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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연준의 정책기조와 성장주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 금리를 인상한 다음 날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관해 예상보다 완화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후 9월 초까지 미국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잭슨홀 심포지엄이 있었던 27일 이후 6거래일 중 5일 올랐고, 내렸던 하루도 -0.04%의 하락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명확했다. 첫째, 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와 자산 매입 정책을 시행한 후 지금까지 물가와 고용 시장 상황은 개선됐고 이르면 올해 중 자산 매입을 축소할 만한 환경이 됐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 둘째, 자산 매입 축소가 금리 인상의 시점을 알려주는 신호는 아니며, 금리 인상은 ‘최대 고용’과 2%를 완만하게 초과하는 장기적 물가 목표가 만족되는 경우에 실시할 예정인데 장기적 물가 목표의 달성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요약하면 올해 중 자산 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의 시작 여부는 델타 변이의 확산이 경제지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고 결정할 것이고 금리 인상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늦게 시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유동성 흡수와 조기 금리 변경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던 증시 투자자들이 이 같은 연설에 환호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 역시 안정된 흐름을 보이면서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신뢰감을 드러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실수이며 결국 파괴적인 인플레이션, 즉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증시를 비롯한 자산 시장에는 재앙과 같은 시나리오다. 저명한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교수도 최근 연준이 통제력을 잃을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연준은 현재의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고 고용의 개선이 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를 조금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이 제시했던 장기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한 연설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연설에서 그는 장기적 통화정책 방향이 고용 극대화에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인구 성장률 둔화, 고령화, 생산성 향상의 약화를 반영한 잠재성장률 하락, 균형 실질 이자율인 자연이자율(r-star)의 하락으로 줄어든 통화정책의 한계, 낮은 물가 상승률 아래에서도 광범위하게 진행된 고용 개선, 지속해서 낮은 물가의 파괴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즉 연준은 코로나19에 의한 충격과 반응들이 거둬지고 난 후 우리가 맞이할 세상이 지금의 낙관적 기대와 다를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8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보여줬듯이 코로나19 자체도 여전히 나쁜 충격을 주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연준의 이러한 정책 기조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 기회로 작용한다. 낮은 금리가 한편으로 먼 미래에 현실화할 수 있는 기업 이익의 현재 가치를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 인상을 전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우리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의 상승세는 나스닥을 중심으로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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