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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젊은 건축가들이 상상한 코로나 이후 건축은 [박윤선의 부동산 TMI]

<22>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건축

빈 오피스는 실내 정원으로 바꾸고

일반 창문에도 베란다 부착해 공간 확장

15개국서 104개 아이디어 쏟아져

/일러스트=진동영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유례 없는 팬데믹을 겪고 있습니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하거나 자주 가는 카페에 갈 때마다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것, 때때로 재택 근무를 하는 것도 어느덧 익숙해지고 있는 듯 한데요. 코로나19가 가져온 이런 새로운 생활 방식이 앞으로도 지속 된다면 도시나 집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오늘의 부동산 TMI에서는 젊은 건축가들이 상상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의 풍경을 함께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송재욱, 정평진의 ‘공적 공중 공원’ /제공=서울시


◇건물 속 정원부터 일반 창문에 부착하는 베란다까지 = 지난 8월, 서울시는 ‘사회적 건축-포스트 코로나’라는 이름의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메인 공모전과 더불어 젊은 건축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 별도로 진행됐는데요, 일반적인 건축 공모전과 달리 아이디어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제출하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어느 때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한데 모였는데요. 먼저 대상을 수상한 작품은 ‘공적 공중 공원’입니다. 재택 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도심 오피스 건물에 공실이 발생하면 이를 실내 정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시민들은 모바일로 근처에 있는 공적 공중 공원을 검색하고 예약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한데 모이는 현재의 공원에 비해 타인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향후 건물이 다시 오피스 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내장재는 설치와 철거가 간편하게 제작됩니다. 다음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은 숨틀창문을 살펴볼까요.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원룸에는 베란다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택근무나 자가격리 등으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 경우 외부와의 완충공간조차 없는 원룸은 더욱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죠. 숨틀창문은 창문만 있으면 설치할 수 있는 일종의 조립식 베란다 입니다. 무거운 무게도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제작돼 이 공간에 앉아 책을 읽거나 요가를 하는 등 원하는 용도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메인 공모전인 사회적 건축-포스트 코로나 공모전에는 미국과 베트남, 이란, 영국 등 15개국에서 총 104개 작품이 접수되며 열띤 경쟁을 벌였습니다. 대상을 수상한 작품은 베트남의 ‘The invisible Facemask(디 인비저블 페이스마스크)’입니다. 공원에 한두 명 정도가 돌아다닐 수 있는 다양한 수직 교차로와 수직 길들이 산책로를 형성해 사회적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한 아이디어입니다. 미로 같은 구조에 조경을 통해 개인 공간을 만들어 접촉을 최소화 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준엽, 박다영의 숨틀창문 이미지. /제공=서울시


◇ ‘자연’ ‘유연한 공간’…포스트 코로나 건축의 ‘핵심’ = 사회적 건축-포스트 코로나 메인 공모전과 젊은건축가 공모전의 공통점, 눈치 채셨나요? 바로 대상을 차지한 아이디어가 모두 자연과 관련된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대상작 외에도 더 많은 식물을 심을 수 있도록 건물의 사면에 베란다를 두르거나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학교에 넓은 외부 공간을 마련하는 등 이번 공모전에는 유독 자연과 인간의 접점을 찾아낸 작품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큰 위기 속에서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숲과 바람 같은 자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공모전에서 많이 보였던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유연한 공간’입니다. 휴식의 장소였던 집이 사무실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 각광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소개한 공적 공중 공원이 대표적입니다. 오피스 건물을 정원으로 바꿨다가 다시 사무실로 바꿀 수 있으니까요. 이 외에도 오피스를 청년층을 위한 도심 주택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나 원하는 형태의 공간을 담은 컨테이너를 배달해주는 ‘공간 배달’ 등 ‘고정되지 않은 건축’에 관한 아이디어도 눈에 띄었습니다.

◇ ‘인서울’ 무의미해지는 시대 과연 올까? =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각 경제시장의 타격으로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기업이 망하는 경우 대출금을 갚기가 어려워지고 거주 주택에서 퇴거하거나 파산을 신청하게 될 수 있다. 이는 곧 부동산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주택들이 넘쳐나게 되는 것으로 연결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주택 공급이 갑자기 늘어나면 자연히 집값은 내려가게 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부동산이 워낙 중요한 한국에서 과연 이런 일이 발생할지 현재로선 상상하기 힘들지만, 최소한 지금과 같은 도심 집중, 서울 집중 현상은 조금이라도 완화되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향후 원격 업무 비중이 높아져 반드시 도심으로 출근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복잡하고 비좁은 도심보다는 집값이 저렴하고 쾌적한 교외나 지방에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증가할테니까요. 그리고 그 도심의 빈 공간에는 앞서 소개해 드린 건축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새롭게 둥지를 틀지도 모릅니다. 팬데믹이 가져올 미래가 두렵기는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들이 실현되는 것을 보는 것 만큼은 조금 기대가 됩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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