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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진정한 국제화

진동수 <조달청장>

세계경제포럼이 올해 발표한 우리나라 글로벌 경쟁력 순위는 17위다. 지난 2004년 29위에서 12단계 상승했다. 그리고 올 1~10월 우리나라의 출국자 수는 850만2,906명. 명실공히 국제화ㆍ개방의 시대다. 실체는 그러할진대 과연 국제화된다는 것이 무엇이고 이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지 한번쯤 짚어보고 싶어진다. 국제화할 수 있기 위해서는 외국어능력과 전문지식도 필요하겠지만 열려 있는 마음과 국제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진정한 국제화는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와 방식, 그리고 행동을 보여주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지 무역규모가 커졌다고, 외국유학을 갔다 왔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외국경험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도 국제화와 거리가 먼 사고를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이 적지않은 것을 보고 놀랄 때가 많다. 개인에 있어서는 다른 사람, 다른 나라의 의견과 문화를 존중해주는 미덕이 국제화ㆍ세계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준비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예를 들어보자. 식사 중에 금기시되는 대화 주제들이 있다. 질병ㆍ나이ㆍ종교ㆍ금전 관련 화제는 피하는 게 글로벌 상식이다. 상대의 취향에 대해서도 논박하지 않는 게 예의다. 대화의 차례를 넘겨받으면 다시 패스해줘야 한다. 그리고 넘겨받은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글로벌 에티켓은 굳이 국제화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보편적이며 공감할 수 있지 않은가. 좀 더 무거운 주제로 들어가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무역 규모는 5,000억달러에 달하며 국가적 순위로 세계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의 자동차와 휴대폰이 세계 곳곳에 널려 있으며 사실 무역으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외국의 상품ㆍ문화와 서비스 등이 들어올 때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도 국산품 애용만이 애국이라는 생각을 우선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든 외국인과 함께 생활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기준’도 아니고 ‘그들만의 리그’도 아닌 보편적인 가치와 잣대가 더욱 절실해질 것이다. 이를 생각해볼 때 국제 매너와 에티켓 정도, 국제화가 무엇인지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등에 대해 학교에서 교양과정으로 가르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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