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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00대 기업] 페이스북의 동영상 침공

페이스북의 동영상 트래픽이 단기간에 급증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작은 기술적 변화가 다른 포춘 500대 기업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포춘이 살펴봤다. BY ERIN GRIFFITH


지난 4월 6일 뉴스 동영상 제공업체 TYT네트워크가 페이스북에 동영상 하나를 업로드했다. ‘ 교사들에 수십 년 형량 선고( Teachers Sent to Jail for Decades)’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있었다. 이날 첸크 유거 Cenk Uygur TYT 대표는 페이스북의 새로운 동영상 기능이 그의 사업모델을 재편할 것임을 깨달았다.

유거 대표는 당시 업로드된 동영상이 평소 공유하던 진보성향의 뉴스해설 중 하나일 뿐 특별할 것이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날 점심시간 즈음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통한 시청자 수가 700만 명에 달했고,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에는 이 숫자가 8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그가 LA 사무실로 이동했을 땐 900만 명, 뉴스 프로그램 녹화를 마치고 나선 1,500만 명에 육박했다. 다음 날까지 1,800만 명의 사람들이 이 동영상을 조회했으며, 하루 뒤에는 이 숫자가 2,3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유거 대표는 당시 동영상 조회 수의 증가세를 보면서 TYT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다른 모든 동영상들의 조회 수도 급증할 것이라는 점을 간파했다. 그는 그것이 ‘시간문제’이며, 사업 규모도 두 배로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몇 달간 전 세계의 다른 동영상 제작기업들도 TYT와 유사한 경험을 했다. 뉴스 제공 기업 버즈피드 BuzzFeed의 페이스북 동영상 조회 수는 1년 새 80배 급증해 4월에는 5억 회를 돌파했다. 또 다른 디지털미디어 신생기업 믹 Mic의 8개 동영상 시리즈는 단 2개월 만에 조회 수 3,300만 건을 기록했다. TYT의 조회 수도 4개월 사이 10배나 증가했다. 수 십여 개의 다른 사이트들도 유사한 추세를 보였다. 동영상 제작기업들과 페이스북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현상이었다.

페이스북의 동영상 업로드 횟수 및 조회 수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 평균 동영상 조회 수는 1년 만에 4배 급증해 현재 40억 회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사용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페이스북의 인터페이스가 동영상 시청과 공유에 더욱 적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분석기업 소셜베이커 Socialbakers에 따르면, 2014년 2월 기준 페이스북에 공유된 동영상 중 직접 업로드 된 동영상은 25%에 불과했으며 대다수는 유튜브 YouTube 등 다른 사이트에서 공유된 것이었다. 그러나 1년 뒤에는 상황이 변해 동영상의 70%가 페이스북에 직접 업로드 되고 있다.

사소한 변화로 보일 수도 있지만, 월 평균 사용자가 14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규모 덕분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과 자회사 인스타그램 Instagram 의 사용시간 합산은 미국인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20%,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25%에 육박한다. 최근 개선된 동영상 기능으로 이 수치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무료해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 많은 오락거리를 제공해 고수익창출 기회가 발생하고 있다.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더 오랜 시간 머물게 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주들을 설득하기가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광고시장에서 이미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모바일 광고는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부분이었지만, 올 1분기에는 전체 광고매출 33억 달러 중 73%를 차지하는 효자 분야로 성장했다.

모바일 광고는 같은 기간 페이스북 총 매출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현재 2,260억 달러에 달하는 시가 총액의 원동력이자, 영업이익 마진의 40%를 차지하는 막강 분야로 성장했다. 특히 모바일 동영상은 광고주들이 텔레비전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 디지털 소비자들에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에 폭발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텔레비전 광고료가 인터넷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캐럴라인 에버슨 Carolyn Everson 페이스북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스 부사장은 최근 한 투자자 회의에서 “페이스북은 이미 ‘모바일’의 동의어가 됐다”며 “이제는 ‘모바일 동영상’의 동의어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동영상 부문에 막대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광고를 인터넷에 뺏기고 있는 텔레비전 방송사들과 광고료를 수수하는 광고대행사들은 페이스북의 변화 속도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0년 간 온라인 동영상의 거물로 자리매김한 구글 유튜브의 대항마이자 실질적인 첫 경쟁자로 페이스북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수익창출을 위한 노력을 잘 인정하지 않기로 유명한 페이스북의 경영진은 동영상 기능 강화의 목표가 수익성 및 경쟁력 향상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용자 수요에 부응하고, 관련성이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영상 데이터기업 제프르 Zefr의 리처드 래던 Richard Raddon 공동대표는 “텔레비전 광고가 페이스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전쟁과도 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경쟁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이에 잘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의 크리스 콕스 Chris Cox 최고제품책임자는 회의 때 ‘ 오섬 타운 Awesome Town’ 이라 불리는 회의실을 이용한다. 20세기 중엽 스타일의 가구와 형광색 베개로 장식된 이곳은 사무 공간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페이스북에는 사무실이 없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 Frank Gehry가 설계를 맡은 멘로 파크 Menlo Park 신사옥에 근무하는 2,800명의 본사 직원들은 모두 한 공간에서 일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방형 사무실이다. CEO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와 COO 셰릴 샌드버그 Sheryl Sandberg도 모두가 볼 수 있는 커다란 유리 형태의 방에서 회의를 주재한다.

저커버그와 샌드버그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지만, 콕스는 페이스북의 동영상 기능을 설명하게 돼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페이스북의 상품과 ’더욱 개방되고 연결된 세상‘을 만든다는 사명에 대해 즐겁게 설명을 해주었다. 애틀랜타 출신인 콕스는 페이스북 초창기에 스탠퍼드 석사 과정을 중단하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회사에 합류한 뒤 2008년부터 제품담당 이사직을 맡아왔다. 콕스는 ‘페이스북 동영상은 텔레비전 광고를 빼앗아오기 위한 노림수’라거나 ‘유튜브를 제치기 위한 노력’이라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은 ‘더욱 개방되고 연결된 세상을 만들겠다’ 는 페이스북의 사명으로 충분히 해명될 수 있다며, 동영상 시장의 거물이 되려는 계획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실험적인 시도가 놀랍게도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2013년 하반기 페이스북 엔지니어팀은 뉴스피드가 사용자 조회 콘텐츠의 핵심임에도 뉴스피드에 공유된 동영상의 조회 수가 왜 낮은지 그 원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동영상 미리보기 이미지가 매력적이지 않았고, 동영상 로딩시간도 길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 과정에서 엔지니어팀은 해리 포터 Harry Potter 영화 속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신문을 떠올렸다. 독자가 읽어 내려감에 따라 인쇄된 지면의 이미지들이 마법처럼 살아 움직이는 형태였다. 콕스는 “이거다 싶었다”며 “그건 뉴스피드가 스마트폰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동영상 자동재생 기능이다.

그러나 자동재생에 대한 내부 의견은 엇갈렸다. 인터넷 서핑 도중 클릭하지 않은 동영상이 시끄럽고 방해가 되는 소리와 함께 재생될 경우 짜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콕스의 엔지니어팀은 이를 피하기 위해 소리를 끄는 방식을 선택했다. 페이스북 자동재생은 사용자가 소리를 켜지 않는 한 무음으로 제공된다. 그리고 그 밖에도 스마트폰· 태블릿의 동영상 로딩 시간과 인터넷 속도가 느린것에 대한 기술적 문제도 제기됐다. 페이스북은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인력을 투입했고, 2013년 9월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동재생 기능을 시험 도입했다.

콕스는 “매우 놀랍고 대단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자동재생 기능 제공대상을 확대하면서 조회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판도를 완전히 바꾼 계기는 작년 여름 루게릭병 환자들을 돕기 위해 시작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 Ice Bucket Challenge’ 캠페인이었다. 대부분의 동영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업로드 되어 시청자 수 4억 4,000만 명, 조회 수 100억 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조회 수는10억 회였다). 그 결과 올해 1월 기준 페이스북 동영상 조회 수는 일 평균 30억 회에 이르렀다. 4월에는 40억 회를 기록해 10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해 온 유튜브와 유사한 수준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디지털 동영상 기업들은 모든 조회 수가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페이스북은 동영상이 3초 이상 재생될 경우 조회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경우나 잠시 재생하고 끈 경우도 조회 수에 포함된다. 유튜브는 2012년부터 조회 수가 아닌 조회시간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유튜브는 동영상 조회시간이 하루 수억 시간에 달하며 연간 50%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동영상 조회시간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조회시간이 길 것이라는 추정은 나오고 있다. 디자이너 마크 에코Marc Ecko가 설립한 문화 미디어 기업 콤플렉스 미디어 Complex Media에 따르면, 2~10분짜리 페이스북 동영상의 시청 완료율은 78%에 달한다. 또 시청시간과 관계없이 페이스북의 동영상 시청자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광고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 광고대행사 AKQA미디어의 스콧 사이먼즈 Scott Symonds 대표는 “대표적인 동영상 사이트가 유튜브라는 기존의 인식이 페이스북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CEO 수전 워지스키 Susan Wojcicki가 실적을 발표하면, 행사에 참석한 10대들은 환호를 보내곤 했다. 그러나 올해 매디슨 스퀘어 가든 Madison Square Garden에서 열린 광고실적 발표 행사의 앞 좌석은 워지스키의 모든 말에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10대들 대신, 고급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이 행사는 텔레비전 광고 예산의 일부를 온라인 광고에 배정하도록 광고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개최하는 연례행사 뉴프런트 NewFronts의 일부이다. 유튜브는 광고주들에게 겁을 주기도한다. 블로그브라더스 Vlogbrothers로 유튜브 스타가 된 존 그린 John Green은 텔레비전 광고만 고집할 경우, 한 세대 전체에 대한 접근성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10대들은 의무적인 환호를 보내고, 광고주들은 매운맛 팝콘을 씹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유투브가 창립 이래 계속 취해온 것이었다. 그러나 2015년 뉴프런트에선 새로운 경쟁자에 대한 매우 교묘한 비판이 이뤄졌다. 2시간에 걸친 행사에서 직접 페이스북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페이스북을 암시하고 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코미디언 그레이스 헬비히 Grace Helbig는 유튜브 상에서 팬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한다고 강조하며 “유튜브 팬들은 마우스를 움직이다가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페이스북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린 역시 유튜브 팬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쉽게 무시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광고는 조회 수만을 강조하며 위축되고 있다고 비판했다(바로 페이스북 광고 말이다).

뉴프런트 직전에 열린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의 실적발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나타났다. 구글의 최고사업책임자 오미드 코데스타니 Omid Kordestani는 “유튜브 사용자들은 동영상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접속하기 때문에 유튜브야말로 동영상 광고를 보여주기에 최적의 장소” 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것에 방해 받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또 다시 페이스북과는 다르게 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인터넷 상에서 유명세를 얻은 사람들이 동영상을 배포할 수 있는 경로는 유튜브가 거의 유일했다. 2013년 스티븐 키드 Steven Kydd가 음식 동영상 네트워크 테이스트메이드 Tastemade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동영상을 업로드 할 곳은 유튜브밖에 없었다. 키드는 “시장규모가 상당히 작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애플 TV,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 Amazon Prime Instant Video, 스냅챗 Snapchat, 베슬 Vessel, 스포티파이 Spotify, 로쿠 Roku 등 다양한 사이트들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사이트들은 테이스트메이드같은 동영상 제작업체에, 구글이 동영상 수익의 45%를 가져가는 유튜브보다 더 좋은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키드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기 좋은 시기”라고 덧붙였다.

시장이 작았을 땐, 동영상 제작업체가 수익배분구조에 불만을 제기할 경우, 유튜브는 규모의 차이를 이유로 들곤 했다. 동영상 플랫폼으로는 유일하게 10억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유튜브는 계약조건을 늘 유리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는 장기 계약을 권장하고 독점계약 시 현금 혜택을 제공하는 등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구글 대변인은 “항상 제작자의 성공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 의견 외에 언급을 거부했다).

페이스북은 아직까지 인터넷 상 유명인에게 수익 창출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이 단순히 ‘ 방대한 회원 수’ 만 강조하는 판매전략을 내놓고 있음에도, 이미 상당수의 기존 미디어 브랜드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콘텐츠를 배포하고 있다(포춘도 최근 페이스북 본사에서 진행되는 인터뷰 동영상 시리즈를 시작했다). 메이크업 동영상으로 유명해져 770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미셸 판 Michelle Phan도 책 발간 전 미리보기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하기도 했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200만 명에 이르는 TYT네트워크도 신규 프로그램 ‘파이널 저지먼트 Final Judgment’를 페이스북 환경에 맞게 제작했다. 이에 따른 수익은 아직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유거 대표는 “우선 시청자 기반을 구축하면 금전적인 부분은 그 후에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페이스북이 제시하는 시청자 증가율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동영상 제작자들은 뉴스피드에 나타나는 콘텐츠를 결정하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동영상을 선호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한 콘텐츠 제작자 매니저는 “페이스북 팬이 100만 명 이상인 제작자의 경우, 텍스트로만 된 콘텐츠는 타깃의 4%에만 도달한다”며 “그러나 사진을 업로드 할 땐 14%, 동영상을 올릴 땐 35%가 뉴스피드에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페이스북은 동영상 제작기업들이 타깃 대상을 더 늘릴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출시했다. 유튜브의 동영상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에 업로드 된 동영상을 다른 사이트에 게시할 수 있는 전용 플레이어를 개발한 것이다.

유튜브 스타들이 페이스북, 바인 Vine, 베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다고 해서 유튜브를 떠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 확장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수지 라이더 Suzie Reider 유튜브 광고판매 담당 이사는 여러 플랫폼들이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하며 “사용자들과 제작자들은 유튜브의 핵심이 처음부터 동영상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4월 33회에 걸쳐 진행된 뉴프런트 행사에는 유튜브를 비롯해 훌루 Hulu, 야후 Yahoo, 뉴욕타임스 New York Times, 콘데네스트 Condé Nast 등이 참여했다. 페이스북이 보이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다. 페이스북은 뉴프런트 행사 1주일 전, 뉴욕 애스터 플레이스 Astor Place에 위치한 사무실에 수백 명의 광고대행사와 포춘 500대 기업 경영진을 초대해 별도의 행사를 진행했다. 페이스북 이사인 애덤 버거 Adam Berger와 키넌 프리드모어 Keenan Pridmore는 이 자리에서 앤솔러지 Anthology라는 동영상 광고 유치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지 않고, 앤솔러지를 통해 브랜드를 바이스 미디어 Vice Media, 테이스트메이드, 어니언 Onion 같은 동영상 제작기업과 연결해 주고 있다. 예컨대 한 매운맛 팝콘 회사가 광고 영상은 없지만 페이스북 광고를 희망할 경우, 앤솔러지를 사용해 바이스 미디어와 같은 기업에 광고 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행사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맞춤형 캠페인과 유통 비용은 200만 달러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앤솔러지는 광고대행사들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브랜드와 제작기업들을 연결해 주던 대행사들은, 페이스북이 앤솔러지를 활용할 경우, 대행사를 피해 직접 일이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브랜드를 직접 공략하고 있으며, 대행사의 요구보다 더 많은 광고료를 페이스북에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광고대행사 R/GA의 토니 에픽 Tony Effik 미디어부문 부사장은 “광고대행사에게 페이스북은 애증의 대상”이라면서도, 동영상 광고캠페인을 특정 대상에 연결하는 페이스북의 역량은 높게 평가했다. 한 대행사 경영진 역시 “페이스북이 공격적”이라고 불평하면서도 “단점을 찾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는 자신도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에버슨 페이스북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대행사들 없이는 일을 할수 없다. 중간 단계를 없애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광고의 새로운 시대로 조심스럽게 나아가고 있다. 동영상 자동재생 기능은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뒀지만, 광고 세계에서 이러한 성공은 불가능하다. 밀레니얼 세대와 10대들은 광고에 알레르기 수준의 거부반응을 보인다. 셰인 스미스 Shane Smith 바이스 미디어 CEO는 이들에 대해 “헛소리 감지 능력이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묘사했다. 유명인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인 후세이 WhoSay의 CEO 스티브 엘리스 Steve Ellis는 이들에겐 광고비용이 아닌 콘텐츠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페이스북이 광고제작을 미디어 기업에 맡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광고전략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케터 eMarketer의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미 전체 모바일 광고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동영상으로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4월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도 동영상 광고였다. BTIG의 미디어 기술 애널리스트 리처드 그린필드 Richard Greenfield도 “모바일 동영상 광고가 2015년 페이스북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영상 광고가 엄청난 기회라는 건 분명하다. 미국인의 평균 휴대기기 사용시간은 이미 텔레비전 시청시간을 넘어섰다. 시장조사기업 포레스터 Forrester는 2014년 570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광고시장이 내년에는 850억 달러 규모의 텔레비전 광고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50억 달러 규모의 광고 대행사 옴니콤 미디어 그룹 Omnicom Media Group은 일부 고객에게 텔레비전 광고예산의 10~25%를 인터넷 광고에 사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거대 광고주 중 식품기업 몬델레스 인터내셔널 Mondelez International과 보험사 올스테이트 Allstate는 이미 이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두 기업 모두 옴니콤 고객은 아니다).

물론 동영상 광고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텔레비전 광고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누구나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일 것이다. 페이스북의 라이벌인 채팅 앱 스냅챗은 새로 선보인 디스커버 Discover 플랫폼의 동영상 광고 판매를 확대했다. 동영상 앱인 바인과 페리스코프 Periscope를 보유한 트위터 Twitter도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디지털 동영상 주요 기업들과 협력해 기존의 음악 스트리밍에 동영상 재생 기능을 추가했다. 훌루, 야후와 버라이즌 Verizon을 등에 업은 AOL도 동영상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내년 이맘때 쯤이면 이들 중 한 기업의 일 평균 조회 수가 40억 회를 기록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강점은 데이터다. 수억명의 이름, 출신 지역, 결혼 여부, 운동 습관, 정치적 견해, 영화, 음악, 자동차, 소매업체, 식당, 항공사, 전자기기 취향 등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사이트는 페이스북이 유일하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브랜드들이 필요로 하는 특정 광고타깃을 정할 수 있다. 일례로 렉서스Lexus는 동일한 페이스북 동영상 광고를 고객 유형에 따라 1,000개의 다른 버전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기계에 관심이 있는 남성 렉서스 팬’과 ‘여행을 좋아하는 시카고 거주 여성’은 광고를 보는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미디어 제작 책임자 피지 시모Fidji Simo는 “광고주들은 지금 동영상 자체가 대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타깃에 맞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들보다 유리한 점은 사람들이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인지도 모른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등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벤저민 링 Benjamin Ling은 “사람들은 지루할 때 주로 동영상을 보며, 페이스북은 지루함을 해결하는 데 특히 강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는 사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찾게 해주는 반면, 페이스북은 의사와 상관없이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 평균 접속자가 5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타깃 대상은 이미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시모는 “페이스북은 이미 모든 정보의 목적지이며, 동영상도 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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