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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원 밑으로 떨어질수도… 정부 시장개입 초읽기

■ 외국인 컴백 코리아… 급락하는 환율<br>"기초체력 다른 나라보다 좋다" 환차익에 자금 회수도 쉬워<br>수출 급랭에 부담 느낀 정부 추락하는 환율 방어에 비상


밀려오는 외국인 자금이 원ㆍ달러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 기대감과 더불어 외국인 자금이 계속해서 신흥국을 찾고 있는 것이다. 원화 가치가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라고 믿고 있는 외국인들로서는 환차익 등을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수출 시장이 급랭하고 있는 터에 과도한 환율 하락이 진행되면서 우리 정부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정부가 환율 하락을 끝까지 방조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뤄지는 양적완화의 흐름과 환율 방어에 나설 정부와의 또 다른 싸움이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의 흐름은 원화 선호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장 초반 독일의 경제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상승세(원화값 하락)를 보였으나 한은의 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들도 국내 주식과 채권을 대량으로 순매수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원화 값 상승의 진원지는 미국과 유럽에서 흘러나온 글로벌 유동성이다. 한 채권 전문가는 "글로벌 유동성이 실물 부문으로 흘러들어가 경기를 부양시키지는 못한 채 글로벌 자금 시장을 유령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해외 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유럽의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우리나라 채권에 대량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국채 금리가 여전히 선진국 국채에 비해 높은데다 원화 값 상승에 따란 환차익까지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원화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채권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데다 유럽이나 다른 신흥국보다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원화가 안전자산이라는 표현까지 쓸 수는 없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우리 경제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자본 이동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자유로워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거나 원화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경우 언제든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가들이 원화를 선호하는 이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채권 전문가는 "미국과 유럽이 어떤 식으로든 유동성을 추가로 풀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돈의 상당부분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상존한다. 한 외국계 증권사는 이날 리포트에서 "최근 수출이 악화됐다"며 "경기가 부진하고 금리가 낮아지면 원화가 다른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는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의 한 딜러도 "최근 수출실적을 보면 정부가 환율을 끌어올리려는 유혹을 느낄 것"이라며 "한은이 금리를 더 내려 외화유입을 저지해 환율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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