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시장의 호악재가 혼재되는 가운데 주식과 채권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주식시장은 강세를, 채권시장은 약세 쪽으로 시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그리스 재정 긴축안이 통과됐지만 "채무 재조정은 디폴트로 간주된다"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경고 등은 여전히 시장의 어두운 그림자로 남았다. 유럽의회가 벼랑 끝에서 그리스 디폴트를 간신히 막은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우려가 적지 않다. S&P는 막대한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거래에서 룰이 지금 장식이라면 보증자들이 손실을 물어내야 한다고 경고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CDS는 미국 주택시장 붕괴를 일파만파로 번지게 한 주요 요인 중 하나. 이는 일종의 보증거래로 금융기관은 국가의 채무능력을 보증하는 형태로 지금껏 사용해왔다. 보증자가 보증한 채권의 손실을 물어줘야 하는 조건 중에는 일정 비중 이상의 채무 상환을 중도 변경하는 재조정(restructuring)도 들어 있기 마련이다. 반면 자본시장은 유럽 위기의 부담감을 극복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금리 인상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 반등에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최근 8거래일 중 7거래일 동안 상승했다. 불안한 상황의 연속에서도 바닥을 찍었던 지난달보다 100포인트 이상 올랐다. 중국 금리 인상과 불황 속 반도체 경기 상황에서도 국고 3년이 3.8%대를 넘는 등 채권시장도 위기를 이겨낸 자본시장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만일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채권금리는 국고채 3년 만기를 기준으로 4%를 향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과 달리 6월 금리가 인상되는 등 여전히 낙관하기 힘든 상황에서 7월 동결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채권시장은 극심한 금통위 눈치보기 속에서 폭풍전야의 고요와 같은 장세를 보이다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의 원활한 수급을 바탕으로 대기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