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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출, 역대 최대치 경신…11개월 연속 '플러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9.01 17:49:24지난달 수출액이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0% 넘게 증가했다. 11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1~8월 누적 무역수지 흑자 규모 역시 2018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57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4% 늘었다. 지난해 8월보다 조업 일수가 0.5일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11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1~7월 월별 수출 실적은 모두 역대 2위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 것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8%나 증가한 119억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과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 정보기술(IT) 전방 산업 수요 확대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은 최근 4개월 연속 110억 달러 이상,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컴퓨터·석유제품·석유화학·선박·바이오헬스 등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7개 품목 수출도 증가했다. 특히 컴퓨터 수출은 지난해 8월보다 183% 급증한 15억 달러를 기록했고 바이오헬스 수출은 39% 증가하며 8월 중 역대 최대 실적인 12억 8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선박 수출은 80% 증가해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면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8월보다 4.3% 감소한 51억 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전기차 수출은 6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12억 2000만 달러)과 비교해 절반에 그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생산 라인 현대화 작업, 임금 및 단체 협상 등으로 인해 가동률이 하락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2개월 연속 한국의 최대 수출국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지난해보다 7.9% 증가한 113억 5000만 달러로 올 3월 이후 6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 수출 기록을 이어갔다. 대미 수출도 11.1% 증가한 99억 6000만 달러로 역대 8월 중 최대를 기록하며 13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달 한국의 9대 주요 시장 중 수출이 감소한 곳은 중동(-2.6%)뿐이었다.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6% 증가한 540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이 17.3%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8월보다 원유는 30.1%, 가스는 5.7% 수입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38억 3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15개월 연속 흑자이며 1~8월 누적 무역수지는 2018년(448억 달러) 이후 최대치인 306억 달러를 달성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은 글로벌 상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9.1%)을 기록했다”며 “추가 수출 확대를 위해 향후 방산·원전·플랜트 등 수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AI가 고객 데이터 분석…상품 80% 이상 추천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9.01 17:49:13GS샵이 ‘AI 라이프스타일 커머스’를 지향점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편했다. GS샵은 AI가 고객 맞춤형으로 앱을 구성하도록 하고 TV와 모바일 채널 등을 통합하는 대규모 앱 개편을 단행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AI 활용을 대폭 강화한 점이다. AI가 고객이 상세 설명을 오랫동안 본 상품, 장바구니에 담아 두거나 구매한 제품, 즐겨 찾는 매장(영역), 자주 이용하는 혜택, 많이 입력한 검색어 등을 분석해 앱 전체 영역의 50% 이상을 개인 맞춤형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최근 원피스를 검색한 고객에게는 신상품 소개 영역에서 패션의류 카테고리를, 갈비탕을 구매한 고객은 식품 카테고리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원피스를 찾아보던 고객이 최근 구두를 찾아보는 식으로 행동이 변하면 패션잡화가 최우선 노출되도록 AI가 고객의 앱 구성을 바꾸게 된다. AI는 또 메인 화면에 보여지는 상품의 80% 이상을 선택한다. 최상단에 위치한 배너에 노출되는 숏폼 영상과 광고 문구 역시 AI가 만든다. 뿐만 아니라 혜택도 챙긴다. 고객이 검색이나 찜, 장바구니 담기 등으로 관심을 표시한 상품과 관련한 가격 할인, 카드 할인, 쿠폰, 경품 이벤트 등의 혜택이 뜨면 그 혜택을 고객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TV 방송을 모바일 앱에 최적화하기 위해 TV홈쇼핑,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구분을 없앤 것도 특징이다. 기존에 라이브(홈쇼핑), 마이숍(데이터), 샤피라이브(라이브 커머스) 등 고유 채널명으로 구분하던 것을 라이브로 단일화했다. 대규모 앱 개편과 동시에 ‘스타일 유어 데일리 라이프(Style your daily life)’라는 새로운 슬로건도 공개했다. 자신과 가족을 챙기면서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에게 AI 기반으로 세심하게 선별한 상품을 제공해 건강하고 센스 있는 일상을 누리도록 돕겠다는 약속을 담았다는 게 GS샵의 설명이다. 김요한 GS리테일(007070) 홈쇼핑DX부문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AI 역량을 토대로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명품의 굴욕…'코로나 셧다운'만큼 매출 추락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9.01 17:48:50백화점 명품 매출이 ‘두 자리수 역신장’이라는 이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2030’ 등이 지갑을 닫은 데다 그나마 구매하는 명품도 국내 백화점이 아닌 해외에서 산 결과로 풀이된다.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50~60%까지 명품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백화점의 매출 의존도를 낮출 전략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백화점 명품 매출이 두 자리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처음으로 시행했던 2020년 3월 이후 4년 4개월만이다. 당시는 여성 캐주얼(-58.7%) 잡화(-54.0%) 등 전체 매출이 40.3% 감소하는 가운데 명품도 19.4%가 줄어들었다. -19.4%는 2020년 3월 기준 가장 선방한 제품군 성적표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명품 매출 쪽에 조금씩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긴 했지만 그동안은 ‘보복 소비’ 심리가 급격히 사그라들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 정도로 여겼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두 자릿수 역신장은 얘기가 다르다. ‘불황 없는 명품’ 공식에 금이 가게 할 만큼의 어닝 쇼크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라면 비단 7월 한 달 뿐만이 아니라 3분기는 분기 기준으로도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의 경우 3개월 합산 평균치 기준 0.1%의 증가로 가까스로 역성장을 면했다. 상황이 이렇자 백화점은 3분기는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매출도 걱정해야 할 형편이 됐다. 업계는 2분기까지는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 만큼은 사상 최대 매출 행진을 이어왔다. 7월 현재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명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2.4%이다. 명품 매출이 줄면 전체 매출도 줄어드는 구조인 셈이다. 백화점 명품 매출이 이처럼 급격하게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데는 2030 고객 매출 감소, 해외에서의 구매 증가, 예전에 비해 다소 주춤해진 외국인 매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명품 구매 증가, 명품을 사는 대신 여행을 떠나는 등의 ‘소확행’ 소비 트렌드 확산 등도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명품 매출의 감소가 보복 심리 감소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면 백화점의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종 브랜드 육성, 식품 상품군 강화 등을 통해 줄어드는 명품 매출을 벌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미 최근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비춰지는 백화점 3사의 전략은 명품보다는 되레 로컬 맛집 등을 강조하는 트렌드도 감지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사러 백화점 간다'는 얘기는 일부 중장년층에게만 여전히 맞는 옛말”이라며 “2~3년 전까지만 해도 명품에 ‘올인’ 했던 업계가 최근에는 MZ 핫플 만들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명품을 대체할 만한 이렇다할 캐시카우는 아직 보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
트럼프 '좌클릭' 해리스 '우클릭'…美대선 중도 표심 전쟁
국제정치·사회 2024.09.01 17:48:06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른바 ‘중도 확장’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앞다퉈 바꾸고 있다.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캐스팅보트인 경합주와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필사적인 행보로 읽힌다. 8월 31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 지원 공약을 발표하는 등 기존의 강경 보수 입장에서 ‘좌클릭’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미시간주의 포터빌 유세에서 “우리는 친(親)가정”이라면서 난임 부부를 위한 “IVF 시술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정부가 내거나 여러분의 보험사가 지불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파들은 다수의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인공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일부 이식하고 나머지 배아는 냉동 보관 후 폐기하는 IVF에 대해 ‘잔여 배아도 사람’이라며 반대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IVF 문제에 대해 당내 보수 유권자들과 상반된 입장을 취한 것은 경합주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성·중도 유권자를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발표한 정강 정책에서 일부 보수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낙태권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낙태권 인정 판결(로 대 웨이드)을 폐기한 연방대법원을 구성하는 데 절대적 역할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용 기망’을 하고 있다며 여성의 생식권을 진정으로 보호하려는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기후 정책과 관련한 자신의 소신을 뒤집으며 전통적 지지층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셰일가스 추출 방식인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에는 프래킹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왜 입장을 바꿨느냐’는 질문에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내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고만 했다. 프래킹은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으로 민주당 입장에서 마냥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미 대선에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을 달성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지역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프래킹에 대한 입장 변화를 두고 “언젠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게 될 것”이라며 비꼬았다. -
1형 당뇨 필수품 'CGM' 보험급여 추진에…제약사, 시너지 속도낸다
산업산업일반 2024.09.01 17:47:381형 당뇨 환자들의 필수품인 연속혈당측정기(CGM)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국회에서 시작되고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내 제약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1형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 2건을 대표 발의했다. 법 체계 안에 1형 당뇨를 새롭게 규정하고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당뇨병 관리기기를 구매할 때 보험급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특례조항을 신설하는 게 핵심으로 꼽힌다.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1형 당뇨 환자들을 위한 지원 근거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규정돼 있었다”며 “1형 당뇨 환자들을 위한 두터운 지원이 가능하도록 상위법에 그 근거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1형 당뇨병은 몸에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해 평생 주사를 맞으며 살아가야 하는 질환이다. 전체 당뇨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이 식단관리 등으로 개선 가능한 것과 달리 1형 당뇨는 인슐린 주사를 통해서만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 저혈당·고혈당에 즉시 대처하지 않으면 실명·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CGM은 혈당조절이 생존과 직결된 1형 당뇨 환자들에게 필수품이다. CGM은 손끝에서 채혈하는 과정 없이 몸에 패치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혈당 값을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돼 24시간 혈당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CGM은 사용 기간이 최대 2주밖에 안 되고, 인슐린을 체내 지속적으로 주입해주는 기기인 인슐린펌프(자동주입기) 가격은 400만 원에 달하는 탓이다. 현재도 CGM 구입비용의 70%를 건강보험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지만 환자가 먼저 사비로 기기를 구매하고 나중에 일정 금액을 돌려받는 요양비 방식이다. 경제적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환급 절차도 복잡해 요양급여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일반적으로 약을 처방 받을 때 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 자기부담금만 내는 것처럼 당뇨 의료 기기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당뇨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제약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독(002390)은 올 5월 아이센스와 손잡고 ‘바로잰핏’을 출시했고 대웅제약(069620)은 미국 애보트의 CGM 판권을 확보했다. 휴온스(243070)는 ‘덱스콤 G7’이 자리 잡으면서 회사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제약사들은 신약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보유하고 있고 한독의 관계사인 미국 레졸루트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 입장에서는 1년 365일 CGM을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 부담이 될 것”이라며 “국내 지원이 확대되면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도 CGM에 대한 문턱을 낮추려는 추세다. 미국 당뇨병학회(ADA)는 1형 당뇨 환자의 CGM 사용을 표준치료 지침에 명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월 덱스콤의 CGM ‘스텔로’를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덱스콤은 지난달부터 처방전 없이 스텔로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영 건강 보험인 메디케어는 지난해부터 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CGM을 지원하기 시작하며 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
'철'없는 매출·재고관리 용이…뷰티에 힘주는 패션플랫폼
산업생활 2024.09.01 17:47:23패션 전문 플랫폼들이 앞다퉈 화장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패션 제품과 달리 연중 꾸준한 매출을 유발하는 화장품의 이점이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오프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내는 무신사는 ‘본진’ 격인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이 분야 최강자인 올리브영과도 맞붙을 예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무신사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올랐다. 여성 고객층을 주로 공략하는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도 화장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그재그 뷰티 전용관의 8월 거래액과 방문자 수는 각각 전년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 8월 12일부터 9일 간 열렸던 에이블리 ‘뷰티 그랜드 세일’에는 역대 가장 많은 650만 명의 방문자가 몰렸다. 이 기간 에이블리 뷰티 주문 고객 수도 전년 대비 약 3배로 늘었다. 패션 플랫폼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상품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그재그는 1030세대를 겨냥해 단독 상품을 기획·유통하는 ‘엠디픽’ 코너를 운영 중이다. 7월의 경우 오프라인 품절 사태를 빚은 VT와 협업해 ‘컬러 리들샷 스틱 파우치’를 선론칭했다. 에이블리도 마찬가지로 뷰티 상품을 선공개하며 소비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5월 뷰티 단독 라인 ‘온리 에이블리’를 론칭하기도 했다. 중소규모 브랜드들이 이들 플랫폼에 입점해 규모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에이블리를 통해 선론칭한 '베어 물 틴트' 상품은 단 9일 만에 억대 거래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패션 플랫폼이 뷰티에 힘을 주는 건 보다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소비층이 패션과 겹치면서도 마진율은 더 높아 매력적이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뷰티 카테고리의 경우 시즌 영향이 덜해 패션에 비해 연중 고른 매출이 나온다“면서 ”직매입 상품의 경우 부피가 작아 재고 관리에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화장품 판매의 가파른 성장세는 통계 수치 상으로도 잘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e커머스 업계의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반면 패션 상품의 판매는 9.6% 오히려 줄어들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패션이 본업인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에게도 뷰티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 때문에 대형 종합 e커머스도 앞다퉈 공세를 펼치고 있다. 쿠팡은 온라인 화장품 수요를 잡기 위해 연 3회 대형 할인 행사 ‘메가뷰티쇼’를 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성수동에서 체험 요소를 앞세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를 열기까지 했다. 오는 10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컬리 뷰티 페스타도 열린다. 컬리가 지난해에 이어 마련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다. 일각에서는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적극적인 패션플랫폼이 올리브영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팝업 성지로 꼽히는 서울 성수동에서 ‘뷰티 대전’을 앞뒀다. 무신사는 앞서 에스파 카리나를 모델로 내세워 뷰티 사업 강화를 본격화했다. 최근 성수동 무신사 스퀘어는 화장품 전용 팝업 공간 ‘뷰티 스페이스’로 개편했다. 6일부터는 3일 동안 본사가 자리잡은 성수동 일대에서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를 연다. 올리브영도 맞불을 놨다. 성수역 역명병기권을 따내며 국내 최대 매장 등장을 예고한 상태다. 10월부터 3년간 성수역은 ‘성수(올리브영)역’으로 표기된다. 2019년부터 매년 연말 개최되는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도 새로운 콘셉트로 확장할 예정이다. -
주담대 증가폭 두달째 7조대…수도권 갭투자 막아 가계빚 관리
경제·금융금융정책 2024.09.01 17:47:19우리은행이 1일 주택 1채만 가진 보유자라도 수도권에 한해 추가 주택 구입 자금과 전세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한 것은 잇단 대출 ‘조이기’ 조치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들이 7월부터 총 22회에 걸쳐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최근에는 대출 만기를 기존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전세대출도 조건부로 허용하는 등 대출 총량 제한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고삐가 풀린 가계대출에 브레이크를 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금융권에서는 당장 1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가계대출 급증세가 계속된다면 이 같은 초강수가 다른 은행권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이 이날 내놓은 조치는 일단 1주택 이상을 보유한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삼았다. 수도권 주택의 갭 투자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복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주택자이면서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례는 갭 투자를 통해 집을 매수한 차주가 또 다른 주택을 주담대를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주택자는 전세자금대출까지 받을 수 없는 만큼 최소한 우리은행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에 갭 투자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의 불편은 최소화하되 투기 수요부터 과감하게 차단해 가계부채를 줄여나가겠다”고 전했다. 아파트 입주 자금 대출의 경우 우리은행이 이주비나 중도금을 취급했던 사업지 위주로 운영하고 그 밖의 사업지에는 제한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또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현재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 주담대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한해 30년으로 일괄 축소하고 신한은행은 3일부터 주담대 최장 기간을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기로 했는데 우리은행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DSR 상승으로 연 소득 5000만 원인 차주가 연 4.5%의 금리로 대출받는 경우 대출 한도가 3억 7000만 원에서 3억 2500만 원으로 약 12% 줄어든다는 게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특단의 대책은 최근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줄줄이 인상하고 한도 축소 등 잇따라 조치를 내놓고 있음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67조 735억 원으로 7월 말(559조 7501억 원)보다 7조 3234억 원 증가했다. 역대 월간 최대 증가 폭이던 7월(7조 5975억 원)보다는 약 2000억 원 적은 수치다. 남은 영업일 이틀(8월 30~31일) 취급액까지 더해지면 지난달 기록을 갈아치웠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2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연초 경영계획으로 세워둔 증가액 목표치의 376.5%에 달해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5대 은행(평균 133.6%)보다 3배가량 높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올해 추가적인 가계대출 실적이 급하지 않은 셈이다. 금융 당국은 애초 잡은 계획보다 가계대출 실적이 초과할 경우 평균 DSR의 목표치를 기존보다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당국의 추가적인 대출 규제를 피해야 하는 상황에도 놓여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고강도 방안이 다른 은행으로 번질지 여부다. 당장 1일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에 따라 수도권의 경우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연 소득이 가구당 평균인 6000만 원 수준의 차주는 은행권에서 30년 만기 변동금리(대출이자 4.0% 가정)로 대출받을 경우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 전 한도는 4억 원이다. 그러나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는 이날부터는 수도권 주담대를 받을 경우 한도는 3억 6400만 원으로 5500만 원가량 줄어든다. 비수도권의 경우는 주담대를 3억 8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어 한도가 3500만 원가량 깎이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은 대출 한도를 크게 축소하는 만큼 대출 수요 억제에 일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부동산 수요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어 DSR 규제 강화가 가계대출을 의도만큼 억제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강화가 대출 증가세 자체를 완전히 꺾지는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른 은행들도 점점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도 가계대출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로 은행권 대신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지 점검에 들어가기로 했다. 상호금융권과 보험업권의 가계대출 증감과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일 단위로 살펴볼 계획이다. 금융 당국이 수도권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한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은행권이 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2금융권에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지 점검에 나선다. -
'공급과잉' 신속판단…석화 재편 빨라진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9.01 17:46:25중국산 공급과잉에 직면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최근 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급과잉 유형에 대한 판단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여천NCC와 효율적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 중인 LG화학 등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상 공급과잉 유형에 대한 판단 기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장기 10년, 단기 3년 실적을 기준으로 과잉공급 업종을 판단했는데 20개 분기와 4개 분기를 비교하는 방식을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최근 10년과 3년을 비교하는 기존 방식이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2월 기준 국내 석유화학 업종의 월별 생산지수는 2017년 3월(13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62.6)까지 떨어졌지만 2021년 ‘반짝 실적’으로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양호하게 나타난 바 있다.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기준 시점이 지나치게 길어 이 같은 ‘착시 현상’이 생긴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이번에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무분별한 사업 재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영업이익률 감소 기준은 상향했다. 기존 15%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높인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잉공급 업종 판단 기준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석유화학 업종은 판정 기준 개선 이후 과잉공급 위기 업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이달 열리는 ‘2024년 3분기 사업재편심의위원회’에서는 일부 사업 재편 계획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1년 4분기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여천NCC를 비롯한 나프타분해공장(NCC)이 주된 사업 재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 가운데는 LG화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현재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사업 위주로 재편 중인 만큼 사업재편심의위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
[수사Q] 대출규제, 금리인상보다 더 센 게 온다고?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9.01 17:45:00대출규제, 금리인상보다 더 센 게 온다고? 수사Q. 결론부터 가계부채가 늘자 가계부채를 관리하라는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일제히 올려왔는데,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만 커진다는 지적에 금리 인상을 멈추라고 금감원이 경고장을 날린 것. 가계대출은 계속 늘어나, 올 2분기 말 기준 국가 채무와 가계 빚이 사상 처음 3000조 원을 넘어선 상황. 그러나 은행권에선 손쉽게 금리 인상 방식을 택했다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비판했다.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정부 기준보다 높은 자체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적용, 신중한 대출 심사와 같은 방식으로 대출 총량을 먼저 관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높아지자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됐고, 1금융권 금리가 2금융권보다 높아지는 왜곡 현상까지 일어났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인상은 당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비판하며, 앞으로 금리 인상을 통한 대출 관리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 뒤에도 집값과 가계부채 상승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강력한 방안을 추가 도입할 것이라 밝혔다. 전체 대출 중 주담대 비중 축소, DSR 및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 등 대출 총량을 조정하는 대책이 검토 대상이다. -
주택 매매 더 줄고 오피스 공실은 늘어…끝 안보이는 中부동산 침체
국제경제·마켓 2024.09.01 17:44:43중국의 8월 신규 주택 판매액이 1년 전보다 약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에서 오피스 공실률도 치솟고 있어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는 정책들이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의 시장 정보 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 업체의 8월 신규 주택 매매는 2512억 위안(약 47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한 수치이자 전월 대비로는 9.98% 줄어든 것이다. 특히 올 7월 주택 매매 거래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이 19.7%로 나타났는데 8월에는 이보다 7.1%포인트 커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CRIC는 “월간 실적 규모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부동산 중개 업체 컬리어스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의 올 6월 프라임오피스(고급 사무실) 공실률은 27%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공실률(20%)보다 7%포인트나 올라갔다. 반면 사무실 월세는 ㎡당 163위안으로 전년 대비 15% 하락했다. 베이징·광저우·상하이 등에서도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진 반면 임대료는 2년 전에 비해 10%씩 빠진 것으로 나타난다. FT는 “유연근무가 확대되면서 사무실 공실이 늘어나는 미국 등과 달리 중국의 오피스 공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을 잇따라 꺼내드는 배경이다. CRIC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중국 지방정부가 시행한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은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주택 매매가 연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정부 부동산 구제책의 영향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CRIC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9월 성수기를 맞아 월별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시장 여건이 부진하고 뚜렷한 정책 부양책이 없다면 성장률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지난 2년 동안 소비·노동·자산시장 등 모든 것에 부담을 줬다”며 “부동산 문제는 올해 경제성장률 5% 목표 달성에 지속적으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불꺼진 공장 지키는 AI로봇…유해가스·과열 점검 척척
산업산업일반 2024.09.01 17:44:368월 27일 새벽 2시 경기도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제2공장. 충전 박스에서 잠자던 1.1m 길이의 4족 보행 순찰로봇 ‘스팟’이 눈을 떴다. 스팟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미리 설정된 경로를 따라 순찰을 시작했다. 재고 부품을 쌓아둔 팰릿(pallet)과 공장 설비가 곳곳에 있었지만 스팟은 능숙하게 피해다니며 공장을 누볐다. 생산 설비의 과열이나 유해가스 발생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온도와 습도 등 데이터를 수집해 안전관리자에게 전달했다. 스팟의 공장 점검 현장이 언론에 직접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사람이 공장을 직접 걸어다니며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것을 스팟이 대신하고 있다”며 “업무 수준과 효율성이 모두 상승했다”고 말했다. 스팟은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제품에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접목시켜 완성한 제품이다. 탑재된 AI와 3D 라이다, 적외선카메라 등을 통해 출입구 개폐와 설비 위험을 감지한다. 무단으로 침입한 외부인을 인지할 수 있으며 쓰러진 근무자를 발견할 경우 안전관리자에게 즉시 보고한다. 현대차그룹은 광명공장을 시작으로 광주공장·화성공장 등에서 스팟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스팟을 포함한 AI 기반 설비를 더 많은 산업 현장에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물류 시스템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 공정의 효율을 높이고 불량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 고임금 추세 등을 감안할 때 AI와 로봇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6초만에 부품 분류하고 소리로 불량 잡아…AI發 '제조혁명' 시작
산업산업일반 2024.09.01 17:43:59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공장에서 순찰을 맡고 있는 로봇개 스팟의 인공지능(AI) 두뇌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8월 24일 새벽 취재진이 공장 바닥에 쓰러진 상황을 연출하자 스팟이 다가와 고성능 카메라로 현장 상황을 촬영한 뒤 15명의 안전관리자에게 위급 상황을 즉각 전달했다. 단순히 공장을 순찰하는 로봇을 넘어 실제 위급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로봇의 약점으로 꼽히는 가파른 계단과 같은 불편한 지형도 스팟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장 내 도장 공정 라인으로 넘어가기 위해 두 사람이 나란히 설 수 없을 정도로 좁고 꼬불꼬불한 계단을 지나야 했지만 스팟은 속도를 조절하며 수월하게 순찰을 이어갔다. 스팟에 탑재된 AI 기반 내비게이션이 주변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한 덕분이었다. 스팟은 조립 공장을 시작으로 오전 2시와 4시 두 차례에 걸쳐 조립 공장과 도장 수정장, 검차장 등 공장 내부의 대부분 구역을 빠짐없이 관리했다. 현대차(005380)그룹 관계자는 “스팟이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난방시설이나 담뱃불 같은 작은 열에도 바로 반응할 정도로 예민하게 작동하고 있어 신뢰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스팟의 제조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능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한편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팩토리 기술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 인수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인류의 행복과 이동의 자유,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 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AI 기술은 모빌리티 제조 현장에서 다양한 기술과 융합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스팟처럼 기존 인력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공장 내부에 얽혀 있는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의 두뇌 역할까지 수행할 정도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1월 준공한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의 물류 통합 제어 체계는 이러한 제조업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 부품이 입고돼 각 생산 셀로 이송하기까지 모든 물류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AI는 1층 하역장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려진 부품의 크기를 판단해 적절한 창고로 이동시키고 차량 주문 현황 시스템과도 연동해 차량이 생산 셀에 투입되는 순서에 맞춰 부품을 분류하고 적재하는 명령을 내린다. 부품 크기 식별부터 저장 위치를 결정하고 보내는 데까지는 단 6초가 소요된다. 정교하게 설계된 AI 알고리즘으로 인해 생산 효율성이 크게 상승한 셈이다. AI가 생산 고도화에 직접 기여하는 사례도 많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올 6월부터 창원 공장에 어쿠스틱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AI가 제품 검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소리를 듣고 품질 정확도를 판정하는 방식이다. 처음으로 적용된 공정은 모터제어 파워스티어링(MDPS) 생산공정이다. MDPS에 달린 모터가 회전하며 발생하는 소리는 일정한 물결 모양의 파형을 그리는데 파형이 튀거나 높낮이가 다른 미세한 영역을 어쿠스틱 AI가 걸러 낸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어쿠스틱 AI 시스템은 1초에 1대꼴로 품질을 검수할 수 있다. 하루에 3000여 대의 MDPS를 생산하는 창원 공장의 경우 하루 한 시간이면 검수 과정을 마칠 수 있다는 뜻이다. 해외에서도 제조업에 AI를 접목한 혁명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BMW그룹의 경우 차세대 전기차인 ‘노이에 클라세’를 생산할 신규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AI 솔루션을 결합한 디지털트윈을 적용하고 있다. 가상의 공장에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최적화된 공정·양산 방식을 모색한다는 목표다. BMW는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이용해서 공장 건설 계획 수립과 실제 건설에 드는 기간을 총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노동 경직성이 강하고 고령화도 급격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AI나 로봇과 같은 생산성 혁신을 다른 나라보다 더 서둘러야 한다”며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모범 사례는 중소기업에 전파할 수 있게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
[신조어 사전] 웨이팅게일
사회사회일반 2024.09.01 17:42:46영어 ‘기다림’을 뜻하는 ‘웨이팅(waiting)’과 영국의 간호사이자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인 ‘나이팅게일(Nightingale)’을 합친 신조어다. 의대 증원에 따른 의료계-정부 갈등의 여파로 상급종합병원에 채용된 신규 간호사들의 발령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나온 말이다. 대형 병원은 매년 하반기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이듬해 3월 발령을 낸다. 하지만 올해는 의대 증원 사태 등으로 병원들이 신규 간호사를 뽑아놓고 대부분 발령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이 확정된 간호사 중 76%가 올해 발령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대형 병원은 신규 간호사 모집 합격자를 최근 순차적으로 발령 내고 있지만 다른 병원들은 아직 발령 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
"'이 앱'은 필수로 깔아야죠" 한국 온 외국인들도 애용하는 '초록 지도'
산업IT 2024.09.01 17:42:34네이버 지도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필수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1일 네이버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어로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는 일간 활성 사용자(DAU)의 지난달 평균치가 작년 동기 대비 약 30.8% 증가했다.네이버는 구체적인DAU를 대외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내·외국인 전체DAU지난달 평균치 약 689만4000명의 20%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네이버 지도는 지난달 모바일인덱스 여행/교통 부문에서 1위였으며 티맵, 카카오맵, 카카오T, 카카오버스가 뒤를 이었다. 네이버는 외국인 이용자 증가에 대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 누적 방한객이 증가한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방한객은 911만 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66.8% 늘었다. 또한 앱 하나로 가볼 만한 곳을 탐색하고 목적지로 이동 경로도 알 수 있는 네이버 지도의 편리함이 큰 호응을 얻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가 발표한 '주요 여행 앱 동향 및 이용 현황 조사' 결과에서도 네이버 지도를 이용하는 방한 외국인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설문에 응답한 방한 외국인 여행객 중 교통 및 길찾기 서비스로 네이버 지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여행객 비율은 56.2%로 절반을 넘었고 구글맵스(33.9%)보다 많았다. 한국 여행 시 가장 만족한 앱으로 '네이버 지도'(27.8%)를 꼽았고 '파파고'(9.9%), '구글맵스'(6.3%)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네이버 지도의 장점으로 △하나의 앱에서 여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 검색 가능(54.2%) △이용하기 편리한 화면 구성(52%) △다양한 다국어 지원(43.4%) 등을 꼽았다. 네이버 지도는 2018년부터 외국인 사용자도 지도 서비스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국어(영·중·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 내 업체명, 주소, 업종(카테고리) 정보를 외국어로 탐색할 수 있고 도보·대중교통·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길찾기 기능을 활용해 편리하게 이동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다국어 지원 범위를 '플레이스' 상세 페이지 내 △영업시간 탭(홈, 리뷰, 정보 등) △편의시설 및 서비스(포장, 예약, 반려동물 동반, 단체 이용 가능 여부 등) △가게의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키워드 리뷰' 등으로 확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키워드 리뷰에서 나아가 텍스트 리뷰, 플레이스 필터도 다국어로 확인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며 "외국인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의 생생한 방문 경험을 참고하며 한층 편리하게 네이버 지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SDV시장 잡아라" 車업계, 인재 확보전
산업기업 2024.09.01 17:41:36미래자동차 핵심인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환 시기가 다가오면서 완성차 업체 간 인재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소프트웨어 인력의 확보 여부가 미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하드웨어를 직접 컨트롤해 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의 SDV 시장은 앞으로 8년 뒤 330조 원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발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충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SDV 전환을 담당하는 포티투닷은 국내 판교 본사와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지사, 폴란드 바르샤바 지사 등 세 곳에서 개발자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딥러닝과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 기술 관련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 전문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수십 개 직무에서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하드웨어를 제어·관리하는 미래차로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부품을 교체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차량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SDV 개발을 마친 뒤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계획한 채용 인력(8만 명)의 55% 비중인 4만 4000명을 SDV 등 신사업 분야에서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도 SDV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높은 성장성을 가진 SDV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SDV 시장은 2032년 2490억 달러(약 333조 원) 규모로 전망된다. 2021년 317억 달러(약 42조 원)에서 연평균 22.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초 발레오 연구소장 출신인 레지스 브리뇽을 시스템엔지니어링 디렉터로 영입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와 전기·전자 전문가인 그는 SDV와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기술 개발을 주도한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는 2025년까지 정보기술(IT) 전문인력을 최대 2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도 과거 애플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핵심 인재를 확보하며 기술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 반도체 업계에서는 석사급 이상 1등급 인재에 대해 수십억 원 이상 연봉을 보장하는 게 보편적일 정도로 인재 확보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완성차 업계에서도 인재 구하기 전쟁이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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