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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SH공사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공급한 30실 규모의 대학생용 임대주택 '희망하우징'은 177명이 신청, 5.9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임대보증금 100만원, 월 임대료 14만원선으로 인근 원룸보다 절반 이상 저렴해 주거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SH공사는 올 들어 신촌을 비롯해 서울 지역 20개 대학 주변에 희망하우징 총 329실을 공급했다.
#2.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1월부터 '주거복지 거버넌스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거복지 거버넌스는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해결과 입주민 복지 증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복지ㆍ시민단체 등 다양한 기관이 서로 협력해 지원하는 협의체다. LH는 장기 공공임대 669개 단지 중 14%인 92곳을 시범단지로 선정, 공부방ㆍ홈닥터 등의 사업을 진행해 입주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임대주택 공급 위주였던 우리나라 주거복지정책에도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ㆍ신혼부부ㆍ독신자 등 대상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북유럽식 협동조합 모델을 임대주택에 응용한 사례도 첫선을 보였다.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는다=박원순 서울시장 임기 내에 8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인 서울시는 기존의 대규모 택지개발 공급에서 탈피해 1~2인 가구 위주의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을 개발, 공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문정ㆍ연남ㆍ신정동의 소규모 시유지에 원룸 형태의 임대주택 총 153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연남동 등지에 공급된 희망하우징은 대학생을 주 수요층으로 삼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외국에 비해 대학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하고 임대료 보조도 받지 못해 심각한 주거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저렴한 임대료의 신설 임대주택이 제공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LH도 2000년대 들어 천편일률적인 건설임대주택 공급에서 벗어나 매입ㆍ전세임대 등 다양한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매입임대는 다가구주택이나 신축 다세대, 미분양 아파트 등 기존 주택을 매입해 개ㆍ보수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시중 시세의 30% 수준에 최장 10년간 거주가 가능하다. 올 8월 말 현재 총 7만1,667가구를 매입해 공급했다.
◇북유럽식 협동조합 임대주택 모델도 등장=서울시가 강서구 가양동의 시유지를 활용해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띄는 시도다.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은 사업 시행자가 일단 지어놓고 입주자를 모집하는 기존 임대와 달리 입주자인 조합원이 사업 초기부터 보육시설과 주택관리 등의 커뮤니티시설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최장 20년 이상 장기임대가 보장된다. 국내 첫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에 입주할 조합원 24가구를 모집한 결과 231가구가 신청, 9.6대1의 경쟁률을 나타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시는 시유지를 활용해 신림동과 동자동 등 고시원 밀집지역에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고시원을 짓기로 하고 내년 예산에 '희망고시원' 건설비용으로 14억원을 반영했다.
◇노후 임대주택 개ㆍ보수에 3년간 4,000억원 투입=지은 지 15년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시설 개선사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LH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에 근거해 2009년부터 국토해양부와 매칭펀드 방식으로 총 3,960억원을 투입, 어린이 놀이터나 엘리베이터ㆍ섀시 등 성능이 떨어진 임대주택시설에 대한 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LH는 또 지자체와 함께 자가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택 개ㆍ보수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총 1,424억원을 투입해 노후주택 2만4,400여가구를 개ㆍ보수했고 오는 2016년까지 매년 1만가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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