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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기준유종 대표성 상실 원자재지수 산정서 찬밥

내년부터 비중 10%로 축소<br>브렌트유는 '5%' 신규 편입


북미 지역의 생산 과잉으로 기준유종으로서의 대표성을 상실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주요 글로벌 원자재지수 산정에 있어서도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다우존스(DJ)-UBS 원자재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원자재지수 등은 앞으로 지수 산정에 있어 WTI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브렌트유를 신규로 편입할 계획이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DJ-UBS 원자재지수는 내년 1월부터 지수 산정 바스켓에 브렌트유를 5% 비중으로 신규 편입하기로 했다. 대신 현재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WTI의 비중은 10%로 줄일 계획이다. S&P도 최근 "내년에 원자재 지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종 조정안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WTI 비중은 낮추고 브렌트유는 높일 것이라는 게 S&P 측의 설명이다. WSJ는 "한때 WTI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글로벌 원유 시장의 벤치마크였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며 "지난 수개월 동안 많은 생산업자들과 트레이더ㆍ투자자들이 WTI 대신 브렌트유를 글로벌 원유 수급에 있어 뛰어난 바로미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북미 지역의 원유 생산량이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WTI 가격에 시장 수급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브렌트유의 경우 올 들어 중동ㆍ북아프리카 지역이 정정 불안으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연초 대비 16.5% 정도 올랐다. 반면 WTI는 같은 기간 동안 오히려 가격이 5.5% 떨어졌다. WSJ는 "지수 자체가 매매의 대상은 아니지만 수많은 뮤추얼펀드, 상장지수펀드, 기타 여러 투자 상품들에 있어 가이드 역할을 한다"며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원자재지수를 참고하는 투자상품의 규모가 1,34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슨 쉥커 프리스티지이코노믹스 대표는 "지수들의 비중 조정이 WTI에 '죽음의 종소리(death knell)'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WTI는 더 많이 내다 팔리고 브렌트유는 더 많이 매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상당수 전문가들은 수년 내에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차가 다시 좁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7일 기준으로 두 원유의 가격 격차는 여전히 23.76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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