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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간 추가 관세부과 중단...美中무역전쟁 일단 '봉합'
국제 경제·마켓 2018.12.02 17:49:40미국과 중국이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던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는 양국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중단된다. 다만 양측이 서로에게 요구하는 타협안의 간극이 커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일(현지시간) 업무 만찬을 갖고 미국이 향후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의 회동은 지난해 11월 7일 중국 베이징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1년여 만이다. 미 백악관은 회담 종료 후 성명을 통해 양국이 앞으로 90일 휴전 기간 동안 기술이전 강요와 지식재산권 탈취, 중국의 비관세장벽 등의 문제에 대해 추가 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은 보류됐지만 90일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상 조치는 시행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양국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지도자는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상호 방문하고 양국이 서로의 시장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확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이번 ‘조건부’ 휴전이 무역전쟁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양국이 장기간의 무역갈등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 번의 만찬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힘겨운 협상을 예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미중 무역전쟁 90일 휴전] 트럼프 "習주석과 멋진 관계" 덕담... 習도 '친분' 강조
국제 정치·사회 2018.12.02 17:23:37미국과 중국의 경제와 외교·안보 사령탑이 총출동한 미중 무역분쟁 담판 회동은 회담의 무게에 맞게 예정보다 30분 정도 길어진 2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라시오 두아우 파크 하이엇 호텔에서 예정보다 한 시간가량 일찍 열린 업무 만찬을 시작하기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멋진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덕담을 던지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비쳤다. 지난 9월 “시 주석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닐 수도 있다”고 발언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였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강조했다. 긴 직사각형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은 양 정상을 중앙에 두고 미국 측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각각 대통령 양쪽에 앉았고 존 켈리 비서실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이 배석했다. 중국은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류허 부총리,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중산 상무부장,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만찬이 끝나자 회담장 안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고 양측 모두 회담 결과에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왔다”고 전했다. 만찬이 끝난 후 양국 정상은 별도의 공동발표나 기자회견 없이 호텔을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전용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미중 무역전쟁 90일 휴전] 5개 분야 피말리는 줄다리기...'100일 계획' 데자뷔 우려도
국제 경제·마켓 2018.12.02 17:22:12올 한 해 세계 경제를 뒤흔들어 놓은 미중 무역전쟁이 1년여 만에 재회한 양국 정상들의 휴전 합의로 일단 봉합됐다. 이에 따라 새해 벽두부터 미중 관세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되며 세계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당분간 피하게 됐다. 하지만 양국 간 무역갈등의 원인과 무역 역조 해소 방법에 대한 인식 차가 크고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중국제조2025’와 같은 국가주도 산업 고도화 전략을 중국이 포기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결국 미중 무역전쟁은 휴전과 포성 재개를 반복하며 장기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전개될 90일간의 미중 무역협상이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미국 플로리다 정상회담 때 발표한 미중 무역 불균형 해소 ‘100일 계획’의 데자뷔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첨예한 미중 통상갈등의 요인을 100일 안에 정리해 단번에 해소하겠다는 양국의 기대는 현저한 시각 차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흐지부지됐고 올해 전 세계를 격랑 속으로 몰아넣은 무역전쟁으로 이어진 바 있다. 1일(현지시간) 열린 만찬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향후 90일 동안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대신 양국이 교역 관련 5개 분야에서 구조적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90일 동안 대중 추가 관세 부과 유예라는 당근을 받아든 중국은 이 기간에 강제적인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 장벽, 사이버 침입 절도, 서비스·농업시장 개방 등의 불공정 관행 정책을 바로잡기로 약속하고 성과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25% 추가 관세를 부과해도 좋다는 배수진을 쳤다. 중국은 이와 함께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농산물 등의 추가 구매 의향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 합의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무역 불균형 축소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농업·에너지·산업 및 기타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할 것”이라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를 기정사실화했다. 미국 내 오·남용 문제가 제기된 합성 진통·마취제인 펜타닐을 규제하고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인수합병에 제동을 걸었던 조치를 재검토하겠다는 유화조치도 취했다. 퀄컴은 앞서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 NXP 인수를 추진했지만 9개 관련국 중 중국 당국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회담 후 백악관은 중국이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무역전쟁 발발 이후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여온 두 정상이 이날 회동에서 ‘조건부’로 휴전을 택한 것은 일단 무역전쟁 확전이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한 영향으로 읽힌다. 당장 중국은 미국과의 통상전쟁 격화로 3·4분기 경제성장률이 9년 반 만에 최저치인 6.5%로 떨어졌고 생산과 소비·투자 등 실물경기도 둔화세가 역력하다. 제조업 성장세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최근 증시가 흔들리고 내년 이후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지지 기반이 잠식될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이제 무역전쟁의 향방은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간 진행될 90일의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올 5월 베이징에서 열린 1차 협상 이후 8월 워싱턴 4차 협상까지 성과 없는 신경전만 벌여온 양측은 앞으로 90일 동안 최대한 협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 다만 극적인 휴전이 미중 무역전쟁의 종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강조하며 내세운 첨단산업 육성책 ‘중국제조2025’를 백지 상태로 되돌리기 원하며 중국으로부터 사실상의 항복 선언을 원하고 있다. 반면 이달 18일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과 내년 건국 70년을 앞둔 시 주석은 국내 여론과 리더십 손상 우려 탓에 미국에 양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중은 휴전으로 무역에 대한 뿌리 깊은 이견을 해결하기 위한 더 힘든 협상 무대를 마련했다”며 “양국 정상은 기본적 문제에 대해 여전히 이견이 크지만 어느 쪽도 이에 대해 양보할 신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장을 지낸 경제학자 페이창훙은 “잠재적인 경쟁 상대를 억누르는 것은 미국의 정치 전통이며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의 근본적 목적은 중국을 봉쇄하는 데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짧은 만남으로 양국 간의 근본적인 이견이 해소될 수 없기 때문에 미중 무역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G20 정상회의 폐막] 보호무역 빠진채 반쪽성명...역시 트럼프 입김은 거셌다
국제 정치·사회 2018.12.02 17:22:071일(현지시간) 폐막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무역과 기후변화·난민 등의 쟁점에서 첨예한 견해차를 드러냈지만 서로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은 선에서 반쪽짜리 타협으로 봉합해 공동성명 불발이라는 참사를 피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G20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틀간 열린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세계 무역갈등의 중심에 자리 잡은 보호주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공감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사실상 기능이 정지된 것으로 평가되는 WTO에 대한 개혁은 G20 간 이견이 거의 없어 손쉽게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WTO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개혁을 지지한다”면서 “다음 정상회의에서 진전 사항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과 기후·이민 등 껄끄러운 분야에서는 미국의 목소리가 상당히 관철됐다. 미국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공동성명에서는 ‘보호주의 배격’이라는 문구가 아예 빠졌으며 무역갈등에 대해서는 ‘현재의 무역 쟁점(the current trade issues)’이라는 완곡한 표현만 들어갔을 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불공정 통상 관행과 그와 결부된 국가안보 위협을 무역전쟁의 명분으로 강조해왔다. 이 같은 입장 때문에 지난 6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동성명 승인을 거부했으며 지난달 18일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도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되는 참사를 겪었다. 또 미국 외 19개국은 기후변화협정을 되돌릴 수 없으며 국내 상황 등을 고려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미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고 모든 에너지원을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 이를 성명에 반영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이민과 난민 문제에서도 미국이 입김을 행사하면서 최소한의 원칙적인 언급만이 포함됐다. 공동성명은 이민자의 이동과 난민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들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미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공동성명은 미국의 큰 목적을 많이 충족시켰다”며 “미국에 위대한 하루”라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文 “자유무역주의 위협받아...G20이 원칙 세워야”
정치 대통령실 2018.12.01 03:00:00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이 자유무역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온 말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개막식 전 행사 연설을 통해 “G20이 자유무역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공정한 무역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TO)개혁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를 뒷받침하고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기본정신은 ‘다자주의’라며 다자주의는 평화를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의 많은 부분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에게 최근이 보호무역주의는 치명타가 되므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문 대통령이 직접 역설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가 미북간 비핵화 협상 진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싱가포르 합의의 구체적 이행 조치들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힘 주어 말했다. 평소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를 견인할 수 있다는 지론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지향해왔다”며 “이런 역사적 성공이 한반도에도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사람을 우선하기’란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세션에서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세계는 ‘일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며 “디지털화, 자동화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고 진단했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해 고용에 타격을 줄 것이란 이야기다. 그는 “사람중심의 4차 산업혁명으로 혁신과 포용을 병행하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기술혁신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포용적 복지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미중 무역전쟁 '휴전' 선언할까...한미는 '金 답방' 논의
국제 경제·마켓 2018.11.30 17:27:3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0일(이하 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막이 오르면서 전 세계의 이목은 오는 1일로 예정된 미중 만찬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이후의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무역전쟁의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양국 모두 글로벌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갈 무역전쟁 확전을 바라지 않는 만큼 두 정상이 일단 휴전에 합의하고 무역전쟁이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회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이에 앞서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내 서울 답방을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의 양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속도 조절을 원하는 미국을 설득하고 정체된 한반도 비핵화 시계를 다시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1일 밤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만남에서는 ‘무역전쟁 휴전’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추후 협상을 통해 세부 이견을 해소하는 실리적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날 담판으로 양국의 무역갈등을 일거에 해소하는 극적 합의를 도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두 정상이 일단 내년 1월로 예정된 전면적 관세전쟁을 유보하고 협상 재개에 합의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미중이 관세 전쟁의 확전을 일시 보류하고 광범위한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물밑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르헨티나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중국과 무엇을 하게 되는 상황에 매우 근접해 있다” 며 “합의를 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자유무역 확산과 다자무역 체제, 한반도 및 중동·우크라이나 등의 평화, 난민 및 이민 문제, 환경·기후변화 등 각종 사안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다자주의적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세계 경제의 최대 현안인 미중 무역전쟁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간 담판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그 자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상황도 좋다”면서 막판까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고, 중국도 전면적 양보는 어렵다는 입장이 분명해 두 정상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당초 정상회담 배석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의 대중 초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만찬 회동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미중 무역담판에 앞서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30일 3시 15분(한국시간 1일 새벽 3시 15분)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다. 청와대가 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내 서울 답방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가운데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고 북미 고위급 회담 및 정상회담에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논리를 펴며 이에 대한 미국의 양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오는 13일께 김 위원장 서울 답방 추진설에 대해 “평양정상선언 합의 사안이며 남북 모두 이행의지를 갖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양해를 구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이 갖고 있는 협상에 대한 생각 등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북한과 여러 채널을 통해 김 위원장 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금까지와 같이 남북 정상의 만남과 관계 촉진이 북미 관계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극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학교 교수는 “우리는 미국의 북미 고위급 회담 조기 개최를 설득할 것이고 미국은 북한이 핵리스트를 갖고 오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북미간 이견이 커 큰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한미 정상회담 형식은 양자 공식 회담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한미 회담이 정식양자회담(formal bilateral meeting) 대신 ‘풀 어사이드(pull aside)’로 진행될 것이라 밝혔지만 청와대는 이후 ‘양자회담’으로 조정됐다고 전했다. ‘풀 어사이드’는 다자정상회의장 옆에서 짧게 만나는 약식회담이다. 이에 AP 통신이 한미 회담이 격하됐다(downgraded)고 평하는 등 미국이 한국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우리 측에서 미국을 적극 설득해 결국 양자회담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뉴욕=손철 특파원·부에노스아이레스=윤홍우기자 runiron@@sedaiy.com -
[2년만에 성장 멈춘 中 제조업]무역전쟁 직격탄…신규수출 꽁꽁
국제 경제·마켓 2018.11.30 17:17:58중국 통계국이 30일 발표한 중국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경기 호황과 불황의 갈림길인 50을 기록해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앞으로 본격적인 위축 국면에 진입할지, 확장 국면으로 재진입할지의 기로에 서 있음을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은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PMI는 51.6으로 평균을 웃돈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포인트, 0.6포인트 떨어진 47.7과 49.8로 위축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신규 수출 주문지수의 경우 46.9로 전달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45.4, 43.5, 42.1로 경기위축을 뜻하는 50 이하 영역에 머물렀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6월부터 수요가 급감하며 신규 수출이 사실상 얼어붙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오칭허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신규 수출 주문지수와 신규 수입지수가 각각 47.0과 47.1로 모두 임계점 밑이었다”며 “이는 세계 경제 회복이 느려지고 무역마찰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배경 속에서 수출입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서비스업을 의미하는 비제조업 PMI도 11월에 53.4로 전달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시행한 부채축소 정책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증가한데다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전반적인 업황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입은 피해가 예상보다 컸다며 중국 정부가 내년 1·4분기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맥쿼리증권 홍콩지점의 래리 후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는 아직 바닥까지 오지 않았고 이제 경기 사이클의 중간지점에 와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6.6%에서 내년 6.2%로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이코노미스트 "미·중 무역전쟁 전선 핵심은 '반도체'"
국제 경제·마켓 2018.11.30 16:47:27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중요한 전선은 기술 패권을 둘러싼 ‘반도체 전쟁’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2월 1일자 최신호 커버스토리 ‘반도체 전쟁: 중국, 미국, 그리고 실리콘 패권(silicon supremacy)’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야심을 쉽사리 간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통상공세 때문에 양국 간 기술패권 경쟁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전쟁의 불씨는 중국이 2014년 국내산업 발전에 1조 위안을 쏟아붓고 산업발전의 비전인 ‘중국제조 2025’를 선포할 때부터 타올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이 같은 의욕을 간과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들어 인텔이 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팔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은 2016년 중국기업 푸젠 그랜드칩이 독일 아익스트론의 미국 반도체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좌절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전 중국의 수출 보조금 지원과 기술이전 강요에 조치를 취하라는 보고서까지 남겼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반도체 야심에 대한 중국의 견제는 더 강화됐다. 미국은 중국에 연계된 싱가포르 기업 브로드컴이 미국 퀄컴을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올해 3월 무산시켰다. 올해 초에는 미국 기업의 반도체, 소프트웨어 공급을 일시 차단하는 방식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를 파산 위기에 몰기도 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 기술 굴기의 선봉에 선 푸젠진화 반도체와 미국 기술기업의 거래를 금지했다. 아예 특정 기업을 넘어 미래에 주목받을 첨단기술 전반에 대해 중국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공세에 중국이 반도체 자립 필요성을 뼛속 깊이 느끼고 있는 만큼, 양국 간 이해 관계도 보다 첨예해질 거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 담판을 벌인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상회담에서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반도체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의 집권기보다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SCMP “무역전쟁 여파, 中 내년 경제성장률 29년만에 가장 낮을 것”
국제 경제·마켓 2018.11.24 16:54:54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내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9년 만에 가장 낮을 수 있다는 시장 관측이 나왔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최근 발표된 투자은행(IB) 분석전문가들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살펴본 결과 시장은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이미 성장이 둔화된 중국경제에 대한 중국당국의 정책대응에 가장 관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UBS는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할 경우 중국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왕타오 UBS 중국경제 연구 책임자는 “내년 중국이 맞게 될 주요 역풍은 관세 인상과 무역전쟁 관련 불확실성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전문가 킨저 라우와 티모시 모는 무역전쟁뿐 아니라 주택시장과 부채 등 국내요인을 지적하면서 중국의 내년 GDP 성장률이 6.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3%대를 기록했던 1990년 이후 줄곧 고공행진을 하다가 2015년에 6.9%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7%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이어 2016년에는 6.7%로 하락했다가 2017년에는 6.9%를 기록하며 7년 만에 반등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무역전쟁 美 동맹국에도 불똥 ...“中 화웨이 쓰지말라”
국제 경제·마켓 2018.11.23 10:24:1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안보동맹국들의 기간시설로까지 확대됐다. 중국이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한 뒤 불법 정보수집이나 통신 방해를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모바일, 인터넷업체들이 화웨이가 생산한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이례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소식통들은 미국 관리들이 화웨이 장비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동맹국의 관리들과 통신업체 임원들에게 사이버안보 우려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각국의 무선, 인터넷 제공업체들은 차세대 통신기술인 5G를 구축하기 위해 관련 장비의 구입을 준비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5G 기술은 사물인터넷의 토대이며 생산설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깊숙이 침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이런 환경에서 화웨이 장비를 통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을 불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미국 관리는 “통신 기간시설에 존재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한 우려를 두고 세계 각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데 대한 미국의 우려는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
[로터리] 무역전쟁 이후를 준비하자
오피니언 사외칼럼 2018.11.20 17:22:31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은 싸움구경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 서로 치고받는 모습을 보면서 스릴과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만큼은 마냥 한가로운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게 우리 처지다. 고래 싸움에 낀 새우가 되지 않으려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게 아니라 계산기를 꼼꼼하게 두드려가며 이해득실을 따지고 정확한 계산서를 뽑아야 한다. 올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어느덧 8개월째로 접어들었다. 무역전쟁은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다는 말처럼 양국 모두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1·4분기의 6.4%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례없는 호황에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미국 증시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문제는 양국의 무역전쟁이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 특히 우리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의 주요2개국(G2) 수출 의존도는 40%에 가깝다. 그렇다고 현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의 대비책으로 우선 주목할 것은 중국의 시장개방 확대 움직임이다. 얼마 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향후 15년간 40조달러, 우리 돈으로 약 4경5,000조원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이 확대되면서 중국 시장의 문호도 넓어지고 있다. 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 과정에서 우리 전략과 포지셔닝을 새롭게 짜야 한다.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노리는 목표 중 하나가 중국을 GVC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첨단기술을 막아 중국의 산업 고도화를 억제해 기술패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 입장에서는 기술과 중간재를 제공해줄 새로운 공급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중국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혁신이다. 중국의 기술 추격을 따돌리고 중국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R&D 투자 확대를 통한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제조 강국을 목표로 하는 중국 정부의 ‘중국제조 2025’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유수불부(流水不腐)’라는 말이 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인 물은 썩지만 흐르는 물은 힘차게 흘러 큰 바다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변화를 감지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미중 무역전쟁 이후를 직시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한다면 한국 무역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習 "무역전쟁엔 승자없다" VS 펜스 "對中관세 두배 확대" 압박
국제 경제·마켓 2018.11.18 17:33:28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무대에서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기 싸움을 벌임에 따라 향후 미중 무역 합의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진전된 태도를 보이면서도 중국에 근본적 개방 확대를 압박해 미중 무역전쟁이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과 시 주석은 17일(현지시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먼저 연사로 무대에 오른 시 주석이 “냉전이나 열전이든, 또는 무역전쟁의 형태이든 대결에서 승자는 없다는 것을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겨냥한 공세를 펴자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비난하며 “중국이 행로를 바꿀 때까지 미국은 행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우리는 동반자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독립성을 억압하거나 훼손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를 ‘수축 벨트’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날 각국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우리는 중국과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 왔다”며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그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해 양측 모두 타협과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다. 시 주석은 “나라와 나라가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서로 양보한다면 협상을 통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 역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들은 펜스 부통령과 시 주석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은 지 몇 시간 후 행사장에서 1분30초가량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에 앞서 서로에게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달라며 상대에게 유인책을 제시하면서도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선물을 내놓지 않는다면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벌이는 막판 기 싸움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중국이 거래를 원한다”면서 “그들은 기꺼이 하려고 하는 것들을 담은 긴 목록을 보내왔다”고 중국이 보내온 양보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대답에 4~5개 큰 것이 빠져 있어 아직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남은 중국산 수입품 전체(약 2,500억달러 규모)에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무역협상에 기대를 나타내며 “추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이 내놓은 카드를 여전히 못마땅해하고 있지만 다음달 1일 시 주석과의 무역 담판을 앞두고 양국 간 협상이 어느 정도 굴러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양국이 오는 12월 초 열릴 회담에서 추가 관세 부과를 잠정 보류하는 부분적 합의를 이룰 수는 있지만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자르듯 무역 전쟁을 완전 종식시킬 수 있는 마법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8일 미국의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대화 전망 보고서에서 양국 간 일시적 긴장 완화를 예상하면서도 협상은 무역 전쟁의 완전 종료가 아닌 ‘일시적 정전(ceasefire)’에 그칠 것이며 양국 통상 마찰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두 정상의 회동은 무역 전쟁 종식이라는 의제 자체를 위한 만남보다는 양국 국내 정치의 필요성에 따른 임시방편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특히 무역 전쟁으로 인한 충격파가 점점 커지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구미에 맞는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면서도 자국 장기 성장 계획을 흔들 수 있는 산업 정책 방향 전환 등의 사안은 도마에 올릴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싱크탱크 전문가의 언급을 인용해 “미중 무역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원하는 중국이 최근 미국에 천연가스 구매,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의 제안을 했다”고 보도하면서도 “다만 이 같은 협상안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국유기업 지원’ 이슈 등에서 양국 견해차가 워낙 커 다음달 초 미중 정상 회동에서 양국이 극적인 타협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무역수지 조절처럼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있지만 시장개방,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재권 보호 등 2∼3년은 걸릴 사안들이 있고 중국 계획경제에 기반을 둔 산업정책이나 국유기업 지원책처럼 협상 자체가 어려운 사안들도 있다”고 지적해 양국 간 협상의 접점을 찾는 일이 매우 복잡한 사안임을 강조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뉴욕=손철특파원 hbm@@sedaily.com -
[머니+ 美증시 내년에도 웃을까]G2 무역전쟁 장기화땐 美기업도 피해...시장기상도 '흐림'
증권 증권일반 2018.11.17 07:30:20올해 세계 증시 변동성의 핵심은 단연 미국이었다. 기준금리 인상 및 강 달러, 중국과의 무역분쟁 등 선진 및 신흥국 증시 간 상관계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는 평가다. 2019년 미국 증시의 향방 역시 모두의 관심사다. 최근 지지부진해진 미국 증시가 순환적 회복이 가능하다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세계 증시 역시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이어온 미국증시의 상승세는 내년에도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미국 증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과 10월의 급락장이 자극한 공포 심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기존만큼의 상승세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랜 기간 상승한 주가 수준과 과거에 비해 높아진 금리, 기업의 수익성 둔화 등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꼽은 미국 증시의 가장 큰 위험은 중국과의 무역분쟁 장기화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는 미국 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내 사업 의존도가 높은 곳들은 공급 사슬이 훼손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신용도 하락 위험도 우려된다. 손은정 KB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미국 기업들의 펀더멘털이나 현재 수준의 관세율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기업 신용도 변화가 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두 국가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향후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과 2019년 이후 관세 상향 조정 여부가 기업의 수익성과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내년 1분기 연준의 금리인상과 무역분쟁에 따른 추가가격 조정 가능성 등을 감안해 2019년 2분기 이후 신규투자를 추천한다”고도 했다. 내년 상반기까진 예측할 수 없는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프라 업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프라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확보하겠다며 제시한 1순위 경제 공약이다. 민간 자금 유치 외에 국방비 축소를 통해 정부 차원의 인프라 투자를 확대 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조연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 “미국 인프라 재건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동의하는 부분인데다 트럼프 공약 중 아직까지 이행되지 못한 공약이라는 점에서 2019년 정책 실현 가속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정부 보조금으로 민간 자금 유입세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도 “수익률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부분 중 인프라만 여전히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그만큼 앞으로 상승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업종별 수익률은 헬스케어 장비 51.4%, 항공우주방어 50.8%, 헬스케어 35.9%, 바이오테크놀로지 20.0%, 인프라 1.9%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G2의 대립이 새로운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의 생산경제 구도가 더욱 확고해지고 중국이 이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인프라 관련 종목 뿐 아니라 중국 소비주 등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국의 소비 경제에 따른 수혜업종은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을 주도할 플랫폼 관련 업종이다. 이와 함께 중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레저와 명품 업종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과 쥬얼리, 면세점 관련주도 주목할 만하다. 4차산업 관련 주는 내년에도 성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망업종은 자율주행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5G 상용화 이후 자율주행차 보급이 가속화되고 2030년에는 자율주행 시장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해외주식팀장은 “G2 패권분쟁이 중국 경제구도를 생산에서 소비, 저부가가치에서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을 주도하게 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의 생산, 중국의 소비 경제는 글로벌 선순환 구도 회복 단절과 서플라이 체인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
'美中 무역전쟁' 불똥 튀나…삼성·SK하이닉스 노심초사
산업 기업 2018.11.16 17:27:49국내 업체들은 16일 ‘반도체 업체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진전이 있다’는 중국 당국자의 언급이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이번 발언이 중국의 반독점법 시행 10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의 질의 과정 중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 맥락의 연장선에서 특별한 복선이 있다기보다는 반독점법 시행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에 무게가 실린 발언으로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불똥이 반도체 쪽으로 번지는 민감한 시기라는 점에서 예의주시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실제 지난 7월 미 반도체 기업 퀄컴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인수를 포기했고 10월에는 미 상무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D램 업체 푸졘진화에 반도체 장비 및 소재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다음달 1일에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다. 그만큼 엄중한 시기다. “삼성·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대량의 증거를 취득했다” “(이들 업체의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받는) 수십개 기업에 대해서도 조사해 증거자료를 정리했다”는 등 이날 중국 당국자의 발언 수위도 의례적 수준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반도체 업체에 대한 독과점 조사 자체를 공식 인정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의 한 임원은 “지난 5월 독과점 조사 개시 당시부터 중국 당국이 메모리 칩 수요처인 화웨이 등 자국 스마트폰업체들의 가격 인하 요구를 반영해 조사에 나섰다는 시각이 많았다”며 “우리로서는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들은 특히 미중 통상 분쟁의 틈 바구니 속에서 애꿎은 피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중 간 힘겨루기로 중국이 반독점 칼날을 마이크론에 휘두를 경우 삼성과 하이닉스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재계의 한 고위 임원은 “중국이 미국과 확전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날 발언의 진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마이크론과 푸졘진화 등 중국 반도체 기업 간에 지적 재산권 침해 등을 두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사태의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중국의 몽니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며 “다만 중국도 칩의 최대 수요처로 막무가내로 우리에게 담합 혐의를 씌우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
[데일리 국제금융시장] 미·중 무역전쟁 완화 기대감에 상승
증권 해외증시 2018.11.16 07:59:08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5일(현지시간) 중국과 무역협상 낙관론이 제기되고 애플 주가도 반등한 데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08.77포인트(0.83%) 상승한 25,289.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62포인트(1.06%) 오른 2,730.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2.64포인트(1.72%) 급등한 7,259.0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추이와 중국과의 무역협상, 주요 경제지표 및 기술주 주가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영국에서는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이 브렉시트 협상 합의에 반발해 이날 사퇴했다. 에스터 맥베이 고용연금부 장관 역시 사퇴를 결정했고, 수엘라 브레버먼 브렉시트부 정무차관과 쉐일시 바라 북아일랜드 담당 차관 등도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도 제안되는 등 정국 불안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브렉시트 불안 속에 뉴욕 증시는 하락 출발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반전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낙관론이 강화된 점이 투자 심리 회복을 지지했다. 중국이 미국 측에 무역협상 관련 타협안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중국 상무부도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대화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전화통화 이후 재개됐다고 확인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가 반등에 성공한 점도 이날 시장에 활력을 제공했다. 최근 하락이 과도하다는 인식과 함께 모건스탠리의 저점 매수 추천 등이 작용하면서 애플 주가는 2.5% 올랐다. 애플에 힘입어 아마존 등 주요 기술주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아마존은 장 초반 하락하던 데서 1.3%가량 올라 마감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JP모건체이스 등 은행주 비중을 확대했다는 소식으로 은행주도 강세를 보였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가 모두 2.5%가량 올랐다.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가운데, 일부 부진한 지표도 나왔다. 미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5% 증가였다. 전년 대비로는 4.6% 상승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지난달 0.1% 감소했던 데서 큰 폭 반등에 성공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에서 2,000명 늘어난 21만6,000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 5,000명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 일각에선 긴축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서 멀지 않다면서, 금리 인상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현재 금리가 중립에 가깝다”면서 “경기 과열 신호가 없으며,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이 확인될 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글로벌 경제의 둔화에 놀랐다”는 발언도 내놨다.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국제유가는 연이틀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날 배럴당 0.21달러(0.4%) 상승한 56.4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50달러(0.76%) 상승한 66.62달러에 거래됐다. 그간 국제유가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비교적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중 상승폭을 줄였다. 미국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1,030만 배럴 증가했다. 시장의 전망치(220만 배럴)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제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은 온스당 4.90달러(0.4%) 오른 1,215달러에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해결 조짐을 보인다는 기대감에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이는 금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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