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eoff Colvin 포춘 칼럼니스트
마침내 인드라 누이가 압박감에서 벗어났다. 최소한 지금은 안도의 한숨을 쉬는 그녀를 비난할 수 없다. 16개월 전만 해도 그녀의 상황은 절박해 보였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그녀가 경영하는 펩시코를 음료와 과자 회사로 분리해야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누이는 분사를 격렬하게 반대했다. 크래프트 푸드의 분사를 압박했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 Nelson Peltz는 펩시 지분을 매입했다. 누이가 회사 수장으로 재임한 6년 동안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주주들이 거둔 주가 수익률은 S&P 500 지수와 비슷하다. 다만, 주가가 몇 개월 동안 정체되면서 수익률이 낮다는 오해가 싹텄다. 이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계속 키웠다. ‘이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사’의 말을 인용한 뉴욕 포스트는 이사회가 누이를 불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 매체들은 누이가 펩시를 사직하고, 오바마 정부에 합류하거나 세계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겨 ‘우아한 퇴장’을 할 것이라는 루머를 전했다. 누이의 사임은 임박한 것처럼 보였다.
누이는 2012년 수익 하락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답변을 월가에 내놨다. 그리고 향후 5억~6억 달러 가량을 펩시의 최고 브랜드인 펩시콜라 Pepsi-Cola와 도리토스 Doritos에 대한 홍보 및 마케팅 같은 시급한 곳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직원 8,7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돈을 절약하기도 전에 퇴직금으로 많은 비용이 지출될 것이다). 누이는 투자자들에게 “그 영향으로 이익이 5% 하락하겠지만 곧 재무상태가 호전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누이에게 1년간 더 회사를 경영할 시간을 벌어줄 그럴듯한 계획이었다.
올해 들어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12년 5월 1일 이후 펩시 주가는 30% 올랐다. 21%나 폭등한 S&P 지수도 초과한 수익률이다. 어느 누구도 누이의 사임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가 무슨 생각을 하든 간에, 아직까지 타블로이드 신문에 그들의 의견을 흘리지 않고 있다. 주가가 최고치에 도달하면서, 그녀는 최근 연례 회의에서 자축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누이는 “현재를 살며 동시에 미래를 바라보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모든 상황이 순조롭게 보이지만 흥미로우면서도 복잡한 두 가인드라 누이는 투자자들이 계속 펩시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지 변수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바로 넬슨 펠츠다. 그는 저가에 매입한 주식을 매각한 후, 작년에 다시 매입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중순에 나온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그는 주식수를 1,200만주로 늘려 보유 주식 가치를 1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압박에 따라 크래프트에서 분사한 과자 회사인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Mondelez International의 지분도 두 배로 늘렸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가 몬델리즈와 펩시의 잘 나가는 스낵사업부인 프리토레이 Frito-Lay를 합병해 궁극적으로 글로벌 거대 과자 기업을 만들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펩시는 펠츠와 회동을 가졌고 “건설적인 논의를 지속하기를 기대한다”는 유일한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누이는 공식석상에서 대규모 인수나 분사를 반대하고 있다.
두 번째 변수는 여전히 지원이 필요한 펩시의 미국 음료 사업이다. 베버리지 다이제스트 Beverage Digest의 보도에 따르면, 펩시의 시장 점유율은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도 0.6% 하락했다. 현재 펩시의 시장 점유율은 26.9%이지만, 코카콜라는 꾸준히 34%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누이는 음료 산업의 성배(holy grail)나 다름없는 저칼로리나 제로 칼로리 천연 감미료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이 감미료는 고칼로리 음료수와 똑같은 맛이 나도록 해준다.
지난 2월, 누이는 미식품의약국(FDA)이 펩시 제품을 검토 중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처음으로 밝혔다. 그녀는 “이들 제품이 일단 상업화 되면, 콜라 사업의 방향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바꿀 잠재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4월에 애널리스트들과 음료수 사업을 논의한 그녀는 “의미 있는 구조적 대안을 통해 상당한 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합리적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 초까지는 말을 아끼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무슨 뜻일까? 펩시가 대단한 감미료를 만들어 산업 판도를 흔들거나, 회사가 북미사업을 매각·분사 혹은 포기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마 둘 다 가능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크게 반길 것이다.
이사회는 누이로부터 회사 쇄신을 기대하며 그녀를 CEO로 선택했다. 누이는 자신의 역할을 해왔다. 일년 전 외부에 비친 모습과는 반대로, 이제는 그녀가 자리를 지키는 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