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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가 촉발한 불법 복제 전쟁

음악 저작권 침해? 그건 애교다. 앞으로는 집에서 아이폰이 불법 제작될 수도 있다.


STORY BY Luke Mitchell
ILLUSTRATION BY Ryan Snook


작년 1월 스웨덴의 무료 파일공유 사이트인 '파이러트 베이(The Pirate Bay)'에 '피지블(Physibles)'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성됐다. 3D 프린터에 입력할 수 있는 여러 물건들의 3D 설계도 파일을 모아 놓은 카테고리다. 당시 이 사이트의 관리자는 이런 글을 남겼다.

"우리는 3D 프린터와 3D 스캐너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메이커봇의 가정용 3D 프린터 '리플리케이터2'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원료로 어떤 기하학적 모양의 물건이라도 척척 만들어낸다.

게다가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등장할 가정용 3D 프린터들은 플라스틱이나 수지 이외의 재료를 사용해 훨씬 복잡하고, 유연성과 전도성이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낼 것이다. 실제로 재생의학기업 오거노보는 인간의 세포를 원료로 인체에 이식 가능한 조직을 프린팅하는 3D 바이오프린터 '노보젠 MMX'를 판매 중이며 신생기업 모던 메도우는 육류를 인쇄하는 3D 바이오프린터를 개발하고 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연구팀의 경우 화학물질을 3D 프린팅할 방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는 작년 9월 무료 아이폰 앱 '123D 캐치(123D Catch)'를 내놓았다.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사람 얼굴, 건물 등 모든 고정된 물체를 3D 스캔해주는 앱이다.



그렇다. 이제 운동화 따위는 잊자. 앞으로 우리는 아이폰이나 의약품, 심지어 치명적 바이러스까지 무엇이든 직접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단지 피지블이 저작권을 반대하는 파이러트 베이에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곳이 저작권과 관련한 치열한 전투의 장이 될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의 신호탄은 이미 쏘아졌다. 작년 10월 미국의 인텔렉추얼 벤처스가 '물건의 제작권 통제'에 대한 특허를 낸 것. 합법적으로 3D 프린팅할 수 있는 물품을 데이터베이스화 한 뒤 이 물건들의 3D 파일에 한해 3D 프린터가 동작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이 시스템 역시 공짜를 열망하는 무수한 사람들이 창안해낼 해킹기술을 완벽히 막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3D 프린터가 기업들에게 미칠 파괴력은 영화나 음악 파일의 불법 다운로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적재산권을 놓고 벌어졌던 지금까지의 공방은 앞으로 맞게 될 전쟁에 비하면 애들 장난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아이폰, 의약품 치명적 바이러스까지 직접 복제할 능력을 가질 것이다.

3D 프린터 얇은 막을 층층이 쌓아올려 입체적 형상의 물건을 제작하는 기계. 주로 플라스틱 소재를 원료로 사용하는데 잉크젯 프린터와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원료를 분사해 이런 명칭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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