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인마트 '타깃(Target)'의 매장에 한 남자가 들어와 소리쳤다. "고등학생인 딸에게 이런 걸 보내는 게 말이 되나?" 그가 가져온 우편물에는 딸에게 발송된 임산부용 옷과 유아용 가구 광고지가 들어 있었다. 매장 매니저는 사과하고 또 사과했다. 며칠 후 다시 한번 사과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멋쩍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딸아이 하고 얘기를 했는데 출산예정일이 8월이랍니다. 소란을 피워 정말 미안합니다."
타깃은 그 여고생의 비밀을 어떻게 알았을까? 임신한 여성은 임신 4개월에 들어서면서부터 향이 없는 로션을 다량 구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20주가 되면 칼슘·마그네슘·아연 등을 보충하는 영양제를 복용한다. 타깃은 정교한 습관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의 패턴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시행한 것이다. 임신한 소비자인지, 임신한 친구에게 선물을 사는 것인지, 심지어 임신 몇 개월인지도 맞힐 수 있다.
습관은 무의식적이고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나 사고를 의미한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e메일을 체크하고, 커피를 사 마시는 것 같은 많은 일상적 행위들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이 아니라 습관의 산물이다. 습관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좀 더 생산적인 일에 머리를 쓸 수 있게 된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모든 행동의 40%가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 문제는 뇌가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습관의 힘'에 따르면 습관은 변화하면 좋고 안 해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의 열쇠를 쥐고 있는 요소다. 그리고 습관을 원하는 대로 바꾸는 게 생각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습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해야 습관을 지배할 수 있고 습관을 지배해야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서 심층보도를 다루는 전문기자인 찰스 두히그는 수백 편의 학술논문들과 과학자·경영전문가들의 인터뷰 자료들, 또 비공개 기업 자료들까지 종합해 이 책을 저술했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습관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좀처럼 변하지 않는 나와 세상을 간단하고 완벽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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