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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핵심기술 갈 길 멀었다"...무역전쟁에 일단 발톱 감추는 中
경제 · 금융 정책 2018.07.31 17:24:57“중국은 아직 핵심 산업과 기술에서 갈 길이 멉니다.” 중국 혁신성장의 ‘메카’인 선전시에서 만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고급기술산업부의 한 간부는 한껏 몸을 낮추고 한국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았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우며 오는 2050년 과학기술 세계 최강국을 목표로 질주하는 중국. 올해 초까지만 해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에서 한국을 추격하며 무서운 굴기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떨게 한 중국의 이 같은 태도에 “지나친 겸손 아니냐”고 재차 묻자 그는 “중국에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산업은 통신과 고속철도 정도”라며 “핵심 기술·부품 분야에 더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동행한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이는 최근 중국 대외정책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이 소장은 “중국이 최근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묵묵히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한 중국이 세계 패권을 차지하겠다며 ‘중화 제일주의’를 부르짖은 것은 시진핑 체제 이후의 일이다. 시 주석은 경제 규모와 기술력 면에서 중국이 명실상부한 주요2개국(G2)의 위치에 이르자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낸다)’를 내세우며 “2049년 세계를 선도하는 최강국이 되겠다”는 국가적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취재단이 만난 중국 인사들은 하나같이 “중국은 아직 멀었다. 협력하자”며 손사래를 쳤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돌돌핍인(기세등등하게 사람을 짓누르다)’ 기조를 과시하던 중국이 최근에는 연구기관 전문가, 기업인들까지 반성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5G 통신장비 분야를 다투는 화웨이의 조 켈리 부사장은 “세계 최고의 5G 통신장비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과 많은 협력을 원한다”며 “삼성전자는 훌륭한 라이벌이자 중요한 협력 회사”라며 치켜세웠다. 화웨이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핵심인 5G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 표준이 되려는 기업이다. 이는 중국에 위협을 느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날카로운 발톱에 철퇴를 가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 최강국’이라는 말을 국가적 어젠다로 서슴없이 내놓으며 굴기하자 중국산 첨단제품 등 2,000억달러에 달하는 물품에 최대 25%의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2위 통신장비업체 ZTE와의 거래를 끊는 조치를 내린 것이 중국의 ‘속도 조절’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와 바이두·화웨이 같은 혁신기업이 제2·제3의 ZTE가 될 경우 세계 최강국의 꿈은 싹부터 잘릴 수 있다는 공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만난 한 중국 인사는 “공산당에서 ‘있지도 않은 기술을 떠벌리며 주변국과 경쟁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귀띔했다. 현지 지식인 층에서 미국의 거센 무역보복 조치에 잇따른 타격을 입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자성이 나왔다는 것이다. 신궈빈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급)은 7월 국가 제조강국 건설 전문가 포럼에서 “우리는 여전히 선진국보다 수십년 뒤처졌고 중국 제조업 발전에 대한 과대평가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에 섣불리 경계를 늦추는 일도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국이 다시 도광양회를 말하지만 세계 최강국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관행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취재에 동행한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를 개인정보 문제 등 골머리를 썩지 않고 쌓을 수 있다”며 “빅데이터 등은 선자(先者·먼저 쌓은 사람) 독식 체제이기 때문에 출발선이 이미 중국에 기울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사드 보복을 풀고도 미래 핵심 산업과 관련해서는 한국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서 삼성SDI·LG화학 등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 기업과 달리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소장은 “협업을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국 중심의 경제·무역 정책을 펴는 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민준·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
[글로벌 인사이드]'자유무역 전도사' 자청한 시진핑, 미중 무역전쟁 해결책 내놓을까
국제 정치·사회 2018.07.30 17:12:02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10여일간의 해외순방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오면서 중국 정가가 오는 8월 초부터 이른바 전직 원로와 현직 실세들이 주요 공산당 인사와 정책을 조율하는 베이다이허 시즌에 돌입한다. 베이다이허는 중국 지도부의 여름 비밀회의로 지난해에는 집권 2기 지도부 인사를 내정하는 정치 이벤트에 초점을 맞춰졌지만 올해는 중국 정치·경제 현안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미중 무역전쟁 해결이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역전쟁의 후폭풍으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시 주석이 이번 회의에서 절대권력자의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지에 베이징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베이다이허는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80㎞가량 떨어진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해안의 휴양지다. 지난 1954년 마오쩌둥이 첫 회의를 개최한 후 여름에 중국 수뇌부가 휴가를 겸해 다양한 정치·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장소가 됐다. 올해의 최대 관심사는 미중 무역전쟁을 불러온 시진핑 지도부의 강경한 대외정책과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중국 굴기 의지에 대한 클릭 조정이 이뤄질지다. 최근 중국 정가에서 시진핑 지도부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는 시 주석의 중국몽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가에서는 대외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희생양이 돼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반면 시 주석의 절대권력 체제가 공고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무역전쟁에 대한 강력한 입장 자체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여기에 시 주석이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의 승자는 없다’는 논리로 ‘자유무역 전도사’ 역할을 재강조한 만큼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전현직 지도부를 대상으로 자신의 리더십과 집권 2기 지도이념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다시 한번 담금질하려 할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시진핑 반대 파벌과 민심의 동향이다. 장쩌민 계열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를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청년단의 견제 움직임이 최근 중국 내 엉터리 백신 접종 사태와 주중 미국대사관 인근 폭발사건 등으로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에 이어 BMW 등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가격을 올리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도 민심 동요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MW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종인 X5와 X6의 중국 판매가격을 30일부터 각각 4%, 7% 인상하기로 했다. 테슬라도 앞서 관세를 이유로 중국 내 모델S와 X 등의 가격을 20%가량 올렸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무역전쟁에도…끄떡없는 中 인터넷기업
국제 경제·마켓 2018.07.29 17:25:31미중 무역전쟁의 파고 속에서 중국의 성장 신동력으로 꼽히는 인터넷 기업들이 지난해 50% 이상의 외형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기업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곳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로 2018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총 거래액이 4조8,2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인터넷협회의와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발표하는 2018년 중국 100대 인터넷 기업 순위에서 4년 연속 1위다. 핵심 사업 부분인 전자상거래 매출이 60% 급증하며 크게 기여했다. 2위는 인터넷 공룡으로 불리는 텐센트가 차지했으며 알리바바와 텐센트 두 기업의 매출 합계는 중국 인터넷 100대 기업 매출의 25%를 넘어선다. 5위권 안에는 인터넷 포털업체에서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바이두와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 모바일 게임·인터넷 검색 분야에 강점이 있는 넷이즈닷컴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신랑망·소후·메이퇀·싼류링 등 인터넷 검색과 외식배달, 인터넷 보안업체와 스마트폰 등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샤오미 등이 10위 이내에 올랐다. 중국 100대 인터넷 기업의 지난해 총 매출은 1조7,20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50.6% 증가했다. 이들 기업이 챙긴 수익도 2,707억1,100만위안에 달해 전년 대비 82.6% 증가할 만큼 미중 무역전쟁 중에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꾸준히 과감한 R&D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지난해 중국 100대 인터넷 기업의 R&D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1% 늘어난 1,060억위안에 달한다”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M&A 무산에 파산까지...자국기업 덮친 미중 무역전쟁
국제 경제·마켓 2018.07.26 17:27:50세계 최대 모바일폰 칩 메이커인 미국 퀄컴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 인수를 포기하기로 했다. 44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퀄컴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 간 정면대결이 격화하면서 양국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하향하거나 파산으로 내몰리는 등 무역전쟁의 불길이 본격적으로 기업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NXP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의 기술기업 간 M&A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됐던 퀄컴의 NXP 인수시도는 양사 합병으로 시장이 영향을 받는 9개국 가운데 중국의 승인을 끝내 얻지 못해 물거품이 됐다. 지난 2016년 10월 인수추진 계획을 밝힌 지 2년여 만이다. 외신들은 퀄컴의 NXP 인수 무산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추가 관세부과 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중국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쓸 것이라는 강한 신호”라며 “두 나라가 더 폭넓은 경제적 갈등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페이스북이 중국 동부 저장성에서 받은 자회사 설립 인가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의 기업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서 페이스북 자회사 설립 인가 정보가 갑자기 사라졌으며 자회사에 관한 언급은 중국 매체에서 부분적으로 검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양측 기업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너럴모터스(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 ‘빅3’ 자동차 제조사들은 무역갈등의 여파로 올해 실적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에 고율 관세가 붙으면서 생산비용이 증가한데다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실적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전날 할리데이비슨과 월풀도 각각 관세 부과에 따른 제조비용 상승을 이유로 올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중국 기업들의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은 대두를 수입하던 산둥성 소재 식용유 기업인 천시그룹이 최근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고 산둥성 지방법원에 파산 구조조정을 신청했다. 대두 수입 등 무역 비중이 60%인 천시그룹은 당국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영향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 부과까지 겹치자 경영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채권은 165억위안(약 2조7,600억원)으로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2016년(207억위안) 한 해의 80% 수준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0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배격돼야 한다”며 “이 길(무역전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다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경고를 날렸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박홍용기자 hbm@@sedaily.com -
[특파원칼럼]트럼프의 무역전쟁, 시진핑이 책임져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7.26 17:27:42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촉발한 무역전쟁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달 초 미국의 관세 폭탄이 실제로 중국 제품에 투하되자 “미국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며 “세계의 많은 무고한 기업과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짐짓 세계 경제를 걱정하며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한 것이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한술 더 떠 트럼프 정부에 연일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미국이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국수주의를 대표하고 중국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대변하며 역사적으로 옳은 편에 서 있다고 강변한다. 미국의 언론과 경제 전문가, 정치인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거칠게 관세 폭탄을 날리고 안보 침해를 이유로 동맹국에까지 총구를 겨누자 난감해하며 격한 비판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전장에도 꽃은 피듯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몇 가지 중요한 교훈과 반작용을 끌어내며 세계 경제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첫째는 수십 년간 세계 경제의 발전에 ‘공기’ 같은 역할을 했던 자유무역의 소중함이다. 자유무역이 경제에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폐쇄 경제나 보호무역은 결코 답이 될 수 없음을 최근의 무역전쟁은 생생하게 일깨우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 1995년 출범하기 전에도 무역을 둘러싼 ‘말 폭탄’은 관련국 간에 적잖이 오갔지만 실제로 대규모의 관세 부과가 실행된 것은 30년 넘게 없던 일이다.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총동원된 무역전쟁에 기업이 위기를 맞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일이 유례없이 발생하자 자유무역의 가치는 새삼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힘을 싣는 대목은 중국에 대한 제재다. 짝퉁 천국인 중국이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교묘한 규제로 외국인 투자를 공산당의 뜻대로 쥐락펴락했으며 각종 숨은 보조금으로 무역질서를 수십 년간 왜곡하며 고도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왔다는 것을 미국 내 어지간한 인사들은 꿰뚫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이면 거의 예외 없이 쌍심지를 켜고 반대하는 민주당 지도부조차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나 중국 기업의 투자 제한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할 일을 한다”며 반길 정도다. 보호무역에 반대하는 미국 내 경제 석학들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지만 사석에서는 “자유무역을 위해서라도 중국은 한 번 손을 봐야 한다”고 속내를 비친다. 사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빌미로 지난 2년간 수많은 한국의 무고한 기업과 개인들에게 불공정하게 입힌 피해와 상처를 생각하면 중국이 앞서 미국을 향해 날린 비난의 화살들은 너무나 이중적이어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래도 새로운 폭군의 등장에 ‘돌아온 탕자’가 회개하고 자유무역 발전의 밀알이 된다면 이번 무역전쟁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만하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백악관을 방문한 유럽연합(EU) 집행부와의 회담에서 양측 간에 부과된 관세를 철회하고 자유무역을 증진하자고 합의함에 따라 우려했던 무역전쟁의 확전 가능성은 줄었다. 미국은 캐나다·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협상에서도 진전을 이뤄나가고 있고 앞서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재가입도 검토하고 있다. 남은 곳은 중국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아프리카 순방에서 “패권과 힘의 정치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깡패처럼 휘두른 힘은 못 본 체하고 미국이 날린 주먹만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는 작금의 ‘무역위기’가 트럼프의 펀치보다 중국의 오랜 편법과 부조리로 곪아 있던 것이 결국 터진 것으로 시 주석에게 더 큰 책임이 있음을 알고 있다. 시 주석이 미중 무역전쟁을 해결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중국의 규제와 개방을 한층 투명하게 해 외국에서 진정한 신뢰를 쌓아야 하는 이유다. 승자가 없는 무역전쟁에서 시 주석이 승리의 길을 선점하기 바란다. /runiron@@sedaily.com -
"무역전쟁 추구하면…" 트럼프에 날린 시진핑의 '경고'
국제 정치·사회 2018.07.26 08:30:47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공 등 신흥 경제5개국)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에 승자는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다. AFP통신은 시 주석이 2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0차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큰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늘고 있다”며 “우리는 패권과 힘의 정치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일방주의를 배격하는데 단호해야 한다”며 “이 길(무역전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다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갈등은 나날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5,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전부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으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퀄컴, NXP 인수 무산…미중 무역전쟁 전방위 확산
국제 기업 2018.07.26 08:26:08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여파가 글로벌 인수합병(M&A)까지 무산시켰다. 세계 최대 모바일폰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NXP 반도체 인수 계획을 포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퀄컴은 NXP 반도체를 440억 달러(약 50조원)에 인수하는 계획을 포기한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퀄컴의 M&A 포기는 중국이 승인을 차일피일 미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상 최대의 기술기업 간 M&A가 됐을 퀄컴의 거래는 승인이 필요한 9개 시장 가운데 중국만 남겨놓고 있었다. 퀄컴의 NXP 인수 계약은 2016년 10월 발표됐으며 퀄컴이 중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려 시도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연장됐었다. 한때 퀄컴 대표단이 베이징을 방문한다는 설이 돌면서 중국이 허가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돌았지만 결국 M&A가 무산됐다. 퀄컴은 지난 4월 갱신한 계약에 따라 계약 해지금으로 20억달러를 NXP에 내야 한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이제는 단순히 무역전쟁이라 할 수 없다”면서 “두 나라 사이의 더 폭넓은 경제적 갈등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 무산에 대해 “중국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쓸 것이라는 강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려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한 트럼프 정부의 반대에 막혀 계획을 접었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트럼프 '표심·무역전쟁' 두토끼 잡나
국제 경제·마켓 2018.07.25 17:29:2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직격타를 맞은 농가들에 대해 최대 120억달러 규모의 긴급지원에 나선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기반이자 중국 보복관세의 타깃이 된 ‘팜벨트(농업지역)’의 피해를 보전해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동시에 ‘표밭’을 관리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로 무역전쟁이 더욱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 농무부는 24일(현지시간) 무역분쟁으로 피해를 본 농가들에 대한 지원자금을 120억달러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지원 대상은 콩·옥수수·과일·면화·돼지고기 등 중국의 보복관세로 타격을 받은 모든 농축산물로 농무부는 피해농가들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거나 팔지 못한 농산물을 매입할 계획이다. 농가 지원은 농무부 산하 상품금융공사(CCC)를 통해 이뤄져 별도의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즉각 시행된다. CCC는 지난 1933년 대공황 극복을 위한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됐으며 농산물 가격 폭락 시 미 농가에 대출이나 직접 자금지원 등을 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가졌다.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불법적 보복관세로 피해를 본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자 미국의 굴복을 얻어내기 위해 우리 농가를 협박할 수 없다는 확고한 표현”이라며 “정부에 장기적인 무역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려는 단기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퍼듀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내부 전열을 가다듬었다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16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해 이날부터 이틀간 공청회를 열고 있다. 중국 역시 미국의 추가 관세 결정에 즉각 똑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로 맞대응할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도 2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는 트위터에 “중국이 미국을 이용하는 것을 내가 계속 용인하도록 우리 농부들을 공격하고 있다. 중국은 악랄하게 굴고 있지만 실패할 것이다. 우리는 친절하게 굴었다. 지금까지는!”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약해빠진 의원들이 무역협상을 중단하거나 불공정한 관세에 대한 맞대응으로 관세를 사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며 의원들을 비판한 뒤 “협상들이 매우 잘되고 있다. 최종 결과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농가지원책은 이번주 아이오와·일리노이 등 4개의 팜벨트 주를 방문해 11월 선거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 유세에 나서기 직전에 나온 것으로 선거 승리를 노린 ‘농가 달래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과 특검 수사에 발목이 잡혀 있지만 2·4분기 4%대 후반으로 전망되는 깜짝 성장률과 무역전쟁을 앞세워 중간선거 승리를 도모하고 있다. 다만 고율 관세 부과로 초래된 원자재 가격 상승의 피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무역전쟁이 공화당의 지지율을 올려줄지는 의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관세는 미 소비자와 생산자를 벌하는 세금”이라며 “해답은 농민들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관세를 없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농가지원책에 대해 “공격적 무역정책이 미국민에게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정부가 처음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트럼프, 무역전쟁 피해 농가에 120억달러 긴급지원
국제 경제·마켓 2018.07.25 08:49:42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수혈에 나선다. 최대 120억달러(약 13조5,900억원) 규모로 자금을 지원하거나 농산물을 매수해 상대국 보복관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4일(현지시간) 미 농무부는 이 같은 농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소니 퍼듀 농무부 장관은 농가들이 정부로부터 직접 자금지원을 받거나 잉여 농산물을 정부에 팔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퍼듀 장관은 “농가 지원은 기존 상품금융공사(CCC·Commodity Credit Corporation)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면서 “별도의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CCC는 농무부(USDA) 산하기관으로 1933년 대공황 극복을 위한 이른바 ‘뉴딜 정책’의 하나로 설립됐다. 콩이나 사탕수수, 유제품, 과일, 돼지고기, 쌀, 견과류 등을 포함해 중국의 ‘보복관세’로 타격을 입은 모든 농축산물이 지원 대상이다. 퍼듀 장관은 “이런 조치는 불법적인 보복관세로 발생한 무역 피해에 대응해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자 미국의 굴복을 압박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농가를 협박할 수 없다는 확고한 표현”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국가들의 올바른 행동은 나쁜 행동을 바꿔 불법적 관세로 보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할 시간을 벌기 위한 단기적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농가지원에 대해 일부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관세 폭탄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미국 최대 농업인 조직인 미국농업인연맹(AFBF)의 지피 듀발 회장은 “많은 농가와 목축업자들이 험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중국의 보복관세로 큰 피해를 입은 품목 가운데 하나인 대두 선물도 1.2% 상승했다. 그러나 ‘자유무역을 위한 농민들’(Farmers for Free Trade)의 브라이언 쿠엘 사무총장은 “최상의 구제는 무역전쟁을 멈추는 것이며, 농민들은 보상이 아닌 (거래) 계약을 원한다”면서 “이번 지원책은 단지 관세로 빚어지는 장기적인 피해를 감추는 단기적인 시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재키 스파이어(캘리포니아) 하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대통령을 향해 “무역전쟁으로 엉망을 만들고, 당신에게 표를 준 농민들을 달래기 위해 120억 달러를 지출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관세부과로 피해를 본 농가에 대한 지원책으로 ‘배수의 진’을 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6일 340억 달러 규모, 818개 품목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같은 날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545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발효했다. 유럽연합(EU)과 멕시코 등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울 관세부과에 대응해 미국산 농산물 등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中, 무역전쟁 장기전 대비 내수 부양 나선다
국제 경제·마켓 2018.07.24 17:07:02본격적인 경기부양 시기를 저울질하던 중국이 세금 추가 감면과 인프라 투자, 지방채 발행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금융정책 카드를 꺼내 든다.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기는 하지만 기업과 지방정부의 대규모 부채 악화로 금융위기 리스크가 제기되는 가운데 당국이 본격적인 돈 풀기에 나설 경우 리스크 가능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어 내수확대 지원을 위한 금융재정 정책을 강화하고 구조조정과 실물경제 발전을 촉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올 들어 시중은행 지준율을 세 차례나 인하하는 등 경기에 군불을 때는 시도를 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으로 온기가 확산되지 않자 결국 재정확대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이날 저녁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5,020억위안(약 83조4,9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풀었다. 이날은 만기를 맞은 MLF 대출이 없는 날이지만 당국이 국무원 회의에서 재정정책 강화를 결정한 직후 인민은행이 초대형 규모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 데 대비해 당국이 실물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뚜렷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국무원 회의에서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선행적인 재정정책 구사 의지가 뚜렷하게 표출됐다. 우선 연초 전인대에서 발표된 세금과 기업 비용 감면에 속도를 더해 기업 연구개발(R&D)비 우대정책 차원에서 올해에만도 650억위안(약 10조8,100억원)의 세금을 줄이기로 했다. 중국의 올해 세금과 비용감면 목표는 1조1,000억위안이지만 추가 지원도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또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지방정부를 통한 1조3,500억위안(약 224조5,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통신·에너지·교통 분야의 민간투자 촉진 차원에서 국가 금융보증펀드를 통해 15만개 중소기업에 1,400억위안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출증진보다는 내수경기 부양과 인프라 투자 확대, 기업 지원 등으로 내실을 다지는 쪽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다만 통화정책은 신중한 운용을 지속하기로 했다. 금융과 환율시장에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모습이 비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전쟁 선전포고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전날 강세를 보였던 위안화 가치는 24일 또다시 1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보다 0.0298위안(0.44%) 올린(가치 하락) 6.7891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7월11일(6.7983위안) 이후 1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인민은행이 전날 MLF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푼 여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유동성 확대가 지속될 경우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미중 무역전쟁속 아프리카 ‘우군’ 만들기 지원사격 나선 왕치산
국제 경제·마켓 2018.07.24 10:28:10미·중 무역전쟁 속에 ‘우군’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왕치산 국가 부주석도 아프리카 챙기기에 나섰다. 2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지난 23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5회 중국-아프리카 민간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양자간 협력을 강조했다. 시진핑 집권 2기에 국가 부주석에 오른 뒤 공개석상에 잘 보이지 않았던 왕 부주석이 아프리카 관련 행사에 나타난 것은 시 주석이 세네갈과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하며 미국을 겨냥해 아프리카 포섭에 매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왕 부주석은 이날 개막식 축사에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여러 영역에서 교류와 협력 성과가 많으며 양자관계가 이미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진심을 다하고 의리를 지키는 정책으로써 양자관계가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손을 맞잡고 운명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아프리카가 정치적 상호신뢰 추진자, 경제 상호공영 추동자, 다자체계 협력자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9일 해외순방에 나선 시 주석은 세네갈, 르완다를 거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빈 방문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8일 모리셔스를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中, 재정·금융정책 강화…미국과 무역전쟁 장기전 대비
국제 경제·마켓 2018.07.24 09:11:31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재정과 금융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24일 봉황망 등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어 내수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및 재정 정책을 강화하고 구조 조정과 실물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올해 경제 운영을 수출 증진보다는 내수 경기 부양과 구조 조정,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큰 그림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번 정책은 수출 증진보다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 압력을 맞서 내수 경기 부양과 기업 경쟁력 확보를 통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리커창 총리 주재의 이번 회의에서 중국은 거시 정책을 안정되게 유지한다는 방침에 따라 외부 불확실성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행적인 재정 정책도 펼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세금 및 비용 감면에 주력하고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 지출에 대한 우대 정책을 통해 올해에만 650억 위안(한화 10조8,100억원)의 세금을 줄여줄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 지방 정부가 인프라 건설 등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도록 1조3,500억 위안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화 정책은 긴축 또는 완화가 아닌 신중한 운영을 지속하기로 했으며 유동성 또한 적정하면서도 충분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국가 금융 보증 펀드를 통해 15만개 중소기업에 1,400억 위안을 지원하는 한편 교통, 통신, 석유, 가스 등 분야에서 더 많은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해 투자 개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G2 무역전쟁 격화에...녹아내리는 韓철강
국제 경제·마켓 2018.07.23 17:36:39중국이 한국산을 비롯한 수입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등 철강 제품에 또다시 반덤핑조사 결정을 내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한층 격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에 불똥이 튀는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공고를 통해 한국·일본·유럽연합(EU)·인도네시아산 철강 스테인리스 빌릿과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제품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나선다고 밝힌 뒤 이날 한국 1개사, EU와 일본 각 3개사, 인도네시아 2개사 제품의 반덤핑조사에 곧바로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산시성 철강업체인 타이강철강유한공사의 신청에 따른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2014∼2017년 관련국 제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한 점을 반덤핑조사 착수 결정의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이들 4개국에서 수입한 해당 제품 수량은 중국 전체 수입량의 98%를 차지했다. 상무부는 “방문, 샘플 조사, 공청회, 현장실사 등의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된다”면서 조사 기간이 1년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내년 하반기에 이들 제품의 반덤핑 여부를 확정하고 반덤핑 판정 규모에 따라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한국과 미국·대만산 스티렌에 반덤핑 최종 판정을 내리고 한국 수입 제품에 6.2~7.5%의 관세율을 적용한 바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G2 무역전쟁, 환율로 전선 확대]'새우등' 원화, 글로벌 불확실성에 변동성 커진다
경제 · 금융 정책 2018.07.22 17:29:49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될 경우 원화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양국 간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한국에서의 자본유출입이 확대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는 최근까지도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미국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 6월15일 이후 한국의 통화가치는 주요국 가운데 여섯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화가치는 6월15일부터 7월20일까지 3.2% 하락했다. 한국보다 통화가치 하락폭이 큰 나라는 미중 무역전쟁의 당사자인 중국(-5.1%),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33.3%), 신흥국인 칠레(-4.0%), 태국(-3.8%), 인도네시아(-3.8%) 등 5개국에 불과하다. 향후 원화의 운명은 안갯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화가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며 위안화 약세를 정면 비난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건 것은 원화 강세 요인이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관세인상에 맞춰 위안화 절하 속도를 높이는 것은 원화 약세의 손을 들어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 발효 이후 원·위안화의 30일 이동상관계수는 0.9를 상회한다. 이 수치는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가 강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양국 간 환율전쟁이 본격화되며 세계 경제의 불확설성이 커지면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원화는 강세요인과 약세요인이 맞물려 있어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며 “분명한 사실은 미중 갈등에 따라 원화가치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출렁이면 기업들의 수출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G2 무역전쟁, 환율로 전선 확대]환율전쟁 전면 확산땐 자금·상품시장에 관세보다 더 큰 충격
국제 정치·사회 2018.07.22 17:27:07미국이 본격적인 글로벌 환율전쟁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서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의 파장에 대한 우려에 휩싸여온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문제 삼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뒤흔든 데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 영향마저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의 ‘환율조작’ 탓으로 돌리며 환율전쟁의 포문을 연 가운데 5조1,000억달러 규모의 세계 외환시장이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중국과 EU 등은 통화 가치를 조작하고 금리를 낮췄다”면서 “미국의 경쟁력을 빼앗는 것으로 늘 그렇듯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EU 등에 대한 무역적자 확대에 관세 부과로 대응하고 있지만 강달러가 지속되자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중국 위안화가 계속 절하되며 환율조작 의혹을 제기했지만 중국이 20일에도 위안화를 추가로 절하면서 1년 만에 위안화는 달러 대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자 보다 노골적으로 ‘환율조작’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0% 높인 6.7671위안으로 고시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2년 내 최대 수준으로 위안화 가치는 7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위안화 환율은 이날 장중 달러당 6.8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안화 기준환율의 2% 내외에서 움직이는 역내 위안화 환율이 지난해 6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고의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을 붙인 환율조작 논란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로까지 이어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1일 G20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위안화 약세가 중국에 불공정한 이득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위안화 환율조작 여부를 자세히 검토할 것”이라며 중국의 환율조작 의혹을 정조준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아소 다로 재무상은 한발 더 나아가 첫날 회의석상에서 “선진국에서 금융정책 정상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통화 하락이 세계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서 위안화 약세에 대한 중국 측의 설명을 촉구했다.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해나가자 세계 금융시장의 긴장감은 한층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간 환율전쟁이 전 세계 외환시장뿐 아니라 주식, 원유, 신흥국 자산 등 다방면에 걸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전쟁이 촉발되면서 위험자산과 유가 가치가 급락하고 러시아 루블, 콜롬비아 페소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의 통화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환율전쟁은 세계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다”며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달러·위안화 ‘통화전쟁’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탓에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의 저명한 환율 전략가인 옌스 노르드빅 엑산테데이터 창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양상이 바뀌었다”면서 “전 세계의 환율과 관련된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건은 위안화 가치가 미 정부의 사실상의 구두개입과 환율전쟁 우려 속에 추가 하락세를 이어갈지 여부다. 중국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최근의 가파른 위안화 약세가 무역전쟁을 의식한 시진핑 지도부의 의도적인 방치 결과인지 아니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강력한 통상 압박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탓인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쑨궈펑 인민은행 금융연구소장은 “최근 위안화 약세는 외부의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반응의 결과”라며 “중국은 자유무역과 규칙을 기초로 한 국제준칙을 견지하고 있어서 위안화 환율을 수단으로 무역마찰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최근의 위안화 약세가 당국의 의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지만 가파른 환율 변동에 대한 당국의 방치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수출 확대의 촉매재로 활용한다는 의혹을 받으면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환율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중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노르드빅 창업자는 블룸버그 통신에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저지하고 지금의 6.8위안 수준에 묶어두려는 시도를 할지가 (향후 환율전쟁 향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베이징=홍병문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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