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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구진, 방사선 중성자 막는 섬유기술 개발
사회피플 2024.09.01 18:36:41국내 연구진이 우주방사선과 같은 방사선에 포함된 중성자를 막아주는 새로운 섬유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대윤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우주방사선에 포함된 중성자를 막을 수 있는 질화붕소나노튜브(BNNT) 섬유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우주방사선 속 중성자는 생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전자기기 오작동을 유발해 장기적인 우주임무 수행에 위협이 된다. BNNT는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 모양이 연결돼 관 모양을 만드는 탄소나노튜브(CNT)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지만 구조 속에 붕소를 다수 포함해 중성자 흡수력이 CNT보다 20만 배 높다. 다만 이 물질은 합성섬유를 만들 때 필요한 고분자 용액과 섞어도 용액 속에서 잘 퍼지지 않는 문제가 있어 섬유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BNNT와 내열성이 강한 섬유 물질인 아라미드 고분자 사이 상호작용을 조절해 섞이기 어려운 두 물질을 완전히 혼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어 이 용액을 활용해 섭씨 500도에서도 타지 않는 섬유를 연속적으로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섬유를 우주뿐 아니라 방사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직군의 방호복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내열성이 뛰어나 국방이나 소방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능성 섬유를 우리가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의복 형태로 적용하면 중성자 노출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우주·국방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해 6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파이버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
[사진] 하나금융 대학생 홍보대사 해단식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9.01 18:35:50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사옥에서 대학생 홍보대사 프로그램인 ‘스마트(SMART) 홍보대사’ 해단식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제18기 스마트 홍보대사로 선발된 50명의 대학생은 지난 3개월의 활동 기간에 그룹의 홍보 콘텐츠 제작, 주요 관계사 탐방,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 스포츠단 연계 마케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캠페인 연계 사회 공헌 활동, 신사업 아이디어 제안, 글로벌 봉사 활동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
“‘현존 명장’ 두명 뿐…전승자 찾아 전통 이을 것”
사회피플 2024.09.01 18:35:32조선시대 남성들은 머리를 길게 길렀고 장가를 들거나 성인이 되면 긴 머리카락을 모두 올려 빗어 정수리 위에서 감아 매는 상투를 틀었다. 이때 상투를 튼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게 이마에 ‘망건’이라는 머리띠를 두른다. 지금은 상투를 트는 남성이 없으니 망건에 대한 수요가 없지만 우리나라 전통 의관 중 하나인 망건 제작의 명맥을 잇는 이가 있다. 바로 전영인(55·사진) 망건장(網巾匠)이다. 망건장이란 망건을 만드는 장인(명장)을 뜻한다. 최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무형유산(옛 국가무형문화재) 망건장 보유자로 인정받은 전 명장은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할머니·어머니에 이어 망건장 보유자로 인정받아 기쁘면서도 어깨와 마음이 무겁다”며 “할머니와 어머니의 명예로움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앞선다”고 말했다. 제주시에서 출생해 줄곧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망건을 만들면서 어린이집 교사 일도 함께 하고 있다. 3대째 망건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전 명장은 외할머니인 고(故) 이수여 명장과 어머니 강전향 명장에게서 어릴 때부터 망건 제작 기술을 배웠다. 망건의 주재료는 말총(말의 갈기나 꼬리털)인데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말 사육을 많이 해 말총 공예가 발달했고 망건은 한때 제주 여성들의 주요 생계 수단이었다. 전 명장은 “요즘은 제주에서 망건을 짜는 사람이 많지 않고 망건장은 국내에 어머니와 나 2명뿐”이라며 “할머니와 어머니는 평생 망건 짜는 일을 해왔는데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두 분의 모습을 닮고 싶다”고 했다. 40년 가까이 망건을 만들고 있는 전 명장은 망건 제작은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고된 작업이라고 했다. 망건이 작고 화려하지 않아 간단해 보이지만 여간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손베틀을 이용해 짠 편자를 망건골에 묶어 고정시키고 작은 바늘에 말총을 끼워 앞뒤 바닥을 짠다”며 “이후 이 작업물을 뜨거운 물에 넣어 삶고 말린 후 당줄과 명주천으로 감싸 관자를 달아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중간에 실수가 있으면 모두 뜯어내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한다. 전 명장은 “망건 한 개를 제작하는 데 나와 어머니처럼 숙련된 사람이 작업해도 한 달 정도 걸린다”며 “이처럼 작업 과정이 어렵다 보니 간혹 망건에 관심을 갖고 배우러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도에 포기한다”고 전했다. 지금은 망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어 전 명장과 어머니가 만든 망건은 판매되지 않는다. 국가무형유산은 인증을 위해 1년에 한 번씩 결과물을 국가유산청에 제출해야 하며 이때 국가유산청이 한 작품을 구입해주는 게 전부라고 한다. 전 명장은 “매년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은 국가무형유산의 가장 큰 의무 중 하나이고 이런 것을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어머니를 통해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 나도 국가무형유산이 됐으니 이런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더욱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에게는 국가유산청에 작품을 제출하는 것 외에 또 한 가지 의무가 생겼다. 망건 제작 전승자를 찾는 것이다. 지금은 딸과 조카가 망건 제작을 배우고 있는데 정확히는 어머니의 제자라고 한다. 전 명장은 “망건장 보유자가 돼 전승 활동을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제자를 발굴하고 교육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선하고 욕심이 없으면서 전통문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에게 재능을 나눠주고 싶다. 제작자의 선함과 전통문화를 존중하는 의식이 망건에 잘 표현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망건과 같은 우리의 전통 기술이 계속 후대에 이어지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또 전통 기술을 가진 이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그에 대한 대가도 주어지면 좋을 것”이라는 바람도 나타냈다. “망건은 이제 제 삶의 휴식처가 됐습니다. 힘들 때 망건을 짜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저 역시 전통 기술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망건을 짜면서 망건과 친구처럼 지내려 합니다.” -
"결혼·육아 긍정적 인식 확산"…'가족愛' 콘텐츠 지원 늘린다
문화·스포츠문화 2024.09.01 18:22:44문화체육관광부가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생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가족’ 방송콘텐츠를 확대하기로 했다. 저출생을 해소하기 위해서 아이를 포함한 가족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1일 문체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결혼, 출산, 육아 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산 분위기를 만드는 TV 드라마와 예능·다큐멘터리 등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 방송프로그램이 주요 지원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문체부 관계자는 “단순히 개인에게 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 및 가정 분위기를 장려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지난주 개최된 ‘제3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 “가족·생명·공동체 가치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문화적 대응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그 방안의 하나로 “‘아이를 키우는 일상의 즐거움’을 담은 방송 콘텐츠 제작·홍보를 확대하고 관련 캠페인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제시했다. 이외의 다른 대책으로는 인문사회·종교적으로 우리 사회의 공동체 의식 회복, 생명존중 문화의 확산 등이 제기되지만 이들은 곧바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다른 관계자는 “특히 가족을 강조하는 미국 드라마 방식이 모델로 될 수 있다. 영화 등 콘텐츠는 당장 활용이 쉽지 않아 우선 TV에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나 혼자 산다’ 등 개인주의를 부추기는 삶에 대한 TV방송 프로그램 보다는 아이를 포함한 가족의 가치와 가족의 다채로운 모습을 부각시키는 콘텐츠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8월 12일 문체부 주요 현안 출입기자 브리핑 자리에서 앞서 가진 드라마·다큐·예능 등 방송 작가들과 간담회 내용을 소개하며 “요즘 드라마를 보면 자식이나 부모가 없다. 대가족이 나오고 우리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에 지원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정부 전체로도 문체부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저출생 대책으로 “가족과 가정의 가치, 마을 공동체의 가치 같은 이런 것들을 다시 일깨우는 데 문화체육관광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힘을 실은 바 있다. -
정선서 승용차가 1톤 트럭 추돌…적재함 탑승 60대 사망·부상 6명
사회사회일반 2024.09.01 18:21:361일 오전 8시 48분께 강원 정선군 신동읍의 한 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20대 A씨가 몰던 승용차가 70대 B씨가 운전하던 1톤 트럭 측면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화물차에 타고 있던 60대 C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함께 타고 있던 60대 D씨도 머리가 크게 다쳐 치료받고 있다. 또 승용차와 화물차에 타고 있던 5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삼성 '스마트 가전' vs LG '홈 허브'…자존심 건 AI 혁신 대결
산업산업일반 2024.09.01 18:09:48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자존심을 건 맞승부를 펼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접목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열리는 IFA는 출범 100주년을 맞아 공식 행사 명칭을 ‘모두를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ll)’으로 바꾸고 첨단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주인공은 ‘AI 가전’=올해 IFA의 핵심 키워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는 ‘챗GPT 쇼크’ 발생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열려 각 사가 본격적인 제품보다는 비전 제시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AI를 입은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비롯해 프리미엄 냉장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 AI가 적용된 자사 대표 플래그십 가전들을 시연한다. AI가 실제 가사 노동을 줄이고 기존 가전의 한계를 돌파하는 모습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온디바이스AI와 스마트허브 기술에도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기능을 통해 자사 온디바이스AI 칩의 성능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반도체 설계 및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의 강점을 최대한 내세우는 전략이다. 실제 삼성이 AI TV 기능으로 강조하는 장르 맞춤 화질 설정, 자연어 이해 기능, AI 화질 업스케일링 기능은 모두 자체 AI 칩을 통해 구현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칩을 통하면 네트워크와 상관없이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예컨대 통신 품질이 나쁠 때 온디바이스 AI로 화질을 보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전시의 주인공으로 AI홈 허브를 낙점했다. IFA 개막에 맞춰 자사 최초의 AI홈 허브 ‘LG 씽큐 온’을 공개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경쟁사 대비 출시가 늦은 편이지만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어 이해 능력이 풍부해진 만큼 높은 사용성이 기대된다. 또한 회사가 최근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의 기술력을 더해 높은 개방성을 가진 것도 장점이다. 회사는 별도의 공간을 행사장에 마련해 씽큐 온을 통한 가전 연결 경험을 선보일 방침이다. ◇헬스케어 시장 주목=최근 전 세계 가전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도 주목할 만한 키워드다. IFA 측은 올해 행사에서 피트니스·헬스케어를 새로운 전시 카테고리로 추가했다. 라이프에릭 린드너 IFA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IFA 관심 영역의 한가운데 있던 주제는 아니었지만 올해는 주력 부문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와 뷰티테크 분야에서 최초로 선보이게 되는 제품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바디프렌드 등이 참여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직전 행사에서 첫선을 보인 ‘삼성푸드’의 차세대 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매서워지는 중국 공습=해마다 IFA에서 영향력을 높여온 중국 가전 기업의 기술 수준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현재 IFA 홈페이지에 등록된 전시 기업 1707개 기준 중국 기업의 수는 22.6%인 387개에 달한다. 67개인 국내 기업의 약 6배 수준이다. TV 업체 TCL과 스마트폰 업체 아너는 행사의 공식 스폰서를 맡으며 대형 전시장을 갖춘다. 아너는 올해도 자사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신 제품을 IFA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행사에서도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 ‘매직 V2’를 공개하면서 삼성 등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아너가 공개할 V3는 이번에도 가장 얇은 폴더블폰 타이틀을 다시 한번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가 출시를 앞둔 갤럭시 Z 시리즈 스페셜에디션 라인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국내 스타트업도 도전장=IFA는 그동안 국내 가전 대기업의 주무대였지만 올해는 한국 스타트업도 대거 참여해 존재감을 발휘한다. 주최 측은 지난해부터 혁신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부대 행사 IFA 넥스트를 만들었다. 올해 IFA 넥스트 행사에는 한국 스타트업관이 따로 마련될 예정이며 모빌리티·AI·바이오 등 영역에서 20여 개의 기업이 자사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이 가운데 10개 기업은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보쉬·아우디 등 독일 대표 기업들과 오픈이노베이션 서밋을 가질 예정이다. -
中저가공세에 글로벌 경쟁력 뒤처져…디스플레이·철근도 구조조정 사정권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9.01 18:08:36석유화학 업종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철강 업종 역시 자율적 구조조정의 사정권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업종 또한 중국산 저가 공세로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데다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은 49%로 사상 처음 중국(49.7%)에 역전당했다. 한국이 OLED 같은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에서 유지하던 경쟁 우위까지 중국에 빼앗긴 셈이다. 한국은 2020년 글로벌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이 36.8%로 중국(36.7%)에 앞선 것을 끝으로 세계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한중 간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중국이 47.9%를 기록하며 한국(33.4%)을 크게 따돌렸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는 사실상 중국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게 됐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일본 샤프 역시 최근 TV용 LCD 생산을 종료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또한 2022년 LCD 분야에서 철수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도 2022년 국내에서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유일하게 남아 있던 중국 광저우 공장까지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LCD 시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OLED 기술까지 추격해 한국을 위협할 것”이라며 “정부가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한 구조 개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철강 업종 역시 철근재 중심으로 자율적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한국 철강 순 수출액은 2022년 28억 달러에서 지난해 37억 달러로 32% 늘었다. 중국 업체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마저 잠식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특히 건설 현장에 주로 쓰이는 철근의 재고량은 급격히 늘고 있어 생산량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정상 가격 이하로 후판을 수출하면서 국내 철강 업체의 타격이 상당하다”며 “일부 업체는 공급과잉을 견디다 못해 기계식 휴대폰 키패드용 동판 생산에서 스테인리스 특수 합금 강관 개발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 역시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및 수요 부진, 탄소 중립 및 각종 무역장벽으로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철강을 대상으로 한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지속적으로 심화해 국내 철강업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데이팅 앱으로 솔로 탈출할 수 있을까?"…틴더 등이 새로 선보이는 기능 뭐길래
국제국제일반 2024.09.01 18:07:31사용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온라인 데이팅 앱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최근 '틴더', '힌지', '범블', '그라인더' 등 글로벌 데이팅 앱들은 Z세대(젠지) 사용자들을 겨냥해 AI 기반 '바람잡이'(wingmen)를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앱상에서 만난 상대에게 어떤 말을 건넬지, 대화가 계속 이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AI 챗봇 개발에 나선 것이다. 우선 그라인더는 사용자의 프로필과 그간의 채팅 기록을 기반으로 대화를 생성해주는 챗봇 '그라인더 윙맨'을 개발하고 있다. 그라인더의 최고 제품 책임자인 AJ 밸런스는 "마치 술집에서 당신이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것을 친구가 돕는 것과 같다"며 "단지 이런 과정이 앱에서 가상으로 이뤄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틴더는 향후 12개월 안에 AI를 데이트 지원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범블도 유사한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힌지는 AI 기반의 피드백을 제공하는 챗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데이팅 앱들이 이같은 변화를 꾀하는 배경에는 ‘온라인을 통한 데이트에 대한 젊은 층의 피로감’이 꼽힌다. 지난 3월 원폴 조사에 따르면 데이팅 앱 사용자의 4분의 3 이상이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40%는 번아웃의 이유로 ‘좋은 데이트 상대를 찾는 데 계속해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업계는 데이팅 앱의 주이용자층인 젊은 층이 이탈하면서 유료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수익이 떨어지자 개인화된 피드백 등을 제공해 재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데이팅 앱의 이런 시도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워릭대 연구진인 캐롤라이나 반디넬리는 "이 모든 것은 사랑을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닌 효율적인 중매 활동으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이런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만파식적] 라스트 마일
오피니언사내칼럼 2024.09.01 17:56:20올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들은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의 ‘라스트 마일(last mile)’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물가 추세가 막바지에 접어든 국면에 자칫 방심하면 물가 안정 기조로의 진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경고였다. 한국은행도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물가 마지막 단계에서는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데 관리에 소홀하면 다시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기 진입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라스트 마일에 대한 부주의에 기인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라스트 마일은 원래 사형수가 사형 집행 장소까지 걸어가는 거리를 의미한다. 마라톤 등 스포츠 경기에서는 결승점 도착 직전의 최종 구간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유통업에서 라스트 마일은 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금융시장에서는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마지막 구간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최종 구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담아 자주 사용한다.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목표치는 연 2%다. 글로벌 경제를 짓눌렀던 물가 상승 기조가 한풀 꺾이자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정책 조정 시기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중앙은행(BOE),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이미 기준금리를 낮췄다. 우리도 물가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해 금리를 내릴 여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급증하는 가계 부채와 치솟는 집값 때문에 정책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글로벌 통화 정책의 방향 전환(피벗) 흐름 속에서 한국만 나 홀로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한은이 정교한 통화·재정 정책 조합을 모색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래야 라스트 마일을 무사히 통과해 경제 연착륙에 다가갈 수 있다. -
22대 국회 '100일 대장정'…거부권 정국 뇌관 여전
정치정치일반 2024.09.01 17:55:2122대 첫 정기국회가 2일 개원식을 시작으로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한동훈(국민의힘)·이재명(더불어민주당) 양당 대표 회담과 함께 대화 분위기가 만들어진 가운데 맞이하게 되는 정기국회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강하게 난색을 표하는 ‘채 상병 특검법’부터 거부권(재의요구) 법안에 대한 재표결까지 곳곳이 뇌관인 만큼 여야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정기국회는 2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4~5일에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9일부터 12일까지는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다. 윤석열 정부 3년 차 정국 주도권을 놓고 맞붙게 될 국정감사는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이어지며 11월부터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정기국회 개회식은 22대 국회 개원식을 겸해 열리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개원식에 오지 않을 예정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첫 사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는 각자 1박 2일 연찬회와 워크숍을 열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국민의힘은 “우리는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을 이행하겠다”면서 민생 경제 활력·저출생 극복 등 6대 분야 170개 법안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도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폭주를 멈추고 오직 국민의 명령에 따라 분골쇄신의 자세로 임할 것”이라면서 내수 활성화 법안 102개, 민주주의·한반도 평화 법안 27개 등 165개 입법 과제를 선정했다. 하지만 정기국회 첫 법안 통과를 위해 열리는 이달 26일 본회의에서부터 여야 충돌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방송4법·노란봉투법·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등 6건 법안에 대한 재표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야 민생 협의로 잠시 멈춘 ‘쟁점 법안 상정→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야당 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정쟁 도돌이표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또한 살얼음판이 예상된다. 야당은 ‘2특검(채 상병·김건희 특검법) 4국조(채 상병·방송장악·양평고속도로·동해유전 관련 의혹)’를 앞세우며 공격을 벼르고 있다. 여기에 검찰 개혁과 함께 정부를 향한 친일 공세에도 고삐를 당길 기세다. 이에 대응해야 하는 여당은 ‘적극 엄호’하겠다는 각오이지만 의석수에 밀리면서 방어를 위한 동력이 약한 상황이다. 최대 난관은 ‘채 상병 특검법’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 발의의 뜻을 밝힌 상태다. 한 대표가 언급한 ‘제3자 추천’부터 국민의힘 일각에서 요구하는 ‘증거 조작’ 의혹까지 담는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부에서 특검에 강한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야권의 요구에 응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자칫 특검에 동조하게 된다면 ‘의료대란’으로 경색된 당정 관계가 더욱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 67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의 운명도 한 치를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지키기에 나선 여당과 달리 야권은 ‘부자 감세’ 예산이라며 대규모 칼질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둘러싼 여야 입장 차가 너무 크다. 이 대표가 ‘선별 지원’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정부는 일찌감치 ‘건전재정’ 방침을 세운 만큼 협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적한 민생 법안들의 통과 가능성도 가늠할 수 없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완화는 물론 사용후핵연료의 영구 처분 시설 마련을 위한 고준위방폐물특별법,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해 세액을 공제해주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처리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한편 정기국회를 하루 앞두고 김종민(세종갑·3선) 의원은 새로운미래를 탈당했다. 새로운미래는 유일한 현역인 김 의원의 탈당으로 원외 정당이 됐다. -
[로펌을 이끄는 전문가] "맨파워가 곧 경쟁력…ICT 종합 컨설팅 그룹으로"
사회사회일반 2024.09.01 17:55:05“블록체인이 전통적인 디지털 문화 영역을 넘어 이제 금융 규제의 영역에도 포함되듯 날로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산업 간 융합과 신사업 출현이 반복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업계 최대 규모인 50여명의 전담 인력을 바탕으로 ICT 분야 법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겠습니다." 법무법인 세종 ICT 그룹을 이끄는 강신욱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는 지난달 3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ICT 영역에서 ‘융합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요직을 두루 거친 자타공인 방송정보통신 정책·규제 전문가인 강 변호사는 “차세대 통신기술(5G), 인공지능 등 기술 발전에 따라 ICT 산업 전반이 빠르게 재편되는 만큼 다양한 업계 간 융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령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같은 미래 산업의 유관 부처가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등에 다양하게 걸쳐있는 만큼 날이 갈수록 법률 수요도 복잡해지고 다양화된다는 것이 강 변호사의 생각이다. 이는 세종 ICT 그룹이 끊임없이 ‘외연 확장’을 해온 이유와도 연결돼 있다. 세종 ICT 그룹의 뿌리는 세기의 소송이라 일컬어지는 ‘SK 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사용료 소송’에서 SK 브로드밴드의 1심 승소를 이끌어낸 TMT(방송정보통신) 팀이다. 이후 급변하는 ICT 업계에 발맞춰 개인정보·데이터팀, 신사업플랫폼팀까지 차례대로 신설하며 대응 영역을 넓혀왔다. 강 변호사는 “산업계의 변화 흐름에 맞춰 유기적·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왔다”며 “강력한 맨파워을 경쟁력으로 삼고 ICT 산업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확장으로 현재 세종 ICT 그룹은 소송 뿐만 아니라 산업별 규제 대응 전략, 입법 전략, 정책 자문, 기업 경영 자문 등을 수행하며 ‘종합 컨설팅 그룹’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N번방 방지법’ 마련에도 참여했으며 현재는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 보호 및 시장 혁신을 위한 관련 법 개정 작업에도 함께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AX(AI Transformation)에 대응하기 위해 장준영 변호사(연수원 35기)를 필두로 한 AI 센터도 개관하며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하고 있다. 장 변호사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ICT 규제 디자인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윤종인 고문과 한국인터넷진흥원 본부장을 지낸 최광희 고문도 합류해 전문성을 높였다. 장 변호사는 “늦어도 내년까지는 전세계 모든 국가가 AI 관련 법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의 안전한 보관·관리 환경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며 “고객들에게 AI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통합 솔루션과 1대 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를 침해한 기업에 ‘전체 매출액’의 3%까지 괴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징금 상한액을 ‘위법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3%'로 한 종전과 달리 현행은 관련 없는 매출액을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기업에 주어진 것이다. 이 밖에도 게임 업계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법률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게임 PG(Practice Group)도 꾸렸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석 변호사(연수원 40기)는 “게임사 간 IP 분쟁을 비롯해 개인정보·노동 이슈도 포괄해 자문 중에 있다”며 “이외에도 게임 산업의 글로벌 수출을 위해 주요 게임사들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
[솔선수법]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한 단상
사회사회일반 2024.09.01 17:54:41대한민국 형법에는 ‘친족간 재산범죄’의 ‘불처벌’ 특례라고 할 수 있는 친족상도례 규정이 있다.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제323조의 죄(권리행사방해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강도죄와 손괴죄를 제외한 모든 재산범죄에 준용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 형법 조항이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결정했다. 해당 조항이 지나치게 넓은 범위의 친족에 대해 재산범죄의 불법성의 경중을 묻지도 않고,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형면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형사재판을 담당할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가 가까운 친척인 경우 그 죄책의 경중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아직도 법정에 선 20대 남성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피고인은 어리석게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조카를 차에 태워 아이스크림 가게로 이동하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말았다. 본인은 다친 데가 없는데도 불행히 조카는 세상을 떠나고만 사건이었다. 잘못에 대한 뉘우침도 사치인양 현실의 참담함을 부정하고픈 피고인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하지만 과거를 되돌리고 싶은 절실한 바람은 불가능했다. 죄값을 치르더라도 평생 짊어져야 할 업보를 생각하면 걱정되는 마음도 들었다. 피고인 부모의 마음은 어떨 것이며, 피고인의 형제이자 피해자 부모의 고통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사건이었다. 이렇게 가해자와 피해자의 특별한 관계는 끊임없는 고민거리를 낳았고, 도피처인지 모르지만 결국 피고인과 피해자가 남남인 사건과 다르지 않게 사건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재산범죄라는 이유로 가까운 친족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수많은 사람들의 억울함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니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분명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세대 간 인식차는 젠더 이슈에 관한 남녀간 입장 차 못지않게 클 것이다. 가족의 형태와 개념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친족 간 유대나 신뢰는 그 시대의 생활 양식이나 가치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젠간 친족상도례 규정이 구시대적 유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가족·친족의 든든한 울타리가 한동안은 지속돼 주길 바라는 마음도 포기할 수 없다. -
女골프 상금 선두 바뀌었지만…‘박지영 1위 vs 박현경 2위’ 1800만원 차이 초박빙
서경골프골프일반 2024.09.01 17:54:29KG 레이디스 오픈 우승은 늦게 핀 ‘골프 꽃’ 배소현(31)의 몫이었다. 배소현은 1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박보겸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시즌 3승째이자 통산 3승째다.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배소현은 우승 상금 1억 4400만원을 더하고 상금랭킹 6위(6억 7771만원)로 올라섰다. 이번주 상금랭킹에 큰 변화가 생겼다. 1위와 2위가 바뀐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5위(12언더파 204타)를 차지한 박지영이 3000만원을 더해 시즌 상금을 9억 8610만원으로 늘리고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반면 공동 18위(8언더파 208타)에 머문 박현경은 824만원을 더하는데 그쳐 상금랭킹 1위 자리를 내줬다. 박현경의 상금은 9억 6809만원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상금 차이는 1800만원에 불과해 언제 다시 순위가 바뀔지 모른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단독 3위 이내에 들면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할 수 있었지만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다음주 대회는 5일부터 블랙스톤 이천 골프장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다. 우승 상금 2억 1600만원이 걸린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시즌 상금 10억 원 돌파가 가능한 선수는 박지영과 박현경 외에 상금 3위 황유민(8억 477만원), 상금 4위 이예원(8억 64만원)까지 4명이다. 상금 5위(7억 7760만원) 윤이나와 6위 배소현은 우승해도 10억 원 돌파는 불가능하다. 시즌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KLPGA ‘10억 원 돌파’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부부 무속인의 엽기 퇴마의식…위증 포착해 자백 이끌어 [수사의 촉]
사회사회일반 2024.09.01 17:54:05‘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운세를 보기 위해 무당집을 찾아간 40대 A씨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자신의 몸에 귀신이 붙어 있다는 것이었다. A씨는 반신반의했지만,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고, 결국 ‘당장 퇴마 의식이 필요하다’는 무속인의 말을 굳게 믿게 됐다. 하지만 정작 A씨에게 고통을 준 것은 귀신이 아니라 부부 무속인의 엽기 행각이었다. 2022년 6~8월 사이 3차례에 걸친 부부 무속인의 이른바 '퇴마 의식'은 흉내만 낸 사기극에 불과했다. A씨는 무속인으로부터 반드시 교복을 착용할 것을 강요받았고, 이후 수십차례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으며 다리에 큰 상해를 입었다. 부부 무속인은 엽기적인 행동을 이어가면서도 A씨에게 액운을 쫓아주는 일종의 ‘달초(撻楚) 의식’이라 속였다. 자신들을 믿어야 귀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협박도 일삼았다. 귀신을 쫓기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믿게 된 A씨는 부부 무속인의 무리한 지시도 따랐다. 이들은 퇴마의식을 빙자한 범죄 행각을 서슴지 않았고, 결국 성추행으로까지 문제가 번졌다. 남성 무속인은 돌연 자신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며 퇴마의식을 위해 교복 착용을 한 상태로 잠을 자야한다고 A씨를 속였다. A씨는 무속인 옆자리에서 잠만 자면 된다는 말을 굳게 믿었지만 남성 무속인은 이 과정에서 신체를 더듬는 등 수차례 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곧바로 경찰에 부부 무속인들을 상해·추행 범죄로 신고했다. 하지만 검찰의 기소 과정에서 사건은 난항에 빠졌다. 이들 무속인 부부가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던 것과 달리 법정에선 피해자를 때리거나 추행한 적이 없다며 혐의 전체를 부인한 것이다. 사건을 맡은 이대성 울산지검 공판송무부장(연수원 37기)은 경찰 수사 당시부터 이들의 진술이 불일치하다는 점을 근거로 상호 증인신문이 필요하단 점을 재판부에 적극 피력했다. 이 검사는 “두 무속인이 부부관계다 보니 서로 감싸주고 혐의 부인에 급급해 진술에 두서가 없었다”며 “변론 분리를 요청해 증인신문을 진행한 것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위증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 첫 단계로 돌아가 증거 기록을 추가로 면밀히 살피고, 피해자 진술까지 모두 청취했다. 이들이 혐의 전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A씨가 직접 자신들을 찾아오고는 허위로 신고했다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변론 분리 과정에서 이들의 진술이 상호 다르다는 것이 입증됐고, 이는 곧 허위 진술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 빈틈없는 수사에 여자 무속인은 허위 진술에 대한 혐의를 인정했다. 이 검사는 곧바로 자백한 여성 무속인을 벌금 300만 원의 약식 기소했다, 남성 무속인은 위증죄를 인정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한 끝에 불구속 기소로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은 이들의 상해 및 추행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결해 지난 6월 집행유예 선고를 확정됐다. 이 검사는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고도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합심해서 위증이란 범죄까지 저지른 사건”이라며 “피해자 진술과 증거 기록을 면밀히 검토해 무속인 부부의 분리 변론을 재판부에 요청하면서 사건의 실체를 밝힐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검사가 이끌고 있는 울산지검 공판송무부는 위증, 위증교사로 사법질서 저해사범에 대해 엄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올 5~6월까지 약 2개월간 위증사범 11명을 인지·기소했다. -
[韓·李회담]25만원법·의료개혁 접점 못찾아…'정치복원' 원론적 공감만
정치국회·정당·정책 2024.09.01 17:54:00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일 회담이 서로 간의 거리감만 확인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종료됐다. 어렵사리 마련된 논의 테이블에는 여야 간 이견이 큰 쟁점 현안들이 폭넓게 다뤄졌지만 두 대표 모두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선에서 그치면서 실효성 있는 ‘통 큰 합의’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양당 대표는 이날 회담 직전인 모두발언에서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듯 신경전을 펼쳤다. 당초 각 7분씩 예정됐던 모두발언은 막판에 10분으로 늘리기로 합의됐지만 두 사람 모두 이를 훌쩍 넘겨 한 대표는 13여 분, 이 대표는 18여 분이나 할애했다. 한 대표는 “11년 만에 열린 이번 여야 대표 회담이 이견을 좁히고 공감대를 넓히는 생산적 정치, 실용적 정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운을 뗐다. 한 대표는 “민생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자신이 핵심 의제로 꺼내 들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비롯해 저출생 패키지 3법,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인공지능(AI) 기본법, 반도체 특별법 등의 우선 처리를 요구했다. 반면 이 대표가 민생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는 ‘현금 살포’라고 규정한 뒤 “쓸 수 있는 혈세는 한정됐고 개인들이 느끼는 격차의 질과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똑같은 복지가 아니라 모두의 필요에 맞춰진 복지를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 개혁을 촉구하는 과정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소환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수사나 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을 상대로 시리즈처럼 해온 민주당의 탄핵은 곧 예정된 판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국회의원의 면책특권도 제한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한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면책특권 등 정치 개혁을 하자”고 한 반면 이 대표는 “검찰 독재인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원고를 읽기보다 앞선 한 대표의 발언을 맞받아치는 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한 대표가) 현금 지원이라고 말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차등·선별 지원을 하겠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으니 적정한 선에서 협의해서 지원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한 대표가 언급한 정치 개혁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원의 특권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상응하는 대통령의 소추권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행정적 독재국가로 흘러갈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한 대표가) 법 앞의 평등을 말하던데 법 앞에 형식적으로 평등할지는 몰라도 검찰 앞에서는 매우 불평등하다”고 반박했다.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과 제보 조작 의혹을 모두 수용하겠다며 결단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소소한 조건들을 추가한다면 그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금투세 폐지 추진에 대해서는 “막연한 세금 깎아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식시장 살리기·부스트업’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결이 다른 주장을 내놓았다. 두 대표는 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겨 당초 계획했던 90분을 훌쩍 넘어 3시간 넘게 대화를 이어갔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양당이 회담 이후 마련한 공동 합의문에는 핵심 쟁점인 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이 포함되지 않았다. 금투세 문제에 대해서도 주식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협의하기로 했지만 합의가 아닌 선언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금투세 시행 여부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비정상적인 양태들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다면 자본시장 활성화가 해결되기 어렵다”며 “이에 종합적으로 검토·협의하자고 정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식 의제에서 빠진 의료 사태 문제도 합의문에 포함됐지만 이 역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여야는 정부에 추석 연휴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 한 대표가 이 대표를 향해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정도로 대표 회담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외에 양측은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 운영을 비롯해 △반도체·AI·국가기간전력망 확충 등 지원 방안 논의 △육아휴직 확대 입법화 신속 추진 △딥페이크 범죄 처벌과 제재 등 제도적 보안 방안 추진 △지구당 제도 재도입 등에 합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이번 대표 회담이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무엇보다도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에 대한 민생 패스트트랙 국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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