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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 버섯구름 만들기

1945년 7월 16일 이른 아침.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의 트리니티 시험장에서 일단의 과학자들이 그동안 ‘기기(gadget)’라고 불러왔던 물건을 보며 초초해하고 있었다. 전선들이 연결된 커다란 쇠공 모양의 물건이었다. 몇 시간 뒤 그 기기는 엄청난 굉음과 빛을 발산하며 폭발했고 가스와 먼지, 파편들로 이뤄진 버섯 모양의 거대한 구름이 피어올랐다.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이었다. 이후 버섯구름은 원자폭탄이 지닌 극강의 파괴력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DYI 역사칼럼니스트로서 고대 전쟁의 현대적 재해석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이날의 버섯구름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당연히 우라늄을 구해 진짜 핵폭탄을 제작할 수는 없는 만큼 유제품이 함유돼 있지 않은 커피프림 분말을 우라늄 대체재로 사 용했다. 일반인들은 잘 몰랐겠지만 이것으로도 버섯구름을 일으킬 수 있다. 우유가 아닌 동·식물의 유지로 만든 커피프림은 대부분 가연성 지방인데다 산소와의 접촉 면적이 넓은 고운 분말 형태여서 폭발성 강한 연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먼저 1,300㏄ 용량의 금속 주스캔 바닥에 흑색화약과 함께 폭발에 필요한 산소를 공 급해줄 질 산칼륨(KNO3)을 얇게깔았다. 두 물질은 커피프림의 점화원이자 점화된 커피프림을 공중 비산(飛散)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위에 화장지를 덮은 다음 커피프림을 얹었다. 화장지는 흑색화약이 완전히 점화될 때까지 커피프림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해준다. 마지막으로 주스캔 바닥에 미리 뚫어 놓은 구멍을 통해 10초 정도 타들어갈 길이의 도화선을 끼워서 불을 붙이고는 10m 가량 떨어진 아름드리나무 뒤로 뛰어가 숨었다.

그렇게 도화선이 흑색화약을, 흑색화약이 커피프림을 연이어 점화시키면서 거대한 불덩어리와 함께 커피프림이 공중으로 비산됐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점화된 커피프림이 상승할 때 그 아래에 진공이 생성돼 다량의 공기를 빨아들인다.



그 결과, 중심부로 갈수록 온도가 높아지는 ‘불타는 가스 기둥’이 형성된다. 이때 고온의 중심부가 상대적으로 저온인 주변부보다 빠르게 상승하므로 흔히 말하는 버섯구름이 탄생하게 된다. 이 오렌지색의 버섯구름은 원자폭탄의 그것과는 달리 필자의 눈을 황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WARNING: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라면 절대로 이 실험을 따라 해서는 안 된다.

2만 1,000톤
트리니티 시험장에서 폭발한 최초의 원자폭탄과 동일한 폭발력을 내는 TNT의 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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