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조기룡 부장검사)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6일 오전3시께 서울 서초동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44)와 큰딸(14), 작은딸(8)을 목도리와 스카프 등을 이용해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아내와 큰딸에게는 범행 전에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했고 같은 날 낮12시10분께 경북 문경에서 경찰에 잡혔다. 강씨는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상무를 지낼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렸으나 2012년 퇴사했다. 이후 실직 상태를 가족에게 속인 채 고시원 등에서 구직활동을 했으나 취업에 실패했다. 생활비 등 용도로 대출 받은 5억원마저 주식투자로 상당 부분 잃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했고 나머지 가족들도 심리적인 충격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불행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살해하기로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강씨는 자존심도 강하고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강박이 있어 가족에게조차 실직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거듭된 구직·투자 실패에 더 이상 번듯한 가장 역할을 못하리라는 확신이 들자 냉혹한 살인마로 돌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강씨는 구속 기소되면서도 가족을 살해한 데 대해 최선의 결정이라 확신하며 잘못을 전혀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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