전무로 승진시켜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로 발탁했다. 정 신임 총경리는 기아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
"중국 가면 연봉 '10배' 준대" 韓 인재들 혹할 수밖에…'탈한국' 가속 어쩌나
산업 산업일반 2025.12.04 10:36:42국내 인재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정부의 국제공동연구 확대 기조 속에서 해외로부터 대학교수 등 국내 연구자에 대한 은밀한 포섭 시도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며 국외 수혜정보에 대한 사전 공유 및 관리·강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일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와 개최한 '대학 연구보안체계 내실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국정원 측이 이같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천인계획’ 등 한국 연구자를 해외로 유출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해외로부터의 지원 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해외 고급 과학기술 인재를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중국은 한국보다 4~10배에 달하는 연봉과 수십억 연구비 지원 등 조건을 내세워 한국 연구자 영입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국내 이공계 인력의 절반 가까이가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국내외 연구자 2694명(국내 1916명·해외 7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체류인력의 42.9%는 '3년 내 해외이직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이 중 20~30대 비중이 70%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연봉 등 금전적 요인'(66.7%)이 가장 많이 꼽혔다. 평균적으로 해외 연구자들의 연봉은 국내 연구자들의 2배 수준이었다. 뒤이어 '연구생태계·네트워크'(61.1%) '경력기회 보장'(48.8%) 등 비금전적 요인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공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 방향으로 △금전적 보상체계 혁신 △R&D 투자 실효성 강화 △기술창업 기반 확충·전략기술 개방을 통한 혁신 생태계 확장 등을 제시했다. -
[트럼프 스톡커] 울면서 오픈AI '올인'했는데, 돈 없어 '비상경영'
국제 정치·사회 2025.12.04 10:34:31최근 검색엔진과 운영체제(OS) 공룡인 구글이 텐서처리장치(TPU)를 활용한 ‘제미나이 3.0’을 앞세워 AI 시장을 뒤흔들자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가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오픈AI의 챗GPT 서비스가 지난 3년 간 진두지휘한 AI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까닭이다. 엔스로픽 등 다른 미국 기업들과 중국 AI 회사들의 도전도 거센 상황이다. 월가는 이에 더해 오픈AI에 베팅할 목적으로 지난달 엔비디아 주식까지 전량 매도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AI 산업이 오픈AI와 이 회사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로 귀결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에서다. 구글 등 경쟁사와 달리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이 없어 출자 때마다 늘 ‘순환 거래’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점도 오픈AI의 투자 유치에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오픈AI, 구글 ‘제미나이 3.0’이 뜨자 ‘코드 레드’…3년 만에 입장 정반대로 지난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1일 직원들에게 메모를 뿌리고 ‘적색 경보(코드 레드)’를 발령한다면서 당분간 챗GPT 품질 개선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서비스 출시는 연기한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가 미루겠다고 알린 서비스는 광고, 건강·쇼핑 AI 에이전트, 개인 비서 서비스 ‘펄스’ 등이다. 올트먼 CEO는 그러면서 인력 재배치를 잠정적으로 유도하고, 챗GPT 성능 개선 담당자들과는 매일 회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먼 CEO가 이렇게 긴장도를 높인 것은 지난달 18일 구글이 공개한 제미나이 3.0의 성능이 예상 외로 훌륭했기 때문이다. 제미나이 3.0은 추론 능력, 코딩 실력 등 각종 성능 시험에서 챗GPT의 최신 모델인 ‘GPT-5.1’,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스타트업 xAI의 ‘그록’보다 더 뛰어난 점수를 기록했다. 구글은 나아가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GPU와 달리 범용적인 작업은 수행하지 않고 오직 AI 연산만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자체 TPU로 제미나이 3.0을 구동해 오픈AI를 더욱 압박했다. AI 모델과 반도체, 소비자·기업 플랫폼을 내부적으로 모두 수직 계열화하면서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오픈AI는 이와 달리 반도체는 엔비디아에, 플랫폼은 다른 서비스 기업들에 각각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까지 TPU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그간 시장을 지배한 오픈AI와 엔비디아의 아성은 단번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픈AI의 라이벌로 꼽히는 AI 챗봇 ‘클로드’의 운영사 앤스로픽도 최근 구글 TPU 100만 개를 탑재한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30일 챗GPT를 세상에 선보인 이후 최근까지 ‘최고 생성형 AI’의 지위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회사다. 2022년 12월에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거꾸로 챗GPT의 등장에 충격을 받고 사내에 코드 레드를 발령했다. 피차이 CEO는 당시 챗GPT가 구글이 독과점하던 검색엔진 시장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다 3년 만에 두 회사의 입장은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닉 털리 오픈AI 부사장은 2일 X(옛 트위터)에서 “현재 우리의 초점은 챗GPT를 더욱 유능하게 만들고, 성장을 지속시키며, 세상에 대한 접근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더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느낌을 주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스로픽·아마존에 딥시크까지 맹추격…챗GPT 아성 ‘흔들’ 챗GPT를 무섭게 추격하는 회사는 구글뿐이 아니다. 앤스로픽도 지난달 24일 자사의 최상위 AI 모델인 ‘오퍼스’의 최신 버전 ‘클로드 오퍼스 4.5’를 선보였다.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최근 기업공개(IPO) 준비를 위해 윌슨 손시니 법률사무소를 선임하기도 했다. 이 법률 사무소는 2022년부터 앤스로픽과 자문 관계를 맺은 회사다. 구글, 링크트인, 리프트 등 기술기업 IPO에 관여한 경험도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해에도 에어비앤비의 IPO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크리슈나 라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한 바 있다. FT는 앤스로픽이 아직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내부 점검표를 마련하고 대형 투자은행(IB)들과 잠재적 IPO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황에 따라 오픈AI보다 이른 시기에 주식시장에 입성할 수도 있는 셈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기업가치는 각각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3000억 달러(약 440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딥시크도 이달 1일 최신 모델인 ‘딥시크 V3.2’와 고연산 특화 모델 ‘딥시크 V3.2-스페치알레’를 공식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딥시크는 딥시크 V3.2가 학습 강화와 연산 능력 확장을 통해 오픈AI의 ‘GPT-5’와 비견되는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딥시크 V3.2-스페치알레는 GPT-5를 능가하고, 구글의 ‘제미나이 3.0 프로’와 비슷한 수준의 추론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딥시크는 자사 모델이 제미나이 3.0 프로와 비교해 토큰(단어 또는 문장 기본 단위) 효율성 측면에서는 눈에 띄게 열등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아마존도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클라우드컴퓨팅 행사에서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엄 3’과 함께 AI 모델 ‘노바’의 새 버전 ‘노바2’, 개별 기업이 자체 AI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바 포지’ 서비스를 각각 공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이 가운데 트레이니엄 3을 두고 전작인 ‘트레이니엄 2’보다 컴퓨팅 성능은 4배 이상 좋고 에너지 소비량은 40%가량 적다고 소개했다. 또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할 때보다 AI 모델 훈련·운영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WS는 트레이니엄 3의 세 배 이상에 달하는 성능을 갖춘 후속작 ‘트레이니엄 4’의 개발에도 이미 착수했다고 알렸다. 맷 가먼 AWS CEO는 “트레이니엄 3는 대규모 AI 훈련과 추론 분야에서 업계 최고의 비용 효율성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1000억 달러 투자 확정 안돼”…손정의 ‘올인’ 전략도 불안 오픈AI의 아성이 휘청이면서 챗GPT를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조성하려 했던 각 회사들도 조금씩 자세를 고쳐 잡고 있다. 오픈AI가 적어도 2030년 정도까지는 적자만 볼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 수익성에 대한 월가의 의심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올트먼 CEO가 스스로 ‘거품론’을 먼저 띄운 뒤부터는 오픈AI에 투자한다는 소식을 발표하는 기업마다 순환 거래 의혹에 휩싸이며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오픈AI가 1990년대 중후반 ‘닷컴버블(인터넷 산업 거품)’의 악몽을 소환하는 대표 기업으로 취급받는 분위기다. 순환 거래란 특정 기업이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하면 오픈AI가 거기서 얻은 수익으로 다시 그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식으로 구성된 계약을 뜻한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UBS 글로벌 기술·AI 콘퍼런스’에서 오픈AI와 추진하는 1000억 달러(약 147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약을 아직 체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올 9월 22일 오픈AI와 손잡고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해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가 순환 거래 의혹을 집중적으로 받은 바 있다. 크레스 CFO는 오픈AI와 진행하는 계약 내용은 공개된 예약 주문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앤스로픽과 관련한 계약도 숫자에 추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 소식에 이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80달러 선을 넘어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최근 오픈AI와의 순환 거래 의혹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SW) 기업 시놉시스의 지분 2.6%가량을 총 20억 달러(약 2조 94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1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투자는 반도체 구매 계약과 연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가의 눈은 오픈AI에 모든 것을 건 손 회장에게도 향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손 회장은 1일 도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열린 국제금융회의 ‘퓨처 인베스트먼트 이니셔티브’에서 “AI가 거품이냐고 묻는 사람은 똑똑하지가 않다(not smart enough)”고 비판했다. 손 회장은 “AI로 10년 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 연간 20조 달러(약 2경 9000조 원)를 벌어들일 것”이라며 “10년간 10조 달러를 투자하면 불과 반년 만에 회수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소프트뱅크그룹이 올 10월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픈AI 등에 투자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았다”며 “사실은 한 주도 팔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10월 58억 달러어치가 넘는 엔비디아 지분 3210만 주를 전부 매각한 바 있다. 5년간 5000억 달러(약 730조 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집중하겠다는 목적에서다. 투자만 하면 ‘순환 거래’ 거품론…‘닷컴버블 악몽’ 벗을지 주목 손 회장의 대규모 투자에도 월가는 여전히 오픈AI의 재무적 취약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금 창출 능력에서 구글 등 거대 경쟁사와 비교가 되지 않는 데다 IPO 준비에도 소극적인 까닭이다. 심지어 이제는 오픈AI가 투자를 하거나 받을 때마다 순환 거래 여부부터 따질 지경이 됐다. 대규모 투자는 필요하고, 돈은 벌지 못하는 회사 입장에서 다른 방식의 출자는 쉽지 않은데도 말이다. 이달 1일 오픈AI가 스라이브 홀딩스에 지분 투자를 한다고 발표할 때도 월가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순환 거래 구조를 문제 삼았다. 오픈AI는 스라이브 홀딩스 지분 인수 규모나 금액에 관해서는 함구했지만, 블룸버그통신과 CNBC는 “이번 투자로 오픈AI가 순환 거래를 또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오픈AI는 AMD, 코어위브 같은 협력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할 때도 순환 거래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스라이브 홀딩스는 2010년 조시 쿠슈너 CEO가 설립한 스라이브 캐피털이 AI 관련 기업을 창업·인수하기 위해 올 4월 설립한 회사다. 스라이브 캐피털은 소수 기업에 대규모로 집중 투자하고 그 지분을 여러 해 동안 보유하는 전략으로 이름난 벤처 투자회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라이브 캐피털은 2023년 약 270억 달러(약 39조 7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오픈AI에 처음 투자한 뒤 이어진 자금 조달 작업까지 주도했다. 구글이 사실상 챗GPT를 추월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오픈AI는 3일 AI 모델 훈련 과정을 점검하는 폴란드 스타트업 넵튠AI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넵튠AI는 AI 모델의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다. 오픈AI는 이날 인수 가격 등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야쿠프 파초키 오픈AI 수석과학자는 “넵튠AI의 도구를 우리 AI 모델 훈련에 깊숙이 통합하기 위해 여러 차례 반복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모델이 학습하는 방식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월가에서는 오픈AI가 경쟁 기업들에 위협은 받고 있지만 단기간에 벼랑 끝에 몰릴 수준은 아직 아니라고 보는 듯하다. 다만 챗GPT의 지배적인 위상이 3년 만에 사실상 끝나간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당분간 AI 모델 주도권을 둘러싸고 미국 기업은 물론 중국 회사들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더욱이 손 회장은 닷컴 버블 시기에 전 세계 1위 부자 자리까지 올랐다가 거품 붕괴 이후 전 재산의 99%를 날려 본 인물이다. 손 회장은 이후 통신·인터넷 기업 투자로 오뚝이 같이 일어서서 중국 알리바바, 한국 쿠팡(본사는 미국)의 성공 신화를 측면에서 지원했다. 손 회장의 오픈 AI 베팅이 제2의 닷컴 버블로 끝날지, 제2의 알리바바 신화가 될지 여부도 앞으로 주시할 만한 부분이다. 능수능란한 사업가인 손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돈독한 친분을 바탕으로 10월 17~19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 CEO 70여 명이 참석하는 골프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전설적인 골프 선수 게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행사였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화재 참사에 반발 여론 커지자…홍콩 "해외 반체제단체 활동 금지"
국제 정치·사회 2025.12.04 10:19:40화재 참사 이후 홍콩의 민심이 동요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반체제 단체 단속을 강화하며 반발 여론 억제에 나섰다. 4일 차이나데일리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보안국은 캐나다에 기반을 둔 ‘홍콩 의회’와 대만에서 운영되는 ‘홍콩 민주화 독립 연맹’의 홍콩 내 모든 활동을 지난 2일부로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보안국 대변인은 두 단체를 ‘금지 단체’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관련 정보를 신중하게 고려한 결과 이들 단체의 운영을 금지하는 것이 국가안보 수호에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이 두 단체는 즉시 '금지 단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해당 단체들의 어떤 활동에도 관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크리스 탕 보안국장은 이번 조치가 홍콩판 국가보안법(기본법 23조)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처음으로 행사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 법은 지난해 시행됐으며, 외세와 결탁한 경우 최대 14년형, 외국 세력과 함께 허위 정보 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주장을 한 경우에도 최대 10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번에 금지된 ‘홍콩 의회’는 2022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직 입법회 의원과 학자들이 주도해 만든 단체로, 홍콩 정부 전복과 중국 공산당 축출을 목표로 한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당국은 이 단체와 관련된 15명에게 각각 20만 홍콩달러(약 3700만 원)의 현상금을 걸어둔 상태다. 또 다른 단체인 ‘홍콩 민주화 독립 연맹’은 대만에서 활동하며 홍콩 독립을 주장해 왔다. 이 조직과 연계된 회원 4명은 지난 7월 홍콩 당국에 의해 체포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200명에 가까운 사망·실종자를 낳은 대형 화재 참사 이후 민심이 급격히 흔들리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홍콩 국가안보처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려는 자와 다른 마음을 먹은 자들이 이러한 재난 시기에 나쁜 일을 하려 한다”며 “(이들은) 반드시 도덕적 질책과 법적 처벌을 엄하게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장동혁 "李정부서 안보 해체 심각…'간첩 천국' 만들겠다는 것"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2.04 09:54:0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진보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국가보안법폐지법률안을 발의한 데 대해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심각한 안보 해체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노총 간부 간첩 사건을 언급하며 “판결문에 따르면 민노총에 보낸 북한 지령문에는 검찰 개혁을 당면 과제로 내세우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선거법 개정을 반대하는 보수 정당에 대한 투쟁을 벌이라고 나와있다”고 했다. 이어 “2019년 12월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이 차례차례 국회를 통과했다”며 “결국 북한의 지령대로 공수처가 만들어졌고 좌파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이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또 “문재인 정권 당시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박탈한 데 이어 이재명 정권은 남은 대공 조사권을 폐지해 대공 기능을 박탈하려고 한다”며 “이 정권은 대북 방송의 전원도 완전히 끄고,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항공안전법 개정도 강행했다. 대통령은 북한의 대북 전단 살포를 사과한다는 말까지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대화할 생각이 없는데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먼저 들고 나왔고, 급기야 국보법 폐지도 다시 꺼냈다”며 “쿠팡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 역시 개인정보 보호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의 민감 정보가 빠져나갔고 이 정보들이 어떻게 쓰일지,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혼란 끼칠지 예측조차 어렵다”며 “간첩죄 개정을 가로막아 중국 간첩이 활개치도록 만들어 놨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정권이 나라의 주권과 국민 생명을 지킬 의지가 없다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고 안보 붕괴를 막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
“중국 말은 흘려듣기만 하면 돼”…日 실세 정치인 총리에 힘 실어 [글로벌 왓]
국제 정치·사회 2025.12.04 08:29:00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최근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소 부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승리를 이끌며 현 정권에서 ‘킹 메이커’로 불리는 핵심 실세다. 3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의 얘기를 구체적으로 말했을 뿐”이라면서 “도대체 무엇이 나쁜가 하는 태도로 임해 나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여러 말을 하고 있지만 듣는 정도로 딱 좋다”며 “지금까지는 이것으로 인해 큰 문제로 발전할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오면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무언가 무력을 행사하는 사태도 가정할 수 있다”며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사실상 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해온 기존 인식에서 벗어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일본 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 자제령, 수산물 수입 제한 등 압박 조치를 가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변경한 것이 아니다”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6일 여야 당수토론에서도 “질문자가 예시를 들어 묻는 바람에 그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답했을 뿐”이라며 “모든 상황은 정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점도 분명히 말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역대 총리가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나 대만 유사시 개입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전임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지난달 13일 라디오 방송에서 “역대 정부는 대만 문제에 대해 특정 상황을 단정하는 발언을 피해왔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대만 유사는 일본 유사’라는 표현에 거의 다가가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
올해 사상 최고 예상 'K의료관광', 내년부턴 최고 장점 사라진다는데…
산업 바이오 2025.12.04 08:00:00미용성형 시술에 붙는 10%의 부가가치세를 외국인 환자에 한해 환급해주는 특례가 올해로 일몰돼 'K의료관광'에 타격이 우려된다. K의료관광은 '가성비' 전략을 내세우면서 작년 처음 환자 100만명 시대를 열었고 올해 관광객은 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외국인 환자 혜택이 없어져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에서 ‘외국인 관광객 대상 미용성형 의료용역 부가가치세 환급’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107조3항이 빠져 외국인 환자 대상 10% 부가세 환급이 일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 9월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성형 관광객은 2주에서 1달씩 장기 체류한다”며 “K컬처가 영화에 집중돼 있는데 음식·성형 등이 훨씬 고부가가치 아닌가”라고 지적하면서 일몰 연장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 16명이 일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 10명도 일몰 기한을 2028년 말로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통과되지 않았다. 피부과·성형외과 등의 미용성형 시술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관련 병의원과 업계는 ‘K의료관광’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까 비상이 걸렸다. 실제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10월 외국인 환자 의료비 지출액은 1조6154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썼던 작년 연간 규모(1조 2583억 원)를 벌써 넘어섰다. 한국의료관광진흥협회 등 유관 단체들은 2027년 특례 부활을 위해 입법 청원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지만 당장 내년이 문제다.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1인당 환급 받은 부가가치세액은 평균 약 15만 원으로 추정된다. 진료당 소비 액수가 가장 큰 중국의 경우 29만 3000원, 성형외과 수술 비중이 큰 태국은 19만 8000원을 진료비 결제 후 돌려받는 것으로 추산했다. 의료계는 내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경영대표는 “일본 의료관광객의 경우 운이 나쁘면 올해의 절반까지도 줄어들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객은 가성비를 따지는 특성상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성향이 있는데, 부가가치세 환급 종료 소식이 현지에 이미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강남의 병의원 관계자는 “일본인 환자가 국내에서 ‘쁘띠성형’ 시술을 받으면 300~500만원가량 의료비로 지출하는데, 이 중 5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는 셈”이라며 “왕복 항공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원화가치 하락과 한중 무비자 정책 등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가가치세 환급 중단에 따른 가격 인상률을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10% 미만”이라며 “한중 양국 간 관광객 대상 상호 무비자 정책, 중국과 일본 간 갈등에 따른 ‘한일령’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가 가격 인상에 따른 저항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어쩐지 40대 후반부터 폭삭 늙더라"…노화 직격탄, 제일 먼저 망가지는 곳은 바로 [건강UP]
문화·스포츠 헬스 2025.12.04 07:49:54몸·마음·생활… 무분별한 정보는 많고 건강해야 할 곳도 많습니다. 어려운 건강 지식도 쉽고 정확하게 UP! 해드립니다 <편집자주> 인간의 노화가 서서히 진행된다는 통념이 깨졌다. 45~55세 사이 신체 단백질이 급격히 변하는 '가속 구간'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동맥이 가장 먼저 노화하며, 이것이 전신 노화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의료계에 따르면 중국 과학원과 베이징 생명체학연구소, 수도 의과대학 공동연구진은 최근 14~68세 사후 기증자 76명의 신체 조직에서 516개 표본을 확보해 장기별 단백질 변화를 분석했다. 심혈관, 소화, 내분비, 면역, 호흡, 피부, 근골격계 등 13개 주요 장기와 혈액을 대상으로 전 생애 단백질량 변화를 추적한 결과다. 연구진은 45~55세 구간에서 단백질 변화가 가장 격렬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노화가 직선이 아닌 급경사 곡선을 그린다는 의미다. 13개 장기 중 대동맥의 단백질 변화 폭이 가장 컸다. 혈관 노화가 다른 장기 쇠퇴를 촉발하는 전신 노화의 기점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췌장도 큰 변화를 보였다. 소화 효소와 호르몬을 생산하며 대사와 혈당을 조절하는 췌장이 흔들리면 체중, 혈당, 지방 대사 등 전신 시스템에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혈관이 노화 촉진 물질을 온몸으로 운반하는 통로가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 의학 전문가는 "대동맥은 신체 전체로 혈액을 보내는 메인 파이프"라며 "이 부위가 먼저 무너지면 심혈관계, 대사계, 면역계까지 연쇄적으로 균열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췌장 변화가 크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노화는 겉모습이 늙는 것이 아닌 대사 시스템 전체의 재편"이라고 덧붙였다.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50세 전후 환자들의 혈관, 호흡기, 면역 기능이 동시다발로 약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찰이다. 항노화 시장의 기준도 바뀔 전망이다. 50대 이후 관리에서 40대 초반 조기 개입으로 전략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 맞춤형 노화 예측 기술로 발전할 경우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불평등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50세 전후는 관리의 시작이 아닌 이미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韓탁구, 강호 프랑스에 8대7 신승…혼성단체 월드컵 4연승
문화·스포츠 스포츠 2025.12.04 07:46:00한국 탁구가 2025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 단체 월드컵 8강 리그 첫 판에서 프랑스에 신승을 거뒀다. 한국은 3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대회 2스테이지 1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프랑스를 8대7로 이겼다. 앞서 1스테이지에서 스웨덴에 8대3, 대만에 8대6, 미국에 8대0 승리를 거둔 한국은 대회 4연승을 내달렸다. 한국은 4일 최강 중국과 홍콩을 연이어 상대한다. 이번 대회는 16개국이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1스테이지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2위가 2스테이지 8강 리그를 펼치고 여기서 4위 안에 든 팀들이 3스테이지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2스테이지에서는 1스테이지에서 맞붙은 팀끼리는 대결하지 않는다. 대신 1스테이지 맞대결 성적이 그대로 2스테이지 전적에 산입된다. 1스테이지에서 3조 선두를 차지한 한국은 같은 조 2위 스웨덴과 경기에서 8대0으로 이겼기 때문에 2스테이지 현재 성적 2전 2승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 첫 경기 혼합 복식에서 박강현(미래에셋증권)-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 조가 2대1(12대14 11대5 11대5)로 승리하고 두 번째 여자 단식에서 이은혜(대한항공)가 3대0(11대4 11대5 12대10)으로 완승하면서 앞서나갔다. 하지만 세 번째 남자 단식 에이스 간 대결에서 장우진(세아)이 알렉시스 르브렁에게 1대2(3대11 10대12 11대9)로 패하면서 분위기가 넘어갔다. 한국은 네 번째 남자 복식에서 박강현-오준성(한국거래소) 조가 알렉시스-펠릭스 르브렁 형제에게 0대3(7대11 8대11 5대11)으로 완패해 게임 점수 총합에서 6대6 동점을 내줬다. 한국이 승리에 필요한 게임 점수 8점을 채운 것은 마지막 경기인 여자 복식의 마지막 게임에서였다. 김나영-최효주(한국마사회) 조가 위안-프리티카 파바드 조를 2대1(8대11 11대3 11대9)로 제압했다. -
애경케미칼, 인니 에보닉 공장 인수 완료…글로벌 생산지도 완성
산업 기업 2025.12.04 07:38:06애경케미칼(161000)이 최근 인도네시아 계면활성제 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의 청양 공장, 베트남 AK 비나(VINA)에 이르는 글로벌 생산 지도를 완성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 베카시 티무르에 있는 계면활성제 생산 시설 에보닉 공장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4일 밝혔다. 계면활성제는 소비자와 산업용 제품 모두에서 다양한 기능을 보유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계면활성제 함유 제품 소비가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공장 인수로 국내외 생산 거점별 생산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구상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원료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물류비를 포함한 각종 운송리스크를 절감하고 현지 특성에 맞는 계면활성제를 적기에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실제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쪽에 있는 베트남에서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 일대를, 서남쪽에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호주 시장을 커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고 현지 고객사에 대한 영업활동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최근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계면활성제를 현지 조달 받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애경케미칼은 보다 수월하게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시장을 선점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생산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해외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생산과 물류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중장기 해외 진출 기반을 강화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
MS AI 목표치 하향에 기술주 약세…'트럼프 로봇 지원' 테슬라 4% 급등 [데일리국제금융시장]
국제 정치·사회 2025.12.04 06:51:1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민간 고용 수치 부진으로 기술주보다는 우량주 위주로 매기가 몰리며 상승으로 마감했다. 3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8.44포인트(0.86%) 오른 47,882.90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35포인트(0.30%) 상승한 6849.72, 나스닥종합지수는 40.42포인트(0.17%) 뛴 2만 3454.09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1.21% 오른 것을 비롯해 테슬라가 4.08% 상승했다. 반면 엔비디아(-1.03%), 애플(-0.71%), 마이크로소프트(-2.50%), 아마존(-0.87%), 브로드컴(-0.25%),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1.16%), 넷플릭스(-4.93%) 등 대다수는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증시는 개장 전 민간 고용 지표 부진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11월 미국 민간기업 고용은 10월보다 3만 2000명 줄었다. 이는 4만 7000명이 증가(4만 2000명에서 상향 수정)한 10월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였다. 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만 명 증가)도 밑돌았다. 고용 감소는 소규모 사업장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직원 수 50명 미만 기업에서 지난달 12만 명의 고용 인원이 줄며 전체 수치를 끌어내렸다. 반면 50인 이상 기업에서는 고용이 9만 명 더 증가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시장예상치 52.1을 소폭 웃돌았다. 11월 S&P 서비스업 PMI는 54.1로 시장 예상치 55.0보다 낮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에 기준금리가 0.25%포인 인하될 확률을 89.0%로 반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제품 매출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기술주 하락을 부채질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에이전트’로 불리는 다단계 작업을 자동화하도록 설계된 최신 AI 제품의 수익 창출 속도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서 특정 AI 상품에 대한 매출 성장 목표치도 내려 잡았다. 이는 AI 솔루션에 웃돈을 지불하는 데 대해 기업들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테슬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AI에 이어 로봇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에 4% 이상 급등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최근 로봇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만나 해당 산업 발전을 가속하는 데 전폭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3명의 소식통 가운데 2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에 로봇 산업 관련 행정명령을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미국 교통부도 올해 연내에 로봇공학 실무 그룹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AI에 이어 로봇공학도 중국과의 경쟁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를 주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하고 있다.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 종전안 합의가 불발됐다는 소식에 하루 만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31달러(0.53%) 오른 배럴당 58.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등 미국 대표단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일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놓고 심야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영토 문제에서 이견이 좁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맥쿼리 “내년 코스피 6000 간다"
증권 정책 2025.12.04 06:32:00코스피가 내년 6000선에 근접할 것이라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의 전망이 나왔다. 강력한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 드라이브가 국내 증시의 추가 랠리를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맥쿼리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2026년 주당순이익(EPS) 48% 성장이 코스피 지수를 60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올해 크게 올랐음에도 한국 증시는 여전히 실질 이익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시장 랠리가 밸류에이션 재평가보다는 근본적인 이익 성장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내년 주가수익비율(PER) 예상치 9.4배는 시장이 여전히 저평가 상태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맥쿼리는 내년 시장 성장세의 핵심 요인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을 꼽았다. 보고서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공급 부족 상황을 ‘역사상 최악’”이라며 “인공지능(AI) 추론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RA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10나노급 DRAM 전환이 실제 생산량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세가 아직 이익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수 상승 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전체 순이익의 52%를 차지할 것이라며 전체 이익 증가분의 70% 이상을 두 기업이 책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도 지수 상승 모멘텀을 높이는 변수로 언급됐다. 이재명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의무적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 선임 시 합산 3% 룰, 의무 공개매수제 부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30% 인하 등 주주환원 강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맥쿼리는 선호 업종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방산, 전력설비, 조선, 바이오·헬스케어, K-뷰티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방산·조선·전력설비는 긴 산업 사이클과 해외 경쟁자 부재, 중국과의 지정학적 분리 등 세 가지 구조적 요인 덕분에 이미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결국 한국이 세계 2위 등극"…서울 고급주택 가격 1년만에 25% '쑥', 1위는?
부동산 부동산일반 2025.12.04 06:27:04서울 고급주택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25% 넘게 오르며 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상승세는 일본 도쿄로, 전년 대비 55% 이상 뛰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가 발표한 ‘프라임 글로벌 도시 지수(Prime Global Cities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서울의 고급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25.2% 상승했다. 이 지수는 도시별 주택 시장 상위 5%의 가격 변동을 집계해 글로벌 고급주택 흐름을 보여준다. 서울은 지난해 3분기 말 14위였으나 올해 2위로 12계단 뛰어올랐다. 올해 들어 세 분기 연속 상승률 1위를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도쿄가 서울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도쿄는 최근 12개월간 55.9% 폭등했으며 올해 3분기 동안만도 3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트프랭크는 도쿄의 급등 배경으로 엔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 유입, 신축 공급 부족과 구축 주택 쏠림 현상, 투자 친화적 정책 환경 등을 꼽았다. 도쿄와 서울을 뒤이어 상위권에는 △인도 벵갈루루(9.2%) △아랍에미리트 두바이(9.2%) △인도 뭄바이(8.3%) △싱가포르(7.9%) △스페인 마드리드(6.1%) △스위스 취리히(5.4%) △필리핀 마닐라(5.4%) △케냐 나이로비(5.3%) 등이 올랐다. 상위 10개 도시 중 6곳이 아시아 도시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중국 본토와 홍콩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 상하이(-1.6%), 베이징(-1.9%), 선전(-6.8%), 홍콩(-3.7%)은 정책지원 축소와 경기 둔화 여파로 1년 전보다 고급주택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트프랭크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보다 기술 산업·내수 소비 육성에 정책 초점을 이동하면서, 향후 9~12개월간 상류층 주택 수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조사 대상 46개 도시 전체의 최근 12개월 평균 고급주택 상승률은 2.5%로 직전 분기(3.0%) 대비 둔화됐다. 나이트프랭크는 “2년에 걸쳐 전 세계적 가격 상승세 약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를 고려하면 2026년부터 주택 가격 성장세가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 흐름이 확고해지는 시점은 내년 1분기 중반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목요일 아침에] 위기의 K제조업, 어제를 버려야 산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04 06:00:002015년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단상에 섰다. 그는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소재의 자급률을 70% 수준으로 높이고 2035년에는 독일·일본, 2049년에는 미국까지 추월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중국 제조 2025’의 시작이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육성책이 아니었다. 이른바 ‘대이불강(大而不强·몸집은 크지만 강하지 않다)’의 자아 성찰이었다. 싸구려 물건을 조립하던 하청 기지에서 벗어나 2049년 중국 건국 100주년에는 세계 최강의 기술 패권국이 되겠다는 ‘기술 굴기(崛起)’ 선언이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코리아의 엔진이 식어간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K제조업의 위기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7월 “한국 제조업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언급하며 “인공지능(AI)으로 다시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향후 10년 후면 거의 다 퇴출당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의 경고는 이미 현실이다. 과거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렸던 석유화학 단지는 가동률이 떨어지며 신음하고 있다. 중국이 대규모 증설을 통해 기초 소재를 자급자족하면서 최대 수출 시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술로 세계를 호령하던 조선 업계조차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기술 추격에 긴장하고 있다. 우리가 ‘짝퉁’이라 비웃고 ‘대륙의 실수’라며 깎아내렸던 중국 제조업은 이제 실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의 질주는 놀랍다 못해 공포스럽다. 한국이 반도체 호황이라는 착시에 취해 있을 때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막대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중국 제조 2025를 차근차근 실행했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저가품을 만들던 세계의 공장이 아니다. 소재·부품·장비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벨류체인을 자급자족하는 ‘홍색 공급망(Red Supply Chain)’을 완성했고 첨단기술의 표준을 주도하는 제조 강국으로 우뚝 섰다. 조선·디스플레이·배터리·석유화학 등 한국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주력 산업은 이제 중국에 추월당하거나 턱밑까지 쫓긴 상태다. 중국 첨단 기업들은 AI와 로봇·우주항공 분야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노란봉투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반(反)기업법과 각종 규제의 족쇄를 채우기에 바빴다. 주 52시간의 경직된 적용은 신기술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 현장의 불을 꺼뜨렸다. 제조업은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의 중추다.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서비스업 발전도 중요하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와 외화는 여전히 제조업에서 나온다. 제조업 근간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 울리는 경보음은 단기적 문제가 아닌 제조업의 성장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구조적 경고음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구조 개혁보다 당장 표를 얻기 쉬운 표퓰리즘에 몰두하고 있다. K제조업이 살아나려면 분골쇄신의 각오로 환골탈태에 나서야 한다. 어제의 성공 방정식으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패권 경쟁의 틈에서 살아남기도 어렵다. K제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실패를 용인하고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빅딜은 첫 단추다. 이를 계기로 다른 석화·철강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도 필수다. 전 세계 각국이 자국 제조업 부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조금을 쏟아붓고 세금을 깎아주는 시대다. 우리 역시 과감한 규제 철폐와 세제 지원, 노동 개혁을 통한 노동 유연성 확보 등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어제를 버리지 않으면 K제조업의 내일은 없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면 K제조업, 나아가 한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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